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1

[둘째육아] 생후 18개월 발달사항

옥포동 몽실언니 2021. 7. 7. 01:05

오랫만에 남겨보는 우리 둘째의 발달사항.

언어발달:

우리 둘째 뚱이는 말이 빠른 아이이다.  하고자 하는 말 '소리'를 최대한 비슷하게 내는 능력이 뛰어난 편인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먹을 거리들의 이름은 왠만해서는 모두 말하는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다 보니 아이를 다루기가 훨씬 쉽다.  때때로,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너무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말하기 때문에 곤란할 때가 가끔 있긴 하다. 

사실, 아이들의 경우 자기 표현을 위해 필요한 말이 많지는 않다.  아이가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때 부모는 아이에게 지치지 않고 스무고개에 임한다.  니가 원하는 건 이거냐, 저거냐, 가능성 있는 모든 것을 들이미니, 그 중에 아니다, 맞다 하는 표현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기 떄문에.  

아이가 잘 하는 말은 어린이집 마친 후 차에 올라타면 "간식!!!", 간식을 다 먹고 나면, "물!!"하고 소리친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아님 이 아이는 성격이 그런 아이인지, 뭐든 말만 하면 큰 소리로 내지른다. 아마... 성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형아가 자기를 괴롭혔을 때, 혹은 자기 장난감을 뺏어갔을 때 그 사실을 알리는 것도 가능하다.  어제인가, 그제인가 차를 타고 드라이브(아이를 재우기 위한 드라이브)를 하는 도중 뚱이가 갑자기 울어서 왜 그러냐고 뒤를 돌아보니, 손이 아프다며 손을 만진다. 

"손이 아파? 왜? 왜 손이 아파?"

"형아."

"응? 형아? 형아가 왜?  잭, 선재한테 어떻게 했어?  혹시 잭 네가 뚱이 손 아프게 했어?"

"........"

말이 없는 잭.

벌써부터 첫째가 우리 모르게 동생을 괴롭히는 일은 불가능해졌다. 

 

그리고 어젯밤.  한밤 중에 아이가 낑낑거리며 일어나더니 소리친다. 

"빵. 빵. 빠아앙!"

깜짝 놀란 나는 아이가 잠꼬대를 하는 것인지, 진짜 배가 고파서 이러는 건지 혼란스럽다.  이러다 애가 완전히 잠을 깨고 일어나면 어쩌나 걱정하며,

"아직 밤이야. 먹는 시간 아니야.  자는 시간이야. 아침에 일어나면 줄게~ 일어나서 먹고, 지금은 자야 해. 물 줄까?"

"무울!"

아이는 물을 꿀떡 꿀떡 몇 모금 마시더니 다시 잠든다. 

그러다 또 한번, 뒤척이다 일어나 앉는 뚱이.

"딸기!!! 딸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 딸기. 한밤 중에 딸기라니!

"자는 시간이야.  지금 먹는 시간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나면 먹자~"

"물울!!!!"

야간 수유 완전 중단 후, 이제 밤마다 자신에게 허용되는 것은 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뚱이.  그러면서도 빵, 딸기, 일단은 찾고 보다니.  

동네 공원(Albert Park)에서 형아 따라서 숲속(나무 덤불 아래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깊은 숲속이나 다름없다) 탐험 중!

신체발달:

이렇게 언어발달은 뛰어나지만, 신체발달은 그리 빠르지는 않다.  아직도 마음만 앞서서 잘 넘어진다.  계단 오르내리는 능력도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이 아직 잘 하지 못하고, 직접 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다 보니 그런 활동들은 우리에게 의지하여 해결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계단을 오르내릴 때, 혼자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하지 않고 우릴 소환하여 우리를 자신의 이동수단으로 삼는다. 

심지어 부엌에서 거실로 몇 걸음 걸어 이동할 것도 가끔 아빠를 불러서 아빠 몸을 이용한다.

그런 부탁에 엄마는 "안 된다"고 할 때가 많아서인가, 이동수단으로 우리 신체가 필요할 때는 주로 아빠를 찾는다. 

공차기는 잘 하지만, 공을 쫒아 걸어가며 공을 지속적으로 차는 정도는 하지 못한다. 

공차기에 비해 공 던지기는 좀 더 잘 하는 것 같다.

형아가 하는 것은 뭐든 따라하고 싶은데, 자신의 신체 능력은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이다 보니 마음만 앞서서 다치기 쉬운 상황에 아주 자주 놓인다.  그래서 항상 주의가 필요한 상태이다. 

 

수면:

낮잠은 짧은 편.  주말 낮잠은 길어야 한시간 반, 짧으면 40분이다.  이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는 짧아야 2시간 20분, 길면 3시간을 자서 선생님들이 매번 불 켜고 노래를 부르고 아이를 깨우고 난리라니, 믿기지 않는다. 

밤잠은 잘 자는 편.  아프지만 않으면 잘 자는 편이다.  잠든 초기에는 내가 옆에 있나 데굴데굴 구르며 엄마를 찾아 이동하며 자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애들을 눕혀놓고 잠시 있다가 방에 들어가보면 잭에게서 2미터는 떨어져있던 뚱이가 잭 옆에 붙어서 자고 있을 때가 많다. 

 

사회생활:

우리 뚱이의 인간관계에서 부모 외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형아이다.  형아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그저 만만하게 형아 말을 따르는 동생도 아니다.  절대 만만하지 않는 동생.

뚱이를 낳아서 처음 집으로 데려왔을 때, 갓난쟁이 뚱이를 본 우리 엄마는 얘는 잭과 달리 완전 순둥이라고, 얼굴만 봐도 순둥이라고 적혀있다며, 얘는 잭보다 키우기 수월할 거라며 우리를 안심시키셨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엄마의 예측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것.  즉, 엄마의 예측은 예측으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다. 하하하하하.  수월한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이렇게 어려도 이 아이는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굉장한 아이이다.

형아와의 다툼에서 힘으로는 밀리지만, 순발력과 스피드에 있어서만큼은 나름 강점이 있다.  둘 모두가 동일한 장난감을 원하고 있을 때 잭보다 뚱이가 더 빠르게 움직여서 그 장난감을 손에 넣을 때가 제법 자주 있다. 

어린이집을 다닌지 이제 꼬박 3개월을 지나 4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선생님들이 마중을 나오면 선생님 손을 잡고 잘 들어간다. 일상에 잘 적응한 듯하여 마음이 놓인다.

 

비록 4월 첫째주부터 3개월째 감기를 달고 살지만, 이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일 뿐, 전반적으로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 다행이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