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오늘의 놀이라고 쓰지만, 여기서 '오늘'은 은유적 표현이고, 실제로는 바로 어제 제가 아이들과 신나게 즐겼던 놀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 놀이는 다름아닌 "여우야 여우야" 놀이입니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이 놀이는 70년대에서 80년대생들이라면 어릴 때 많이 했던 놀이라고 하는데, 제가 바로 그 80년대생입니다.
정확히 80년 생인데, 얼마전 어느 사회학자분의 말씀을 들으니 80년생까지를 밀레니엄 세대라고 하더군요.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MZ세대에서 밀레니엄의 M, 바로 그 M에 저도 포함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던 것은 왜일까요! 조금이라도 젊은 세대에 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저도 나이를 많이 먹긴 했나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어제 제가 아이들과 신나게 하고 놀았던 "여우야 여우야" 게임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 또래의 부모님들은 이 놀이를 다 알고 계실텐데, 저도 어릴 때 이 놀이를 하고 커서는 한 적이 없다 보니 이 놀이의 풀 버전은 기억에서 좀 가물가물한 편이었어요. 그러나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하는 그 노래만큼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이에 단순한 가사이다 보니 늘 제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잭이 어릴 때 잭과 하루종일 집에 있으며 이런 노래, 저런 노래 생각나는대로 부르며 놀곤 했는데, 그 때 여우야 여우야 노래가 생각나서 이 노래를 불러줬더니 어린 나이에도 잭이 아주 좋아했어요. "죽었니~ 살았니~ 살았다!!!!" 하는 그 부분에서 깜짝 놀라며 그 반전을 아주 신나하며 까르르 까르르 자지러지곤 했어요.
그러다 이제 잭이 좀 자랐고, 잭과 할만한 놀이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몇 주전부터 "동대문 남대문" 놀이를 했더니, 이 놀이도 너무 좋아했고, 그 외에 또 우리 잭의 연령에 맞는 놀이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니 여우야 여우야가 떠올랐죠.
그러던 찰나, 제가 팔로우 하고 있는 저의 큰언니 지인의 인스타그램에서 저희 큰 언니가 등장하는 놀이 영상을 발견하였는데, 그게 마침 "동대문 남대문" 놀이와 "여우야 여우야" 놀이였어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놀이 영상이었는데,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게 노는지, 그걸 본 저희 남편 틴틴조차도 "저렇게 놀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정말 신나겠다!"하고 감탄을 하더군요.
그리하여, 저는 그저께 놀이강사로 활동 중인 저의 큰언니에게 연락하여 여우야 여우야 놀이의 완전한 버전을 제대로 배우고, 언니에게 배운대로 아이들과 함께 여우야 여우야 놀이를 실시해보았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놀이하는 방법
사실 저희가 어릴 적 하던 놀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런 놀이들은 동네에 따라 노래도 조금씩 다르고 룰도 조금씩 다를 거예요. 저는 어릴 때 친구들과 이 놀이를 했던 기억보다는 동네 언니 오빠들과 놀이를 했던 것 같아요.
좀 큰 아이들과 놀이를 할 때는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정하면 술래가 바로 여우가 됩니다. 여우가 한 자리에 서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때부터 노래를 부르며 여우에게 다가갑니다.
이 때 이 노래는 여우와 주고 받기 식으로 진행됩니다. 바로 이런 식이죠.
노래
(다함께)
(앞으로 한 걸음 움직인다) 한 고개 넘어서 아이고 다리야 ('다리야' 하면서 무릎 두드리기)
(앞으로 또 한 걸음 간다) 두 고개 넘어서 아이고 허리야 ('허리야' 하면서 허리 두드리기)
(앞으로 또 한 걸음 간다) 세 고개 넘어서 아이고 어깨야 ('어깨야' 하면서 어깨 두드리기)
(술래 외의 참가자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여우) 잠잔~다~
(술래 외의 참가자들) 잠꾸러~기
(술래 외의 참가자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여우) 세수한~다
(술래 외의 참가자들) 멋쟁~이
(술래 외의 참가자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여우) 밥먹는~다
(술래 외의 참가자들) 무슨 반~찬?
(여우) 개구리 반~찬
(술래 외의 참가자들) 죽었니 살았니?
(여우) 살았다!
상세 진행방법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서 여우는 "살았다"를 외치며 다른 아이들을 잡으러 뛰어가고, 다른 아이들은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쳐야 합니다.
이 때, 놀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느 지점을 정해 줄을 긋거나 하여 어느 지점을 정해서, 그 선 안에서 여우에게 잡히면 술래가 됩니다. 여우가 그 선 안에서 아무도 못 잡게 되면 처음 여우가 계속 술래.
인원이 많을 때는 여러 명이 동시에 술래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장소가 넓을 때는 원을 그려서 원 가운데에 여우가 자리잡고, 나머지 아이들은 강강술래 하듯이 주위에 둥그렇게 원형으로 서서 한걸음씩 여우에게 다가가며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부르다가 "살았다!" 하는 순간 일사분란하게 도망!
만약, 여우가 "죽었다!" 하게 되면 절대 움직이면 안 되고 그자리에 "얼음" 자세로 멈춰야 합니다. 만약에 움직일 경우, 여우에게 잡혀서 술래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놀이를 할 때는 노래를 반드시 적당한 템포로 노래를 즐기며 불러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이 노래를 부르는 그 과정도 매우 큰 즐거움이라서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추고 흥도 느끼고, 앞으로 다가올 게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임도 느끼고 스릴도 즐기는 시간이래요. 어른들은 얼른 "살았다!" 로 넘어가서 빨리 다음 술래를 잡아버리고 게임을 끝내버리고 싶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천천히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즐겨주세요!
영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놀이연구회 다놀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영상링크 클릭).
어린 아이들과 할 때 유의점
저희 잭과 같이 어린 아이들이 할 때는 너무 복잡한 규칙은 어렵습니다. 게임에 아주 능숙해지기 전까지는 개구리 반찬이 "죽었다"는 옵션에 대해서는 아예 가르치지 않고 무조건 "살았다" 한 다음에 술래를 잡도록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여러 인원이 함께 하게 될 경우, 게임의 룰을 알고 있는 성인이나 언니 누나 오빠 형아들이 함께 참여하는 게 좋습니다. 놀이강사인 큰 언니 말이, 이런 놀이들은 룰을 말로 들어서 익히는 게 아니래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같이 하면서, 그렇게 익히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놀이를 알고 있는 성인이나 언니 누나 형아 오빠 형아들이 모두 함께 참여해서 신나게 즐기다 보면 저희 잭처럼 어린 아이들도 룰을 자연스레 몸으로 익히게 된다고 하네요.
놀이에 적합한 연령은?
저희 잭은 다음 달이면 만 4세예요. 한국식으로 치면 연나이 5세에서 6세 사이가 될 것 같은데요. 이 놀이를 아주 아주 좋아합니다. 어제 계속해서 더 하자고 하는통에 제 다리에 불이 나는 줄 알았어요. 저희 잭 같이 어린 아이들도 즐겁게 하기에 딱 좋은 놀이 같아요.
그러나 아직 두 돌이 되지 않은 저희 둘째 뚱이도 이 놀이를 정말 좋아했어요. 계속해서 "한번 더!", "한번 더!" 하면서 형아와 함께 신나게 뛰어다니며 저를 잡으러 다니는 형아를 쫒아다니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과 뭘 하고 놀까 심심하신 분들, 온 가족 다 같이 모여 "여우야 여우야" 하고 놀아보세요. 어느 순간 여러분도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신나는 술래잡기로 약간의 칼로리 소모와 숙면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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