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둘 육아 9

여전히 셋째가 갖고 싶지만, 그럼에도 가질 수 없는 이유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 인사드립니다!! 정말 오랫만에 글을 남기죠? 그간 이토록 조용한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살아있습니다!! 건강하게 잘 살아있습니다. 한동안 두통에도 시달렸고, 아마도 저도 코비드에 두번째로 걸렸던 것 같고, 아이들도 지난 겨울 영국을 강타한 Strep A라는 전염병에 걸리기도 했고, 아이 학교 생활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로 골치를 앓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건강하게 잘 버티고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은데요. 일단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한 손님께서 꺼내주신 질문과 관련된 이야기로 오랫만에 글 포문을 열어볼까 합니다. 그 분의 질문도 질문이었지만 며칠 전 저희 언니와 조카들과 그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거든요. 그것..

[육아단상]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과 치유

오늘은 요즘 아이들과 온전히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게 내가 받고 있는 사랑과 치유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한다. 전업주부로의 전환과정에서 얻은 소득: 육아에 여유가 생겼다! 요즘 아이들을 혼자서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와 아이들 간에 관계에 변화와 발전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래서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훈육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이들도 나와 있는 시간에 적응이 필요했다. 갑자기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엄마와 온종일 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그저 떼만 쓰려 하던 아이들. 특히, 첫째 잭의 떼와 고집, 말썽이 심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에 나도 적잖게 당황했다. 이건 뭐지, 도대체 아이들이 왜 이러지, 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지. 이런..

두 아들의 엄마되기,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

내 인생에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사실 난 결혼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참 오랫동안 했었다. 내가 누군가와 연애는 몰라도 결혼을? 거기다가 출산을? 육아를? 상상이 잘 안 되는 그림이었다. 어린 시절, 두 언니 밑에서 셋째로 자란 나는 우리 집 세 딸들 중 그나마 가장 여성스러운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언니들은 나와 비교할 수 없게 시원, 화끈, 괄괄한 성격이다. 난 우리 셋 중 가장 새침하고, 부끄럼 많고,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어린 시절, 언니들은 내게 "쟤는 남자혐오증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정도로 나는 남자에 대해 무지했다. 남자들과 말도 잘 나누지 못했고, 어려어했다. 아버지에 대한 어려움이 고스란히 전가되었던 것 같다. 동생도 남자아이였지만, 동생은 내게 인형같..

[그림일기] 집안일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일상

아이들은 집안일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지는 않고,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집안일을 거드려는 것 같다. 특히 나와 틴틴이 진지하게 집안일을 할 때면 아이들이 덤벼대서 제대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집안일에 관심 없는 것보다는 자기들도 참여하려고 한다는 게 어딘가 싶어 아이들이 하고 싶어할 때면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위험한 수준만 아니라면. 잭이 좋아하는 설거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싶어하더니, 이제 좀만 더하면 제대로 설거지를 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폼만큼은 그럴싸하다는! 집에 가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는 가든을 잘 쓰는 편이라서 다음에 이사가는 집에도 가든이 최소한 현재만큼의 크기라도 되면 좋겠다는 게 희망사항이다. 인조잔디, 노노~ ..

만 2세 아들의 지극한 자동차 사랑

뚱이는 자동차 사랑이 지극하다. 자나 깨나 자동차. 차를 탈 때도 자동차를 쥐고 타고, 목욕을 할 때도 자동차를 갖고 간다. 외출 준비를 하고 아이 신발을 신기려고 하고 있으면 어느샌가 아이는 자동차를 찾아서 재빨리 손에 쥔 채로 신발을 신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자동차가 배달되어 왔다. 아이 둘이 자동차로 맨날 싸우니, 틴틴이 자기도 자동차가 갖고 싶단다. 아이들이 저렇게 좋아하니 자기도 자기만의 자동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세일 중인 어느 자동차 세트를 주문했다. 그 자동차는 틴틴이 런던으로 출근한 날 배송됐다. 박스를 발견한 아이들. 자동차 사랑이 남다른 뚱이가 박스를 낚아챘다. 자기만의 힘과 속도로 낚아챘다. 절대적인 힘은 첫째 잭이 더 세지만, 해도 되는 것 안 되는 것에 대한 개념..

[성장일기] 생후 492개월 엄마가 쓰는 45개월, 20개월 아들들의 성장일기

아이들 연령을 개월수로 말하는 이유 본 글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글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사실 저 제목은 웃기려고 써 본 것이고, 처음에는 이 글의 제목을 "첫째 45개월, 둘째 20개월 성장일기"라고 썼다가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첫째 3세 반, 둘째 20개월 성장일기로 수정했다. 그랬다가 지금의 제목으로 최종 변경한 것이다. 한국 살던 시절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아기 엄마들과 만나거나, 놀이터에서 다른 엄마들과 만나게 되면 서로의 아이 나이를 묻게 되는데, 아이들이 어릴 때는 많은 엄마들이 자기 자녀의 나이를 "몇 개월"로 표현한다. 사실 내가 아이를 낳아보기 전에는 사람들이 왜 어린 아이들의 연령을 '나이'로 말하지 않고 개월수로 이야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조카들이 자라는 ..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가 더없이 예쁜 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의 멋진 창작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어지럽혀둔 모습마저 이쁘고 사랑스럽다. 의외의 놀이 모습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형이 들어가서 놀고 있는 저 작은 모래판에 동생이 끼어들어가 있는 모습이란! 웃음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 최고의 선물은 아이의 웃음!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좋아하는 두 아이. 팬티 하나로도 저렇게나 즐거울 수가 있구나! 형아 따라 형아 팬티를 머리에 썼다가 다리 쪽으로 머리를 넣는 바람에 머리가 팬티에 너무 꼈다고 우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이럴 땐 내가 낳고 키우는 것이 사람인지, 귀여운 캐릭터인지 헷갈릴 판이다. 최고의 순간은 아이가 평화롭게..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 올까

나는 아이가 둘이어서 정말 좋다. 둘째를 낳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도,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이 이쁜 아이들을 두고 '후회'라는 말은 절대 가당치도 않다. 당연한 소리다. 그러나, 후회가 없다고 해서 괴로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둘이라 정말 행복한데, 이 둘이 싸울 때면 하아.. 정말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일지, 과연 그 끝이 오기나 할지, 그때까지 나는 어떻게 정신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머릿속이 아득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폭력, 고함, 울음이거늘, 잭과 뚱이가 함께이면 반드시 폭력이 발생하고, 고함이 나오며, 울음이 터진다. 누구 하나가 울어야 끝이 난다. 바로 이렇게... 아래 사진은 사이가 좋아보이지만 이 때야 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아이 둘이 동시..

오늘의 육아: 생후 8개월, 5초간 손 놓고 선 둘째, "따분하다"는 첫째와의 기싸움

일을 하지 않는 날에는 짧게라도 이렇게 육아기록을 남겨볼까 합니다.기억력이 나쁜 저는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 두지 않으면 아무 것도 기억을 못 하더라구요.둘째 뚱이의 하루: 7개월 29일저희 둘째 뚱이는 내일이면 8개월을 꽉 채우게 되는데, 벌써 혼자 서기 시작했어요. 한 손만 잡고 서 있는 건 쉽게 하는데, 어제는 양손 모두 놓고 혼자 2초 정도 서 있더니 오늘은 5초 이상 서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놀라고 본인도 놀라고. 응? 뭐야, 지금 손 다 놓고 선 거야? 생각하며 아이를 바라보는데, 아이의 표정도 "나 지금 뭐 하고 있는거야?" 하는 표정이라 웃음이 납니다. 자기가 하면서도 자기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듯한 표정. 둘째 뚱이는 확실히 대근육 발달이 빠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목을 잘 가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