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임신 20주 스캔에서 둘째가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딸을 기대했던 남편은 조금 실망하긴 했으나 그 실망은 말그대로 "조금"이었다. "딸 한번 키워보고 싶었는데 아들이라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장난감과 책값이 뭐든 반값이니 그건 좋네." 이게 남편이 했던 말. 장난감이고, 책이고, 첫째가 쓴 것을 그대로 둘째가 쓰면 되니 모두 반값이라는 것.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틴틴의 그 말에 웃었는데, 그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동성의 형제를 키운다는 것은 뭐든 두 배로 돈이 드는 것이 현실이었던 것. 둘째가 좀 크고 나니 뭐든 똑같은 게 두 개가 필요하다. 심지어 같은 것이 두 개가 있더라도 그게 별 의미가 없을 때조차 있다. 뭐든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