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생활정보

[내돈내산] 내게 무브라의 자유를 준 티셔츠

옥포동 몽실언니 2021. 6. 26. 01:35

지난 겨울, 한국에 있는 동안 큰언니의 소개로 구입하게 된 티셔츠가 있어요.  바로 무브라티셔츠입니다.  브라를 입지 않고도 입을 수 있는 티셔츠.  노브라로 착용가능한 티셔츠지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집에서, 또 집 밖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뭐가 있을까 궁리 중이었던 저는 지난 겨울 한국에 가서 만난 저의 큰 언니에게 "육아복"에 대한 조언을 구했습니다. 

저의 큰 언니는 놀이활동가로 활동 중이에요.  언니가 놀이활동을 나갈 때는 어떤 옷을 입나 궁금했어요.  야외에서 아이들과 놀이 활동을 할 때 입는 옷이라면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서나, 밖에서 놀 때도 편하게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언니가 친정 부모님댁에 온 날, 언니에게 놀이 활동 나갈 때 어떤 옷을 입냐고 물었더니, 언니가 그 날 부모님댁에 입고 온 티셔츠를 보여주며 바로 이 옷을 입고 나간다고 하더군요.  그게 바로 무브라티셔츠였습니다. 

언니는 그 옷을 일년 넘게 거의 매일같이 입으며 빨래건조기에 매번 돌려도 옷의 프린트가 떨어지지 않는 정말 좋은 옷이라며, 그날 입고 있던 티셔츠를 친정 집에 있는 동안 저에게 편하게 입으라고 주고 부산으로 돌아갔습니다. 

영국에서는 좋은 품질의 면티셔츠를 구하기가 정말 힘든데, 언니가 준 옷은 면이 정말 짱짱하고, 옷 앞에 프린트가 옆으로 넓어서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도 브래지어 하지 않은 표시가 정말 나지 않는 편한 옷이었습니다. 

그 옷이 주는 자유로움에 감격한 저는 무브라티셔츠를 대량구매하여 한국에서도 열심히 입고, 영국으로도 바리바리 싸왔습니다.  긴팔, 반팔, 소매없는 나시티셔츠까지 골고루 섞어서. 

저는 몸이 예민한 편이고, 자주 아픈데, 몸이 아프면 밤에 식은땀을 흘릴 때가 자주 있어요.  그리고, 한 여름에도 몸에 한기가 잘 들어서 일년 내내 긴팔 티셔츠를 입어야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잠을 잘 때는 항상 좋은 긴팔 면티를 입고 자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품질의 면티를 찾기가 참 힘들었어요. 

그러다 이 무브라 티셔츠를 알게 된 저는 2021년이 된 이후로 내내 이 티셔츠만 입고 잡니다.  

그리고, 외출 시에도 이 티셔츠만 입고 나가요.  올 해 들어서 이 티셔츠가 아닌 티셔츠를 입고 나간 날들은 아마 10% 안팎일 것 같아요.  겨울에는 이 티셔츠 위에 니트를 덧입고 다녔고, 여름인 현재는 무브라 티셔츠 반팔만 입거나, 반팔 위에 재킷을 입거나, 나시 위에 가디건을 입거나 하는 식입니다.  너무 좋아요.  너무 편하구요. 

아래의 티셔츠는 큰언니가 처음 주고 간 티셔츠와 동일한 티셔츠. 이 티셔츠로 무브라티셔츠에 입문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집에서 늘 브라 없이 옷을 입고 지냈는데, 한국 가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다보니 브라 없이 옷을 입고 있기가 불편했어요.  그러던 중에 이 무브라 티셔츠를 알게 되면서 친정에서도 무브라 육아가 가능해졌습니다!

이건 여름에 입기 위해 구입한 나시 티셔츠. 

요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팔 티셔츠.  올 여름 제 외출을 가장 많이 함께 했던 티셔츠예요.

아래 옷은 첫번째 옷과 동일한 디자인의 긴팔 티셔츠.  올 겨울 내내 저 흰색 긴팔과 이 회색 긴팔을 번갈아 입으며 지냈습니다.  흰색 긴팔 두벌, 회색 긴팔도 두벌을 샀는데, 회색 긴팔 한벌을 친정에 두고 온 것을 후회 중입니다. ㅠ 갖고 올껄..ㅠ

얼마전 잭의 예방접종일에 잭 주사 맞은 후 옥스퍼드로 놀러갈 때도 무브라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그 날 비가 내린 관계로 반팔 티 위에 방수 되는 잠바 착용.

지난 겨울, 친정에서 지내는 동안 틴틴도 무브라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ㅋㅋ 애들 짐 갖고 오느라 자기 옷을 거의 못 갖고 온 틴틴.  집에서 편히 입을 옷이 없어서 라지 사이즈 티셔츠 하나를 틴틴에게 줬습니다.  틴틴도 이 티셔츠를 입으니 젖꼭지(?!!ㅋㅋ)가 전혀 표시나지 않아서 편해하더군요. 무엇보다도 면의 품질이 아주 좋다고 틴틴도 대만족했습니다.  영국에 와서는 이 티셔츠도 제 차지가 됐어요. 

요건 또 다른 회색 반팔.  요즘 제가 자주 입고 있는 티셔츠예요. 라지 사이즈이다 보니 사이즈가 넉넉해서 입었을 때 좀 더 편하더라구요.  그림도 마음에 들고~

뚱이의 돌 사진 촬영하러 간 날.  빈티지(?) 사진관.  저보다 7살 어린 남동생이 돌이었을 때도 이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바로 그 사진관에서 저희 잭도, 뚱이도 돌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날도 저는 어김없이 무브라 티셔츠를 입고 갔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인 조카와 고등학생 조카들도 모두 이 무브라 티셔츠를 애용 중이에요.  맨투맨 티셔츠, 아이들용 면티 등 다양하게 있거든요.

요즘 옆집과 앞집 여자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조금씩 2차 성징이 찾아오는 것이 보이는데, 경제적 여유만 된다면 이웃 아이들을 위해서 여름티 한장씩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제가 입은 디자인은 모두 빨강머리 앤 그림으로, 작년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이 옷가게 사장님이 본인의 소신으로 이 그림들에 대한 로열티 계약을 중단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더 이상 정식으로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라고 하고, 그 외에 요즘은 반고흐 등의 여러 다른 디자인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면 품질이 아주 좋고, 노브라, 무브라로 착용해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찾고 계신다면 무브라티셔츠 한번 이용해보세요.  저는 대만족이에요!

저는 한국 사이즈로 55, 영국사이즈 8 혹은 S을 착용하는데, 여기 옷들도 대부분 미디움이나 라지 골고루 입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네이버 스토어(링크 클릭)에서 구입해보세요.  제 소개로 이 티셔츠를 알게 된 한 동생은 한국에서 구매해서 영국으로 배송받고, 한국에 계신 친정 어머니, 시어머니, 외할머니께 모두 선물해드렸다고 해요. ㅋㅋ 모두 아주 만족하신다고 하네요~ 

제가 영국에서 먹은 음식을 추천해본 적은 있어도 물건 리뷰를 한적은 단 한번도 없는데, 오늘 이 리뷰를 쓰는 이유는 이 옷이 판매가 잘 되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판매가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때문이에요.

판매처 사이트를 가서 잘 살펴보시는 분들은 알게 되실 수도 있는데, 이 옷을 제작/판매하는 공장의 사정으로 (프린트 찍는 곳에서 옷을 주문받은 수량만큼 빨리 돌려주지 않는다고 해요 ㅠ) 옷 재고가 부족하게 되자 이 옷 단골 손님들이 사재기(?!)를 하는 통에 재고가 더 딸리는 상황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옷이 물건 제작 단가는 높은데(면 품질이 매우 좋고, 프린트도 대부분 중국에서 싼 값에 저렴하게 찍어오지만 이 옷들은 모두 서울에 있는 공장에서 찍는다고 해요.  거기에 프린트에 들어가는 그림의 로열티까지 있다 보니 단가가 높다고 하네요), 판매 가격은 마진을 많이 남길 만큼 높지 않아서 판매자 분들께서 경제적으로 그리 여유롭지가 않다고 합니다. 

저의 오지랖과 호기심으로 의류 컨설팅 및 브랜딩 일을 하는 지인에게 이 옷에 대해 물어보니 그 분도 그러더라구요. 중국에서 들어오는 싸고 이쁜 옷들이 워낙 많다 보니 디자인이 특별할 게 없는 옷이 품질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흥하기는 힘들다구요.  옷의 컨셉은 매우 좋으나 그것만으로 시장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이 무브라티셔츠가 계속 흥하여 앞으로도 걱정 없이 이 곳 옷을 사 입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내돈내산 리뷰를 남겨보았습니다. 

무브라/노브라 생활을 원하시는 분들, 한번 구경해보세요.  실망하지 않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