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이었다.
늘 동생보다 늦게 일어나는 형아 잭. 첫째는 어릴 때부터 저녁형인 편인데, 둘째는 날 닮았는지 아침형 인간이다. 몇 시에 자건 아침에 일어났다 하면 에너지가 넘친다. 반면 첫째는 일어나도 누워서 뒹굴어야 잠이 깨고, 아침에 입맛도 별로 없는 편.
먼저 일어난 둘째는 남편이 이미 간단히 아침을 먹였다. 이제 첫째 차례.
아이는 오트밀에 사과와 메이플 시럽을 넣어달라고 주문했고, 남편이 아이가 주문한대로 아침 식사를 준비해줬다.
남편이 잭 밥을 준비해주는 동안 나는 두 아이의 외출 복장을 준비하고, 아이 가방에 여벌 옷도 챙겨넣었다. 그리고 남편과 역할 교체.
남편이 둘째 뚱이에게 양치를 시키고 옷을 입히는 동안 나는 밥 먹는 잭 옆에 앉아 잭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도 하고, 아이 볼을 쓰다듬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말했다.
"선우(=잭), 사랑해."
그런데 그 때 아이가 갑자기 예상치도 못한 질문을 했다.
"엄마, 선재(=뚱이)는 안 사랑해?"
"응...?"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선우가 보기에는 어떤 거 같아?"
"쪼끔 사랑하는 거 같아."
"응, 엄마 선재도 사랑하지. 선우 동생이잖아. 그러니까 사랑하지. 둘 다 엄마 배에서 나왔는데. 선우 먼저, 그리고 선재 나왔지~. 그리고 엄마는 아빠도 사랑해! 그러니까 우리 같은 집에 살잖아~"
그리고 아이는 말없이 식사를 이어갔다. 아이가 저런 질문을 한 의도를 알 수 없었던 나는 괜히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고 싶었는지 아이에게 쓸데없는 질문을 했다.
"선우가 보기에 엄마가 아빠 사랑하는 거 같아보여?"
그런데, 아이가 한 의외의 대답.
"아니."
"응? 뭐라고? 엄마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선우가 알 수 있게 엄마가 아빠한테 더 많이 뽀뽀해야겠다. (입술을 오리처럼 과하게 내밀며) 이렇게 쪼오옥~ 하고 뽀뽀해야지!"
"우하하하하하"
내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는지 아이가 크게 웃었다.
"우리 선우한테도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게 이렇게 뽀뽀해야겠다, 우~~~"
하고 입을 내밀자 아이가 깔깔 웃으며 필사적으로 피했다.
아직도 아이가 질문한 의도를 모르겠다. 엄마가 자기만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보니 엄마가 동생도 사랑하는 것 같아 보였던 것일까.
아이들이 서로 질투하지 않고(인간인지라 질투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사이좋은 형제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육아는 인생의 여정같다. 풀기 어려운 숙제를 계속해서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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