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9일 목요일은 출산 한지 8개월 되는 날 (앱이 그렇다고 알려줌ㅋ). 오늘로 하프 마라톤 훈련 4일차에 접어들었다.
대회일정: 옥스퍼드 하프마라톤 (2018년 10월 7일)
준비 1일차 (D-62): 2018년 8월 6일 (월) Warm up 4킬로 (1km당 7분 19초)
준비 2일차 (D-61): 2018년 8월 7일 (화) Easy Run 3킬로 (1km당 8분 8초)
준비 3일차 (D-60): 2018년 8월 8일 (수) 휴식
준비 4일차 (D-59): 2018년 8월 9일 (목) Easy Run 5km (1km당 8분 9초)
아래는 2일차인 그저께의 달리기 훈련 기록: 3킬로를 24분 29초 동안 달렸다. Easy run 천천히 달리기.
그리고 어제는 "휴식"이 훈련인 날. 운동하지 않고 회복에 힘씀. 저녁에도 일찍 잤다. 낮에도 아이 잘 때마다 곯아떨어져서 함께 잠.
오늘은 달리기로는 3일차, 훈련일정으로는 4일차. 아식스 프로그램에서는 3마일 달리기를 하라고 되어 있었는데, 4.8킬로만 뛰면 될 것을 어찌저찌 하더니 200미터를 더 달려 5킬로를 뛰었다. 속도는 천천히~
오랫만에 한 달리기 여파:
근육통: 일단 종아리 근육통이 장난 아님. 아니.. 첫날 4킬로 달리기는 너무 오랫만이라 그렇다 쳐도, 그저께 3킬로는 8분이 넘는 페이스로 천천히 달렸는데도, 어제 일어났더니 정말.. 종아리가 터질 듯이 아파왔다. 누가 보면 하프마라톤 이미 뛰기라도 한 사람처럼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난간을 잡고 움직였다. 그러나 어제 잘 쉬고 4일차가 되니 근육통은 다소 남아있었으나 다시 뛰는 데 무리는 없었다. 다행!
육아 여파: 아이 옆에 최대한 누워서 놀아주는 나를 발견. 장점이라면 지난 3일간 아이를 업지 않았다는 것!!! 매일 두시간반에서 세시간 넘게 업곤 했는데, 운동으로 인해 몸이 노곤하니 아이 업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다행히 소음이 심하던 옆집 부엌 공사가 끝나고, 또다른 옆집의 공사가 시작되기는 했지만 그 집은 주로 뒷가든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서 우리집 거실로 소음이 덜 들어온다. 그 덕에 아이를 굳이 업지 않고도 재울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다. 지난 한달이 넘는 기간 동안 3일 연속 아이를 업지 않은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발전이라면 발전!!
아이가 낮잠을 잘 때마다 나도 함께 잔다. 아니.. 그냥 곯아떨어진다. 이전에는 몸은 너무 피곤해도 아이 잘 때 함께 잤다 하면 밤에 잠에 드는 것이 좀 힘들었다. 그래서 피곤하고 졸려도 낮잠을 자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어제는 오전부터 너무 졸려서 '디카프'이긴 하지만 그래도 디카프 커피에 다크쵸콜렛까지 두조각 먹으며 잠을 깨워야 했다. 그리고 나도 저녁이 되면 너무너무 졸린다. 아이가 잘 때 함께 자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으면서도, 이 생활을 언제까지 해나갈 수 있을까.. 살짝 불안하기도 하다.
어제까지는.. 그러했으나, 오늘 8월 9일 오후, 결국 아이를 업고야 말았다. 안 업고 앞으로 안으니 업는 것보다 허리가 더 아파서. 게다가.. 안고 있으면 절대 금방 잠을 안 자는데, 업으면 이내 잠드니.. 어쩔 수 없이 업게 된다. ㅠㅠ
신체변화: 나의 달리기는 다이어트 목적은 아니므로 다이어트와는 별 상관이 없다. 사실 운동을 하면 오히려 운동량에 비해 과하게 많이 또 잘 먹게 되어서 체중 자체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가, 어느새 배도 오히려 살짝 더 나온 느낌이다. --;;;;
신체변화로 좋은 점을 꼽자면 달리기를 하면 몸에서 따끈따끈 열이 난다는 것. 나는 피부에서 체온을 잃게 되면 회복되는 데 시간이 오래..아주 오래 걸리는 편이다. 몸에서 열이 잘 나지 않아서 늘 추워하는 편. 그런데 오랫만에 달리기를 했더니 다리에서부터 열이 따끈따끈 발열되는 느낌. 이불속도 따끈해지고. 좋다. 뭔가, 몸에 순환도 잘 되는 느낌이다.
문제점: 그저께 달리기는 수유 후 시간이 좀 지난 시간이었는데, 가슴에 젖이 금방 차올라서인가.. 단단한 스포츠브라를 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달릴 때 가슴에 통증이 좀 느껴졌다. '얼른 집에 가서 수유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며 달렸다. 그리고.. 달리기를 마치고 돌아와서.. 혼자서 스포츠브라를 벗을 수가 없었다. 가슴이 커진 탓에 브라가 너무 꽉 끼어서 그렇기도 하고, 내 몸 사이즈 자체도 임신 전에 비해 좀 더 늘어나 있다 보니, 임신 전부터 입던 스포츠브라에 땀까지 젖어서 그렇잖아도 벗기가 힘든데, 이제는 아이를 돌보느라 몸에 유연성도 현격히 떨어져서 팔이 내 맘대로 잘 움직이질 않는다. ㅠ 그래서 결국은 민망함을 무릅쓰고 "틴틴, 나 이거 벗는 것 좀 도와줘.." 라고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틴틴, 힘겹게 스포츠브라 벗는 것을 도와주며, "이거 입고 숨은 쉬어져? 하나 새로 사~~" 라고 했다는.
어제 3일차 훈련일정은 "휴식"이었다. 달리기 훈련에서 "휴식"하는 날 잘 쉬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내일 다시 뛸 수 있으므로.
그리고 오늘 다시 5킬로를 달렸다. 훈련 페이스는 그저께 8분 8초, 오늘은 8분 9초.. 이건.. 키 큰 성인 남성이 빠르게 걷는 속도. 이렇게 뛰게 되면 긴 거리를 뛰는 게 아닌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힘들다. 긴 거리를 뛰는 게 아닌데도 아침에 40분이나 달리기에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달리기를 하기로 결심한 이상, 꾸준히 해볼 심산이다.
블로그에 이렇게 나의 도전 결심을 올리고, 훈련 과정을 올리고 나니 더더욱 책임감도 생기면서 동기도 분명해진다. 부디.. 10월 7일 경기날까지 잭이 아프지 않고, 나도 아프지 않고, 틴틴도 아프지 않아서 훈련을 잘 마치고 달리기 도전도 성공할 수 있기를..!!!
(그런데.. 불안하게도 '나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 달리기 왜 하려는 거지?' 라는 생각이 벌써부터 스믈스믈 기어오른다. 초심을 잃기가 이렇게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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