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민 9

[영국이민생활] 일년 내내 비추는 따사로운 햇볕, 한국에는 있지만 영국에 없는 것!

오늘은 영국 이민 생활 중에서도 영국 날씨와 이민 가정의 삶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에서 살고 있는 저희 아이들은 한국으로 치자면 전원생활을 하는 아이들이나 다름 없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도심을 벗어나서 아이들에게 마당이 있는 주택 생활을 해주게 하려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걸 보면 저렇게 마음껏 놀 수 있다는 것 그 하나만큼은 참 마음에 듭니다. 영국에서는 전원생활이 한국보다는 좀 더 저렴하고 쉬운 편이에요.  영국에서는 대도시나 농어촌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집들이 가든이 있는 주택이고, 플랫(아파트)이 밀집한 도심이라 하더라도 그 밀집도가 한국의 아파트 촌과 비할 바가 아닐 뿐만 아니라, 도심에도 어디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는 물론..

가족 일상 2024.04.24

[육아단상] 둘째 때문에 혼이 쏙 빠진 날

오늘은 둘째 뚱이 때문에 아침부터 혼이 쏙 빠졌어요. 사실 저희 첫째 잭 때문에 혼이 빠졌던 날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에 비해 둘째가 저희 혼을 빼 놓는 날의 수는 횟수로만 따지자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예요. 그렇지만 과거의 기억은 미화되는 법! 첫째 때문에 진땀빼고 힘들어했던 시기가 얼마나 지났다고, 이제는 그 시간들이 기억도 나질 않는 건 물론이거니와 아예 그런 적도 없었던 것처럼, 그야말로 '없던 일'처럼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우리 둘째 뚱이는 첫째에 비해서는 키우기가 수월한 편이었어요. 그 수월함에 제가 너무 맘 놓고 있었던 것일까요. 자신을 좀 더 손쉽게 다룰 수 있다고 믿고 있던 엄마에게 이제 그만 정신차리라고, 난 언제까지나 그렇게 쉽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는 선언이라도 하듯이 오늘 아침 ..

[육아단상] 아이가 처음으로 선생님께 인사를 건넸다!

2023년이 되면서부터는 대부분, 거의 99% 남편이 첫째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고 있어요.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는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2022년 1월 남편이 런던에 있는 직장으로 옮기게 되서 2022년 8월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를 왔는데요. 당시 런던에 있는 직장을 잡기로 한 것은 코비드 상황이 좀 더 장기화되어서 당분간은 출퇴근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요. 왠걸.. 당장 일주일에 하루씩 출퇴근을 해야했던 탓에 서둘러 런던 인근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렇게 급하게 이사를 진행하며 저랑 남편이 나눴던 얘기가, 막상 이렇게 이사하고 났더니 다시 재택만 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우스개소리를 했었어요. 그런데 그것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올해들어 6월 초가 된 지금까지 남편이 회사에 나간 ..

만 5세 첫째 아이 공부를 돕기로 결심하다!

요며칠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 중 가장 굵직한 일을 이야기하자면 이제 만 5세인 저희 첫째 잭의 공부를 돕기로 결심한 일입니다. 아이 공부를 돕는건 부모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닌가, 그게 왜 결심히 필요하냐 하실 수 있을텐데요. 제게는 꽤 큰 결심이 필요했던 일입니다. 그간 아이 공부를 시키지 않았던 이유 만 5세 아이의 공부를 돕는다... 말이 돕는다는 거지, 공부를 시켜야 하는 것이고, 그건 부모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고 아이의 협조도 필요한 일이라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잭이 이제 겨우 만 5살. 한국 나이로 하더라도 일곱살이에요. 사실 한국에서는 요즘 학교 들어가기 전에 한글도 다 떼고, 영어도 좀 배워서 들어간다고들 하긴 하지만, 전 그런 교육관을 그리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었던지라 아이에..

Life in the UK 시험 준비 및 시험 후기

영국에서 영주권을 받으려면 Life in the UK 시험을 쳐야 한다. 영주권은 무엇인고 하니, 비자 갱신 없이 영국에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이다. 외국인이 타 국가에 입국할 때는 일정 기간에 대해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아서 들어오게 된다. 비자는 일정 기간에 대해서만 유효한 거라서, 그 유효기간이 지난 후에는 다시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그러니 비자 갱신 시에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고, 일정 기간 이후에는 다시 만료가 된다. 그래서 장기간 계속해서 체류할 사람들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영주권'을 취득함으로써 비자 갱신과 비자 갱신 비용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영주권을 취득해도 국적에는 영향이 없다. 한국인으로 계속 남는다. 그러므로 영국에서의 투표권은 없다...

[영어수난기] 오늘도 난 영어실수로 이불킥을 한다

원어민이 아니다 보니 영어 실수야 하게 마련인데 실컷 말로 내뱉고 나서 한참 지나서야 내가 뭘 잘못 말했는지 알게 될 때의 민망함이 있다. 제법 자주, 아니 실은 항상 겪는 일이고, 그러다 보니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나도 모르게 주춤하게 될 때가 있다. 이래서 언어는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는 걸까. 꼭 그런 것만도 아닐 것이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인이 된 후에 영어공부를 시작해서도 아주 훌륭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영어로 소통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니 나의 문제는 어릴 때 조기교육도 부재했던 마당에 본인 노력도 부족하다 보니 생기는 참사! 사실 참사라고 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영국에 살면서도 영어에 대한 노출이 너무 낮다 보니 겨우 유학 올 정도였던 내 영어가 더 뒷걸음치는 상황 정도라고 하..

가족 일상 2022.06.09

[육아일기]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중입니다.

두둥~ 그 날이 드디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날! 실은 이미 적응기간을 시작했습니다. 풀타임 전업주부로 돌아가다 몇 주 전 제가 맡았던 마지막 일을 끝냈어요. 영국의 장애아동 돌봄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보고서를 다른 박사님 두 분이 검독(review)을 하고 계시고, 검독 결과를 받으면 그걸 바탕으로 원고를 좀 수정해야 해요. 그것만 빼고는 올해는 더 이상 제 개인적인 일은 없을 예정입니다. 고로, 저는 다시 전업주부로 돌아갑니다. 점진적 전환 한번에 전업주부로 돌아가면 힘들 것 같아서 저희는 점진적으로 전환하기로 했어요. 일단 5월부터는 어린이집 하루를 뺐고, 6월부터는 이틀을 뺐습니다. 그리고 7월 중순이면 아예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아이들은 ..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feat. 틴틴의 병가)

오늘 틴틴은 병가를 냈다. 틴틴의 편도가 또 심하게 부었다. 원래도 피곤하고 힘들면 편도가 붓고 피가 나곤 했지만, 저렇게 심하게 부어서 아픈 건 또 오랫만이다. 지난 몇달간 코비드와 그 외에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는 힘들어했지만, 구체적으로 딱 편도선염이 심해진 건 오랫만이다. 새벽녁에 몸이 너무 아파서 아침에 잠이 깨자마자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병가를 냈다고 했다. 어지간히 아파서는 병가를 내지 않는 사람인데. 몇주간 몸이 안 좋아보이더니 결국 저렇게 탈이 났다. 안쓰럽고 걱정된다. 그러나 동시에 나도 정말 힘든데 겨우 버티고 있는 중이라 둘이 이러고 있는 이 상황 자체가 참 답답하다. 그렇다고 애들이라도 쌩쌩하냐. 그것도 아니다. 애들도 힘든 상태. 온 가족이 다 아픈 이 총체적 난국!!!!! ..

영국생활 13년 후 한국 정착기: 한국의 좋은 점

우리는 이번에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다 갈 계획이다. 사실 한국에 머물면 머물수록 겁이 난다. 한국에 계속 살고 싶기 때문이다. 가끔씩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올 때는 느끼지 못했던 기분이다. 특히 아이가 없을 때는 더더욱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다. 외롭고 재미없기는 해도 영국에서의 삶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영국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이미 그 시스템에 적응해있는 우리에게는 영국 생활이 주는 익숙함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생기고, 아이들과 함께 한국을 와보니 마음이 달라진다. 미세먼지에, 층간소음로 인한 어려움은 있지만, 인근에 가족들도 있고, 주변환경도 친숙하다. 10년 넘게 영국에 살며 한국을 떠나있었지만, 내가 나고 자란 곳이 주는 편안함이 이렇게 강력한 것일줄 몰랐다. 내 나라가 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