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1

[만1세 반]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옥포동 몽실언니 2021. 6. 22. 20:35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1. 낮잠꾸러기

집에서는 낮잠이 길어야 한시간 반, 보통은 30-40분 이상을 자지 않는 우리 둘째 뚱이.  어린이집에 가기만 하면 어찌나 잠을 잘 자는지, 낮잠을 짧으면 두시간 반, 길면 세시간 이상을 자서 선생님들이 밥을 먹이느라 아이를 깨워야한단다.  그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참으로 믿기 힘들다.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재우냐고 물으니, 항상 점심을 먹다 보면 디저트도 다 먹기도 전에 아이가 식탁에 앉은 채로 꾸벅꾸벅 잠들어버려서 그대로 아이를 매트로 옮기는데, 그 자리에서 그렇게 혼자서 잠을 길게 잔다고. 

그랬던 우리 뚱이가 지난 화요일(6월 15일)에는 한시간 반밖에 자지 않았다!  Denise 왈, 다른 날은 아이들이 뚱이 근처에서 시끄럽게 놀고, 뚱이 위로 기어서 넘어가고 난리를 쳐도 아이가 꿈쩍도 않고 잠을 잤는데, 어제는 한시간 반만 자고 일어나더란다.  

왠일인가 놀란 선생님은 뚱이의 등을 두드려주며 "뚱이, 더 자자 (go back to sleep)" 하며 아이를 재워보려 했는데 전혀 소용이 없었다고.  뚱이는 벌떡 일어나 놀러 가버리더라는 이야기.  

어린이집 첫 적응기였던 첫 주에는 이렇게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남짓 잔 적이 있었고 그로부터 두달 반 동안 매일 두시간 반에서 세시간씩 잔 것을 생각하면, 그날은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두달 반만에 가장 많이 깨어 있었던 날이다.  낮잠은 적게 잤지만 아주 즐겁게 잘 놀았다고 하니 다행. 

아이가 낮잠을 한시간 반만 자고 돌아온 날 밤.  저녁이 되어 졸린데도 절대 자지 않으려고 버티더니 8시 40분쯤 잠들어서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평소 9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던 것에 비하면 밤잠이 길어졌다.  이 패턴이 지속되기를!!!!! 

2. 밥 잘 먹는 아이

아이가 먹성이 좋다.  가만 보면 형아보다 더 많이 먹는 것 같을 때가 많다.  더 자주, 더 많이, 더 빨리 먹는다.  뭘 먹자고 해도 형아 잭은 대체로 무관심한데, 둘째 뚱이는 좋다고 달려온다.  그럼 첫째도 질세라 덩달아 달려올 때가 많다.  둘째가 있는 것이 첫째에게 도움이 될 때가 많아서 좋고 고맙다. 

어린이집에서도 아이는 밥을 준비할 때부터 얼른 밥 달라고 "Ta, ta, ta, ta, ta!!"하고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Ta라는 말은 아기들이 thank you 라고 말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하여 가르치는 대체어? 라고 하는데, 밥을 주면 항상 고맙다고 말하는 이사를 가르치며 "Ta."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밥을 주기도 전부터 우리 뚱이는 밥 잘 받았다고, 고맙다고 타타타타 소리를 치며 밥을 얼른 달라고 한다는.

그리고, 점심은 언제나 두그릇을 먹는다.  한 포션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식이 없어서 못줄 때를 제외하고는 두 그릇은 기본이고, 가끔 세그릇을 먹을 때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먹고나면 디저트로 과일을 주곤 하는데, 그 과일을 다 끝내지도 못한채로 식탁에서 꾸벅꾸벅 잠이 들어버리는 게 우리 뚱이의 일상. 

3. 인사 잘 하는 아이

둘째 뚱이는 말이 빠른 편이다.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면 우리에게 달려와 안긴 후 곧바로 선생님을 보고 "바이"라고 먼저 인사한다.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 "하이"는 잘 하지 않는데, 집에 돌아올 때 "바이"는 어찌나 잘 하는지.

아이가 항상 먼저 인사하니 선생님들도 그 모습이 귀여워 항상 웃어준다.  어떤 날은 Caitlin이 "모두 뚱이에게 바이 인사하자!"고 하여 모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뚱이에게 "바이!"하고 인사해준 적도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더니, 외국이라고 별 다를 게 없다. 

***

어린 나이에 엄마 아빠 등살에 떠밀려 어린이집에서 온종일을 보내는 우리 뚱이.  마음이 아프지만, 엄마 아빠도 살려다 보니 어쩔 수가 없다.  너는 힘이 정말 세고, 에너지도 넘치는데, 엄마는 힘이 너무 없고, 엄마 일을 안 할 수도 없다.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지금은 이게 우리 가족으로서는 최선이니 다같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잘 지내보자꾸나.  엄마도 열심히 할게.  사랑해.

날씨 좋은 주말, 물놀이 중인 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