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또다시 찾아온 중이염, 그리고 항생제 복용

옥포동 몽실언니 2019. 4. 15. 23:12
[4월 11일 목요일의 일기- 생후 16개월 2일]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자기 전 짧게 글을 남깁니다.

저희 잭은 2월에도 중이염에 걸렸었는데, 이번에도 또다시 중이염에 걸렸습니다.

사실 3월에 걸렸던 중이염이 완전히 나았다가 새롭게 중이염이 걸린 것인지, 3월에 걸렸던 게 완전히 낫지 않고 계속 아이를 괴롭히다가 이번에 악화된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아이는 늘 귀를 긁고 잡아당기고 귀를 두드리며 귀에 뭔가 안 좋은 느낌이 있는 듯한 표현을 계속 해 왔거든요.  

1월말부터 이어지던 감기가 두달 넘게 지속되다가 지난주 침실을 옮기고 나서 아이가 몇달만에야 기침을 하지 않고 편안히 자는 날이 며칠 지속되었는데, 그 기간이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지나버리고 약 일주일만에 월요일부터 아이가 기침을 다시 시작하며 컨디션이 나빠졌습니다.  그러더니 어제 (수요일) 부터는 39도를 훌쩍 넘는 열이 지속되어 진통제를 계속 먹이다 오늘은 안되겠다 싶어 병원을 다녀왔어요.

영국 병원은 예약하면 항상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씩 대기를 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응급한 경우를 위해 의사들마다 매일 오전 한타임, 오후 한타임씩 시간을 비워두는데, 예약 전화를 해서 urgent하다고 이야기를 하면 그 시간을 빼서 응급약속을 잡아줍니다.  저희도 오늘 그렇게 응급한 상황으로 약속을 잡으려 했는데, 의사가 시간이 되지 않아 오늘은 간호사 선생님 진료를 봤어요.  Nurse Practioner 라는 직책을 가지신 분인데, 이 분들의 경우 일반 간호사와 달리 의사처럼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간호사 선생님은 저희 아이 귀를 들여다 보더니 아주 심하게 부은 건 아닌데, 아이가 열이 있고 아파하니 3일 정도 지켜보고 항생제를 먹이라며 항생제 5일치를 처방해주셨어요.  3일 정도 지켜보라고 한 이유는 85%의 아이들이 중이염에 걸려도 3일 안에 저절로 낫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3일을 기다려보라 했지만 저희는 도대체 언제부터를 ‘3일’로 쳐야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오늘 저녁부터 바로 약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귀를 아파한 게 적어도 3일은 된 것 같고, 다른 것보다 아이가 어젯밤부터 너무 고통스러워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라 항생제를 먹이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몸이 너무 아프니 새벽에 일찍 꺠고, 낮잠에 들어도 아파서 낑낑대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식욕도 없어서 밥은 하루종일 서너숟갈도 안 먹고 내내 물, 수박, 과자 등 마실 것과 군것질만 조금씩 하는 정도였어요.  오늘 밤에도 아이가 잠드는데 한참 걸렸구요.  아파서 낑낑대며 신음하며 우는데 ㅠㅠ 보고 있자니 저도 정신이 나갈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저희를 병원까지 두번 걸음 하게 하지 않고 한번에 처방전을 내어줬다는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아이들의 경우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주기는 하지만 왠만해서는 항생제를 처방해주지 않거든요.  아파서 병원에 가봐야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파라세트몰 먹어라”는 것이고, 먹었는데도 아프다고 하면 “이부프로펜도 함께 먹어라”는 것이에요.  그리고 "2-3주, 혹은 4-6주 지속될 수 있다, 지켜보고 상황이 더 나빠지면 다음주에 다시와라” 이런 식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항상 불평불만할 수도 없는 것이,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실제로 몇주 지나면 결국 낫긴 낫구요.  게다가 공공의료라는 차원에서 보면 정말 생명에 위급하고 위중한 환자들에게 의료가 집중되도록 하는 게 효율적이기도 하고, 중병에 걸리게 될 경우 돈 한푼 추가로 들이지 않고 병원에서 알아서 모든 것을 해 주니 그것도 좋구요. 

저희 잭은 그렇게 3월 11일 목요일 저녁부터 항생제를 5일간 먹게 될 예정입니다.  아이가 돌 이후 벌써 두번째로 항생제를 먹어야 해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저에게 틴틴은 말합니다. 

"항생제가 인류의 건강에 얼마나 큰 공헌을 한 고마운 약인데, 남용이 안 좋은 것이지 필요할 때 적절하게 쓰라고 있는 약이야.  그러니 너무 마음 쓰지 마.”

이렇게 저와는 다른 접근, 다른 생각을 하는 틴틴이라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얼른 낫길 바라며.. 다른 분들도 모두들 건강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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