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서 영국살이의 가장 큰 고충은 날씨이다. 날씨는 너무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친다. 해가 없는 날이 많으니 기분도 다운되고 몸도 무겁게 느껴진다. 그런데 해가 없는 날이면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한 날이 대부분이니, 외출마저 어렵고, 외출을 하더라도 기분도 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살 때는 겨울에도 화창하게 뜨는 해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고, 봄이나 가을에 살랑살랑 바람이 불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영국에 오래 살다 보니 한국에서는 얼마나 그 ‘해’를 당연시 여겼는지, 그 ‘해’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 ‘해’를 쫓아 여름이면 여름, 겨울이면 겨울, 남으로 남으로 여행을 떠나는지 알게 된다. 스페인을 찾는 외국여행객 중 대다수가 영국과 독일인이다. 영국에서는 많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