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6

평범하지만 단골이 많은 옥스포드 펍, Gardeners Arms

오늘 소개할 곳은 참으로 평범하지만 그 평범함이 정겨운 곳, 그래서인가 단골이 많은 펍, Gardeners Arms 입니다. 이 곳은 지난번에 소개한 펍, Rose & Crown 에서 몇 걸음 가지 않아도 나오는, 같은 골목에 자리잡은 두 개의 펍 중 하나이죠. 이 곳의 주인장도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이십니다. 함께 일하는 할머니 분이 계신데, 부부인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가봐요. 그 할머니께서 "내 메니저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요. Rose & Crown은 버거가 일품이었으나 이곳의 음식은? 그냥 보통입니다. ^^;; 흔히들 아주 평범한 "가정식" 이라고 말할 정도로, 요리솜씨가 대단하지 않은 집에서 그냥 평범하게 먹는 듯한 음식.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지긋한 주인장들이 운..

옥스포드 최고의 디카프 커피를 파는 곳, Missing Beans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오늘 소개할 곳은 옥스포드 시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카페이자, 저도 가장 좋아하는 카페 중의 하나인 Missing Beans 입니다. 이름대로라면 커피콩을 그리워하게 해주는 카페? ㅋ 커피 맛이 일품인 곳이죠! 여기는 2010년 초반쯤인가..처음 생겼을 때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그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옥스포드 시내의 인기 카페입니다. 평일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반까지 하는 이 곳은 아침부터 문 닫을 때까지.. 조용한 시간이 없을 정도로 옥스포드 대학의 학생들, 교수들, 지역주민 할 것 없이 모든 커피 애호가들에게 인기인 곳이죠. 외관만 봐도 뭔가.. 커피 전문점의 포스가 느껴지나요?이곳에서는 그냥 아메리카노를 시켜도 커피가 진해서 짙은 커피맛을 느..

영국 늦봄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템즈강 둘레길 탐방

"영국 여행"이라 하면 대부분 런던, 에딘버러 같은 대도시 방문을 생각하지만 영국의 또 하나의 굉장한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이야 어느 나라에든 어느 산천에든 있는 것 아닌가 하겠지만 영국의 자연은 사람들과 훨씬 더 가까운 곳에, 바로 생활 속에, 일상 속에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이 템즈강 (River Thames)은 런던을 통과하여 남잉글랜드 지역을 관통하여 흐르는 강입니다. 이 Thames 강은 옥스포드, 레딩, 윈저를통과하여 런던으로 가는 강으로, 저희가 사는 아빙던 지역에도 이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이 템즈강을 따라서 나 있는 둘레길 중 아빙던 지역입니다. 이런 공공 둘레길은 National Trail이라 하여 도토리 모양으로 길마다 잘 안내가 ..

6만원으로도 넉넉한 부부의 한주간 식량 장보기

지난 주 우리 부부의 주말 장보기 한마당. 이 글이 사진만 등재된 채로 업로드 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그 사실을 발견. 이럴 수가! 집에서 가깝기는 웨이트로즈가 가깝지만 웨이트로즈 마트 물가가 비싸다 보니 일주일에 한번은 테스코를 가서 장을 보기로 하고 지난 주말은 드디어 테스코로 차타고 슝슝. 차로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이곳에도 평일에는 24시간이나 하는 마트이다. 우리가 사온 것은 42파운드.. 요즘 환율로 6만원 정도가 나왔다. 테스코에서 사는 대신 나름대로 유기능 물건을 많이 샀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웨이트로즈보다는 테스코가 싸긴 싸다!이 만큼이나 장을 봐도 6만원 정도. 서울 물가보다는 확실히 저렴한 것 같다. 소고기도 하나 사고.. 이건 사실 미역국 용으로 산 것인데,..

영국생활 2017.05.08

영국직장인의 일상 속 럭셔리, 전원 속 출근길

오늘은 영국 소도시 직장인의 일상 속의 럭셔리, 푸른 자연 속의 출근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런던과 같은 대도시에 인구집중도가 높기는 하지만 영국의 직장이 런던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큰 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들에도 Business Park이나 Science Park 이라 불리는 회사들이 모여있는 기업 단지, 과학기술기업 단지들이 조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런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경우 그런 도시나 인근 작은 마을에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런던이나 주요 대도시들은 사람도 많고 회사도 많지만 사람이 많아서 늘 복잡하고 대도시인 만큼 집세나 집값도 비싸다 보니 좀 더 조용한 곳에서 살면서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사는 영국의 Abingdon도 그런 지..

직장생활 2017.05.03

영국에서 도전하는 생애 첫 손칼국수!

영국은 4월 말인데도 아직 기온이 너무 낮다. 늘 4월은 날씨가 제멋대로 왔다 갔다 엉망이긴 했으나 올해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 아침 8시, Tintin은 출근 전 짧게 달리기나 하겠다며 날씨를 체크하는데, 이런, 0도다!! 이게 뭐야!!! 낮최고기온은 11도일 거라고 한다. 너무 추운 나머지 달리기는 바로 패스. 날이 추우니 지난주부터 나에게 붙어있던 감기도 떨어지질 않는다. 심하게 앓는 건 아닌데도 시름시름.. 기운이 빠지게 하는 요 몹쓸 감기! 이렇게 날이 추우니.. 자꾸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데, 왜 그런지 유독 맑으면서 걸쭉한 국물이 그리도 생각난다. 어제는 그래서 떡국을 해먹었는데, 오늘은.. 왠지 칼국수가 너무너무 땡긴다. 사실 며칠전 엄마와 통화하면서 엄마는 칼국수 한그릇 먹는게 그리 맛있..

영국생활 2017.05.01

셀프웨딩 준비시 결혼식 방식 결정 및 주요 유의점

몽실언니가 결혼한지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저의 셀프웨딩 준비과정에 대해 셀프웨딩 기획단계부터 최종 케이터링 준비까지 하나씩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 중 오늘은 (1) 셀프웨딩 준비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결혼'식' 즉, ceremony 진행방식에 대한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2) 셀프웨딩 준비 시 유념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1. 가장 먼저 결정할 부분은 결혼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결정내용: 결혼식 방식; 하객 규모; 식사 어레인지 및 예산 설정결혼식 방식: 저의 경우에는 시청에서 간단하게,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가장 가까운 친구, 지인, 가족만 모여서 하는 방식으로 결정했습니다. 비용도 비용이..

카드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전하는 영국인들

영국의 우편서비스는 Royal Mail이라 하여 이름 그래도 "왕실우편"이라 불립니다. 영국은 1970년대 영국의 대처 총리는 상당수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민영화를 단행하였으나 우편서비스 만큼은 민영화 되지 않고 영국 왕실의 자존심처럼 지켜지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유럽의 경제위기 당시에도 의료서비스에 대한 민영화 논의는 활발하였을지언정 영국의 우체국 축소는 많은 시민들의 반발을 살만큼 아직까지 영국인들에게 있어서 우체국, 그리고 우편서비스들은 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생일이나 결혼, 졸업, 자녀출산, 가족의 병환, 크리스마스, 새해 등등 중요하게 챙길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서로에게 직접 쓴 카드를 띄움으로써 인사를 전하는 편이고, 그런만큼 카드 판매 시장도 한국에 ..

영국생활 2017.04.27

한국의 70배나 되는 영국의 높은 주민세

유럽의 세금이 높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영국의 경우 유럽 대륙 국가에 비해서는 세금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대륙 유럽 국가들의 경우 국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적연금, 즉 한국의 '국민연금'과 같은 국가가 운영하는 연금제도에 들어가는 기여금이 한국보다, 그리고 영국보다도 훨씬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세후소득이 더 줄어들게 되는 경향이 있을 것입니다. 다른 세금들을 차치하고서라도 한국인들이 영국에 오면 가장 놀라게 되는 부분이 바로 한국의 '주민세'라고 볼 수 있는 "Council Tax"입니다. 이 카운슬 택스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주민이면 누구든 납부해야 하는 주민세로, 한국인 기준에서 생각할 때는 그 수준이 말도 못할 만큼 높습니다. 주민세는 지방세 ..

영국생활 2017.04.26

영국의 한인들이 사랑하는 반찬, 훈제고등어!

지난주 시름시름 감기를 앓은 탓에 장보기도 귀찮고 요리하기도 귀찮고.. 신혼 재미 내느라 매일 같이 이것 저것 요리를 해먹던 몽실과 Tintin은 당분간은 그냥 좀 간단히 식사하자고 뜻을 모았다. 일요일, 오후 4시면 죄다 닫아버리는 마트들이 문을 닫기 바로 20분 전에 황급히 마트에 들러 우리가 사 온 것은 훈제고등어와 달걀, 파, 우유, 견과류, 페퍼민트 티. 새로운 한주를 앞두고 본 장인데도 불구하고 이 간단한 물품들은 요리에 별 뜻이 없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듯.우리가 오늘 사온 훈제고등어는 영국 슈퍼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반찬거리다. 우리가 산 것처럼 아무런 특별한 양념도 되어 있지 않은 훈제고등어가 있는가 하면 후추가 ..

영국생활 2017.04.25

영국 비자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한 비자발급 방법 (2)

지난 글에 이은 연결편으로, 영국 내에서 비자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를 이용한 비자신청 방법 중 비자 신청서 작성부터 비자 발급과정에 대한 설명입니다.비자신청,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 예약에 대한 정보: http://oxchat.tistory.com/79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를 이용하여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본인에게 필요한 비자 종류와 비용 확인하고 지불방법 (신용카드나 데빗카드 -한국식 체크카드)) 준비하기.IHS (Immigration Health Surcharge) 납부하기Premium Service Centre에 약속 (appointment) 예약하기. Visa Application Form 작성하기.프리미엄 서비스 센터 (Premium Service Centr..

영국생활 2017.04.24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런던 근교의 숨겨진 명소

영국에는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는 숨겨진 명소가 정말 많습니다. 주로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따라서 다양한 걷기/자전거 코스가 잘 개발되어 있어서 시간만 있다면 영국의 국립공원이든 어디든 주요도시에서 조금만 교외로 나가면 정말 멋진 자연과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참 많습니다. 자연을 좋아하시는 분들, 영국인들처럼 일상을 보내보고 싶으신 분, 영국의 자연을 가까이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오늘은 여러분들이 방문하곤 하는 관광지 인근에 있는 색다른 자연이 있는 곳을 몇군데 시리즈로 소개할까 합니다. 오늘은 그 중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Wittenham Clumps 라는 곳을 소개할까 합니다. 전에 소개한 대로 영국인들에게 공원이나 자연은 정말 중요한 삶의 일부입니다. 영국에서 시간 보내기를 ..

영국살이 신혼부부의 술상 장보기

미리하는 한줄평: 이 집에서도 이런 장보기가 일어나는 일이 있다니.. 그것도 건강한 식생활을 상당히 중시하는 남녀가 함께 살고 있는 바로 이 집에서도..소소한 저녁 산책의 재미: 산책을 핑계로 한 장보기 vs 장보기를 핑계로 한 산책저녁을 먹고 산책을 한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그냥 늘어지고 싶지 굳이 다시 옷을 챙겨입고 나가서 산책을 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왠만해선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진다. 이런 우리를 산책으로 이끄는 핑계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마트놀이. 급하지도 않은 무언가를 사기 위해 산책을 가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산책을 나가는 김에 뭐라도 사오자.. 뭐라도 이유가 없는 산책은 뭔가 불안하고 지겹고 낭비같이 느껴지는 것인지.. 밖에 나간 김에 뭐라도 해와야 뭔가 뿌듯한 ..

영국생활 2017.04.19

비자급행료가 1500만원? 비자신청방법에서 엿보는 영국의 시장자본주의

오늘 몽실언니의 중요한 일정은 영국에서 비자를 발급받는 일입니다. 여러 비자 종류 중에 제가 이번에 발급받은 비자는 '배우자' 비자입니다. 가족 비자 중에서 '배우자' 카테고리로 지원하는 것이지요. 이전까지는 늘 학생비자를 발급받았던터라 비자 문제가 비교적 쉬웠습니다. 학교가 공식적 비자 '스폰서'가 되므로, 온라인으로 작성한 폼을 출력해서 학교 직원에게 한번 검토를 받고, 최종본을 사인해서 출력하면 학교가 직접 우편으로 영국 Border Office (보더 오피스 - 이민국)로 저희 서류를 보내고, 비자가 발급되면 서류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식이었습니다. 학교의 비자 담당 직원이 저희 서류를 미리 한번 검토해주므로 서류 작성에 약간의 실수나 오류가 있어도 직원에게 바로 바로 질문도 할 수 있고 조언도..

영국생활 2017.04.17

오븐에서 참숯을 꺼낸 날

누가 레서피대로만 하면 맛난 요리가 나온다고 하였는가! 레서피대로만 해도 절대 원하는대로의 맛이 곧이곧대로 나지 않는 것이 요리이다. 침대가 과학이라고? 요리야말로 과학이다!! 난 과학엔 어릴 때부터 그리 흥미가 없더니 요리에도 참.. 취약하다. 레서피라는 것을 볼 때면 여러 재료가 나열된 리스트만 봐도 마음에 거부감이 일어나고 복잡한 과정 설명은 더더욱 복잡해서 내 본능이 그 과정을 읽기를 거부할 때가 많다. 그런 나도 요리에 도전해보기로 하였으니!! 그것은 단지 내가 결혼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요, 나도 좀 사람답게 여러가지 맛난 음식 해 먹는 재미도 누려보며 그렇게 살아보자는 마음에 시작된 일이다. 결혼을 해서 가장 좋은 일이 있다면 독립된 부엌을 쓸 수 있다는 것.. 너무너무너무.. 셀 수 없을 만..

영국생활 2017.04.14

침대에서 시작되는 신혼부부의 기싸움

결혼한지 오늘로 2주하고 5일이 되었다. 오랜 싱글생활 끝에 결혼을 했고, 오랜 연애 끝에 한 결혼이기도 하다. M이 그랬다. "연애를 오래 하면 결혼이 힘들고, 연애가 짧으면 결혼은 쉽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난 이해하지 못했다. M은 10년 연애 끝에 결혼을 한 친구였다. 그리고 M은 덧붙였다. 연애를 오래 하면 결혼은 힘들지만 결혼 하고 나면 쉬운데, 연애가 짧으면 결혼은 쉽지만 결혼 한 뒤는 힘들다고. 실은 M은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덩치도 더 작아서 나에겐 애기같아 보이는 동생인데 사실 그이의 직관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연애를 오래 한 커플들은 결혼할 상황이 되지 않아서 연애가 긴 경우가 많아서 결혼이 쉽지 않은데, 오랫동안 연애를 해서 서로를 워낙 잘 아는 만큼 결혼 이후는 베프와 결혼한 ..

셀프웨딩으로 스몰웨딩 하기: 메이크업/헤어/사진편

지난 포스팅에서 저의 셀프 웨딩의 스드메 중 드레스 부분을 적어보았습니다. 다시 언급하자면 저의 스드메는 아래와 같이 준비되었습니다. 드레스의 경우 인터넷으로 중국에서 배송되어 오는 저렴한 웨딩드레스로,메이크업은 화장을 곧잘 하는 친구가,헤어는 (셀프 고데기로 할 계획이었으나) 당일 아침에 함께 있던 친구가,웨딩슈즈는 eBay에서 한번 쓴 중고 슈즈를 아주 놀라운 가격에 낙찰,사진사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무료사진사 섭외.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가운데 메이크업과 헤어, 그리고 사진사 섭외 부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웨딩 메이크업메이크업은 저에게 드레스며 반지 구입을 종용했던 J가 해주기로 했습니다. J는 원래도 예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재능도 많고, 이미 친구들 결혼식에서 화장을 두어번 해준 적도 있습..

전업주부 2주 4일차

전업주부라는 말은 나에게 붙이기 좀 어색하지만 그렇다, 나는 현재 전업주부가 되었다. 전업주부라는 말 보다는..그냥 "집에 있다"는 말이 더 편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남편을 깨우고, 회사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뒷정리를 하고, 빨래도 가끔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장도 가끔 보고, 반찬도 만들고, 국도 끓이고, 밥상도 차리고.. 살림이 힘들지는 않다. 원래 늘상 하고 살던 것이니까.다만 살림으로 하던 일의 몫이 늘어난 것은 조금 힘들다. 그렇지만 함께 사는 이가 해주는 살림의 몫이 있으니 그걸 생각하면 그리 힘들다고 투정만 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밥을 더 잘 차려 먹으니 살은 좀 붙지만 일상적 행복이 늘어난다. 나름대로 신경써서 저녁밥상을 차려주면, 나름대로 남편의 애교와 정성이 담긴 간식상에 웃음..

영국에서 셀프웨딩을 위한 웨딩드레스 장만하기

오늘의 주제는 한국의 일반적 결혼과도 다르고, 영국의 일반적 결혼과도 너무나 다른, 재미있는 셀프웨딩 준비기, 그 중 스드메 준비 이야기입니다. 저와 같이 셀프웨딩, 본인의 형편에 맞는 자기만의 웨딩을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정보 및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하였듯이 결혼 반지를 구입하고, 약혼을 간소하게 치렀으니.. 이제는 소위 말하는 '스드메'의 차례입니다. 저렴하지만 뜻깊은 결혼예물 준비하기 보러가기: http://oxchat.tistory.com/72'스드메'에 대한 저의 원래 계획 및 예산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원래 계획: 스튜디오촬영은 당연히 따로 없고, 드레스는 한국돈 20-30만원 사이로 하고 싶었으며, 메이크업은 아예 하지 않을 계획이었습니다. 메이크업도 안..

저비용 셀프웨딩의 후작업: 파티물품 판매하기

태어나서 무언가를 중고로 사 본 적은 있어도 중고로 팔아본 적은 여지껏 없었다. 그런데 내가 사 본 증고물품이랄 것도 전시물품이거나 박스가 손상되어서 중고처럼 판매되는 것을 구입한 것들일 뿐, 정말로 누군가가 쓰던 것을 산 것은 벼룩시장에서 Robert 아날로그 라디오를 £3의 헐값에 사 본 것이 전부이다. 중고물품을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구입해본 것은 이번에 결혼 준비를 하면서이다. 일단 중고로 구입하여 결혼에 쓴 물건들은 중고판매자들이 자신들의 결혼식에 쓰고 나서 판매한 물건들이다. 따라서 우리도 좋은 값에 사서 깨끗이 잘 쓴 뒤 되팔기로 애초부터 마음먹고 있었다. 그렇게 중고를 사서 중고로 판매될 웨딩물품 그 첫번째는 바로 유리 케잌스탠드이다. 이런 케잌 스탠드를 잘 활용하면 음식 태이블을 훨씬 ..

Waitrose에서 2만원 장보기

오늘은 결혼하고 처음으로 동네 마트에서 처음으로 장을 본 날입니다. 새로 이사를 온 신혼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트가 Waitrose 인지라 저 혼자 장을 볼 때는 이 곳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저렴하게 Tesco를 가려면 30분도 넘게 걸어가거나 그 얼마되지 않는 거리를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내리고 또 타고 내리고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영국에서 가장 비싼 슈퍼마켓 체인인 웨이트로즈를 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장을 보러 간 진짜 이유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재활용 쓰레기 전용 쓰레기봉투를 살 수 있을까 하여 간 것인데, 정작 사고자 한 쓰레기 봉투는 판매하지 않아서 사지도 못하고 결국 다른 찬거리용 식재료만 사들고 돌아왔습니다. 현재 세들어 사는 곳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

영국생활 2017.03.30

나만의 스몰웨딩 셀프로 준비하기-프롤로그

결혼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개인의 생각에 따라서만 준비할 수도 없는 것이 한국에서 결혼하는 대부분의 이들의 실정일 것입니다. 오죽하면 한국에서는 당사자간의 결혼이 아닌 "집안"과 "집안"의 결혼이라든지, 혹은 양가의 "부모"가 중심인 결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에서 결혼하는 경우 대부분 양가 부모님간의 의사 조율에 더하여, 주변 지인들의 애정어린 조언들 또한 때로는 부담과 압박이 되곤 하는 것이 결혼의 실태인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들의 생각에 따라 자신들의 뜻에 따른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외국살이 중 결혼의 이점외국에 산다는 것은 이럴 때 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부모님께서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다 보니 개입하실 ..

시청에서 하는 영국의 스몰웨딩

영국에서도 결혼식은 돈이 많이 드는 행사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영국인들은 일반적으로 결혼식장 대여, 파티비용, 허니문, 결혼반지, 드레스비용을 포함하여 약 2만5천파운드에서 2만9천파운드의 돈을 쓴다고 합니다 (§ 영국인들은 결혼에 얼마나 되는 돈을 쓸까? http://oxchat.tistory.com/38) 그렇다면 결혼식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기 싫은 경우, 혹은 쓸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동거 일단 너무 간단하게 동거를 할 수 있겠지요. 실제로 주변에서 친구들을 보면 결혼식을 하지 않고 함께 살다가 아이가 생겼을 때 결혼을 하는 친구가 있기도 하고, 결혼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낳고 결혼한 것과 다름없이 사는 외국친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거라고 해서 부모님 허락 없..

영국인들은 결혼식에 얼마를 쓸까?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결혼을 할까요? 기독교 전통이 있는 나라들에서 결혼은 교회결혼식을 할지 시청결혼식을 할지 선택할 수 있는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세부적인 규정과 절차들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영국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의 결혼식 영국에서의 결혼은 절차적으로 한국에 비해 좀 더 가까롭습니다. 한국은 결혼'식' 자체를 여러가지 준비로 까다롭게 하는 데에 반해, 영국에서는 '결혼'을 공식적으로 하는 것을 꽤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지요. 영국에서 결혼을 하려면 먼저 신랑과 신부가 당연히 필요하겠죠? ^^ 그리고 최소한 두 명의 증인이 꼭 필요합니다. 여기까지는 한국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국가에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결혼'식'을 해야 하며..

영국생활 2017.03.02

이끼들도 잘 자라는 영국의 봄

오늘은 이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에 살면서 나무, 새, 다람쥐 등 여러 자연과 친숙해졌지만 그 못지않게 아주 친숙해졌지만 아직도 조금은 낯선 자연, 이끼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끼를 너무 좋아해서 일부러 집안이나 야외 가든에 키우려고도 하던데, 저는 왜 그런지 이끼를 아주 최근까지도 많이 무서워했습니다. 한국에 살던 당시에는 물에 끼는 물이끼 외에는 별로 이끼를 볼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끼라는 것 자체가 참 생소했지요. 영국에서 지낸 지 몇년이 되었던 어느날 땡땡님과의 데이트를 이어가던 중 어느날 땡땡이 저에게 질문을 합니다. "몽실, 넌 나중에 어떤 곳에 살고 싶어?" 라고. "저요? 음.. 전.. 좀 조용하고..자연도 가깝고 그런 곳에 살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영국생활 2017.02.28

새 돌보기를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

봄에 움트는 새 생명들은 비단 풀과 꽃들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동물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국사람들은 가든 가꾸는 것을 좋아하고 하다 보니 가든에 날아드는 새들은 영국 가든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영국사람들은 겨울이면 새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새밥을 주는 통을 가든에 두기도 하고, 봄이면 새들이 알을 품기 좋게 도와주기도 한답니다. 특히 초봄이면 새들이 활기를 띄는데 아직 나무에 잎이 무성히 자라기 전이라 나무에 앉아있는 새들을 포착하기에도 너무 좋은 시기이죠. 오늘은 영국인들의 새사랑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아래 사진에 녹색통 보이시죠? 저것이 바로 새들에게 밥을 주는 새모이통입니다. 저 통 안에 땅콩 같은 것을 넣어두면 새들이 와서 집어먹어요. ..

영국생활 2017.02.28

'눈방울' 꽃이 알리는 영국의 봄 소식 (1)

안녕하세요! 영국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다시 소식을 전하네요. 겨울이 가고 이제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환절기에 접어들다 보니 몸이 약한 (?!) 이 몽실언니는 감기몸살에 시름시름 앓다 이제야 좀 기운을 차렸습니다. 오늘은 봄 소식을 알리는 예쁜 들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에서는 봄이 찾아오는 것을 한결 길어진 해의 길이와 한층 따뜻해진 기후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 보다 더 시각적으로 봄을 알리는 것은 수수하면서도 화려하기 그지 없는 알록달록한 봄의 야생화들입니다. 그 중 단연 손꼽히는 것이 바로 'snowdrop' 즉,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눈방울'이라 부를 만한 하얀 수선화과의 야생화와 오색찬란한 spring crocus로, 붓꽃과의 야생화입니다..

영국생활 2017.02.24

어느 과일광의 영국 만오천원 장보기

저는 정말 과일을 좋아합니다. 부드러운 과일은 부드러워서, 아삭거리는 과일은 아삭거려서, 시큼한 과일은 시큼해서.. 제가 좋아하는 달콤한 과일은 감이 유일한 것 같은데, 감은 달콤하면서도 그 식감이 너무 좋아요. 이런 과일광에게 영국의 과일값은 참 친절합니다. 오늘은 칼리지 버스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오려고 마음을 먹으니, 무거운 과일들을 좀 사서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일이 무겁다 보니 왠만하면 차 편이 편리할 때 쇼핑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아무리 과일을 좋아하기로서니 그 녀석들 때문에 제 어깨가 너무 아프면 제가 사랑하는 과일들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그럴 수는 없죠. 사랑하는 나의 과일들을 원망하게 되는 일을 만들 수는 없으니, 왠만하면 마트에서 집까지 도어 투 도어로 도보 ..

영국생활 2017.02.17

스윈던 가는 길에 생긴 일

어제는 친한 동생 S를 만나러 스윈던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남편 직장이 스윈던이라 몇 해전 이곳으로 이사를 왔지요. 스윈던은 옥스포드에서 사쪽방향으로 기차로 약 30분, 차로는 약 한시간 떨어진 인구 약 20만의 꽤 큰 도시입니다. 단 기차로 갈 경우 디드콧 ( Didcot Parkway) 에서 기차를 환승해야 해서 운이 좋으면 36분에 갈 여행이 때로는 환승대기 시간에 따라 한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하는데 오늘 제 여행 예상 소요 시간은 52분. 아주 운 좋은 경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쁘지도 않습니다. 아래는 오늘의 여정. National Rail Enquiries 라는 앱을 설치하면, 실시간 열차 현황도 알 수 있고 내 여정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아주 유용한 앱이지요! 영국 여행하며..

영국생활 2017.02.16

영국 공원의 다양한 동물들

먹고 살기 힘든 가운데 여행이 소수들만 즐길 수 있던 럭셔리였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많은 나라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것이 자랑거리였습니다. 우리나라가 1995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그 당시만 해도 일인당 국민소득이 일만불이 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먹고 살기 힘든 가운데 겨우 휴가를 내어서 해외를 나갔으면 최대한 많은 곳을 가보고 많은 것을 보고와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것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요즘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목적을 갖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세계여행을 하는 커플이나 부부, 형제, 모녀, 모자 등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한 도시에서만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에서 사는 듯한 방식의 여행..

영국생활 20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