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2

[육아일기]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중입니다.

옥포동 몽실언니 2022. 6. 6. 08:00

두둥~ 

그 날이 드디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날!

실은 이미 적응기간을 시작했습니다. 

 

풀타임 전업주부로 돌아가다

몇 주 전 제가 맡았던 마지막 일을 끝냈어요.  영국의 장애아동 돌봄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보고서를 다른 박사님 두 분이 검독(review)을 하고 계시고, 검독 결과를 받으면 그걸 바탕으로 원고를 좀 수정해야 해요.  그것만 빼고는 올해는 더 이상 제 개인적인 일은 없을 예정입니다.

고로, 저는 다시 전업주부로 돌아갑니다. 

 

점진적 전환

한번에 전업주부로 돌아가면 힘들 것 같아서 저희는 점진적으로 전환하기로 했어요.  일단 5월부터는 어린이집 하루를 뺐고, 6월부터는 이틀을 뺐습니다.  그리고 7월 중순이면 아예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아이들은 집에서 쉬게 됩니다. 

전 사실 처음부터 확 다 빼버릴 욕심도 있었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돈이 많이 절약되거든요. 

그러나 현실적인 여러가지 상황들 때문에 일단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보내기로 했어요. 

일단, 원고 수정 요청이 들어오면 그 일도 하긴 해야 하고, 현재 집을 이사하는 과정을 진행 중에 있는데 이것도 제가 중간에서 처리해야 할 행정적인 일들이 제법 많거든요. 

그 외, 마지막으로는 틴틴이 저에게도 자유시간을 좀 가져야 하지 않겠냐고 하여...

그리하여 일단 주 3일을 7월까지는 보내기로 했으나, 바로 오늘!  결심했죠.  그냥 7월 중순까지만 다니고 끝내자고 말이죠.  

정확하게는 7월 13일 수요일까지만 다니고 끝내기로.   7월 14일부터 전업주부가 되기로!

 

전업주부 복귀일을 7월 14일로 잡은 이유

7월 14일이 아이들 어린이집에서 첫째 잭 반 아이들의 졸업식을 하는 날이에요.

어젯밤에 어린이집에서 이메일이 왔는데, 7월 16일에 그만두더라도 어린이집 비용은 평소와 똑같이 7월 1일에 납부해야 한다는 공지사항이었지요.  

응..?? 뭐지???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왜 이런 공지를 하는 거지...???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이 맘때쯤 졸업식을 하고 나서 제일 큰 아이들이 많이 사라졌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들 이동도 많고, 입학 준비도 하고, 가족들끼리 여름 휴가도 보내고 하니 그 즈음 어린이집을 졸업(?)시키는 집이 많은 모양이더라구요.

그래서!!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있나!   그렇게 7월 중순부터 8월까지 어린이집 안 보내면 우리 포장이사할 돈이 생기는데!!! 하며, 저도 과감하게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매니저와 통화했습니다.  7월 중순까지만 다니고 그만두겠다구요. 

 

전업주부 전환 과정

지금은 일종의 적응기로서 전업주부로 전환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5월 한달간 아이들을 주 1회 온전히 돌보기 시작했고, 6월부터 주 2회 돌보게 되요.  바로 목요일과 금요일이 아이들을 돌보는 날입니다. 

다행히 6월 첫번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공휴일이라 남편 덕을 볼 수 있게 됐어요. 

원래는 6월 첫주 목요일과 금요일이 공휴일이 아닌데, 올해만 특별히 공휴일로 지정됐어요.  이전 글, 영국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 골목파티에 대한 글에 적었다시피 올해는 여왕 즉위 70주년이에요.  매 10주년마다 6월 첫째주 금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기념 행사를 했다고 하는데, 올해는 그게 6월 3일 금요일입니다.  

연관글: 2022.06.01 - [영국에서 먹고 살기/일상생활] - [영국생활] 여왕 즉위 20주년 기념 공휴일과 골목 파티

그리고, 그 전날인 목요일까지 공휴일이 된 건 원래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정기적으로 있는 영국 공휴일을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일 앞으로 변경한 거예요.  그 덕에 6월 2일, 3일이 연달아 공휴일이 되었고, 저는 그 양일간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주부터는 혼자서 온전히 이틀을 돌보고, 그걸 5주간 연습한 다음 그 후부터는 전적으로 저 혼자 평일 육아를 담당하게 됩니다.

 

사진: 5월 중순 전업주부일(아이들 어린이집 안 가는 날)에 혼자서 두 아이 데리고 공원 나들이

 

 

전업주부 적응기

6월부터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게 될 날이 겨우 주 2회 뿐이지만, 그래도 이게 제법 심적으로 부담이 됐어요. 

내가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 아이 둘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그러던 중, 저희가 이사갈 집을 구하기 위해 남편이 집을 비우는 날들이 몇 번 생겼어요.  특히, 저 혼자 아이들을 1박 2일간 돌봐야 하는 일이 두 번이나 있었지요.  제법 고되었지만 그렇게 경험을 좀 하고 나니 그래도 나름의 요령도 좀 생기더군요. 

지난 달 5월 한달간 주 1회 혼자 돌보기를 해보니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게 차차 적응이 되네요. 

제일 힘든 부분은 아이들 돌보면서 아이들 밥 준비하기, 첫째 잭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둘째 뚱이 낮잠 재우기, 아이들 둘을 혼자서 준비시켜서 외출 준비하고 외출하고 돌아오기예요.  이것도 하다 보면 요령이 더 생길 것 같아요. 

 

전업주부로 잘 지내기 위한 요령 

요즘 아이들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아이들 돌보는 게 정말 힘든 일로 느껴졌어요.  사실, 잠을 편하게 자지 못하고, 아이들이 감기라도 걸리면 아이들 기침 소리와 우는 소리에 자주 깨서 그 때는 정말 힘들죠.  잠도 못 자고 체력은 고갈되어 제 온 몸이 으스러져버릴  것 같거든요. 아이들이 아프니 내가 맡은 일을 제 때 끝낼 수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밤에 자지 않고 일을 더 할 체력은 없고. 

그런데 아예 일을 놓고 아이들을 돌보기로 결심하고 나니 아이들을 돌볼 때 마음이 편해요. 

게다가 요즘 날씨도 좀 좋아지고, 아이들 건강도 좀 나아졌고(여전히 첫째 잭은 기침을 하긴 하지만...ㅠ), 저도 아이들 돌보기 위한 생활 패턴에 적응을 좀 하는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요령은 아이들이 잘 때 무조건 그냥 잠들어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자다가 어쩔 수 없이 아이들 때문에 잠을 몇번 깨게 되기 때문에 잠들어있는 시간의 절대량 자체가 좀 커져야 하는 거 같아요.  아이들 잘 때 잠들어서 저녁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자면 밤에 몇 번 깼더라도 낮에 제대로 활동할 정도의 에너지는 있는 거 같아요.  

혹시 자다가 한밤중에 잠이 깼다 하더라도 무조건 그대로 더 자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그 때 일어나서 핸드폰을 봤다가는 밤새 잠도 달아나버리고, 다음날도 피곤해서 아무 것도 못 합니다.

그 다음 요령은 아이들이 울고 불고 싸우는 소리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둘 간에 폭력이 오가는 것만 아니라면 울고 불고 싸우는 그 과정도 둘이서 갈등을 해결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난 달 주 1회 전업주부를 하면서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훈육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매번 동일한 원칙으로 접근하는 걸 반복하다 보니 아이들끼리도 규칙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나름의 협상의 요령도 생긴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벌써부터도 아이들끼리 울고 싸워도 자기들끼리 문제를 해결해버리는 일이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생기고 있습니다.

 

전업주부가 되어 아쉬운 점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7월 중순부터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완전히 끊게되면 블로그는 언제 쓰나 하는 겁니다. 

그리고 또, 운동은 언제 하나 하는 거죠.  이번주부터야 다시 운동(달리기)을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안 가면 전 언제 운동할 수 있을까요.  뭐.. 물론 생활이 운동이지만, 그래도 맘 먹고 운동하는 것과 아이들 돌보며 강제 운동을 하는 건 다른 일 같아요. 

아이들이 잘 때 같이 자야 저도 충분히 잘 수 있는데...  큰 일입니다. 

그래도 블로그는 저의 기쁨이니, 자기 전에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구요. 

저의 전업주부 적응기, 저도 기대됩니다.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말이죠!  

온전히 전업주부가 되기 전의 적응 과정을 즐겨야겠습니다.  얼마남지 않는 자유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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