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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실화, 이게 영국 리들(Lidl) 11만원 장바구니 물가라고?

옥포동 몽실언니 2021. 5. 10. 19:19

며칠 전,  테스코에서 11만원 장보기 사진을 보여드렸는데요.  4월 29일, 드디어 저희 동네에도 테스코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있는 리들(Lidl)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 처음으로 리들에서 장을 봤는데, 계산하고 나오면서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엄청나게 샀는데도 이번에도 한국돈으로 약 11만원 정도로 비슷한 가격이 나왔거든요.  그 값에 제가 구입한 식료품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블로그는 글을 쓰는 공간이다 보니 나름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오늘 같은 포스팅에서는 저런 제목, .... "충격실화" 같은 과장된 표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리들에서 구입한 총 식료품을 이 만큼입니다.  이 만큼 전부 다~~ 해서 단돈 11만원! 믿어지시나요?  정말 저렴하죠?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가장 그리울 것은 영국의 잘 가꿔진 공원들과, 이 저렴한 장바구니 물가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도 마음껏 샀어요.  라스베리, 블루베리, 자두, 딸기, 복숭아, 바나나.  애들이 식성이 좋다 보니 뚱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잭 혼자서도 라스베리 한통을 그 자리에서 다 먹어치웠는데, 요즘은 라스베리 한 통, 블로베리 한 통을 둘이서 함께 나눠먹게 하고 있습니다.  

과일 외에도, 아이들 간식거리, 야채, 빵, 오렌지쥬스, 파스타 등등 여러가지를 샀습니다.  납작 샌드위치빵(큰 애가 잘 먹는 것 같아서), 삼색파스타, 올리브맛 과자, 브리오쉬 빵, 당근, 냉동 강낭콩 2봉지, 브로콜리, 양파, 배 2봉지, 오렌지쥬스, 올리브, 찢어서 먹는 스트링치즈, 부팔로 치즈, 감자로 만든 뇨끼, 에담치즈 (자그마치 400그램!!), 오일에 절여있는 문어, 커피케잌, 커피아이스크림, 썬드라이 토마토, 그린빈 등. 

고구마 두 봉지, 사과 큰 것 한 봉지 (아마 15개 정도 들어있는 듯), 닭다리 한통, 닭가슴살, 돼지목살, 닭허벅지살, 연어필렛 2조각들이 2봉지, 방사형 계란 15개 한통.  한국돈으로 따져보니 아래 사진 속 저 닭다리 한 통에 3900원, 닭가슴살 1킬로 한 통에 7000원입니다. 

리들이 가끔 테마별 제품 행사를 할 때가 있다고 하는데, 최근은 이탈리아 식품 주간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탈리아 커피 디저트도 한번 사먹어봤는데, 냠냠.. 맛있었습니다. 술맛이 좀 강하게 났던..  450그램짜리 케잌에 2.39파운드. 한국돈 3600원쯤 되네요.  저렴하죠?  가격을 생각하니 정말 더 맛있게 느껴지네요. ㅋ 가격대비 짱!

커피 아이스크림.  이것도 맛있었어요~ 별미! 99펜스(1500원)  

나름 리들 인기상품.  문어 카르파치오인데, 저희는 기름 짜서 샐러드에 넣고 샐러드에 올리브 추가 후, 오일과 발사믹 비네거를 뿌려 먹었습니다.  이게 이 날 장 본 것 중에 가장 고가의 식품으로, 한 통에 3.29파운드네요.  약 5천원.  이걸 자그마치 두 통이나 샀습니다.  한통 먹은 후 다른 한통은 현재 아껴두고 있어요.  

그 외에도 썬드라이드 토마토, 그린 올리브..

아이들이 좋아하는 삼색길쭉이 파스타와, 무지개파스타.  무지개파스타는 처음 사 본 것인데, 다음에 애들 해 주면 반응이 어떤지 살펴봐야겠어요.  기본적으로 파스타는 항상 좋아하는 편인데, 심지어 색상이 여러가지이면 아이들이 흥미를 더 갖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납작 샌드위치 빵을 사봤습니다.  저희 잭은 빵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빵은 곧잘 먹더라구요.  아마 다른 아이들이 다 먹고, 그걸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도 다른 간식을 주지 않아서 잘 먹는 걸까요?  어린이집에서 간식으로 아래와 같이 생긴 납작한 빵에 아이들이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게끔 하는데, 아이가 잘 먹길래 집에서도 잘 먹으려나 해서 한 번 사 봤습니다.  생각보다 빵이 아주 부드럽고 고소해서 제가 먹기에도 맛있고 좋았어요!  영수증을 보니 49펜스네요.  샌드위치 6개를 만들 수 있는 빵 12조각이 들어있는데, 한국돈 7-800원이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래 과자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간식이에요.  스페인에서 타파스와 함께 먹을 것 같은 과자.  제가 어릴 때도 건빵을 좋아했던 사람이라, 이런 과자를 좋아합니다. ^^;;

브리오쉬 빵은 하나쯤 사서 냉동실에 항상 쟁여두는 편이에요.  갑자기 아이 간식이 필요할 때, 갑자기 외출을 하는데 간식을 챙길 시간이 없을 때, 그럴 때 하나씩 꺼내먹으면 편하거든요.  외출할 때는 냉동된 것을 통에 담아가면 밖에서 노는 동안 빵이 다 녹아서 처음 샀을 때처럼 보드로들해져 있어서 편합니다.  아이도 곧잘 먹구요. 

치즈도 샀어요.  스트링 치즈와 베이비벨 치즈는 세일일 때를 노려서 사곤 했는데, 리들에서는 그냥 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에담치즈~ 12장이 들어있는데 가격은 1.99파운드. 3천원쯤 됩니다.  그런데 통이 묵직해서 보니 양이 보통 마트에 파는 에담 치즈 한 통 용량의 두 배입니다.  가격은 같은데, 양은 두 배라니!

처음에는 리들이 어떤지 대충 둘러보고, 꼭 필요한 것만 얼른 사서 나오는 게 목적이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눈이 돌아가 이것 저것 담다보니 한 주치 식량 플러스 알파를 구입하게 되었어요.  막상 계산대에 와서는 아차.. 하고 후회했어요.  적어도 120파운드 (18만원)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계산을 마친 점원 왈, 칠십몇파운드라고 하네요... 응??? 하고 보니 73.81파운드! 11만원 정도밖에 안 나오다니!!!! 이거 완전 실화임??? 거짓말 안 보태고 심장이 살짝 두근거리는 것 같았어요.  나는 이제껏 리들을 이용하지 않고 영국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것인가!!! 나는 마트에 돈을 뿌리고 다녔구나.. 후회막심!

집에 돌아와 고기를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고, 야채와 과일 등을 정리하며 틴틴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틴틴도 이 만큼이나 장을 본 게 11만원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더군요.  그리고 이제는 우리도 무조건 리들에서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