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40

말문 트인 아들의 디테일한 요구들

너무 졸려요. ㅠㅠ 시간만 있다면 블로그에 하루에도 두세개의 글은 쓰고도 남을텐데, 그 놈의 시간이 없습니다. 체력이 없죠. 시간을 쓰면 체력이 안 되니 체력을 위해 시간을 잠 자는데 들여야 하니까요. 저희 잭은 말문이 터져서 이젠 엄마 아빠를 더 디테일하게 아바타로 활용합니다.밥 먹을 때는, "엄마, 밥 먹여주세요.", "엄마, 양배추 아니." (양배추 빼달라는 말).잠 자자고 같이 누워 자는 척을 하면, "엄마, 눈 떠.", "엄마, 눈 떠 봐." 그리고 "엄마, 물". 침대 옆 선반에 물 있으니 마시라고 하면 "엄마, 물 먹여주세요.".자기 장난감, 자기가 가져 오면 될 것을 "엄마, 갖다 주세요."낮에 놀다가 물 달라고 할 때도 여러 종류로 시켜요. "앗 차가라 물 주세요.", "미지근한 물 주세..

8월, 우리 부부의 생일 주간을 보내다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그간 일을 하느라 자유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일을 하지 않아도 자유 시간이 없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더더욱 없어졌어요. 시간이 없어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내서 일을 하니 몸이 힘들고, 몸이 힘드니 예민해지고, 예민해지니 싸우게 되더군요. 그렇게 남편과 싸움을 또 한번 했습니다.바로 제 생일 전날 밤에 말이죠. 8월은 제 생일, 그리고 제 생일로부터 딱 열흘 후 남편 생일이 있는 저희 부부 생일의 달이에요. 올해는 저의 자그마치 40번째 생일, 그리고 남편의 43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만으로 해도 마흔이에요. 불혹. 그래서 생일 아침에는 울기까지 했습니다. 나 불혹 같은 거 할 경지에 이르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마흔이라고, 어떡하냐구요. 틴틴이 40세에 불혹이라는 말은 100세..

5개월, 30개월 두 아이 육아가 나에게 남긴 것, 그리고 짧은 근황 기록

아주 적은 자유시간. 정신 없는 하루 일과. 하루에도 몇개나 쓰고 싶어지는 블로그. (글로 쓰고 싶은 것들이 계속해서 생각난다.)그러나 현실적으로 블로그 쓸 시간이 없다. 그리고, 그 쓸감들은 기억에서 사라진다. 밥을 제대로 씹어 먹으며 먹어본 게 도대체 언제인지..1 일, 1 샤워는 꿈만 같은 일.최대 1 일 3 카톡. 아침먹고 카톡, 점심먹고 카톡, 저녁먹고 카톡. 식후 잠시 화장실을 들를 때나 잠시 핸드폰을 체크할 수 있다. 그마저도 답장할 시간이 제대로 없다. 저녁 메세지는 다음날에나 보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 원래 없던 인간관계는 더더욱 단절. 코로나로 인해 외출도 못 하는 상황. ***잭의 배변훈련 이야기원래는 우리 아이 배변훈련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이, 또 정신이 없다...

[생후29개월] 격리생활 중 아이가 집에서 하는 놀이

영국의 락다운 7주차. 이렇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이제 저도 남편도 아이도 점점 적응이 되는 듯합니다.남편은 끊임없는 방해 속에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것에 적응하고 있고, 저는 두 아이를 동시에 돌보는 나름의 요령이 조금씩 생기고 있고, 잭은 동생이 함께 지내는 것에 적응하는 듯하고, 뚱이는 뚱이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둘째가 태어나면서 주 5일을 차일드마인더 (가정어린이집)에 가서 놀던 아이가 집에만 있어야 해서 이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아이는 집의 한정된 놀이공간 (사실, 아이가 다니던 차일드마인더의 집은 저희 집보다 더 좁았어요), 한정된 놀잇감 속에서도 혼자서 이것 저것 놀이를 만들어내며 노는 기발함을 보여주고 있어요. ..

[영국생활] 코비드 19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대혼란!!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한국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신규환자 증가수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영국은 지난주부터야 시작입니다. 난리가, 난리가,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영국살이 10년이 넘도록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에요. 영국의 총리 보리스 존슨이 지난주 목요일 각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남편 회사는 그날 오후부터 모두들 재택근무를 준비하여 퇴근하도록 했어요. 그래서 금요일부터 전사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어요. 오늘로 재택근무를 시작한지 4일째입니다. 남편의 재택근무남편 회사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하였는데, 모든 직원들이 집에서 일을 해야 하다 보니 회사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일 속도가 잘 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남편이 재택을 하니 육아부담이 좀 줄지 않느냐구요? 노노~ 그다지..

[영국생활] 영국 이웃 윌리엄의 애완 달팽이 펠피 실종 사건

지난주 금요일, 4월 17일 금요일은 이곳 영국의 부활절 연휴 첫날이었다. 간만에 영국 날씨가 화창하고 기온까지 높아서 겨울에서 갑자기 여름이 된 듯한 분위기였다. 연휴에 날씨까지 좋으니 골목길에 아이들은 모두 골목에 나와 뛰어놀고 부모들도 모두 현관을 열어두고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도 하며 이웃들끼리 담소도 나누었다. 어제는 앞집 칼리아 (7세)와 윌리엄 (3.5세), 우리 오른쪽 옆집의 폴리 (8세)와 난씨 (5세. 영어로 Nancy인데 영국에서는 ‘낸씨’라 하지 않고 ‘난씨’라고 ‘아’ 발음으로 읽는다 ㅋ)가 모두 나와 스쿠터도 타고, 자전거도 타고, 뛰어다니기도 했다. 언제나 나에게 말을 잘 걸어오는 앞집 칼리아는 손에 달팽이를 한마리 들고 있었다. “이 달팽이는 윌리엄의 애완 달팽이예요.”“그래..

생후 14개월, 인형놀이를 시작하다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요즘 잭은 인형놀이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몇달전, 한국에서 큰언니가 한국에서 소포를 보내면서 조카들이 쓰던 인형을 두어개 함께 보냈는데, 당시에는 관심도 없던 곰인형을 이제는 아래처럼 돌아다니기도 하고, 꼭 안아주기도 합니다. 사실 곰인형을 보고 먼저 저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에요. 처음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길래 최근 들어 제가 인형을 꼭 안고 인형을 이뻐해주는 모습을 한두번 보이자 아이가 금방 그 행동을 따라하더라구요. 껴안다 못해 요즘은 곰인형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은 곰인형을 괴롭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곰인형에게 쌀과자를 먹여주는 모습입니다. 사실 저희가 영국에서 12개월 발달검사를 하러 갔을 때, 발달과정에 대한 질문지 내용 중 하나로 “아이가 곰..

환경을 생각하는 아기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저희 잭의 새로운 친구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건 다름아닌 빗자루와 쓰레받기! 저희 잭의 청소기 사랑은 아시는 분들은 이미 잘 아실텐데요. 요즘은 아이가 청소기에 너무 집착하기도 하고, 무거운 청소기를 혹시라도 발등에 떨어뜨리거나 해서 다치게 될까봐 걱정되기도 해서 아이에게 청소기를 최대한 내어주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낮에는 낮대로 청소를 못하고, 밤에는 밤대로 밤이라 청소를 못해서 곤란해졌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빗자루! 집에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있다는 것이 생각나서 오늘 처음으로 빗자루를 꺼내 청소를 했는데, 아 글쎄, 이걸로 청소하기 무섭게 잭이 달려들어 냉큼 낚아채어 본인이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빗자루는 부엌에 유리가..

남편의 영국인 직장 동료가 물려준 육아용품

안녕하세요! 영국사는 몽실언니입니다.오늘은 남편의 영국인 직장 동료가 물려준 육아용품을 소개해볼까 합니다.이 동료는 베어풋 (Barefoot) 한국어로 '맨발'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인데, 남편이 현재 회사에 취업할 때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이었어요. 꽤 실력이 있는 높은 사람이겠죠? 막상 뽑히고 나서는 다른 팀에 가서 일을 하게 되어서 남편과 함께 일을 할 기회는 한번도 없었는데, 어느날 문득 남편에게 다가와서 여러가지 안 쓰게 된 육아용품이 있는데 필요하면 주겠다고 했다지 뭐예요. 남편은 부인에게 물어보겠다고 답을 한 뒤, 저에게 물어보더라구요 (이런 사소한 것도 항상 저와 상의를 하는 친절한 틴틴님). 저는 당연히 너무 좋고 감사하다고, 기꺼이 받아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얻어온 여러 물품들. 아이..

직장생활 2018.10.10

공원을 좋아하는 영국사람들

영국에 와서 유학이나 생활을 할 경우 런던처럼 큰 도시에 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 생활이 단조롭고 따분하기 쉽습니다. 저녁 5-6시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몇몇 마트를 제외하고는 마트와 슈퍼도 모두 문을 닫고, 심지어 커피숍도 오후 대여섯시면 모두 문을 닫습니다. 저녁에 문을 연 곳이라고는 음식점, 펍, 그리고 더 늦은 밤에는 클럽 정도가 전부입니다. 외국에서는 가족들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하는데, 특별히 할 게 없으니 가족들끼리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인지,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내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저녁 놀이 문화가 발달하지 않는 것인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가 없지만, 일단 인건비가 비싼 이 나라에서는 사람이 하는 서비스는 당연히 모두 비싸고, 자연스레 가족들은 집에서..

영국생활 20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