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를 거의 다 알아듣는다.
다만 들어도 모른 척 하고 싶은 말들을 안 들을 뿐.
일상활동의 순서를 알고 협조적이다.
물수건으로 손을 닦자고 하면서 오른 손을 닦아주면 오른손을 다 닦아갈 때쯤 왼손을 스스로 내민다.
기저귀 갈 때도 기저귀를 넣거나 뺄 때 엉덩이를 한껏 치켜올려준다. 기저귀 갈고 바지를 입힐 때도 엉덩이를 척~ 들어올려주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거기에 귀여움은 보너스!
대신, 손 닦거나 기저귀 갈거나 할 때 싫다고 할 때는 또 엄청 싫다고 하며 버티기도 한다.
물건 활용 능력이 올라간다.
욕실 발판을 제 스스로 들고 이리 저리 들고 다니며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끄집어 낸 지는 오래 되었는데, 이제는 더 자유자재로 물건들을 활용한다. 이제는 부엌에 있는 유아용 식탁의자를 갖고 와서 싱크대 앞에 놓고 싱크대에 올라서서 설거지(?)를 하기도 할 정도.
모방놀이를 좋아한다.
요즘은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도 많이 흉내내는 편인데, 우리 아이의 특징은 아이들 장난감인 부엌세트로 요리 흉내를 내는 게 아니라 실물을 이용하기를 좋아한다는 것. 집에 있는 후라이팬에 각종 실제 식재료를 넣어서 뒤적뒤적 요리하기를 좋아한다. 이것저것 넣어달래서 넣어줬더니, 주걱을 휘젓다가 주워서 제 입으로 넣고 우적우적 먹다가 놀다가 ㅋㅋㅋ 짧게나마 잘 논다.
취향이 생긴다.
얼마전부터 아이가 굴삭기 등 중장비에 관심이 늘었다. 길을 가다 우연히 굴삭기 (digger)를 본 후부터 더더욱 굴삭기 사랑에 푹 빠졌다. 그래서 이제는 옷도 굴삭기, 책도 굴삭기 그림의 책만 보려고 한다. 집에 책과 옷이 굴삭기 그림이 있는 것들로 채워진다.
타협과 설득이 좀 더 쉬워졌다.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에 비해 더 설득이 잘 된다. 현실과 타협하는 법을 본인도 좀 더 알게 된 것 같다. 아이 취침시간이 너무 늦어서 (밤 10시반에서 11시반) 취침시간을 당기기 위해 수면교육을 다시 시작했는데, 빨라진 수면시간에 아이가 싫다고 저항은 하지만 이제는 좋아하는 장난감 들고 가서 조금 더 놀다가 자자고 하면 아이가 이내 협조적으로 태도를 바꾼다. 결국 자야한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 더 놀고 자자고 하는 말에 타협이 좀 더 쉬워지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울어재끼며 책을 보겠다고 때 아닌 떼를 쓰는 아이에게, 읽고 싶은 책 들고가서 베키 집 (차일드마인더) 가서 보자고, 보고싶은 책 다 챙기라고 했더니 좋아하는 책 3권을 비닐팩에 넣어 작은 손에 꼭 쥐고 갔다.
***
이제 보름 뒤면 우리 잭이 두돌을 맞는다.
팔짝 팔짝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아이가 참 많이도 자랐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직도 태어난지 2년도 채 안 된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아리면서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갑자기 동생이라는 존재가 집안에 들어오면 아이에게는 이 변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이 된다. 신기해하고 관심을 보일 거 같고 좋아할 것도 같지만, 새 식구로 인해 엄마 아빠의 생활이 달라지는 것, 자기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는 게 아이에게는 조금 낯선 일일 것이다. 그 전까지, 힘이 닿는 한 아이를 많이 많이 안아주고 싶다. 체력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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