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생활정보

[영국생활] 영국에서 초등학교 입학하는 과정

옥포동 몽실언니 2022. 6. 8. 08:00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달 일이 정신없고 바쁘면서 한 달이 어떻게 지났나 모르겠어요.  그 동안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이제 바쁜 일들이 좀 정리된 만큼 그 사이 일어난 일들과 그 일들을 겪으며 알게 된 정보들을 열심히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 일들은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에요.  사적인 내용이 많아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공유해도 될까 조금 조심스러운데요.  그래도 하나씩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할게요.  오늘은 그 중에서 영국에서 초등학교 입학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국 초등학교 입학 과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순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영국 초등학교 입학 개요

2. 초등학교 지원 안내문 수령 시기

3. 초등학교 희망순위 온라인 지원 

4. 초등학교 배치 결과 발표 

5. 입학 전에 일어나는 일들

6. 학기 초 적응 기간 운영 방법

입니다. 

첫째의 초등학교 입학

저희 큰 아이 잭이 9월이면 학교에 입학합니다.  사실 제가 영국에서 임신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일이 바로 이 일이었어요. 

저는 영국에서 대학원만 다녀봤지, 초중고등학교 체제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정보가 없다 보니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과정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지, 혹시 내가 그걸 몰라서 아이가 취학연령이 되었는데도 학교를 못 보내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됐거든요.

아니, 엄마가 영국에서 공부도 했다면서 뭐 그런 걸 걱정하냐고 할 수 있지만, 전 정말로 그게 걱정이 됐었어요.  저에게는 미지의 세계였기 때문이지요. 

당장 몇 살에 학교에 입학하는 건지, 몇 학년까지 있는건지도 몰랐으니 그런 걸 걱정할 만도 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긴 했지만, 처음 임신을 했을 때는 그것부터가 걱정이 되긴 했었어요. 

영국에서 초등학교 1학년은 만 5세 때 진학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6학년까지가 초등학교입니다. 

그러나 차이점은!!!  영국에는 초등학교 1학년 전에 한 학년이 더 있다는 사실

바로 Reception이라고 부르는 학년이고, 저는 이 학년을 0학년이라고도 불러요.  옥스퍼드에서도 매 학기가 8주씩 1년에 3학기제로 운영되는데, 1주차가 되기 전을 항상 0주차라고 부르거든요.  

이 0학년, 즉 Reception은 어찌보면 한국의 병설유치원 과정처럼도 볼 수 있는데, 자유롭게 지원해서 다닐 수 있는 게 아니라 1학년이 되기 1년 전, 즉 만 4세 이후에 입학 가능하고, 필수는 아니지만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원할 경우 Reception학년은 만 5세 생일이 되기 전까지는 풀타임으로 다니지 않고 파트타임으로만 다니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학교 과정의 일부인만큼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도 타 학년들과 동일해요.  영국은 1학년이나 6학년이나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이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저학년은 수업시간이 짧은 걸로 알고 있는데 영국은 모두 동일해요. 

보통 9시에서 3시까지로 알고 있어요.  8시 45분에 시작해서 2시 45분에 마치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학교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저학년까지는 무료급식도 제공됩니다. 

단, 초등학교 아이들도 교복을 입어요.  교복, 체육복, 신발, 그리고 운동할 때 신을 신발 따로, 수영복 등 준비해야 할 게 많은데, 그게 또 제 부담입니다. ㅠ

Reception 과정의 주목적은 아이들이 1학년에 진학해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거라고 해요.  처음 입학하면 선 긋기도 배우고, 알파벳도 조금씩 배우지만, 노는 시간도 매우 많다고 해요.  공부 30분 하고 1시간 놀고, 공부 30분 하고 1시간 놀고 그런 식이라고 하는데, 저희 아이가 입학하면 저도 더 자세히 알게 되겠죠?

 

초등학교 지원 안내문 수령 시기

영국에서도 입학 통지문 같은 게 오긴 오더라구요. 

2022년 9월에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 대해 1년 전인 2021년 10월쯤 되니 편지가 왔어요.  11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학교를 지원하는 기간이니 그 때 진학하고자 희망하는 학교들을 순위별로 매겨 지원하라고 말이죠. 

 

초등학교 지원하기: 온라인 지원 11월에서 다음 년도 1월

그리하여 저는 적당히 시간이 지나 12월 정도가 되었을 때, 안내받은 링크로 가서 지원을 했습니다. 

희망학교를 4곳인가 5곳인가까지 순위를 정해 지원할 수 있었는데, 저는 집에서 가까운 순으로 4곳 정도까지 순위를 매겨 지원했어요.

당시 필요한 서류로는 아이의 출생증명서 혹은 여권을 통해 신원 확인을 해야 했던 것 같고, 집에 있는 우편물 같은 걸로 저희가 이 주소에 살고 있는 게 맞다는 걸 증명하는 서류를 사진으로 찍어서 업로드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별 게 없어서 이렇게 지원하는 게 맞는건가 걱정이 들 정도로 사실 별 게 없었습니다. 

 

학교 배치 결과 발표: 4월 중순

저희 지역의 경우 4월 19일에 1차 배치 결과가 발표됐어요.  이 날을 National Allocation Day 라고 부르더라구요.  학교 배치가 발표나는 날이죠.  전국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학교 배정 결과가 나오는 날인가봐요. 

이 결과에 따라 1순위 학교에 배정을 받았는지 받지 못했는지 알 수 있어요.  배정된 결과에 따라 결과를 수용할지, 다른 학교로 다시 지원할지 결정하게 되고, 이후 희망 1순위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사람들을 2순위, 3순위로 내려가면서 배치하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그리하여 7월 정도가 되면 왠만한 배정이 다 끝나는 것 같아요. 

저희는 1순위 학교가 집 바로 코 앞에 있는 학교였어요.  거리가 가까운 덕분에 학교에 배정을 받았습니다.  

1순위 배정 결과를 수용할 경우 학교 지원했던 사이트에 들어가서 결과를 수용한다고 체크를 하라고 이메일이 왔어요.  그래서 수용한다고 체크를 했더니 학교에서 입학 안내 서류 뭉치를 보내줬습니다. 

 

입학 전에 일어나는 일들

학교에서 보내준 서류 뭉치를 꺼내보니 아이에 대한 간단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었어요.  아이가 스스로 대소변을 가리는지, 밥을 혼자서 먹을 수 있는지, 엄마와 헤어질 때 웃으며 인사하는 편인지 등을 묻고 있었어요. 

그 외에도 간단한 인적 사항도 제공하도록 되어 있었어요.  모두 기록한 후 5월 10일까지 학교로 제출해야 했습니다. 

우편물 받은 게 5월 초였는데, 딱 1주일 정도 기한을 주더라구요. 

저희는 바빠서 계속 미루다가 결국 데드라인이었던 5월 10일에 서류를 작성해서 틴틴과 산책겸 함께 학교로 걸어가서 서류를 내고 왔어요.

서류를 받아주신 직원 분이 친절해서 마음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서류를 낸 후, 얼마전 또 학교에서 이메일이 왔네요. 

  • 교복 관련 안내:  입학 전에 교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운동화 규정은 어떻게 되며, 교복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 입학 준비 안내:  입학 전 부모-교사 미팅 안내, 7월 중순 입학 전에 학교에 와서 노는 시간 안내

이런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부모와 교사간 미팅에 참석하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그 예약을 학교에서 정해준 웹사이트에 가서 가입을 해서 예약을 할 수가 있네요?! 아...  IT가 세상을 편리하게 해주긴 했지만, 과거에는 불필요했던 일들도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아 피곤하다는 생각이 잠시잠깐 들었습니다.

그것도 며칠 미루다 보니 학교에서 다시 연락이 왔어요.

미팅 가능한 시간 남은 게 몇 자리 없으니 빨리 예약을 하라구요.  압박....

그래서 오늘 드디어 미팅을 예약했습니다.  6월 중순, 아이들이 어린이집 가고 없는 날로 잡았어요.  부모별로 30분씩 미팅이 잡혀있네요. 

(그 와중에 이메일을 쓰기 불편한 부모들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다루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각장애가 있거나, 손으로 자판을 치기 힘든 장애가 있는 부모, 혹은 학습장애가 있거나 한 부모들 말이죠.. ㅠㅠ)

초등학교 적응 기간 운영 방법

입학 관련 안내문을 보면서 눈에 띄었던 것은 첫째 주에는 적응기간을 갖는다는 점이었어요.

첫 일주일간은 학급인원을 반으로 나워서 그 아이들만 오전에만 나와서 수업을 받고, 또 어떤 날은 절반 나눠 오후에만 나와서 수업을 받는대요.  그리고 그 주가 지나고 난 첫 월요일이 처음으로 반 전체가 나와서 하루 온종일을 머물다 가는 첫 날이 됩니다.

영국의 초등학교 한 학급은 30명이에요.  한국에 비해 많죠?  아마 OECD 회원국 평균이 21명이래요.  그런데 영국은 30명이라니!

흥미로운 것은 영국의 사립 초등학교들은 학급 인원 수가 훨씬 적습니다.  친구 아들이 사립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한 학급이 14명이라 하고, 앞집 제니퍼네도 큰 딸이 5학년을 마치고 나면 사립으로 전학을 갈 예정인데 한 학급 인원이 14명이라 그 점이 마음에 든다고 하네요.  공립학교의 절반 수준입니다.

30명이 요즘 기준으로는 참 많은 수인데, 저희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을 생각하면 하하하.  웃음이 납니다.  저희는 정말.. 그 교실에 콩나물 시루처럼 빼곡히 들어앉아 수업을 받았으니 말이죠.  초등학교 시절에는 51명에서 53명, 고등학교 시절에는 59명씩 한 반이었는데, 그렇게 학교를 다녔어도 재밌고 좋았어요. 


어쨌거나 그렇게 저희 첫째 잭은 학교를 곧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저희가 이사를 진행 중인지라 아이가 이 학교를 다니다 전학을 하게 될지, 입학 하기 전에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에요. 

그렇지만 집 앞 학교에 실제 입학하지는 못하더라도 학교가 가기 전에 일어나는 일들을 저도, 잭도, 경험해보는 것은 중요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교사 미팅도 예약하고 입학 전에 학교에 가서 놀다 오는 세션에도 참석해볼 생각이에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라도 이사 계획이 무산되어서 실제 이 학교를 입학해서 오래 다니게 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말이죠. 

꼬물거리는 아이가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갈 날이 가까워졌다니.  세월 참 빠르죠?  남의 집 애들은 진짜 빨리 자란다는 말만 맞는 게 아니라, 우리 집에 있는 애들도 진짜 빨리 자라는 것 같아요.  

영국은 만 4세만 지나도 학교 과정을 시작하니 이 때부터는 보육료도 들지 않고, 오후까지 학교에 믿고 맡길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그래도 걱정이 많습니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만큼 단체생활과 관련해서 가르쳐야 할 것도 많고, 초등학교 연간 38주 학기 외에 나머지 연간 14주 방학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입니다. 

방학 걱정은 둘째 치고, 아이의 사회생활, 단체생활에 대한 교육이 진짜 걱정이에요.  이걸 걱정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아이가 요즘 어린이집에서 말썽이 많은 편이거든요.  이 이야기는 다음에 다른 편에서 따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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