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언니가 알려준 ‘말걸기 육아법’ 활용 예 정리.
한국에 있는 작은언니와 화상전화로 이야기를 하면서 언니가 나에게 지적한 점들:
1. ‘이거?’, ‘저거?’, ‘그거?’ 라고 하지 말 것.
아이가 나를 끌고 가서 청소기를 갖고 오라고 하자 내가 ‘아, 이거 달라고?’ 라고 말하자,
언니가 ‘이거?’ 라고 하지 말고 ‘다이슨 청소기?’, ‘보라색 청소기?’, ‘무선 청소기?’ 라고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명사’를 넣어서 말해주라고 한다.
나의 변명:
애가 나를 끌고 이리 저리 가거나, 이거 달라 했다 저거 달라 했다 하면 정신이 없어서 나도 모르게 ‘이거’, ‘저거’ 라고 말하게 되지 이게 뭔지, 저게 뭔지 나도 잘 생각이 안 난다. 생각할 정신도 없고..ㅠㅠ
언니의 조언: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에게 좀 더 신경을 기울여서 아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빨리 빨리 잘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히잉.. 아이에게 좋은 게 뭔지 잘 안 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겠지만, 매 순간 어떻게 그러고 사냐구요 ㅠㅠ
그러나!!!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아이에게 말하는 것을 가만히 살펴 보니 언니 지적대로 ‘이거’, ‘저거’ 등 지시대명사로 물건 이름을 대체해서 쓸 때가 상당히 많이 있음을 자각. 그 뒤로는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아, 이거?’ 라고 하더라도, 그 직후에라도 이어서 ‘이 무선청소기?’ 라고 붙여주려고 애 쓰는 중.
2. 세가지 단어를 써서 다양하게 표현해줄 것
언니와 통화 중 창 밖에 새가 날아왔고, 그 때 내가 잭에게 “잭, 저기 새! 새!” 라고 하자, 언니가 얘기했다.
“그렇게 ‘새’라고만 말하지 말고, ‘지붕위에 회색 비둘기가 있네', '회색 비둘기가 날고 있네', 이렇게 그 새가 어떤 새인지, 뭘하고 있는지도 함께 이야기해주라고 했다. 특히 세 단어 정도를 활용해서 (이건 베이비토크에서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긴 문장, 여러 단어를 소화하지 못하므로 세 단어 정도가 적절하다고 해서 인듯).
그러다 아이가 그림책을 펼쳐들었는데 거기서 아이가 오이를 가리켰다. 그러자 나는,
“응, 오이, 그건 오이야.”
라고 하자, 언니가 전화로 말하기를,
“초록색 오이가 있네! 울퉁불퉁 초록색 오이. 초록색 오이가 울퉁불퉁해.”
라고 이야기를 반복했다.
그건 정말... 베이비토크에서 권하는 ‘멀걸기 육아법’에서의 대화 방법의 정석이었다.
그 사물의 이름이 ‘오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오이’를 반복해주면서 그 특징들을 활용하여 여러 반복적인 표현을 해 주는 것. 그리고 작은언니는 ‘색깔’이 생각보다 아이들이 익히는 것이 어렵다고, 색깔을 계속 이야기해주는 게 좋다고 했다.
틴틴이 퇴근한 후에 이 이야기를 틴틴에게 해줬다.
“틴틴, 언니가 세 단어를 써서 표현을 바꿔가며 다양하게 말 해주래. 봐봐, ‘울퉁불퉁한 초록색 오이가 있네. 초록색 오이가 울퉁불퉁해. 울퉁불퉁 오이가 초록색이야.’ 이런 식으로 말이지.”
“아, 어려워.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나도 모르겠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해?”
“하하하하하! 그치? 나도 너무 어려운 것 같애.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언니한테 다시 좀 더 물어봐야겠다.”
그렇다. 정말 그렇게 말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가 평상시에 말하는 방식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이가 어떤 모양이고, 어떤 색인지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그걸 아이에게 표현해줘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다.
그렇게 힘들지만... 그래도 아이를 위해서 어떻게든 조금씩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도 작심삼일은 해야 하니까. 그래도 그게 예의일테니까~
그날은 언니가 이렇게 노력을 했으니 조카가 그렇게 언어발달이 뛰어났구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틴틴과 나는 우리 언니만큼은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좀 더 신경써보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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