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드디어 엄마 아버지께서 도착하시면서 엄마 아버지와의 한달 간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면서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본가를 떠난 후 대학 방학 중이라 하더라도 한달씩이나 집에 머문 시간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의 이번 방문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나로서는 가장 긴 시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 매우 특별하다. 사실 그만큼 긴장도 되고 걱정도 조금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데 긴장할 게 뭐가 있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고등학교 시절 이후 집을 떠나 산 시간이 이미 내 인생의 절반이고, 그렇게 오래 떨어져 살다 보면 부모님과 부대끼는 시간도 적고, 나의 성격과 가치관의 상당부분은 성인기 이후 보다 확고해지고 뚜렷해지다 보니 부모님은 나를 ‘어린 시절의 딸’로만 기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