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고민 4

2022년 3월 30일, 워킹맘 포기를 선언하다!

오늘은 저에게 정말 중요한 날입니다. 꼭 기록해둬야 할 날이에요. 그래서 바쁜 일 다 제치고 블로그에 들어와서 이렇게 기록에 남겨봅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들이 영국 어린이집을 다닌지 1년 하고 2일이 지난 날입니다. 바로 오늘, 저는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이야기했어요. 5월부터 주 4일로 바꾸고, 6월부터는 주 3일로 바꾸고 싶다고 말이죠. 더이상 전업맘을 하지 않고, 일 욕심 내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을 늘리기로 결심한 날입니다. 몇달에 걸쳐, 아니, 아이들을 주 5일 보내는 거의 내내 고민했던 것 같던 그 고민의 답을 내린 날입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실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날이구요. 아이들은 지난 1년간 주 5일 풀타임으로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영국 어린이집은 한국 어린이집과 달리 원하는 요..

나를 당황하게 한 아이의 질문: 엄마, 동생은 안 사랑해?

오늘 아침이었다. 늘 동생보다 늦게 일어나는 형아 잭. 첫째는 어릴 때부터 저녁형인 편인데, 둘째는 날 닮았는지 아침형 인간이다. 몇 시에 자건 아침에 일어났다 하면 에너지가 넘친다. 반면 첫째는 일어나도 누워서 뒹굴어야 잠이 깨고, 아침에 입맛도 별로 없는 편. 먼저 일어난 둘째는 남편이 이미 간단히 아침을 먹였다. 이제 첫째 차례. 아이는 오트밀에 사과와 메이플 시럽을 넣어달라고 주문했고, 남편이 아이가 주문한대로 아침 식사를 준비해줬다. 남편이 잭 밥을 준비해주는 동안 나는 두 아이의 외출 복장을 준비하고, 아이 가방에 여벌 옷도 챙겨넣었다. 그리고 남편과 역할 교체. 남편이 둘째 뚱이에게 양치를 시키고 옷을 입히는 동안 나는 밥 먹는 잭 옆에 앉아 잭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도 하고, 아이 볼을 쓰다..

[엄마의 단상] 나만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나, 비정상인가요?

오늘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는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친정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신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며칠 전부터 아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밤마다 울고 깨고를 반복하다 보니 부모님 가셨는지 어떤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를 너무너무 싫어해서 아이를 보낼 때마다 곤욕이었다. 한번은 아이를 데려다 주는데 함께 가셨던 아버지께서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시더니, “애를 보내고 돌아와 집에 이렇게 있으니 애한테 너무 미안하네. 이렇게 있어도 괜찮은 걸까?” “그럼 어떻게 해요. 그래도 보내야죠. 저도 일을 해야 하는데.” 여기까지만 하면 될 건데, 나는 나도 마음이 아렸던지라 괜히 아버지께 뾰족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럼 애 보니지 말고 ..

우리아이의 현실 장난감과 엉뚱한 놀이

요즘 우리 아이의 장난감 바구니는 다름 아닌 스테인리스 믹싱 볼이다. 아이가 요즘 잘 갖고 노는 장난감은 모두 저기에 들어있다. 사실.. 장난감이라 할 만한 건 별로 없고 죄다 치발기에, 딸랑이 몇개, 그리고 아이 이유식 용품 몇개. 내 부채도 어쩌다보니 아이 장난감통에 들어있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인형 두세개, 딸랑이 한두개, 치발기 두어개 외에는 나와 있는 게 없었다. 오랫만의 화상전화로 잭의 노는 모습을 본 작은 언니는 아이 장난감 더 꺼내주라고, 또 스테인리스 볼을 꺼내주면 소리내는 놀이를 재밌어할거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아이가 혼자 노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고, 그래야 내가 덜 힘들거라고. 그렇게 우리 부엌에서 거실로 나오게 된 믹싱볼. 처음에는 낯설어하더니 이제는 소리를 댕댕 내며 잘 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