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일기 4

우리 부부에게도 코로나19 백신 순서가 찾아오다

남편에게는 2주 전쯤, 나에게는 지난주, 백신 접종 가능 연령이니 백신 접종을 예약하라는 문자가 왔다. 예약을 위해서는 각자의 NHS (National Health Service: 국민보건의료서비스) 넘버와 생년월일 정보만 있으면 된다. NHS넘버는 영국에 정식으로 거주하면서 각자 동네 GP에 등록하면 받게 되는 번호이다. 남편의 정보를 입력하니, 문자를 받은 당시에는 가장 가까운 접종센터가 차로 한 시간 이상 가야 하는 곳으로 나와, 우리는 좀 더 가까운 지역에서 접종이 가능할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만 40세 나에게까지 백신 순서가 찾아왔다. 핸드폰 문자를 받고 며칠 후, 편지로도 연락이 왔다. 혹시라도 내가 내 NHS번호를 모를 경우에 대비하여 너의 번호는 무엇무엇이니, 이 번호..

[부부일기] "우리도 좀 부부같이 살아볼까?"

오늘 저녁. 거실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때우며 아이들이 잘 시간만을 기다리다 문득 남편에게 그랬다. "우리도 좀 부부같이 살아볼까?" 그랬더니 남편 왈, "그러자. 샤워?" “응? 푸핫! 틴틴은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아니, 우리가 이미 부부같이 살고 있는데, 딱 하나 그것만 빼고. 그럼 어떻게 더 부부같이 살아?" “부부같이 대화도 하고…” “대화 항상 하잖아.” “업무분장만 하지, 그걸 대화라고 하기 힘들지! 그나저나, 나 좀 전에 샤워 했는데? 틴틴도 아침에 샤워했잖아.” “그렇지. 그럼… 이따가…?” “푸하하하하” 우리의 19금 대화는 여기까지. 부부같이 사는 건 뭘까? 대화는 중요하다. 같은 단어로도 서로 다른 것을 생각하니. 나라고 틴틴이 생각한 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은 틴틴이..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4일차] 즐거움과 불편함 사이.. (1)

오늘로 부모님과 함께 한지 4 일째. 제목을 뭐라고 해야 좋을까.. 이틀간의 일들을 돌이켜보니 “즐거움”과 “불편함”이 공존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이 계시니 잭은 신이 났다. 사람이 북적이니 더 즐겁고 활발하다.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대상이 늘어났고, 자신 또한 흥미로운 존재들이 주변에 더 늘어나자 내 손가락만 끌고 다니던 잭이 혼자서도 이리 저리 돌아다니도 한다. 나랑 잭만 있거나 틴틴과 나랑 잭만 있더라도 보기 힘든 광경이 부모님이 오시자 펼쳐지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3일째 되던 날인 어제, 7월 18일 목요일. 이 날은 우리 잭이 생후 12개월 예방접종에서 건너뛴 MMR (풍진, 홍역, 이하선염) 예방접종을 맞는 날이었다. 원래 한 주 전이었으나..

[부부일기] 틴틴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지난 일요일. 부모님이 오시기 하루 전날. 지난 2주간 수족구에 이어 감기까지 연달아 온 잭을 돌보느라 내 몸은 엉망이 되었다. 감기기운이 뒤늦게 오는 듯 하더니 주말부터는 목이 너무 아팠다. 7월 14일 일요일 아침.. 힘들게 일어나 부엌에 내려 오니 틴틴이 배를 달여보겠다며 배를 썰고 있었다. “잭 먹이려고?”“아니, 몽실 너 먹이려고. 잭 쟤는 감기 거의 다 나은 거 같아. 너 목 아프다고 해서 만들려고 하지.”“진짜??? 뭐야~~ 감동이야!!!” 아침부터 아들 먹이겠다고 부산떨며 배를 깎고 썰고 있는 줄 알았더니.. 이게 날 위한 것이라니.. ㅠㅠ 틴틴이 날 위해 배를 달여준 건 이번이 두번째. 그 전에 잭과 틴틴이 감기에 걸렸을 때 내가 배를 달여줬더니, 그 다음 내가 아팠을 때 배를 달여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