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 7

[영국날씨] 그리도 덥더니 이젠 이렇게 춥구나

영국아. 너의 정체는 도대체 뭐니? 어떻게 어제까지는 에어컨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하더니, 오늘은 이렇게나 추울 수 있니? 넌 어쩜 이리도 확확 변하니? 일년내내 큰 변화 없이 항상 춥고 축축하더니, 그래도 여름이라고 요며칠 해를 반짝 보여주더니, 어느새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구나. 일년을 보면 큰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하루에도 해가 났다, 비가 왔다, 또 해가 났다, 우박이 내리기도 하니, 변화가 없다는 말은 취소해야겠다. 오늘만 해도 어제 그리 더웠다 오늘은 이리 추우니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무쌍하구나. 영국아. 나는 니가 참 편하면서도 힘들어. 내 성인기의 절반 이상을 너와 함께 보냈으니, 이젠 니가 나의 고향인데도 나는 아직도 니가 낯설어. 특히 너의 이 변함없이 춥고 어둡고..

[엄마라이프] 남은 2020년, 내가 하고 싶은 일들

안녕하세요. 오늘도 몽실언니의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글에 적은대로 저는 이제 올해 그 어떤 “글빚”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올해 예정되었던 일들은 모두 끝이 났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두달 남짓 남은 기간, 이제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제가 하고 싶은 때에 하면 되는 자유인입니다! 이렇게 글을 적고 보니 올해도 두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조금은 당황스럽습니다. 코로나로 집에서 재택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머물며 두 아이를 돌보느라 동분서주하다 보니 올 한해가 이렇게 많이 흘러버렸네요.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남은 기간,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블로그에 글 쓰기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요? 그래도 이게 제 솔직한 마음이에요. 남은 시간, 무엇보다도 블로그에 글을 많이 적고 싶..

[영국일기] 코로나 시대, 우리가족 적응기

2020년은 바야흐로 코비드 시대.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 사실 올 해는 우리 가족에게 제법 특별한 해이다. 나는 연초에 둘째 아이를 출산했고, 여름에 마흔번째 생일을 맞았다. 어린이집에 가던 큰 아이는 동생이 생겼고, 코로나로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며 1 년간의 어린이집 생활을 청산했다. 둘째가 태어나면 그 한 해만이라도 재택근무를 하며 육아를 돕고 싶다고 바래온 남편 틴틴은 코로나로 인해 강제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24시간을 함께 한 지 7개월. 그리하여 오늘은 우리 가족의 코로나 시대 적응기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내가 겪은 인종차별코로나 초기, 영국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혹시라도 내가 한국인이라서 이곳에서 인종차별을 ..

일 일기

무슨 생각으로 이 와중에 일을 하기로 한 것인지.드디어 오늘 하나를 털었고, 이제 남은 하나를 이 달 말까지 잘 완성하면 된다.아니, 이제 내 기준에 "잘"은 없다. 그저 주어진 기한 내에 할 수 있는 만큼이 나의 최선이다. 내가 헌신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분명하게 한정되어 있으니, 그 이상의 욕심을 낼 수 없다.밤을 새거나, 밤을 새지 않더라도 하루 종일 꼼짝않고 일만 하는 일은 이제 꿈만 같은 일이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으니.***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 일로 인해 치르게 되는 희생이 많다.지나고 보면 이 희생이 별 것 아니게 느껴질 지 몰라도 지금으로는 정말 큰 희생이다.남편의 휴가를 모두 내 일을 하는 데 써야 하고, 가끔은 남편 점심시간에 나는 애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8월, 우리 부부의 생일 주간을 보내다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그간 일을 하느라 자유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일을 하지 않아도 자유 시간이 없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더더욱 없어졌어요. 시간이 없어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내서 일을 하니 몸이 힘들고, 몸이 힘드니 예민해지고, 예민해지니 싸우게 되더군요. 그렇게 남편과 싸움을 또 한번 했습니다.바로 제 생일 전날 밤에 말이죠. 8월은 제 생일, 그리고 제 생일로부터 딱 열흘 후 남편 생일이 있는 저희 부부 생일의 달이에요. 올해는 저의 자그마치 40번째 생일, 그리고 남편의 43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만으로 해도 마흔이에요. 불혹. 그래서 생일 아침에는 울기까지 했습니다. 나 불혹 같은 거 할 경지에 이르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마흔이라고, 어떡하냐구요. 틴틴이 40세에 불혹이라는 말은 100세..

아이와 잘 놀아주는 남편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

틴틴은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육아참여도가 매우 높았다. 첫 한달간은 수유를 제외하고는 나와 모든 것을 함께 했고, 그 이후에도 출근 전이나 퇴근 후, 그리고 밤중수유를 하는 중에도 많은 육아활동을 나와 함께 했다. 그렇게 쌓아간 육아스킬은 점점 좋아졌는데, 요즘은 아이 관심사가 기계, 중장비로 옮겨가면서 틴틴과 잭의 친밀도가 더 높아졌다. 엄마는 잘 하지 못하지만 아빠가 잘 하고, 아빠가 더 재밌게 해 주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말이다. 그러다보니 요즘 아침식사를 준비하거나 저녁식사를 준비하느라 내가 부득이 혼자서 부엌에 있어야 할 때 남편과 아이 둘이서만 거실에서 재밌게 잘 놀때가 종종 있다. 아빠와의 놀이 시간을 너무나 즐거워하며 아이를 보면서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을 때가 있다 (평소 같으면 마음이..

생후 15개월 15일_2019년 12주차 1일 몽실일기

주말이 또 이렇게 정신없이 갔다. 이번 주말에는 자유시간도 없었고 (아주 드물게 있는 것이니 없는 게 자연스럽지만 ㅠ) 어제는 남편이 두시간 회사가서 일을 하고, 오늘은 내가 두시간 동안 일을 했다. 오늘로 네덜란드 일은 일단락지었다. 4월 중순이면 번역일을 시작한다. 6월까지 마무리 지으려면 아주 주말을 모두 바쳐 일을 해야 할텐데 ㅠㅠ 가장 날씨 좋을 시즌에 주말마다 일만 하면 얼마나 우울할까 ㅠㅠ 그래도 먹고 살려면 해야 한다. 경력도 그렇고, 잭 어린이집을 보내려면 추가 소득이 필요하니 말이다. 오늘은 잭을 재워놓고 빈둥거리고도 싶었고, 블로그도 맘같아서는 열개쯤은 쓰고 싶었지만 (쓸 거리가 너무 쌓였다 ㅠㅠ 털지 못하고 계속 쌓여만 가니 마음에 뭔가 털어내지 못한 짐이 쌓인 듯한 느낌 ㅠ)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