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1

아기 저체온증에 대처하는 요령

옥포동 몽실언니 2021. 4. 24. 23:48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아기 저체온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제 블로그를 들어오시는 분들이 제법 있으신데요.  저희 첫째 아이 때의 경험에 이어 둘째 아이 뚱이의 저체온증 경험도 적어볼까 합니다.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저는 의료인이나 의료관계자가 아니므로 저체온증에 대한 저의 경험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전문적인 내용은 의료전문가와 상의하시기를 권합니다. 

현재 만 3세 반 정도 되는 저희 큰 아이는 생후 한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감기에 걸리기 시작해서 돌 이전에도 가벼운 감기는 자주 걸렸고, 돌 이후에는 감기와 중이염을 달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현재도 4월초에 걸린 감기가 쌋 낫지 않아서 간헐적으로 기침을 크게 하는 편인데요.  이 첫째 아이가 감기와 중이염을 달고 지내던 기간 중에 저체온증이 나타나서 그로 인해 응급실을 찾기도 했었어요. 

2019.03.09 - [영국육아/좌충우돌 육아일기 2017-2020] - 아기 저체온증으로 응급실을 다녀오다

 

아기 저체온증으로 응급실을 다녀오다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요즘 소식이 뜸했죠? 저희 잭이 계속 아프고, 저도 잭에게 감기가 옮아 지겹도록 감기를 앓느라 블로그를 쓸 시간이 없었어요. 그러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저의 이

oxchat.tistory.com

2019.03.31 - [영국육아/좌충우돌 육아일기 2017-2020] - 생후 16개월, 다시 찾아온 저체온증: 아기 저체온증 대처법

 

생후 16개월, 다시 찾아온 저체온증: 아기 저체온증 대처법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 화요일 예방접종 후 접종열로 39도 이상의 열이 3일 넘게 계속되던 저희 잭은 어젯밤 또 다시 갑작스런 저체온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일찍

oxchat.tistory.com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체온이 35도 초반대로 떨어져도 병원에서 해 주는 건, 특히 영국 병원에서 해 주는 건 특별히 없다는 것.  그 어린 아기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서 대기하고, 피검사, 소변검사 하는 것 자체가 아주 힘든 일이라는 것.  따라서, 큰 이상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면 집에서 아이를 따뜻하게 해주면서 돌봐주는 게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서로 편한 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체온이 너무 떨어져서 부모인 저희는 어떻게든 아이를 따뜻하게 해 주려고 신경쓰는데, 병원에서는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줄 필요도 없다고 하며 아이를 따뜻하게 해 주려는 저희를 오히려 이상하게 보는 듯한 시선에도 불편했어요. 

영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시원한 환경에서 키우는 게 면역을 높여주고 감기에 덜 걸리게 한다고 보는 반면, 한국에서는 아이를 되도록이면 따뜻하게 해 주는 게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게 해 주는 거라고 보는 문화적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이후에는 아이가 밤에 심하게 울고 몸이 좀 싸늘하다 싶으면 어떻게든 저희가 알아서 아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돌봐주려고 애를 썼어요. 

그리고, 큰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추우면 춥다고 스스로 말을 하기도 하는 경지에 이르면서 이제 큰 아이가 저체온으로 고생할 일은 사라졌습니다.

둘째 뚱이의 경우는 어떠했을까요?

뚱이도 비슷하게 체온이 많이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두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뚱이는 둘째인데, 형아 잭에 비해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기본적인 면역은 조금 좋은 편인 것 같아요.  첫째 잭은 13개월까지 모유만 먹고 자랐는데도 감기를 달고 살았고, 둘째 잭은 5개월까지만 모유를 먹고 6개월부터는 분유를 먹었는데도 면역은 더 강한 것 같아요.  

그렇게 건강하게만 지내던 뚱이도 결국 돌 즈음 되어서 한번 돌치레를 하긴 했습니다.  열이 많이 났었는데, 급체를 한 것 같기도 하고, 거기에 변비까지 걸리면서 며칠 앓았던 것이 뚱이가 처음으로 가장 많이 아팠을 때였던 것 같아요.  다행히 그 때는 저희가 한국에 있던 시기라 한국에서 바로 소아과 의사도 만날 수 있었고, 피검사도 아주 용이하게 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응급실에 있던 소아과 의사는 물론 간호사도 아이 피 뽑는 일로 그렇게 난리법석을 피웠는데, 한국에서는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주 기술 좋게 아이 피를 뽑으시더군요.  사실 처음에는 혈관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조금 헤매었으나, 영국에서 잭이 그 시기였던 즈음에 피를 뽑은 경험과 비교하면 한국 간호사 선생님은 정말 수준급이셨어요. 

어쨌든, 그 때 아이가 열이 심하게 올랐다가 열이 내렸다 하면서 한번 체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이 울음소리가 평소와 달랐고, 혹시나 싶어 제 손으로 아이 온 몸을 빠르게 스캔하는데 가슴, 머리, 배 어디 한 곳 온기가 느껴지는 곳이 없었어요.  손, 발, 팔, 다리가 싸늘한 것은 당연하구요. 

그래서 의사선생님을 보러 갔을 때 선생님께 여쭤봤어요.  아이 체온이 많이 떨어져서 아이가 많이 울었다, 큰 애 때도 체온이 35.1도까지 떨어져서 많이 놀랐던 적이 두어번 있었다고. 

그랬더니 한국의 의사선생님께서도 그러시더군요.

"체온이 낮아지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래요?"

"네, 열이 많이 나면 문제이지만, 체온 떨어지는 건 괜찮아요.  걱정 안 하셔도 되요."

더 자세히, 왜 괜찮냐고 여쭤보고 싶었지만 한국의 진료 스타일상 (빨리빨리,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고 퇴장해야 하는) 더 여쭤보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은 괜찮다,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면서. 

+++

아이의 저체온증으로 놀라신 부모님들, 너무 놀라지 말고 일단 아이를 따뜻하게 해주세요. 

저희의 경우, 바닥에 전기담요를 따뜻하게 켜주고, 체온이 따뜻한 아빠가 꼭 안아주거나, 엄마가 몸에 꼭 붙어 안아주거나, 따뜻한 이불을 포근하게 덮어주는 게 도움이 되었어요.  아이가 의식이 있다면(잠자는 상태가 아닌) 따뜻한 물을 조금 먹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아이가 좀 진정이 된다면 다행, 그러지 않다면 전문 의료인과 상담해보세요.

저희는 워낙 비응급 의료처치에는 소극적인 영국의 의료접근에 익숙해져서인지, 이제는 왠만한 일로는 병원에 전화조차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이 체온도 잘 재어보지 않아요.  손으로만 만져봐도 대충 감이 오거든요.  첫 아이때 워낙 손으로 재어보며 아이 열을 많이 느껴봐서 그런지, 이제는 손으로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실제 체온계로 재는 것과 거의 흡사한 수준으로 맞추는 능력이 생겼거든요.  둘째라 아이 아픈 것에 대한 여유가 좀 늘어나기도 했구요. 

우리 아이들, 모두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며, 오늘 글을 마치겠습니다~

https://unsplash.com/photos/4zvnt60-pak?utm_source=unsplash&utm_medium=referral&utm_content=creditShar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