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단상 7

[육아단상] 둘째 때문에 혼이 쏙 빠진 날

오늘은 둘째 뚱이 때문에 아침부터 혼이 쏙 빠졌어요. 사실 저희 첫째 잭 때문에 혼이 빠졌던 날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에 비해 둘째가 저희 혼을 빼 놓는 날의 수는 횟수로만 따지자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예요. 그렇지만 과거의 기억은 미화되는 법! 첫째 때문에 진땀빼고 힘들어했던 시기가 얼마나 지났다고, 이제는 그 시간들이 기억도 나질 않는 건 물론이거니와 아예 그런 적도 없었던 것처럼, 그야말로 '없던 일'처럼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우리 둘째 뚱이는 첫째에 비해서는 키우기가 수월한 편이었어요. 그 수월함에 제가 너무 맘 놓고 있었던 것일까요. 자신을 좀 더 손쉽게 다룰 수 있다고 믿고 있던 엄마에게 이제 그만 정신차리라고, 난 언제까지나 그렇게 쉽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는 선언이라도 하듯이 오늘 아침 ..

[육아단상]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과 치유

오늘은 요즘 아이들과 온전히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게 내가 받고 있는 사랑과 치유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한다. 전업주부로의 전환과정에서 얻은 소득: 육아에 여유가 생겼다! 요즘 아이들을 혼자서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와 아이들 간에 관계에 변화와 발전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래서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훈육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이들도 나와 있는 시간에 적응이 필요했다. 갑자기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엄마와 온종일 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그저 떼만 쓰려 하던 아이들. 특히, 첫째 잭의 떼와 고집, 말썽이 심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에 나도 적잖게 당황했다. 이건 뭐지, 도대체 아이들이 왜 이러지, 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지. 이런..

육아의 마법: 5%의 행복이 95%의 힘듦을 덮어버린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처음에는 이 두통이 안경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큰 애 때문에 안경이 삐뚤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오늘 오후에도 큰 애가 내 얼굴로 덥쳐오며 안경이 삐뚤어졌고, 그러고 얼마 후부터 두통이 올라와서 안경 초점이 맞지 않아 머리가 아픈 줄 알았다.그래서 애들 모두 잠든 후 방에 올라와 안경을 다른 걸로 바꿔썼다. 기대와는 달리, 온전한 안경으로 바꿔썼는데도 두통이 가라앉질 않는다. 생각해보니 잠이 부족했을 때 나에게 왔던 그 두통과 같은 두통 같다. 그런데도 나는 잠을 자지 않고 이렇게 오늘의 기록을 남긴다. 그 이유는 애독하는 김민식pd님의 블로그에서 본 도서 리뷰 중에서 글을 씀으로써 글 쓴대로 살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기록함으로써 나의 하루를 완성하고자 하는 욕구 때..

[육아단상] 오늘도 나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한다.

하고 싶은 것은 참 많은데,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는다. 모든 전업 엄마 아빠들이 비슷한 상황이리라. 엊그제만 해도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다고 글을 적었는데, 며칠 지났다고 내 마음에 실은 욕심이 아직도 그득함을 자백하는 나는 명실상부 모순주의자. 모순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니 내 안의 이 모순도 고백하고 받아들이기가 편해진다. 마음이 바쁘고, 시간이 없는 것은 요즘 영국의 장애 아동 복지에 대해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이 장애운동 역사가 깊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장애 아동에 대한 복지들을 찾다보니 찾으면 찾을수록 무궁무진한 세상이 나와서 놀라고 있다. 우리가 사는 작은 동네에만 특수학교가 두 곳이 있는데, 잉글랜드 전역에는 1300여개가 있다고 한다. 한국은 특수학교가 170여곳이 있다고 하는데..

[육아단상] '낳기만 했는데 알아서 자라는' 우리집 육아의 진흙탕 전모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 번 '아이들은 낳기만 하면 자란다구요?’글에 제가 “겪어보니 그렇더라”고 이야기한 바가 있는데, 그에 대해 좀 더 소명해야 할 듯하여 오늘 글을 적습니다. 연관글:2020/08/14 - [좌충우돌 육아일기] - [육아단상] 아이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구요? 제가 '첫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둘째는 낳고 보니 정말 알아서 자라더라'고 하였지요. 그런데 그 '알아서 큰다'는 것이 저희가 제대로 신경을 써 주지도 못했는데 기특하게도 잘 자라주어 고마운 마음에서 그리 표현하는 것이 하나요, 아이가 하루 하루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제대로 살필 경황이 하나도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 또 다른 하나입니다. 사실 아이 둘 키우며 이런 이야기하기 참 민망하기도 합니다. 저출산 시대라고..

[육아단상] 아이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구요?

아이를 낳기 전에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말이에요. 애는 낳기만 하면 자기들이 알아서 큰다고, 걱정 말고 낳기나 하라는 말씀.그런데 말이죠. 둘째를 낳고 보니 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하. 어른들 말씀이 다 맞더라구요~첫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둘째는 낳고 보니 자기가 알아서 크더라구요. 어떻게 그러냐구요?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엄마 아빠는 힘이 들어 늘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 두살 터울의 형아는 한창 부모 모두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싶어하는 나이에.. 엄마 아빠는 둘이서만 집안일 하랴, 바깥일 하랴, 애들 돌보랴.. 모든 것을 최소한으로만 하는데도 워낙 정신이 없다 보니 둘째에게는 첫째 때와 같은 집중적 관심, 지긋한 관심, 아이에 대한 몰입이 불가능합니다.엄마 아빠가 그렇..

[육아단상] 빨래, 보살핌의 대물림.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하루에 나오는 빨래양이 엄청나다. 그나마 빨래가 좀 줄었던 기간은 아이 8-9개월쯤이었으려나. 이제는 빨래가 하루에 한번, 혹은 이틀에 한번 할 수도 있겠구나 했는데, 아이가 걸어다니기 시작하고, 자기 숟갈로 자기가 밥을 먹으려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빨래양이 다시금 엄청나게 늘어났다.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데 뭐가 힘드냐고..한다면 님은 “살잘못” 살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 빨래야 세탁기가 하지만, 엄청난 양의 빨래를 일일이 널고, 다시 일일이 개고, 각각의 서랍장에 다시 챙겨 넣는 것이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성가신 일인지 모른다. 며칠전, 잭과 틴틴이 아직 자고 있던 아침에 먼저 일어나 하나, 둘, 개도 개도 끝이 없던 빨래. 이거라도 개어서 잠시라도 빨래대를 치워야 잭이 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