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산후조리를 준비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다름 아닌 마늘까기!
한국에서는 이렇게 마늘을 직접 까서 쓸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신선한 깐마늘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미련스럽게 이렇게 일일이 마늘을 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산후조리와 마늘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만.. 게다가 수유 중인 산모에게는 마늘이나 고춧가루 등이 모유에 강한 향이 나게 해서 아기가 젖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마늘 등의 섭취를 별로 권하지 않는다고 읽고 들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셀프산후조리의 첫걸음.. 아니.. 한 두번째 걸음??! 으로 마늘을 열심히 까고 있다. 그건 바로 산후 조리 중에 꺼내 먹을 장조림을 만들기 위해서!
아래는 열흘 전에 내가 깠던 마늘. 어마어마한 양을 보라!
이렇게 깠더니 볼 한가득의 마늘이 나왔다.
이 중 한 줌 정도는 그 주에 바로 만든 소고기 장조림에 들어갔고, 또 한 줌은 지난주에 만든 돼지고기 장조림에 들어갔고, 나머지는 food processor에 갈아서 간마늘이 되어 냉동실로 들어갔다. 벌써 요리에 두세알 이상을 꺼내먹어서 우측 상단에는 빈 자리가 생겼다. ^^
옥스포드에도 최근 한국슈퍼가 생겨서 깐 마늘을 팔기는 하는데.. 마늘이 오래되고 물러서 하루 이틀이면 못 먹게 될 것 같아 보이는 마늘의 컨디션이라.. 도저히 구입할 마음이 들지 않아서.. 수고롭지만 어쩔 수 없이 손수 마늘을 까고 마늘을 갈아야 한다. ㅠ
오늘은 2차 장조림을 하는 날. 지지난주에 내 생애 첫 장조림에 도전한 결과.. 장조림은 왠만한 고기의 양으로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번주에는 정육점에서 고기를 4킬로나 구입했다. 지난번에는 2킬로가 안 되는 고기를 구입해서 푹 삶은 뒤 일부는 소고기무국으로 끓여먹고, 일부는 소고기 미역국을 끓이고, 남은 고기를 장조림을 했더니.. 냉동할 수 있는 장조림 양이 두주먹 양 정도박에 되지 않았던 것!
지난번 소고기는 사태 (top side)로 구입했는데, 이번 고기는 더 저렴한 양지 (brisket). 양지는 국거리용으로 많이 쓴다고 하는데.. 장조림도.. 괜찮겠지?! 주말에는 정육점 고기가 20% 세일이어서 4킬로에 41파운드를 주고 구입했다 (6만원 정도?). 남편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고기는 처음본다며.. ㅋ 도대체 소한마리에 얼마냐고 나한테 물었다. 그 큰 고기덩어리를 손질하며.. 소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ㅠ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 소야..
어젯밤새 소고기의 핏물을 제거하느라 찬물에 담궈뒀고,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큰 솥에 고기를 삶으며 이제는 마늘까기 시작! 이 만큼이 오늘 내가 다시 까야 할 마늘이다! ㅎㄷㄷ 이다, 정말..
망에서 꺼내니.. 이만큼~
1차로 껍질을 벗겨낸 아이들.. 이렇게 해야 마늘껍질이 감당이 된다. 일차로 벗겨낸 껍질은 음식쓰레기통에 집어 넣고, 이제는 본격적인 속껍질 까기. 이게 제일 힘들다 ㅠ
그래도 어쩌리오.. 나에게는 대안이 없는 것을..
열심히 까서.. 장조림 넉넉히 만들어서.. 아기 낳고 비상반찬으로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냉동실에 꽁꽁 얼려둬야지.. 남는 마늘은 이번에도 갈아서 냉동 간마늘로 비축.
자, 이제 블로그 그만하고 마늘까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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