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1

우리 부부의 집안일과 육아 업무 분장

옥포동 몽실언니 2021. 9. 13. 19:21

저희 부부는 사이가 좋은 편입니다.  사실, 겸손하게 말해서 사이가 좋은 편이고, 실제로는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자주 싸우지 않아요.  갈등도 많지 않습니다. 

주위 가족의 도움 없이 부부만의 힘으로 아들 둘을 키우고, 주변 한인식당은 커녕 한국슈퍼도 없는 곳에서 매끼.. 그러니까 한국에서 '삼식이'라 불리는 삼시세끼를 먹는 식구들의 밥을 해대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아직 애들이 어리다보니 둘째는 이앓이로 자다가 울며 저희 잠을 깨울 때가 많고, 이앓이가 아니어도 아직까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자기면역으로 인해 감기도 자주 걸리고, 아프기도 자주 아픕니다.  

이런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 하며, 남편은 회사일까지 해야 하니, 정말 힘듭니다. 

반찬을 한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집에 와서 빨래랑 청소만 해줘도 얼마나 편할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남편도 저도 나이가 마흔이 다 되어 아이들을 낳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참 부대끼지요. 

아이들은 또 얼마나 에너지가 넘치는지요.  두 녀석이 요즘은 계단을 거꾸로 기어내려오고 싶어하는데.... 다칠까봐 절대 못하게 하려고 하는데, 그걸 막는 건 또 체력적으로 힘들고.  기어코 어제는 둘이 나란히 계단을 거꾸로 내려오더군요.  다행히 한 사람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고, 둘째 출산 직후 코비드 상황이 터지면서 아주 힘든 육아와 집안일 상황을 보내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는 어떻게 이렇게 사이가 좋은가, 부부싸움 일어나기 딱 쉬운 상황이 계속되는데도 우리는 어떻게 싸우지 않고 부부사이만큼은 이리도 평화로울 수 있는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아직 결혼한지 4년 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3년 반이나 되는 연애 기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많이 파악하고, 이해하고, 맞춰갈 수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저희 부부간 집안일과 육아에 대한 업무 분장이 잘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부부의 업무 분장

저희는 공식적으로 업무를 분장한 적은 없는데, 서로의 성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서로의 업무가 나뉘어졌습니다. 

집안 행정일:

일단, 대체적인 집안 행정일은 제가 맡고 관리합니다.  남편은 행정적인 업무 처리를 힘들어해요.  물론 저도 귀찮고 힘듭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미뤄지는 걸 제가 좀 더 못 견디고, 남편에 비해 제가 좀 더 꼼꼼하기 때문에 대체적인 행정업무 관리는 제가 맡습니다.  

이 집안 행정일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가령, 차사고는 틴틴이 당했어도 사고 처리는 상당부분 제가 처리했습니다.  보험사에 전화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체크하고, 보상금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고, 보상금을 협상하고, 중고차를 알아보고, 중고차 판매상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차 보러 가기로 예약하고, 제가 본 차가 어떤지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하는 일을 제가 합니다. 

이사를 갈 때도 집을 알아보고, 부동산에 연락하고, 변호사(영국은 집 거래 시 변호사를 고용해야 합니다.  돈이 드는 일이고, 시간도 많이 드는 일인데, 대신 부동산 사기를 당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와 연락하고, 변호사가 보내주는 모든 서류를 검토하고 회신하는 일들을 모두 제가 합니다. 

"가족" 단위로 움직여야 하는 일들을 모두 제가 관할합니다.  표를 예약하고, 일정을 잡고, 추진하고, 준비하고, 정리하고 등등.  집사, 비서가 할 일을 제가 다 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청소: 

청소는 남편이 많이 합니다.  남편은 정리가 되어 있지 않는 것을 못 견뎌해요.  그러나 저는 먼지가 많고 더러운 것을 못 견딥니다.  저도 예전에는 청소를 참 잘하는 사람이었어요.  적어도 집에서 독립하기 전 저희 집 네 남매 중에는 제가 제일 깔끔을 떨고 정리도 잘 하고 청소도 자주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에서의 길고긴 기숙사 생활이 제 버릇을 망쳐버렸어요. 기숙사에 살면 매주 방 청소를 해주고, 화장실과 부엌도 매주 2회씩 청소를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 청소근육이 약해져버렸어요.  그러나 여전히 먼지와 더러운 것은 못 견디는 성격 탓에 청소기를 밀고, 먼지를 닦는 일은 주로 제가 합니다.  남편은 그 외 정리들.. 거실 장난감 정리, 부엌 정리, 자기 방 정리, 창고 정리 등 어디든 정리해야 할 게 있으면 남편이 합니다.  

전반적인 집안 정리는 남편이 모두 하고, 저는 청소기만 열심히 돌립니다.  남편은 물건들이 정리만 되어 있다면 먼지는 그다지 거슬려하지 않는 입장인데, 저는 남편과 반대이다 보니 청소기만 열심히 돌리고, 충전하고, 또 돌리기를 지속합니다. 

화장실 청소도 남편이 합니다.  다른 분들, 특히 한국분들이 많이들 놀라시던 부분인데요.  전 결혼하고 화장실 청소를 해 본 적이.. 세 번 정도..?  그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 살던 집 이사 나올 때 청소를 해야 해서 한번 해야 했고, 그 외에는 지금 집에 살면서 한 것인데 그것도 먼지 닦고 더러운 것을 닦는 정도의 청소였지 대단한 화장실 청소는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된 이유는 일단 저에 비해 남편이 변기를 오염시킬 일이 많고, 남편이 워낙 쾌변남이다 보니 대변도 남편이 저보다 더 많이, 더 자주 봅니다.  하하하하하하.  쾌변남, 정말 부러워요!  남편은 결혼 전에 혼자 살면서도 자기 화장실 청소와 집 청소를 스스로 하면서 살았던지라, 결혼 후에도 그것을 이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남편이 힘든 화장실 청소를 도맡는 게 미안해서 저도 해보려고 시도해본 적은 있는데요.  화장실 청소에는 아무래도 여러 화학약품이 많이 사용되는데요.  제가 몸이 약한데, 화학물질과 약품 냄새에는 특히나 민감해서 독한 화장실 청소약 냄새를 맡으면 두통이 생깁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화장실 청소는 남편이 하되, 왜 화장실이 더러운데 청소하지 않느냐, 이번 주는 왜 건너뛰냐 등 이런 식의 잔소리는 일절 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바빠서 시간이 안 나면 나중에 언젠가 할테니, 더러운 것을 견딜 수 없다면 제가 해야 할 일이지 그게 꼭 남편이 해야 할 일은 아니니까요.  

단, 화장실 먼지 청소는 제가 합니다.  화장실 바닥에 청소기를 밀고, 선반 위 먼지를 닦는 일은 제가 틈틈히 합니다.  그건 약품을 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음식준비

밥 준비는 제가 합니다.  장도 주로 제가 봅니다.  장을 봐서 오면 정리하는 것은 남편이 도와줍니다.  밥 준비를 하면 수저를 놓고 김치를 꺼내는 정도는 남편이 해줍니다.  물도 남편이 가져다줍니다.

대신, 아직 밥을 먹여줘야 하는 둘째 밥은 제가 먹여줍니다.  저는 아직 애기 밥을 먹이며 제 밥을 먹어야 하는 신세인 거죠. 

남편은 큰 애 밥 먹는 걸 봐줍니다.  잭은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는 나이이지만, 여전히 밥을 먹여달라고 요청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밥 먹을 때 아이들 물, 우유 등 마실 것을 챙겨주는 것은 남편이 주로 합니다.  남편이 있는 위치가 냉장고에 더 가깝기 때문이기도 하고, 저는 둘째 밥을 먹여야 해서 둘째에게 몸이 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남편이 마실 것은 잘 챙겨주는 편입니다. 

아이들 간식을 챙겨주는 틴틴

설거지

설거지는 주로 남편이 합니다.  20% 정도는 제가 하고, 대부분 남편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을 때는 저도 합니다.  가장 많은 설거지가 나올 때는 저녁 식사 시간인데, 식사 후 남편이 식기를 대충 물에 행궈 식기세척기에 넣는 동안 저는 거실에서 아이 둘과 놀아주면서 빨래를 갭니다. 

아침 설거지의 경우, 제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러 가는 사이 남편이 식기들을 헹궈 식기세척기에 넣곤 합니다.  

이렇게 설거지가 남편 차지가 된 것은 첫째 잭을 키우며 제 손에 습진이 심해졌고, 그로 인해 최대한 제 손에 물과 세제를 닿지 않게 해주려는 남편의 배려 덕분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음식 준비를 하면서 틈틈히 설거지를 할 수 있을 경우 그릇들을 직접 씻거나 식기세척기에 넣어둡니다. 

빨래

빨래는 90% 이상 남편이 돌립니다.  빨래 너는 것은 95% 가량은 남편이 넙니다.  매일 저녁 왠만한 빨래감이 다 나오고 나면 그 때 빨래를 돌립니다.  대부분 식사 후가 그 시간이지요.  그럼 남편이 식기를 정리하면서 빨래도 돌려요.  

예전에는 저도 자주 돌렸는데, 하다 보니 남편이 식기 정리하는 시간에 돌리게 되더라구요.  

빨래가 다 되면 빨래를 너는 것도 남편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보고 있고, 남편이 빨래를 널어요.  그건, 남편이 아이들에게 치이는 것보다 혼자서 빨래를 너는 것이 더 편하고 정신적으로 평화롭게 느끼기 때문에 그렇게 하게 됐습니다. 

단, 다 된 빨래는 접고 개는 것은 제 몫입니다.  매일 아이들의 작은 옷들을 개고, 수십개 나오는 가재손수건을 개어 넣는 것도 제법 일입니다. 

특히, 이 빨래들을 각자의 서랍에 넣는 것도 일이에요.  빨래는 거실에서 하지만, 제 옷은 제 방 서랍에, 남편 옷은 남편방 서랍에, 애들 옷은 애들 서랍에 넣고, 수건은 수건 서랍에 넣어야 해요.  1층에서 다 접은 빨래는 빨래바구니에 잘 담아서 2층으로 올라간 후 각자의 위치에 맞게 이 방 저 방을 옮겨다니며 빨래들을 넣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그건 90% 이상 제가 합니다. 

빨래는 빨래로 끝나지 않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이들 옷을 바꿔주고, 못 입게 된 옷을 걸러내서 정리하는 일도 제 일입니다.  큰 애에게 작아져서 입지 못하는 옷 중 지금 둘째에게 맞는 옷을 추려내는 것도 제가 할 일입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물려받은 옷들 중 지금 계절에 맞게 옷을 정리해두는 것도 제 일입니다.  

빨래 정리가 힘든 이유는 수납공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인 것도 한 몫 합니다.  저희 모두 옷이 정말 없는 편인데도 아주 작은 애들 옷장 말고는 따로 옷장 없이 서랍만 세 개를 더 놓고 쓰고 있어서 4명의 옷이 그 서랍에 다 들어가야 하다 보니 자리가 없어요.  애들 침실에 있는 붙박이 장, 그 하나에 저와 남편의 4계절 옷이 다 들어갑니다.  붙박이 장이라고 해도 한국의 붙박이장처럼 크고 수납이 잘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옷을 정리할 때면 아이들이 달라붙어서 정리한 것을 흐트러버리고, 넣어둔 것을 꺼내고 하다 보니 애들이 방해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도 또 하나의 일이 됩니다. 

아이들 잠재우기

이렇게 보면 참 많은 집안일을 남편이 하는 것 같죠?  사실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아직도 밤에 자면서 깨는 일이 많은 둘째, 아직도 자다가 엄마를 찾곤 하는 첫째, 이 두 아이를 데리고 자는 일은 제가 합니다!  

밤새 자다 깨다를 반복해야 하는 생활이지요.  참 피곤해요.  수명이 짧아질 것만 같은, 아니, 짧아지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특히, 아이들이 아플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더 자주 울고, 더 엄마를 찾거든요.  

어젯밤만 해도 큰 애 잭이 자다가 엄마를 찾고, "엄마, 안아줘!" 하고 구체적으로 요청합니다.  

아이를 꼬옥 안아주는 일은 참 행복합니다.  따뜻합니다.  사랑이 충만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피곤합니다.  몸이 아파요.  바로 그 일을 제가 합니다.  남편이 아닌 제가!

그것도 합리적인 업무 분장에 따른 것입니다.  한때 제가 몸이 너무 좋지 않았을 때는 남편이 저에게 혼자서만 자면서 회복할 시간을 줬어요.  아이가 하나일 때는 그게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이가 둘이고, 둘째가 아직 어리다 보니 아이들이 울거나 깨는 횟수가 늘어났어요. 

남편은 수면의 질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아이들과 함께 자서 저는 피곤하고 힘들다고 느끼게 되는 일이, 남편에게는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하곤 했어요.  목이 붓고, 편도에서 피가 나고, 초췌해지고, 대상포진에 걸려요.  남편이 아파지면 제가 힘듭니다.  남편이 해오던 집안일과 육아부담이 저에게 모두 전가되니까요.  그리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자는 일은 제가 하기로 했어요.  남편은 혼자 자며 에너지를 회복하고 축적해서 낮에 자기 일을 충분히 하고, 아이들 돌보는 일과 집안일을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래도 집이 작고, 아이들 자는 방과 남편 자는 방이 바로 옆에 붙어있다 보니 둘째가 큰 소리로 울면 남편 잠도 방해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아플 때, 그래서 너무 심하게 우는 밤에는 남편이 달려와서 도와줘요.  그럼 그게 그렇게 도움이 될 수가 없습니다.  심적으로도 많이 의지가 되구요.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는 남편도 아이 소리를 듣긴 해도 그러려니 하고 잠을 잡니다.  그래야 다음날 우리 모두가 평화로워요. 

약 한달 전부터 시작한 취침전 책읽기는 제가 담당하다가 이틀 전부터는 남편이 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너무너무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책을 읽어줄 수가 없어서 남편이 해주게 되었습니다.  온 식구 중 제가 제일 먼저 잠들기 시작했지요.  남편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으니, 그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니 저도 참 좋았어요. 

"틴틴이 책을 읽어주니까 나 정말 너무 편하고 좋아."

라고 오늘 아침 틴틴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내가 매일 해줄게."

"정말? 괜찮겠어? 왜?"

"그렇게해서 몽실 니가 편하면, 그 정도는 해야지."

이러니, 저희가 어찌 집안일로 싸우겠어요.  아, 물론 가끔 싸우긴 합니다.  대체로 안 싸우는 거지, 어찌 싸움이 아예 없기야 하겠어요. 

아침 육아 분담

아이가 잭 하나였을 때는 아침에 잭을 돌보는 사람은 혼자 자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혼자 잤다면 제가 먼저 일어나 잭을 돌보고, 틴틴이 혼자 잤다면 틴틴이 아침에 잭을 돌보고.  

그러나 아이가 둘이 되고, 몇달 전부터 저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자게 된 후부터는 남편이 혼자서 잠을 자므로 이른 아침에 제일 먼저 일어나는 둘째를 받는 일은 남편 담당입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아침 아빠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뚱이는 아빠바라기에요.  아침에 잠이 깨면 제일 먼저 "아빠아아아아아아아!!!" 하고 소리치며 웁니다.  그리고 아빠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잠도 깨지도 않았을 아이가 이불 위를 성큼성큼 걸어나가 아빠에게 안깁니다.  

그리고 거실로 가서 아빠와 놀곤 했는데, 요 며칠 사이는 아빠에게 다시 안겨 아빠 방 침대로 가서 아빠는 누워서 쉬고 뚱이는 아빠 옆에서 더 뒹굴며 20-30분 아빠에게 휴식을 줍니다. 

놀이터 벤치에서 간식 먹는 중


대체로 저희는 이렇게 업무 분장이 되고 있어요.  서로가 생각하기에 각자가 자신의 역량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 둘 다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싸울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틴틴 정도면 나무랄 데 없이 자신의 최선을 다해 집안일과 육아에 헌신하고 있고, 틴틴이 보기에 저도 마찬가지이리라 생각해요.  상대방이 뭘 하고 있으면 저희도 가만히 있지 않고 뭔가를 해서 같이 기여를 하려고 하는 편인데, 그게 바로 평화 유지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틴틴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으면 저는 그 때 집안일을 하고, 제가 집안일을 해야 하면 틴틴이 아이들들 돌보고, 틴틴이 청소를 하고 있으면 저도 청소기를 돌리거나 함께 정리하며 거들고, 제가 빨래를 개고 있으면 틴틴도 옆에 와서 뭔가를 해도 하려고 합니다.  쉴 틈이 없어요.  힘들어요.  그러나 싸울 일이 없다는 건 참 좋습니다. 

결정적으로, 너무 잘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집안일도 대충, 집청소도 대충... 성에 차도록 하려고 들면 힘들고, 결국 싸울 수 밖에 없을텐데, 적당히 현재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대충 넘겨버리는 것도 평화 유지의 비결입니다. 

저희의 평화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을터인데.. 저희의 이 업무분장의 균형에 언젠가 균열이 생갈까요?  저도 참 궁금하네요.  아이들 돌보는 일이 힘들고, 집안일이 넘쳐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 업무 분장의 균형이 쉽게 깨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깨진다면 그건... 파국!!ㅋ).  부디 우리의 평화가 오래 가기를 바라보며 오늘 글을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한 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