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일기

[엄마일기] 애들이 우는 것도 모두 다 한 때다.

옥포동 몽실언니 2021. 10. 1. 08:30

다음 주 화요일 데드라인으로 인해 이번주는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다.  

마음은 바쁜데, 아직 둘째가 자다가 자주 울고 깨다 보니 몸이 피곤하고 늘 졸린 상태라 실제로 일의 효율은 별로 좋지가 않다. 

영국에 대한 자료를 정리 중에 있는데, 와..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세상이 원래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어로도 잘 모르는 영역을, 한국에서도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는 영역을 영어로 자료를 찾고 그걸 이해하고 소화하려니 정말 어렵다.

그 와중에 자료는 뭐가 이리도 많고, 데이터도 뭐가 이리 많으며, 예쁜 차트와 그래프는 어떻게 또 이리 많은지. 

영국 정부가 하는 것들을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정책이 정말 많지만, 정부 웹사이트나 여러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 각종 복잡하고 난해한 정보를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은 정말 높이 산다.  대부분의 정치가들과 고위공무원들은 전형적인 이 나라의 엘리트 출신들이겠지만, 적어도 이들이 현실에 있는 일반인들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일에는 제법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  그게 참 긍정적인 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쩌면 그런 것이 그들이 우위를 점하는 계층사회를 존속시키는 방법인가 싶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저러나, 공공기관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읽고 이해하기 쉽게 발표하고 공유한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만은 확실하다.


아이들이 일어나서 먼저 거실로 내려가 있는 동안 나는 황급히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내려가려는데, 부엌에서 또 애들 울음소리가 들렸다. 

하아.. 아침부터 울음이 그치질 않는구나.  

잠을 설쳐서 아침마다 늘 피곤하다 보니 하루의 시작이 웃음이 가득한 아침은 아닐지라도 다만 고요하고 평온하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울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나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오늘은 참 신기하게도 아이들의 울음이 싫게 들리지 않았다.

저것도 다 한 때다. 

언제 아이들이 저렇게 소리내어 우는가.  그것도 어릴 때일 뿐. 

아이들이 조금만 더 커도 울음을 참고, 안으로 울고, 울어봤자 겨우 훌쩍이거나, 그마저도 숨어서 울텐데.. 

아직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훌쩍 커버리지 않았고, 그만큼 우리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우리가 피곤하기는 하지만, 그래서 우리가 더 활기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아이를 한번이라도 더 안아볼 수 있기도 하고.


최근 들어 매소드 연기를 선보이며 우는 연기를 하던 우리 잭이 요즘 연기 횟수가 줄었다.  

우는 연기를 할 때 내가 "우리 잭, 매소드 연기하네! 매소드 연기하는 거야?"하고 물었더니,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들켰다는 듯이 아이가 이내 큭큭큭 하고 웃어버렸다.  그러기를 몇 번 하더니 요즘 와서는 연기 횟수가 줄었다.

그렇게 아이가 조금씩 자란다. 

나도 자란다(부디 그런 것이기를!).

공원에서 밤을 줍고 좋아하는 아이.  뚱이는 저렇게 배가 나오지 안았는데, 왜 이렇게 배가 나온 것처럼 사진이 찍혔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