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육아일기 2017-20

생후 9개월, 뭐든 잡고 서는 시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8. 9. 19. 12:01

생후 9개월, 우리 아이의 "잡고 서기" 능력이 좋아지면서 아이가 탐험할 수 있는 세상은 전에 없이 넓어졌다.  아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겠지만, 부모에게는 바야흐로 아이에게 위험한 상황이 늘어나는 것이므로 더욱 더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일단.. 어느정도 "자신있게 잡고서기" 능력이 갖춰진 후로는 뭐든지 잡고 선다.  일단.. 티비 선반 같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사진: 티비선반에 아이가 부딪힐까봐 서랍고리에 손을 댈 수 없게 테이프를 칭칭 감고, 코너마다 코너보호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제 키로는 닿기 힘든 리클라이너 소파도 어떻게든 잡고 서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실 아래 사진처럼 의자부분을 잡고 서려면 얼마든지 편히 설 수 있는데, 굳이 저 높은 손잡이쪽으로 올라오려고 용을 쓰니..

어떻게든 의자 손잡이부분을 잡고 서 보려고 애를 쓰다 보니 아래 사진처럼 손가락 끝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그나마 거실에는 크게 다칠 구석은 별로 없는데, 문제는 부엌이다.  부엌은 위험요소가 많아서 아이의 출입을 금지하다시피 하다가 아이에게 부엌을 봉인해제한 것은 몇주 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오븐을 잡고 서니.. 그 전에는 그나마 종종 썼던 오븐을 이제는 혹여라도 아이가 뜨거운 오븐을 건드리기라도 할까봐 오븐 사용 전면 중단!

오븐 손잡이들이 잡고 서기 딱 좋다 보니 아이의 오븐사랑은 멈출 수가 없다.  게다가, 보너스로 오븐유리가 거울처럼 자기 얼굴을 비춰주니,

잭 입장에서는 꿩먹고 알먹고!  아래 사진은 오븐에 비친 자기 모습 (아직 그게 자신의 모습인지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겠지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아이.  자기와의 아이컨택! ㅋ 

오븐 위에서는 늘 뜨거운 요리가 진행 중인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이면 아이를 오븐에는 서지 못하게 하고 있고, 오른쪽에 달린 장갑도 아이가 혹여라도 잡고 매달릴까봐 지금은 손잡이에 매달아두지 않는다.  아이가 모든 것을 잡고 서서야.. 위험요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문제는 세탁기!  세탁기가 돌아가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돌아가지 않더라도 문이라도 열려있으면 당장 달려와서 문제..ㅠ 그래서 문은 항상 닫아둬야 해야 세탁기 속을 제대로 말릴 기회가 없다. 

아래사진처럼 세탁기를 잡고 서기만 해도 저렇게 좋아한다. 

세탁기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안에서 빙글빙글 뭐가 돌아가는 것도 신기하지만, 오른쪽에 동그란 스위치가 빙글빙글 돌아가니 그 또한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빨래가 돌아가는 중에 아이가 저 다이얼을 돌려서 세탁을 중지시켜 버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ㅠㅠ 그럼 세탁을 처음부터 다시 돌려야 한다는.. 게다가 다이얼을 돌리거나 화면부분을 손으로 치게 되면 화면 부분에 남은 세탁시간도 표시되고 하니, 이렇게 반응적인 기계는 아이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고도 넘친다.

이제는 뒷가든으로 연결되는 문도 잡고 서는 데 문제가 없다.  아빠가 쓰레기를 버리러 뒷가든을 통해 나간 사이, 아이가 문에 매달려버렸다.  그 바람에 아빠는 가든에 갇히는 (?!) 신세가 되었다.  아이가 비켜줘야 문을 열 수 있는데, 아이가 저렇게 문에 매달려 있으니..

(사진:  틴틴의 체크무늬 바지는 팬티가 아니라 반바지입니다 ^^;;;; 팬티냐는 오해를 많이 산다는 ㅋㅋ)

그 덕에 아래와 같은 이쁜 사진도 찍을 수 있긴 하지만, 이쁜 사진보다는 안전이 우선이기에.. 우리는 아이가 혹여라도 뒤로 꽈당할까봐 너무 걱정이 된다는.. 

(사진: 유리 밖의 아빠 손가락을 만져보려는 잭.  귀여운 것!)

우려하던 상황은 결국 터지고야 만다.  자기 키로는 어림도 없는 테이블 위를 잡고 서더니.. 결국 내가 못 본 사이 꽈당하고 넘어져서 오른쪽 아랫부분의 다리 연결 부분에 얼굴을 부딪히고 "으아아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깜짝 놀라 달려가서 아이를 안아 달래고 얼굴을 확인하니.. ㅠㅠ바로 멍이 들어버렸다. 

(사진: 우측 볼이 벌겋게 부은 가운데 희미하게 세로로 한줄 멍이 들었다.)

저 멍은.. 며칠이 지난 오늘까지도 아직 남아있다는.. 안타까운 사실..

뭐든 잡고 서려 하니 기특하기도 하면서도 점점 더 많은 주의와 보호를 요하니, 나와 틴틴은 더욱 더 바쁘다.  잠시 한눈을 팔았다 하면 그 한눈 판 시간에 바로 사건이 터진다.  아이들은 '아차'하는 순간 다치기 쉽상. 

아이가 다치는 일이 최대한 적도록.. 신경을 써줘야겠다.  아이 멍도 아무쪼록.. 빨리 없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