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육아일기 2017-20

잭의 두번째 생일파티

옥포동 몽실언니 2019. 12. 13. 00:28
지난 월요일, 12월 9일. 아이의 두번째 생일이었다.
우리는 주말 내내 아이에게 시달려서 아이 생일을 위해 제대로 준비할 겨를이 없었다.

그나마 금요일에 급하게 생일 축하 배너를 구입해서 벽에 달아두었는데, 일요일 밤 아이가 잠든 후에 집에 있던 풍선 몇개를 붙여 배너 아래 벽면을 장식했다. 

주문해 둔 선물도 일요일에 무사히 잘 도착해서 일요일 밤 급하게 포장. 포장지도 따로 없어서 몇년전 사둔 크리스마스용 포장지에 아이 선물을 포장했다.  생일초에 꽂아주려고 샀던 2살 생일초는 케잌도 준비 못한 게으른 부모 탓에 촛불을 켜는데 쓰이기 보다는 선물 위에 topper처럼 놓아두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거실로 내려오는 잭을 위하여 졸리는 눈으로 거실을 정리하고 거실 한면에 (유일한 벽면) 생일 무대를 적당히 마련했다.  급조한 무대인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둘 다 만족. 


아침 6시, 칼같이 눈을 뜬 잭을 앉고 거실로 내려오니 잭도 이게 뭔가 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는 생일 노래도 불러주고, 잭 볼에 뽀뽀도 해주고, 한명씩 번갈아가며 기념사진도 찍고, 아이와 함께 생일 선물을 개봉했다. 모두 자고 일어나자 마자 사진을 찍은 탓에.. 다들.. 잠옷바람.. ㅠㅠ





생일선물은 오리지널 레고.  4세부터 99세용(?!!!!) 이라고 나오는데, 아이가 틴틴의 짝퉁레고를 잘 갖고 놀길래 진짜 오리지널 레고 한세트를 선물로 사줬다.  마침 우리가 봐 둔 게 세일까지 하길래. 

그런데 이게 왠 걸, 레고 박스를 뜯자마자 아이가 하는 말 “아빠 (꺼)”.  

나랑 틴틴은 빵 터졌다.

“아니야, 이건 우리 잭 거야.  잭 선물~” 하며 아이에게 이건 네꺼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이날 아이가 어린이집을 갈 때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나눠 먹으라고 간식을 싸줬다.  아이가 3명에서 많아야 6명 (우리 아이 어린이집 선생님의 엄마가 - 엄마도 어린이집 선생님- 자기가 보살피는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오게 될 경우 6명) 일 거라서 과일 조금과 아이들용 유기농 간식거리를 다양한 종류로 챙겨보냈다.  그리고, 선생님을 위하여 달콤한 비스킷도 함께. 

그런데 이게 왠걸. 아이가 집에 돌아왔는데, 선생님이 아이 생일축하 카드와 선물까지 함께 보냈다.  선물은 아이 이름이 새겨진 플리스 재질로 된 가운.  


아이가 가운을 입고 있을 일은 잘 없겠지만 그래도 마음과 정성이 담긴 고마운 선물이다.  간식과 함께 생일 축하하며 즐거운 하루 보냈다고, 간식 챙겨보내준 것도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인증 사진도 찍어보내줬다.  

그리고, 아이는 그날 어린이집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많이 들었는지, 집에 와서도, 그리고 그날 이후에도 혼자서 생일축하 노래를 흥얼거릴 때가 많다. 

“으으으응 응응응~”
(통역: 생일축하- 합니다~)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 성당 언니가 집에 들러 아이에게 생일선물도 주고, 아이 생일이라고 유일하게 내가 만든 요리인 잡채에 저녁밥을 함께 먹고 갔다.  

어린이집에서 이전에 다른 사람 (선생님의 엄마) 생일 축하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가 자기가 주인공이 되어 생일축하를 받은 것에 대해 꽤 기분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하루종일 생일 축하를 받은 birthday boy~ 귀여운 잭.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이 맛에 생일상도 차려주는구나 싶은 깨달음을 얻은 하루. 

축하한다, 잭! 

엄마 아빠는 어릴 때 집에서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는 생일상을 어린나이에 벌써 두번이나 받았구나!  참 부럽다 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