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최근 저희는 우유를 배달받기 시작했어요. 배달을 받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휴대하기 편한 작은 팩 우유는 배달우유로밖에 구입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작은 사이즈의 팩 우유를 동네 슈퍼나 편의점 어딜 가나 살 수 있지만 영국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가장 작은 우유팩이 1파인트로 568ml 예요. 한국처럼 200ml 혹은 250ml의 우유는 영국에서는 팔지 않는답니다.
예전에 친구가 모리슨에서 작은 팩우유를 판다고 알려줬었는데, 무슨 일인지 모리슨에서도 더 이상 작은 팩우유 판매가 중단되었더라구요. 그래서 인터넷을 뒤지고 뒤지다가 우유배달업체에서 작은 팩우유를 배달판매하는 것을 알게 되어 이 참에 저희 집 우유도 모두 배달받아먹기로 했습니다.
배달우유가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마트에서 우유를 사서 마시는 것보다 가격이 많이 비싸서 선뜻 배달주문을 하기가 꺼려졌었어요. 작년에도 그냥 배달우유로 갈아탈까 싶었는데.. 그 얼마 되지 않는 돈 차이 때문에 그때도 주저했더랬습니다.
배달우유의 좋은 점은 우유가 유리병에 배달되어 오고, 그래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빈 병은 다음 우유 배달 시에 미리 내어 놓으면 새 우유를 놓고 가면서 빈병은 다시 수거해가는 방식이에요.
저희가 주문해서 받고 있는 우유배달 업체는 Milk and More 라는 회사입니다. 한국에서는 서울우유면 서울우유, 연세우유면 연세우유, 건국우유면 건국우유 등 각 우유업체에서 배달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영국은 그런 게 없습니다. 일반 우유업체에서 우유배달하는 건 없고, 식품배달 업체에서 우유를 함께 배달하거나, 아님 이 회사처럼 우유배달 전문업체에서 우유를 배달하는 방식이에요.
영국의 병우유 배달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상당히 보편적이었대요. 그러나 마트들이 발달하고 성장하면서 대부분 마트에서 우유를 사먹는 것으로 바뀐 거지요. 그러나 이 Milk and More 회사는 계속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가 최근들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병우유 배달을 신청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합니다.
저희는 매주 화, 목, 토 주 3회 이렇게 병우유 2개, 팩우유 2개를 받고 있어요. 사진으로 보면 병이 커보이지만 저 병 하나가 1파인트로 568ml 밖에 되지 않아요. 팩 우유는 아이 외출 시 유용해서 주 3회 두개씩 오도록 주문했어요. 가격은 568ml 짜리 우유가 0.95파운드 (보통 우유의 두배 ㅠㅠ), 팩 우유가 0.39파운드예요. 보통 아이들 마실 팩주스 등의 가격을 생각하면 우유 치곤 비싸도 아이들 팩 음료 치고는 저렴한 것 같아요.
저희 잭은 사실 우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저 팩 우유 하나면 외출 중 저, 틴틴, 잭까지 셋이 즐겁게 나눠 마십니다. ^^
이 Milk and More 에 우유배달 주문을 시작하면서 다른 제품들은 어떤가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무즐리와 빵도 주문해봤어요. 빵은 웨이트로즈서도 살 수 있는 빵인데, 테스코나 세인즈버리에는 잘 팔지 않는 식빵 Allison’s Bakery 빵을 주문했고, 무즐리는 이 회사에서 특별히 계약을 맺은 회사에서 만든 설탕 무첨가 무즐리가 두 종류 있어서 두 종류 모두 주문해봤습니다.
빵과 무즐리를 주문했던 날에는 이렇게 누런 봉투에 물건이 담겨있었어요. 오렌지주스는 배달 주문 시작을 축하하며 업체에서 무료로 보내준 서비스예요.
두둥~ 무즐리를 개봉해보겠습니다. 저희 틴틴은 설탕 무첨가 무즐리를 아주 좋아합니다. 밥 먹고 디저트? 간식? 으로 무즐리를 즐겨먹어요. 무즐리는 찐 귀리 눌러 말린 것에 여러가지 건과일, 견과류를 넣은 아침 식사 대용 시리얼 종류 중 하나예요.
먼저, 럭셔리 무즐리를 주문해봤습니다.
5.59파운드로 시중에 판매하는 무즐리보다 많이 비쌉니다. 곡물 종류는 다양하게 들어있었어요.
비싼 만큼 커다란 견과류가 엄청 많이 들어있었구요. 오히려 저희에게는 너무 견과류가 많은 느낌? 그래서 저희는 굳~~이 이걸 사 먹을 필요는 없겠다는 판단이 들어 이건 일회성 주문으로 그쳤습니다.
그리고, 일반 무즐리는 2주에 한포씩 오도록 주문해뒀습니다. 이건 시중에 파는 무즐리와 비슷한 가격 (한포에 3.49파운드였나??) 이었는데, 다른 것보다 쓰레기가 안 나온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보통 씨리얼을 사면 종이박스 안에 다시 플라스틱 봉투 안에 씨리얼이 들어있는데, 이 무즐리는 그냥 종이봉투에 그대로 무즐리가 들어있어요. 그래서 다 먹고 나면 이 종이봉투만 재활용하면 끝!
팩 우유는 잭의 차지입니다. 잭은 우유를 마시는 것보다 팩 우유에 빨대로 구멍을 뚫는 것을 더 좋아해요.
여기서 저희가 배달받는 우유는 unhomogenised milk 예요. '균질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우유죠. 일반 우유는 우유의 지방을 우유 전체에 고르게 퍼지도록 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우유입니다. 조금이긴 하지만 한번의 과정을 덜 거친 우유예요. 굳이 불필요한 공정을 더 거친 우유를 살 필요 있나 싶어 저희는 평소에도 이런 우유를 즐겨 마셔요. 그런 경우 우유의 윗부문에 지방층이 두껍게 쌓여있어요. 이건.. 모유를 유축해보신 분들은 모유를 유축해보면 지방층이 윗부분에 떠서 굳는 것을 보셨을 거예요. 바로 동일한 원리죠. ^^;;;
아래 사진에 보이시죠? 하얀 지방층! 저 지방층은 담백 느끼한 우유지방층잉에요.
저희는 무즐리에 제 블로그를 자주 들러주시는 토닥님이 추천한 콘프레이크도 추가하고, 코코넛 플레이크도 추가하고.. 견과류도 더 추가해서 먹어요. 그냥.. 기분 내키는대로 이것 저것 섞어 먹는거죠. ^^
저 종이팩의 무즐리는 여전히 건과일이 엄청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래서 저희 잭이 엄청 좋아합니다. ㅠ 저희 잭은 무즐리에 들어있는 건과일 집어먹는 걸 엄청 좋아해요. 뭔가.. 아이에게는 놀이인 것 같아요. 저 무즐리 안에서 건과일만 쏙쏙 집어내어 먹는답니다. ㅋ
이렇게 저희는 약 2주 전부터 병우유와 팩우유를 배달받기 시작했어요. 우유는 한 파인트에 95펜스예요. 0.95파운드. 사실 마트에서는 우유 2파인트 짜리는 이 가격이면 살 수 있기 때문에 정말 비싼 축에 속해요. 유기농우유라 하더라도 2파인트에 1파운드 조금 더 주면 살 수 있는데, 이곳 병 우유는 마트 우유 가격의 두배인거죠.
한국은 대부분의 우유가 종이팩에 판매되지만 영국은 대부분 플라스틱 페트병에 들어있고, 장기보관 가능한 우유만 종이팩에 넣어판매한답니다. 늘 커다란 플라스틱 우유병이 재활용쓰레기통에 매주 2-3개 이상 나왔는데, 병우유 배달을 시작한 뒤로 이제는 그런 쓰레기가 나오지 않으니까 좋습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은 훨씬 더 많을텐데, 그닥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중에 그나마 우유라도 이렇게 받아먹으니 지구상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어들게끔 하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돈 보다.. 환경을 조금 더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는..ㅠ 두고 볼 일입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워지면 결국은 타협하게 될 것 같으니까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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