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후 22개월, 장난감 분해를 좋아하는 아이

옥포동 몽실언니 2019. 11. 9. 20:32
저는 딸만 셋에, 늦둥이 아들이 있는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아는 세상의 ‘남자’들이라고는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어린 남동생이 전부였죠.  그런 상황에서 자라다 보니 남자아이의 놀이문화나 습성에 대해 아주 무지한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아들의 놀이모습이나 욕구를 보며 참.. 이렇게 남녀가 다르구나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장난감 분해 욕구!!!! 

저희 아이는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 거 같아요.  그건 저도 그런 편이라 아이가 그럴 때 보면 나랑 비슷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러나, 손으로 하기를 좋아하는 ‘활동의 영역’이 저랑 저희 잭은 상당히 달라요.  저는 가위질을 좋아하고, 종이접기를 좋아하고, 바느질을 좋아했다면, 저희 아이는 드라이버를 써서 물건을 조립하고, 물건을 해체하고, 재 조립하기를 좋아합니다. 

어느새 아이가 분해한 (=망가뜨린) 장난감이 여러개예요.   이렇게.. 말이죠.  

물론 혼자 힘으로 모두 분해하지는 못하죠.  엄마나 아빠를 자신의 아바타로 활용하여 분해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일단 분해되면 자신만의 새로운 장난감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아래 사진은 한달 넘은 사진은 거 같은데, 저 사진만 봐도 아이가 지금보다 참 어려보이네요. ㅋ 귀여운 것!)

막상 아이가 원하는대로 분해해주고 나면, 각개의 부품이 새로운 장난감이 되니, 아이가 왜 그걸 재미있어 하는지도 이해할 만합니다.

아이는 장난감에서 나온 길죽한 막대를.. 탁상시계 뒷편에 쑤셔 넣고 있네요. ㅠ

뿐만 아니라 집에 있는 작은 전자제품들은 이미 배터리가 빠졌다 들어가기를 반복하다가, 배터리 부분에 스피링 부품이 사라진 게 여럿입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시계죠.  아래 사진에 보시다 시피.. 상단의 배터리 삽입구에는 스프링이 없습니다. ㅠㅠ 다행히 이 시계는 건전지 3개가 들어가는 시계인데, 가장 안 쪽의 건전지만 들어가면 시계 기능에는 문제가 없어서 시계로는 여전히 기능하고 있어요.  다만.. 윗쪽 배터리가 안 되면서 알람 기능은 안 된다는..ㅠ 아래의 배터리는 아이가 직접 집어넣은 거예요.  배터리의 납작한 부분이 스프링에 가는 거라고 여러번 알려줬더니 이렇게 가끔 제대로 된 방향으로 집어넣을 때도 있더군요.  기특하게도! ^^

아이가 시계를 갖고 신나게 놀길래 그 때 부엌에 가서 후다닥 밥을 준비했는데, 돌아와보니 잭이 배터리 뚜껑까지 꼼꼼히 닫아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는 빵 터졌죠!  발상의 전환!!! 배터리 뚜껑이 원래 방향과는 반대로 들어가있는 거예요!  뭔가.. 색상부터 이상하죠?! ㅋㅋ

바로 아래처럼 들어가야 맞는 방향인데.. 그래도 아이가 뚜껑을 닫았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뚜껑이 제대로 덮이긴 했다는 점을 높게 삽니다.  귀엽습니다.  

아이가 있다는 건 하루 종일 쉴틈이 없고, 제대로 된 밥을 먹을 틈도 없고, 2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토끼잠을 자야 한다는 점 등 힘든 점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도 이 시간이 버틸만한 것은 이렇게 아이의 노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 지을 일들이 있다는 것, 아이가 우리를 그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의지하고 좋아해준다는 점..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또 어떤 모습으로 저를 행복하게 해줄까요?  즐거운 기대를 하며 오늘 하루를 시작해봅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고, 육아는 언제나 화이팅!! 우리 모두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