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 14

아이와 잘 놀아주는 남편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

틴틴은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육아참여도가 매우 높았다. 첫 한달간은 수유를 제외하고는 나와 모든 것을 함께 했고, 그 이후에도 출근 전이나 퇴근 후, 그리고 밤중수유를 하는 중에도 많은 육아활동을 나와 함께 했다. 그렇게 쌓아간 육아스킬은 점점 좋아졌는데, 요즘은 아이 관심사가 기계, 중장비로 옮겨가면서 틴틴과 잭의 친밀도가 더 높아졌다. 엄마는 잘 하지 못하지만 아빠가 잘 하고, 아빠가 더 재밌게 해 주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말이다. 그러다보니 요즘 아침식사를 준비하거나 저녁식사를 준비하느라 내가 부득이 혼자서 부엌에 있어야 할 때 남편과 아이 둘이서만 거실에서 재밌게 잘 놀때가 종종 있다. 아빠와의 놀이 시간을 너무나 즐거워하며 아이를 보면서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을 때가 있다 (평소 같으면 마음이..

둘째 임신 33주, 내 몸에 찾아온 신체적 변화

둘째 임신은 첫째 임신 때와 참 많이 다르다. 특히, 체력적으로 정말 많이 딸린다. 첫째 때는 이때쯤에 한참 요리를 한다고 정신 없이 일을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체력이 너무 딸려서 남편과 아이 먹일 그날 그날 밥 하는 것조차 힘에 부칠 정도이다. 치골도 아프고 둔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머리도 아프고 변비도 생겼다. 낮잠은 왜 이리 쏟아지는지, 지난주 토요일부터는 오전에 한시간에서 두시간씩 낮잠을 자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다. 때 아닌 입덧인지, ‘이걸 해 먹어야겠다’ 하고 장을 봤는데 장을 보고 나면 그게 너무 먹기 싫어진다. 어지간하면 버리는 식재료가 거의 없던 우리집이건만 엉뚱하게도 둘째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서 나의 이런 ‘입덧 (이라 쓰고 ‘변덕’이라 읽는)’ 으로 인한 식재료 낭비가 제..

우리 아이 생후 23개월 발달사항

말귀를 거의 다 알아듣는다.다만 들어도 모른 척 하고 싶은 말들을 안 들을 뿐. 일상활동의 순서를 알고 협조적이다. 물수건으로 손을 닦자고 하면서 오른 손을 닦아주면 오른손을 다 닦아갈 때쯤 왼손을 스스로 내민다. 기저귀 갈 때도 기저귀를 넣거나 뺄 때 엉덩이를 한껏 치켜올려준다. 기저귀 갈고 바지를 입힐 때도 엉덩이를 척~ 들어올려주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거기에 귀여움은 보너스! 대신, 손 닦거나 기저귀 갈거나 할 때 싫다고 할 때는 또 엄청 싫다고 하며 버티기도 한다. 물건 활용 능력이 올라간다. 욕실 발판을 제 스스로 들고 이리 저리 들고 다니며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끄집어 낸 지는 오래 되었는데, 이제는 더 자유자재로 물건들을 활용한다. 이제는 부엌에 있는 유아용 식탁의자를 갖고 와서 싱크..

어린이집 등원 7개월, 아직도 우는 아이

바로 우리 아이이다. 주 5일을 매일 간 적은 없지만, 그래도 울지 않고 집을 떠난 날이 지난 7개월간 두세번쯤 되었을까. 아직도 아이가 집을 나설 때면 안 가겠다고 울음을 터뜨리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나와 남편에게서 도망간다. 9월부터는 차일드마인더 (가정어린이집)로 주 4일을 가다 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법도 한데, 매일 아침이 전쟁이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이제는 자주 가서 그런지 자신의 현실, 즉 어찌됐건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 날은 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울고 불고 하다가도 잘 달래주고 나면 결국 아빠 품에 안겨 차에 타기는 타는데, 아직까지 집을 떠나면서 나와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눈 적은 단 한번도 없다. 10월부터는 남편이 아이를 데려다주고 있는데, 항상 아이를 차 문 앞에서 배웅..

재택근무 엄마의 고충

#1시간이 너무 없다. 일을 좀 하려 들면 집안일이 눈에 보인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집안일에는 되도록 눈을 감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그런데, 그러고 나면 아이가 돌아오고, 남편이 돌아온 후에는 집이 엉망진창 이런 난리통이 없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그래야 내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할 수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나에게는 근무시간이니까. #2산책할 시간이 없다. 직장에서 근무 중이면 중간에 커피라도 마시기 위해서라도 계단을 오르내리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직장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귀한 산책과 휴식의 시간일 것이다. 아무리 직장이 가깝다 하더라도 말이다.그런데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아침에 아이와 남편을 보내고 나면 잠시 뒷정리를 하거나 허겁지겁 아침을 먹고 나서 자리에 앉으면, 화장실을 ..

두살 아들에게 영혼이 탈탈 털린 날

그게 바로 어제였다. 이렇게 힘들었던 날이 그간 몇번 있기는 했지만 그리 자주 있지는 않았다. 아이가 하루종일 나를 끌고 다니고, 모든 것을 나와 함께 하려하고, 잠도 자지 않으려 하고, 겨우 잠들었다 해고 이내 깨버리고... 이런 정도는 우리에게는 그냥 일상이었다. ‘영혼이 털리는 날’은 아이가 많이 아파서 하루종일 보채고, 영문도 모르게 계속 울고 짜증을 내고, 조금만 자기 마음대로 뭐가 되지 않아도 대성통곡을 하고, 음식도 먹으려 하지 않고, 그러면서 배는 고프니 더 짜증을 내는 이런 날들인데, 어제는 그 정도가 정말 정말 심했다. 특히, 아이가 어디가 아픈지 뚜렷하게 알기 힘든 상황에서 아이가 온갖 떼를 쓰고 울고 불고 짜증을 내고 자해(?)를 하며 나에게 보채니 정말.. 어찌할 방도를 몰라 너무..

영국 어린이집의 '어려운 아동돕기' 행사에 참여하다

오늘은 아이 차일드마인더 (가정 어린이집) 에서 영국 BBC에서 진행하는 Children in Need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라는 캠페인을 위한 성금모금 행사를 진행하는 날이다. 이 캠페인은 꽤나 유명한 행사인 것 같은데, 한국으로 치면 ‘KBS 사랑의 리퀘스트’ 처럼, 방송국에서 추진하는 성금모금 행사로, 모금의 목적은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이번 주가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펼치는 주간으로, 우리 잭의 차일드마인더 베키와 이웃 차일드마인더들이 함께 자체적으로 성금모금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베키가 오늘 모금한 돈은 차일드마인더의 이름으로 BBC의 본행사 (Children in Need) 에 일괄적으로 기부될 것이다. 성금모금행사 장소는 우리 아이 차일드마인더인..

영국 배우자비자 연장 (3) 서술형 질문에 답하기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영국 배우자 비자 연장 신청서를 내면서 신청서 내에 기입해야 했던 내용에 대해 공유할까 합니다. 처음 배우자비자를 신청할 때는 결혼 직후였던터라 증명할 내용이나 서술할 내용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결혼한지 2년이 넘은데다 부부 간에 아이까지 태어나면서 자녀와 관련하여 제가 기술해야 했던 내용들이 제법 있었어요. 그런 질문들을 마딱뜨리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작성하는 게 번거롭기도 했습니다. 이제 비자를 신청하기만 했지, 아직 비자를 받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저와 같이 기술한다고 무조건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증빙서류를 모두 제대로 갖춰서 제출했고, 신청서도 충실히 작성했기 때문에 비자발급에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므로, 저..

첫째와 둘째 임신의 차이: 육체적 심리적 장벽과 한계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둘째를 임신한 이후 저는 첫 임신 때와는 참 달라진 제 모습을 자주 발견합니다. 물론 틴틴의 태도와 모습도 상당히 달라졌지요. 오늘은 저희가 겪고 있는 첫 임신과 두번째 임신의 차이점들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첫 임신 모든 게 경이로웠습니다. 대신 모든 게 불안하기도 했죠. 첫 태동도 너무나 신기했고, 임신으로 제 몸에 일어나는 모든 변화가 너무 신기했어요. 한편으로는 어떤 변화까지가 정상이고, 어떤 변화가 문제가 되는지 몰라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이 초음파 정기 검사를 앞두고는 항상 불안했어요. 혹시라도 문제가 발견되면 어쩌나 하구요. 모든 게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꽤나 조심하며 지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가 '조심하는' 것인지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저는..

생후 22개월, 장난감 분해를 좋아하는 아이

저는 딸만 셋에, 늦둥이 아들이 있는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아는 세상의 ‘남자’들이라고는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어린 남동생이 전부였죠. 그런 상황에서 자라다 보니 남자아이의 놀이문화나 습성에 대해 아주 무지한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아들의 놀이모습이나 욕구를 보며 참.. 이렇게 남녀가 다르구나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장난감 분해 욕구!!!! 저희 아이는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 거 같아요. 그건 저도 그런 편이라 아이가 그럴 때 보면 나랑 비슷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러나, 손으로 하기를 좋아하는 ‘활동의 영역’이 저랑 저희 잭은 상당히 달라요. 저는 가위질을 좋아하고, 종이접기를 좋아하고, 바느질을 좋아했다면, 저희..

영국 배우자비자 연장 (2) 온라인 신청서 작성과 증빙서류 제출

비자 신청 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바로 이 신청서를 작성하는 과정입니다. 당연히 신청서에 기재한 증빙자료를 잘 준비하여 스캔 및 온라인 제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입니다. 오늘은 제가 배우자비자 연장을 신청하며 제출한 자료를 공유할까 합니다. 먼저, 저의 경우 남편은 한국 국적의 영국 영주권자로, 이런 경우 배우자가 영국인이거나 유럽인이거나 타국적 영주권자이거나 지원방식 및 증빙서류 조건이 동일하거나 거의 유사합니다. 제출서류: 기본적으로는 본인 여권, 배우자 여권 혹은 거주증명서류로 본인의 ID를 증명하고, 일정 소득 수준을 증명하고, 함께 거주 중이라는 거주상태를 증명하고, 혼인관계 증명 및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출생증명, 내 영어 능력 증명이 전부입니다. 어찌보면 참 간단한데, 이걸 위해 작성해야 하..

영국 배우자비자 연장 (1) 신청방법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는 2년반전 결혼과 함께 처음으로 ‘영주권자의 배우자’ 신분으로 배우자 비자를 받아 영국에 기거 중에 있습니다. 이 배우자 비자는 한번 받으면 2.5년간 머물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해주는데, 10월 18일로 지난 비자가 만료되면서 저는 다시 한번 배우자비자를 신청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비자가 나오면 2.5년 거주할 수 있게 되고, 이후 배우자비자로 총 5년을 머물게 되면서 영주권 신청 자격이 주어집니다. 영주권이 생긴다 함은 여전히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영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허가를 받는 것으로, 비자를 계속해서 신청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그야말로 ‘거주’에 대한 허가이므로 영국을 2년 이상 떠나있게 되면 이 영주권은 자동으로 취..

생후 22개월 우리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와 책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저희 아이의 근황을 올려봅니다. 이제 이틀뒤면 저희 아이도 생후 23개월에 접어들어요. 오늘은 지난 한달간 (생후 22개월) 저희 아이가 가장 즐겨하던 놀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건 바로 쌀놀이인데요. 저희 아이는 더 어릴 때부터 저희가 밥을 할 때마다 쌀을 갖고 놀고 싶어서 안달이 나곤 했어요. 첫 생일 (돌) 을 맞아 한국에 갔을 때 결국 저희 어머니의 부엌 쌀포대 앞에 앉아 쌀을 부엌바닥에 쏟아내기까지 했구요. 그러나 집에서는 쌀만큼은 노노, 절대 안 된다고 주지 않았는데, 늘상 “안돼”라고 하는 게 미안한 나머지, 그리고 저도 좀 편하게 육아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에게 쌀을 “허”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이는 정말 정말 즐거워하며 너무 재밌게 놀아요. 처음에는 아이에게 쌀, ..

긴 침묵의 시간, 그리고 그 침묵을 깨기까지...

블로그에 근 한달여 시간동안 업데이트를 못 한 것은 아마 아이를 낳았던 출산 초기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9월 한달, 아이를 새 어린이집에 적응시키면서 나는 나대로 보고서 챕터를 작성하기로 한 일을 마감해야 했던지라 정신 없이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9월 30일 데드라인을 맞추고 난 뒤 간만에 가졌던 휴식시간. 옥스퍼드로 가서 동생들과 맛난 점심을 먹고, 몇달째 미루고 있던 지인과도 점심을 먹었다. 빡빡했던 한달의 일정 탓인지, 나름의 번아웃을 겪은 시간 같았다. 힘들었던 몸은 쉬이 회복되지 않았고 (특히, 보고서 마감을 맞추느라 마지막 날은 밤을 꼬박 새었다), 몸이 힘드니 마음도 덩달아 힘들었다. 영국 날씨는 완연한 가을날씨로 접어들면서 10월 초에는 옥스퍼드지역에 홍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