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영국 어린이집의 '어려운 아동돕기' 행사에 참여하다

옥포동 몽실언니 2019. 11. 15. 19:40
오늘은 아이 차일드마인더 (가정 어린이집) 에서 영국 BBC에서 진행하는 Children in Need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라는 캠페인을 위한 성금모금 행사를 진행하는 날이다.  이 캠페인은 꽤나 유명한 행사인 것 같은데, 한국으로 치면 ‘KBS 사랑의 리퀘스트’ 처럼, 방송국에서 추진하는 성금모금 행사로, 모금의 목적은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이번 주가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펼치는 주간으로, 우리 잭의 차일드마인더 베키와 이웃 차일드마인더들이 함께 자체적으로 성금모금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베키가 오늘 모금한 돈은 차일드마인더의 이름으로 BBC의 본행사 (Children in Need) 에 일괄적으로 기부될 것이다. 

성금모금행사 장소는 우리 아이 차일드마인더인 베키의 집.  베키네 외에도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은 베키의 친구인 차일드마인더 트레이시 (Tracey)와 베키 엄마인 차일드마인더 질 (Gill) 이다.  

이 캠페인의 로고는 Pudsey 라는 곰으로, 노란 곰돌이가 한쪽 눈에 땡땡이 무늬가 있는 안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오늘 행사를 위해서는 모든 아이들이 땡땡이 무늬의 옷 (옷이든, 양말이든 뭐든) 을 입고, 소정의 기부를 하는 것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지난주 중반쯤,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베키가 아래와 같은 초대장을 건네주었다.  총 열명 남짓한 세 어린이집 아이들 모두가 땡땡이 옷을 입고 있을 생각을 하니 얼마나 귀여울까!  

이 초대장을 받자 마자 나의 고민은 바로 ‘우리 애 땡땡이 무늬 옷 없는데 ㅠㅠ’ 하는 것이었다.  옷은 커녕 양말이나 모자, 스카프도 없으니..  기부야 기분좋게 하겠지만, 이 행사 때문에 옷을 사야한다니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행사의 내용과 취지를 찾아보니 아이들을 돕는 행사이고, 이런 행사를 위해서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아이를 행사에 참여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뒤져 아이 옷을 구입했다.  

처음에는 이베이며 아마존 등에서 땡땡이 무늬가 있는 남자아이 티셔츠를 찾아보다가, 디자인도 너무 안 이쁜데 돈은 비싸기까지 해서 이건 아니다 싶어 인터넷을 좀 더 뒤져보니 영국의 저렴한 슈퍼마켓 브랜드인 ASDA의 패션브랜드 George에서 아예 이 행사 (Children in Need) 로고 곰돌이가 찍힌 티셔츠를 단돈 5파운드에 파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이 옷은 판매액의 20% 이상을 Children in Need 행사에 기부된다고 하니, 5파운드의 옷 값이 부담되기 보다는 아주 기분 좋게 사서 입힐 수 있었다. 

행사 참여 하루 전인 어제 옷을 배송받고, 바로 세탁기로 고고.  깨끗하게 세탁하고 잘 말려 오늘 아침에 입혀보니..  옷이 너무 딱 맞다. ㅠ 사이즈는 2-3세용으로 구입했는데, 다음달이면 2세가 되는 우리 아이이건만.. 옷은 왜 이렇게 딱 맞는지 ㅠㅠ  이제 아이 상의는 무조건 3-4세를 사야겠구나 하는 교훈을 얻으며.. 아이에게 딱 맞는 이쁜 노란 옷을 입혀 어린이집에 보냈다.

오늘은 최근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 얇은 긴팔 하나만 입혀보내기가 걱정스러워서 행사용 복장 안에 줄무늬 면티를 하나 받쳐입혔다.  소위 ‘레이어드 패션’ ㅋㅋ 상의가 화려하니, 바지는 심플한 검정색 츄리닝으로! ㅋ  아이 옷 입히는 걸 보면 애를 제법 이쁘게 (내 눈에는 ㅋ) 잘 입히는 것 같은데, 왜 내 옷은 잘 고르지도 못하고 애 입히듯 이쁘게 잘 입지도 못하는지.. —;; 성별의 차이인지, 아이템의 차이인지, 아이와 나의 외모의 차이인지.. 참.. 의아한 일이다. ㅋ

아무튼, 그렇게 우리아이는 오늘 행사를 위한 이쁜 옷을 갖춰입고, 엄마 아빠가 잭 본인 이름으로 기부하는 20파운드를 도시락통에 넣어 어리이집으로 갔다.  

아이야, 네 이름으로 하는 첫 기부야.  뜻깊은 행사 참여한 것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