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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집콕생활 중 홈가드닝 즐거움

옥포동 몽실언니 2020. 6. 10. 23:41

3월 23일부터 시작된 영국의 락다운.  

락다운 이후 영국에서 화장실 휴지와 밀가루가 동났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화장실 휴지와 더불어 품절이 된 상품들이 각종 홈가드닝 재료입니다.

집집마다 집에만 있어야 하다 보니 가드닝이라도 하기 위해 온갖 씨앗들과 화분, 비료 등을 사기 시작한 거죠.  코로나 이후 비료값이 상당히 올랐을 정도랍니다.   집에 가든이 있는 게 매우 중요한 영국인들답게, 가드닝에 더더욱 공을 들이기 시작한 영국인들. 

저희는 가드닝에 굉장한 취미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든이 있고, 아이가 가든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달리 나갈 곳도 없고 집에서 할 것도 없다 보니 작년에 사 두고 심지 않았던 씨앗들을 이제야 심기 시작했어요.  

상추씨앗과 방울토마토 씨앗이 있었는데, 상추씨앗은 전멸.  방울토마토는 4개가 성공적으로 싹을 틔웠습니다.  

작년에 성당 언니가 분양해 준 고추 모종 2개에, 토마토, 그리고 지난 주에 성당 언니가 나눠준 깻잎모종까지 더 해지면서 저희 부엌은 그 어느때보다 푸르러졌어요. 

토마토 씨앗 심은 것은 4월 23일에 아래와 같이 싹이 빼꼼 나왔는데, 

어느새 잭의 키보다 토마토 키가 더 커졌어요! 잭 바로 오른쪽에 있는 아이들이 방울토마토입니다. 

앞줄 왼쪽에 있는 화분은 왓포드 사는 Y가 집들이 선물로 예전에 가져다 준 화분인데요.

이 화분에 글쎄.. 잔디가 함께 자라기 시작했어요.  실내 화분에 잔디라니요?  이게 무슨 일일까요?!  잔디가 자라 올라와서 저희도 놀랐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잭이 잔디씨앗 박스를 들고 다니며 여기저기 뿌린 적이 있었는데, 그 날 이 화분에도 뿌린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작년 봄에 받았던 작은 고추 모종은 일년이 지나도록 꽃을 피우며 저희에게 고추를 선물해주고 있어요.

얼마전 틴틴이 흙에 비료를 더해줬더니 쑥쑥 더 잘 자라서 어제 하루에만 이 만큼의 고추를 수확했어요.  아이 때문에, 또 수유 중이라 매운 음식을 덜 먹다 보니 이 정도 고추면 저희 1년 먹을 양입니다. ㅋ

저희에게 고추모종을 나눠줬던 성당언니가 보름 전에는 깻잎 모종까지 갖다주셨어요.  큰 화분에 옮겨심었더니 얘들도 쑥쑥 자라서 오늘은 잎이 큰 것만 몇개 따서 참치김밥에 깻잎을 넣어 먹었습니다.  

느끼상큼한 깻잎참치김밥!  생 깻잎을 몇년만에 먹었나 몰라요!  감동의 맛!

이렇게 저희는 집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으며 지내고 있어요.

재미라면 재미지만, 이것도 일이라면 일이라서 일일이 화분에 물 주고, 날 좋을 때는 볕에 내 놓기도 하고, 내 놓았다 하면 또 들여놓아야 하고, 그러는 중에 부엌 바닥에 흙 떨어지면 걸레로 닦아야 하고.. 일거리도 제법 많습니다.  그래도 집에서 푸르른 화분들 바라봐서 좋고, 쑥쑥 자라며 저희에게 먹을 것을 주니 고맙고.  요즘 틴틴은 이 화분들이 모두 뚱이 동생, 우리 셋째 같이 좋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