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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방] 재래시장에서 만오천원 야채장보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2. 15. 07:43
어제 고척근린시장 야채가게에서 사 온 야채들.  이만큼.. 딱 15,000원! 영국돈으로 10파운드 남짓한다고 생각하니, 한국 재래시장 야채도 정말 가격이 저렴하다!  시어머니께서 가장 신선한 야채를 판다고 하시는 집에 가서 사왔는데, 어머님 말씀대로 정말.. 모든 야채가 품질이 좋다!

영국에서도 새송이버섯을 파는데 (옥스퍼드 커버드마켓에서는 새송이 버섯 from South Korea 로 되어 있는 것 두개에 3.5파운드 (5천원!!)에 파는 것을 눈물 흘리며 사먹은 적이 있다.  그 후로는 너무 비싸서 거기선 사먹지 못한다는..  그런데 이건.. 이 한팩에.. 얼마였더라.. 2천원?? 기억이 안나지만 엄청 저렴했다!

영국에서는 구할 수도 없는 파래!  파래 3단에 단돈 천원.

이건 캐임브리지의 J의 아들이 파래를 잘 먹는다길래 우리 잭도 잘 먹으려나 싶어서 한번 사봤다.  파래무침은 나도 너무 좋아하는데, 파래로 아이 먹을 이유식은 뭘 만들 수 있나 찾아보니 파래굴이유식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나중에 도전해볼 계획! 

그리고 아래는 국내산 양파.  국내산이 아닌 것은 “수입”이라고 적혀있는데, 어느 나라에서 온 것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좀 재밌는 현상.  중국이거나 일본이어서 굳이 밝히지 않는 것일까?

속이 노란 한국 애호박!  애호박 볶음과 애호박전도 먹고 싶으나.. 오늘 저녁에 끓인 되장국에 모두 들어가버렸다.  다음에 또 사와야지.  국내산 애호박은 하나에 천원.  비싼 듯하긴 하지만 하나만 낱개로 살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다. 

이건 한국 오이!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사촌언니네 (미국인) 형부가 한국 오이가 너무 맛있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오랫만에 오이도 한번 사봤다.  

오랫동안 한국 식재료를 못 먹다가 먹어보니 맛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영국 오이는 좀 쫄깃쫄깃한 느낌이 있는데, 한국 오이는 훨씬 단단하고 아삭아삭했다.  

잭에게 오이를 좀 깎아 쥐어주니 아이도 영국오이는 이렇게 잘 먹지 않는데 한국오이는 꽤 오래 씹어먹고 나중에는 잘 갖고 놀았다. ^^

시금치 두단은 잘 씻어 데친 후 조물조물 무쳐 시금치 무침 완성!

초봄이면 냉이와 달래 된장국을 정말 좋아했는데, 시장에서 너무나 친숙한 냉이가 보여서 반근을 사왔다.  “냉이” 이름도 생각나질 않아서 아주머니께 “아주머니, 이게 이름이 뭐죠?”라고 여쭤봐야했다. 

냉이를 잘 씻어 (여러번 씻어도 계속 흙이 나와서 엄청.. 손에 동상 걸릴 만큼 많이 씻어야 했다) 된장국 완성!  

느타리버섯도 사 왔는데, (이것도 엄청 저렴했음! - 특히 영국에 비해) 버섯국을 끓여서 잭에게 먹여볼까 생각 중이다. 

한국 시금치를 오랫만에 보니 얼마나 이쁘고 좋던지!  잘 데친 것을 찬물에 헹구어 가지런히 놓으니 너무 이쁘다! ㅋ 아무것도 양념하기 전에 돌돌 말아 한뿌리 먹어보니.. 미나리 데친 것을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시금치가 너무 맛있어서 아이에게도 한뿌리 건네줬더니 잭도 냠냠~ ㅋㅋ 입에 물고 놀다가 아주 조금 먹고 나머지는 모두 냉장고 옆면에 물미역처럼 붙어있었다. ㅋ

시금치를 줬는데도 왼손에 들고 있던 오이를 놓지 않은 잭 ㅋ

시댁에 하이체어가 없어서 바닥에서 아이 밥을 먹이다 보니.. 밥만 먹고 나면 “난장이 판장이” - 우리가 ‘난장판’을 늘려 부르는 말.  

옷도 엉망, 바닥도 엉망.  그래도 카펫 바닥이 아니라서 아이가 이렇게 장난을 쳐도 치우기가 편해서 다행이다. 

내가 걸레질을 시작하니 아이도 옆에 있던 티슈를 들고 걸레질 시늉을 시작했다.  손에서 나무주걱은 여전히 놓지 않은채!

지나엄마가 한국 갈 때 어른 식탁의자에 아이를 안전하게 앉을 수 있게 도와주는 안전띠 같은 것을 사가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을껄.. 지금 보니 후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아이가 바닥에서 이렇게 놀 수 있는 것도 한국에서의 짧은 휴가 기간 뿐이니.. 네 멋대로 해라.. 내버려두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들고.

다른 것보다 이렇게 매번 옷도 몸도 버려서 아이가 아침 저녁으로 목욕을 하고 있는데, 목욕을 워낙 좋아하니 아이도 신나고 우리도 즐겁다.  오늘은 아이 목욕 하는 틈에 귀 주변 머리도 손쉽게 자를 수 있었다!  그것 또한 나름의 수확이라면 수확!

오늘은 장 보러 갔을 때 수중에 현금이 딱 2만원이라 이 정도 장보기에 그쳐서 다행.  돈이 더 많았더라면 나의 충동구매욕을 억누르지 못하고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장을 봤을 것임에 확실하다. 

다음에 시장에 가면 이번에는 과일을 좀 사야지.  그리고 내가 먹고 싶은 도라지, 고사리 나물도 사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