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도 몽실언니의 영국일기를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 말씀을 올립니다.
제 글이 뭐라고, 이렇게 찾아와서 읽어주시니 저에게는 큰 삶의 활력이 된답니다! ^^
제목에 쓴 것처럼 저희 부부는 현재 다이어트 중입니다. 오늘로 딱 닷새입니다.
사실 다이어트라고는 하지만 뭔가 거창하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운동을 조금씩 시작했고, 간식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너무 약해진 체력과 늘어진 뱃살
저희 부부가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두가지 입니다.
저와 틴틴은 체력이 약한 편이에요. 그래서 멀리 가지도 않고, 밤늦게 뭘 보거나 즐기지도 않습니다. 애들이 자면, 그 시간이 우리가 자야 할 시간, 애들이 일어나면 그 시간이 우리가 일어나야 할 시간이이에요. 물론 애들이 잔다고 바로 자지는 못합니다. 뒷정리와 다음날 아침 준비를 해둬야 잘 수 있어요. 그 일은 사실 대부분 틴틴의 몫입니다. 큰 애보다 일찍 잠드는 둘째를 재우는 동안 틴틴이 첫째와 놀아주면서 뒷정리를 하다가, 첫째도 잠에 들려하면 첫째를 제 곁에 데려다주고 틴틴은 돌아가서 그날의 웹툰을 빠르게 스캔하며 남은 뒷정리를 하지요.
별달리 하는 일도 없는데도 늘 지치는 체력. 그래서 저희는 애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는대로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는데도 집 안에 밀려 있는 일들도 많고, 애들이 어린이집을 다니며 감기에 걸린 채로 한달이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도 함께 밤잠 설쳐가며 틴틴은 코피도 났었고, 혓바늘도 두 번쯤 났다가 사라졌고, 저도 지금 두 번째 입술이 부르터있는 상태예요. 이러니, 저희가 어찌 뭘 더하겠어요.
그러다 이제 생활이 좀 안정되고, 아이들은 여전히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지만 아이들의 감기도 안정화된 상태로 지속되면서 우리도 체력을 늘리기 위해 운동을 조금씩 하기로 했습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틴틴과의 두 번의 대화입니다. 첫 번째 대화는 아마 보름 전쯤이었을 거예요. 제가 틴틴에게 이야기했죠.
"나도 다이어트를 해 볼까?"
"응, 그래. 해 봐."
"그런데, 딱히 동기가 없어."
"자기 만족이지 뭐."
"자기 만족? 난 딱히 불만도 없는데 뭘. 자리에 앉아있을 때 청바지 위로 올라오는 이 뱃살들. 그것때매 불편(진짜 말그대로 불편!!!! ㅋㅋ)한 것 말고는 불만도 없어."
"불만족!"
"응???? 아, 그런가?!!!"
하고 하하하하하 웃음이 터진 저.
그리고 얼마 후, 오랫만에 거울을 보던 저는 또 틴틴에게 이야기했어요.
"거울로 이렇게 보면, 내가 그렇게 살이 찐 지 잘 모르겠어. 도대체 어디 그렇게 살이 찐 거지?"
이건 그 말을 하기 며칠 전, 체중계를 올라갔더니 체중이 57킬로인 것을 보고 충격받은 제가 그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나봐요. 잭 임신부터 임신 초기까지도 50-52킬로를 왔다 갔다 하던 저는 출산 당시 64킬로를 찍고, 잭 돌 즈음에 54킬로로 자연스레 돌아왔다가, 둘째를 갖고 다시 12킬로가 증가하여 66킬로에 둘째를 낳고, 어느새 16개월이 흘렀건만 제 체중은 57킬로네요. 어찌보면 둘째 만삭 때보다는 9킬로나 빠졌으니 많이 빠진 것이지만, 아이 몸무게를 빼면 양수니, 태반이니 뭐니 다 빠진 거 생각하면 딱 그것들만 빠져나간 정도 같기도 합니다.
어디에 살이 찐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제 말에 틴틴이 한 대답은 가관입니다.
"응, 몽실. 내가 항상 얘기하지만, 그냥 그렇게 보면 살 찐 거 하나도 티 안 나."
"뭐가 티가 안 나~~"
"정말이야. 내가 항상 그러잖아. 옷 입고 있으면 티 하나도 안 난다니까~?"
"응? 옷 입고 있으면? 그럼 옷 안 입으면 티 난다는 거야?"
"응! 그렇지! 옷을 벗어야 뱃살이 출~렁~ 하고 티가 나지~ 다 거기에 살이 쪄 있는데!"
"으악!!! 뭐야?!!!! 어떻게 그런 말을!!!"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사람들이 다들 그러잖아. 나 하나도 살 안 쪄 보인다고. 옷을 이렇게 입고 있으니 티가 안 나지. 나도 옷을 벗겨놔야 뱃살이 두둑한 게 보이지!"
"아우, 그게 뭔 소리야!!!!"
하고 하하하하 웃음을 터트린 저.
그렇습니다. 틴틴의 이야기는 95% 정확했어요! 두둑한 뱃살, 그게 바로 저와 틴틴이 고민하는 살 대부분이니까요.
그리고 며칠이 시간이 흘렀고, 틴틴이 약 먹듯이 산책을 해야 한다며 제 손을 잡고 점심시간에 20분씩 산책을 하다 보니 저도 틴틴도 기운이 좀 더 나는 듯하여 드디어 며칠 전부터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틴틴은 달리기를 시작했고, 저는 스쿼트로 근력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틴틴은 하루 2킬로미터를 천천히 뛰기 시작했고, 저는 20개씩 맨손 스쿼트를 하루 3세트씩 하고 있습니다. 그게 뭐라고, 별 것도 아닌 운동이 정말 오랫만에 했더니 스쿼트 겨우 3세트에 며칠이 다리가 뻐근하더군요. ㅠㅠ
거기에, 이제는 등 운동도 좀 추가하고, 팔 운동도 추가하고, 코어 운동도 조금씩 추가해볼 생각이에요.
전 산책을 정말 좋아하고, 그래서 산책을 길게 하고 싶은데, 지금은 바빠서 그럴 시간적 여유가 나지가 않네요. ㅠ 틈 나는대로 짧게 산책을 하거나 집 안 계단을 빠르게 오가며 대충 유산소 운동을 대체하고, 근력운동으로 몸에 기본 체력을 다져보려 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의 기본은 식단조절이라니 저희도 식단을 한번 조절해볼까요?
식단 조절의 차원에서 제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늘상 커피에 넣어먹던 우유를 빼기! 하하하하하. 이건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이삼일쯤 해보았는데요. 며칠 그러다가 이제는 원래 마시던대로 마시고 있습니다. ^^
그 외, 단백질 추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와 틴틴인데, 고기를 의도적으로 식단에 좀 더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식구들 다 같이 먹을 닭고기 볶음을 준비하며, 한켠에서는 닭가슴살을 굽기 시작했어요. 지난 2년간 닭가슴살 구이는 딱 두번째네요. ㅋㅋ 다이어트와 관계없이 저는 닭가슴살을 좋아하지 않지만, 틴틴은 닭고기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 닭가슴살인데. 지난 주, 리들에서 산 닭가슴살이 있으니 앞으로 자주 해 주려구요.
저는 닭가슴살을 얇게 썰어 빵 위에 얹어 치킨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고, 틴틴은 밥과 먹겠다길래 녹색 생채소를 함께 넣어 닭가슴살 샐러드로 만들어줬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잎채소를 잘 안 먹다 보니 저희도 덩달아 샐러드를 잘 먹지 않게 되었는데, 이렇게 야채와 함께 먹으면 틴틴이 더 건강해질 것 같네요. 틴틴, 더 강하고 건강해져서 우리 함께 오래오래 살아요~~
샐러드 소스: 설탕 1, 식초 1, 간장 1, 올리브오일 3 비율로 섞고 씨겨자 1스푼 듬뿍~ 어떤 고기 샐러드에도 잘 어울리는 저희 큰언니표 특제(?) 소스! ^^
요즘 운동을 시작하더니 기운이 나면서 저도 틴틴도 활력이 조금 더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애정표현도 늘었습니다.
"틴틴, 나 틴틴을 정말 사랑해. 틴틴의 모든 점을 사랑해. 모두 다 사랑해. 너무너무 좋아~"
"몽실. 나도 그래. 사랑해. 나 너랑 같이 앞으로 80년은 더 같이 살고 싶어!"
"뭐라고???? 80년?!!!! 그럼 몇 살이야? 아, 지금까지 40년 사는 것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그 두배를 더 산다고?!!! 그래, 몇십년 뒤에는 세상이 그렇게 되어 있을 수도 있겠다, 정말. 우리 정말로 건강 잘 챙기며 살아야겠어."
저희 부부는 그렇게 함께 건강을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게 삽시다~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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