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공부하기/석박사과정 공부

영국 대학원 유학 가이드: 에세이 쓰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8. 9. 26. 09:00

안녕하세요!  영국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영국으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러 오시는 분들을 위해 영국 대학원에서 작성하게 되는 "Essay (에세이)"가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국내에서 줄곧 교육을 받다가 박사를 하러 영국에 온 저는 "Essay를 써서 제출하라"는 과제를 받고 참.. 당황했습니다.  에세이가 뭔지 몰랐기 때문이죠.  이건 마치..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처음 가서 대학 수업에서 "리포트"를 작성해서 제출하라고 했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비슷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리포트가 뭔지, 뭘 써야 하는지, 어떤 형식으로 써야 하는지, 들어본 적도 배워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수업 과제로 요구받았을 때의 당황스러움..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첫 과제로 주어진 것이, 여러 주제들 중 관심 주제를 두가지를 골라 그에 대해 에세이를 써서 제출하는 것이었는데, 에세이가 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이 없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와 같이, 국내에서만 교육을 받아 영국식 "에세이 작성"에 대한 감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오늘 글을 써볼까 합니다.

에세이는 언제 쓰는가?

일단, 수업에서 과제로 제출해야 할 일도 있고, 박사과정의 경우 supervision 혹은 tutorial 이라 부르는 일대일 수업에서 본격적 논문 쓰기에 앞서 간단히 에세이를 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부생들의 경우 보통 1,200자 내외의 에세이를 쓰게 되는데, 대학원에서는 보통 2,000자 내외의 에세이를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학창시절에는 "에세이"는 자유로운 글쓰기에 따라 작성된 수필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영국에서 특히 문과 수업, 특히 사회과학에서의 에세이는 자신의 주장을 담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구체적인 질문이나 주제에 대한 글로, 자신의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거를 제시하는 글, 그것이 에세이입니다.  

논거를 제시하는 방법

아카데믹한 환경에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는 "이론적" 논거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쳐나가되, 그 근거는 기존 연구들, 즉 기존 학자들의 연구, 기존학자들의 주장이 바로 논거가 됩니다.  따라서, 관련된 책이나 저널 아티클을 충분히 읽고, 각 학자/저자의 주장을 활용하여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글을 쓰는 것이지요. 

'다른 학자들이 어떤 연구를 통해 어떤 결과를 밝히며 어떤 주장을 하였는지', 그리고 '그런 주장들이 어떻게 내 주장을 뒷받침하는지' 적어가면서 내 주장에 독자를 설득하는 글을 쓰는 것입니다.  

독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내 주장과 다르거나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의견도 충분히 언급하고, 그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도 효과적 방법이겠지요.  그러므로 내 주장을 뒷받침하는 기존 연구 뿐만 아니라 내 주장과 상이한 주장들도 언급하며 왜 그 주장들보다 내 주장이 더 타당한지 또한 논리적으로 밝혀주면 좋습니다. 

표절 피하기:  제대로 된 "인용"과 paraphrasing 

이렇게 다른 학자들의 저술과 연구들을 활용해서 적는 만큼, 기존 연구를 제대로 된 방식에 따라 "인용"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한국의 대학에서는 "인용"과 "표절"에 대해 충분히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외국에 와서 글쓰기를 할 때 충분히 "인용"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내가 내 연구를 통해 밝혀낸 사실이 아니라, 타인의 주장과 견해를 언급하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그 연구/견해의 원저작자를 밝혀줘야만 합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인용입니다. 

또한 책이나 저널 아티클에서 읽은 내용 중 "직접 인용", 즉 따옴표를 통한 직접인용 표시 없이 세 단어 이상을 그대로 따라 쓰게 되면 그것은 표절입니다.  영국 대학/대학원에서는 한국에 비해 이 "표절"과 "제대로 된 인용"에 대해 상당히 엄격하게 다루므로 충분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표절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 paraphrasing 하는 것인데요.  이는 곧 '같은 내용을 다른 표현을 써서 쓰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세 단어 이상을 그대로 따다가 쓰게 되면 표절이므로, 교수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저술이나 아티클을 읽고 그 중 나에게 필요한 내용을 영어로 summary를 하거나 paraphrasing을 하여 나의 언어로 적어서 메모한 후, 그걸 활용하여 내 에세이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데.. 하다 보면 어떻게든 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표절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관련 추천도서:

위에서 언급한 타 학자/저자의 저술과 아티클을 읽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대한 내 견해를 덧붙여 쓰는 것을 literature review (기존문헌 연구) 라고 합니다.  특히, 내 논문/에세이에 필요한 글을 읽고,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에 맞게 타 저술을 비판적으로 읽고 제시하는 것을 말하죠. 

요즘은 한국대학에서 논문작성법에 대해 충분히 제대로 가르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그런 수업을 들어본 적 없이 대학원에 진학했고,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을 쓰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literature review를 하는데, 그 때도.. 참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논문을 참고하며 '아, 대충 이런 식으로 하는 게 literature review구나' 하고서는 그렇게 저도 논문을 썼던 것 같은데요.  

바로 아래의 책이 당시의 저처럼 literature review를 배우거나 해 본 적 없이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영국 아마존 사이트에서 중고서적으로 1.99파운드 (3천원 내외)에 구입가능하네요.  전 예전에 제값을 주고 샀던 기억이..ㅎㅎㅎㅎ 아무튼, 꽤 인기있고 학교에서도 많이들 추천하는 책이니, literature review에 대해 배우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쯤 살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맺음말: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글인데, 영국으로 처음 유학와서 에세이 작성을 앞두고 고민 중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