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에요.
요즘 아주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희 둘째 뚱이가 모유수유를 거부하고 있어요.
럴수럴수 이럴수가! 분유 혼합 수유를 할 경우, 분유 수유가 편하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거부하려고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책에서만 보았는데, 바로 그런 책에서만 보던 일이 저희에게 벌어진 겁니다.
분유 수유의 시작
저희 뚱이의 분유수유는 생후 4주쯤 되었을 때 병원에서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 황달 수치가 너무 내려가지 않자 황달 전문의가 아이 황달이 모유수유로 인한 황달인지 확인하기 위해 하루에 한두번 정도 분유수유를 해보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때 하루에 한번 정도 분유수유를 시작했고, 그리고 얼마 후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신 후부터 첫째 잭은 제가 데리고 자고, 둘째 뚱이를 남편이 분유를 수유한 후 재우게 되면서 매일 저녁 분유를 한통 꾸준히 먹기 시작했어요.
가끔 주말이나 평일, 제가 너무 밤잠을 못 잔 날은 아침에 틴틴이 아이들을 돌보며 둘째 뚱이에게 오전에도 분유를 주는 일도 가끔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적으면 0번, 많으면 2번, 평균 한번 정도 분유를 먹던 뚱이가 요 며칠 사이 모유수유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모유 수유 거부 현상
모유 수유를 거부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아이가 졸리면서도 배가 고파 짜증을 부리며 울 때 아이를 달래고 어르며 젖을 물리면 한두번 빨다가 젖을 뱉어내며 자지러지게 우는 거예요. 그래서 얘가 왜 이러나, 배가 안 고프나 싶어 안아서 어르고 달래다 또 젖을 물리면 또 울고. 그 때 혹시나 싶어 틴틴이 얼른 분유를 만들어 젖병을 물리니 곧바로 '앙'하고 물고는 젖병을 쭉쭉 빠는 거 아니겠어요.
이런 일이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연속해서 일어나면서 저희는 이건 뚱이의 모유수유 거부현상이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큰 아이 뚱이는 절대 분유를 먹으려 하지 않아서 아이를 먹이려고 탔다가 버린 분유가 아이가 먹은 분유의 5배는 될 것 같은데, 동생 뚱이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저희를 당황하게 하네요.
분유 수유 준비
그리하여 저희는 오늘 아이의 개월 수에 맞는 젖병과 젖꽂지를 주문했습니다. 첫째 잭은 워낙 분유 먹기를 싫어해서 신생아용 젖병만 사서 그 젖병으로도 충분했는데, 저희 뚱이는 신생아용 젖병 160ml 에 분유를 주면 부족할 때가 두어번 있었던지라 이번에는 그것보다 큰 젖병인 260ml 젖병과 2단계, 3단계 젖꼭지를 주문했어요.
저희가 현재 쓰는 브랜드는 영국의 MAM이라는 것인데, 현재까지 만족하고 사용 중이라서 다음 젖병과 젖꼭지도 같은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뜻밖에 일어나는 분유 수유로의 전환
둘째 뚱이의 분유 선호 현상으로 저희는 자연스럽게 둘째는 분유 수유로 넘어갈 것 같아요. 사실 둘째도 첫째 때와 마찬가지로 12개월까지는 모유수유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사실, 둘째 뚱이 모유수유는 첫째 잭 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돌까지도 문제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첫째는 젖무는 방식이 좋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효과적인 젖빨기가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루 중에 젖을 물고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았어요. 그리고, 자기도 젖 물고 있는 시간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젖 물리는 시간이 더더욱 많았고, 그 덕인지 그 바람인지 저희 아이는 백일에 이미 몸무게를 10킬로를 달성한 우량아 중에서도 초우량아였죠.
그런데 둘째 뚱이는 젖 무는 시간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젖 무는 방식이 좋아서인지 효과적으로 젖을 잘 빨고, 그래서 젖 물리는 시간이 적어서 저도 상대적으로 덜 힘들고, 아이는 아이대로 쑥쑥 잘 크고 있었어요. 100일에 8.9킬로라는 몸무게를 달성하고, 4개월이 되면서 뒤집기를 시작한 후 몸무게 정체현상이 나타나고 있었지요.
밤중 수유도 새벽 2-3시경 한번, 4-5시경 한번이면 충분해서, 잭 때처럼 세번 네번 깨는 일이 없어 그것도 수월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뜻밖에 아이의 "모유수유 거부"로 인해 분유 수유로의 전환이 일어나다니. 참.. 세상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잭에 비해 몸집은 좀 더 작지만 (잭은 이 맘때에 10-11kg였는데, 저희 뚱이는 아직 9.2kg 예요. ^^) 잭에 비해 좀 더 건강하고 배앓이도 없어서 둘째는 이렇게 그냥 분유 수유로 넘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 사실 이 대목이 아이에게는 좀 미안해요. 마치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게 되는 그런 것 같아서 말이죠. 울지 않는 아이에게도 칭찬해줘야 하는데 말이에요.
어쨌거나, 내일 큰 젖병이 도착하면 내일부터 서서히 모유수유를 더 줄이고 분유수유를 늘리면서 완전한 분유수유 쪽으로 넘어갈 예정이에요. 본격적으로 분유수유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지라 조금 긴장도 되는데요. 큰 문제 없이 잘 넘어가길 바라는 중입니다.
사진: 점퍼루를 열심히 뛰는 뚱이. 뛰는 중이라 사진이 흔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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