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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를 어린이집에 들여보내는 마음...

결국 일이 터졌다. 어제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열이 많이 나니 아이를 일찍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지 내게는 전화가 오지 않았는데, 내 전화가 안 된다고 남편에게 전화가 왔단다. 남편의 연락을 받은 나는 깜짝 놀라 얼른 아이들 간식을 싸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시간은 오후 4시 남짓. 큰 아이 잭이 평소에는 엄청나게 활발한데 어제는 무슨 일인지 아이가 밖에서도 멀뚱히 서 있고, 자전거 타겠냐고 물어도 싫다고 하면서 가만히 있더란다. 야외 놀이시간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서도 아이가 혼자 멀끄럼히 앉아있어서 평소와 다른 모습에 이상하다고 생각한 선생님이 아이를 만져보니 아이가 뜨거웠다고 했다. 체온계로 재어보니 38.6도.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얼른 해열제를 먹이고 바로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두 아들의 엄마되기,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

내 인생에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사실 난 결혼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참 오랫동안 했었다. 내가 누군가와 연애는 몰라도 결혼을? 거기다가 출산을? 육아를? 상상이 잘 안 되는 그림이었다. 어린 시절, 두 언니 밑에서 셋째로 자란 나는 우리 집 세 딸들 중 그나마 가장 여성스러운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언니들은 나와 비교할 수 없게 시원, 화끈, 괄괄한 성격이다. 난 우리 셋 중 가장 새침하고, 부끄럼 많고,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어린 시절, 언니들은 내게 "쟤는 남자혐오증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정도로 나는 남자에 대해 무지했다. 남자들과 말도 잘 나누지 못했고, 어려어했다. 아버지에 대한 어려움이 고스란히 전가되었던 것 같다. 동생도 남자아이였지만, 동생은 내게 인형같..

2022년 3월 30일, 워킹맘 포기를 선언하다!

오늘은 저에게 정말 중요한 날입니다. 꼭 기록해둬야 할 날이에요. 그래서 바쁜 일 다 제치고 블로그에 들어와서 이렇게 기록에 남겨봅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들이 영국 어린이집을 다닌지 1년 하고 2일이 지난 날입니다. 바로 오늘, 저는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이야기했어요. 5월부터 주 4일로 바꾸고, 6월부터는 주 3일로 바꾸고 싶다고 말이죠. 더이상 전업맘을 하지 않고, 일 욕심 내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을 늘리기로 결심한 날입니다. 몇달에 걸쳐, 아니, 아이들을 주 5일 보내는 거의 내내 고민했던 것 같던 그 고민의 답을 내린 날입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실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날이구요. 아이들은 지난 1년간 주 5일 풀타임으로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영국 어린이집은 한국 어린이집과 달리 원하는 요..

실내온도 낮춰서 살아가기: 인간은 적응의 동물!

요즘 전기 가스요금 인상으로 실내 온도를 낮춰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더위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한국에 살 때는 더위를 견디는 게 더 힘들었다. 여름이면 땀이 줄줄 나서 온 얼굴이며 머리까지 땀범벅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국와서 살면서는 추위를 견디는 게 더 힘들어졌다. 겨울이면 해도 나지 않고, 기온은 한국만큼 낮지 않아도 습하고 실내가 추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라디에이터를 높게 틀면 방이 건조해져서 목과 눈이 아픈 곳이 바로 영국이다. 집들은 오래 되어서 에너지 효율이 낮고, 대부분 2층 집이다 보니 집 전체를 가열하면 손실되는 열 투성이. 거기에 전기 가스요금까지 두 배 가까이 치솟아 버리니 그렇잖아도 비싸던 전기가스요금이 더 올라서 감당할 수 없..

가족 일상 2022.03.10

[형제육아] 아이들의 피아노 활용법

아이들이 요즘 피아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잭이 피아노에 손도 못대게 했는데, 요즘은 다시 피아노를 켜서 가끔 뚱땅거린다. 피아노 의자를 꺼내줬더니 잭과 뚱이가 함께 앉아서 피아노를 치는(?) 광경도 볼 수가 있다. 아이들이 손 전체로 건반을 꽝꽝 눌러서, 손가락을 이용해서 한 음, 한 음 쳐보라고 가르쳐줬더니 손놀림이 좋은 잭은 손가락으로 건반을 치면 예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만의 음악을 연주하다가, "엄마, 이 음악 좋아?" 하고 꼭 내게 그 음악에 대한 반응을 묻는다. "응! 정말 예쁜 곡이네~!" 하면 씨익 웃으며 연주(???)를 이어간다. 아직 어린 뚱이는 건반을 마구잡이로 누르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를 진열하는 데에 더 열심이다. 자동차 한 두대를 갖고 와서 피아..

[형제육아] 그래도 둘이 마음이 맞을 때가 있어 다행이다.

딸만 셋에 늦둥이 아들 하나인 집에서 자란 나에게 아들 둘을 키우는다는 건 정말 새삼스러운 일이다. "남자"라는 생물들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나 할까. 저 넘치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가만히 앉아서 밥을 먹다가 신이 난다고 부엌 바닥에 엎드려 포복 자세로 거실을 한바퀴 돌고 돌아오며 키득키득 웃어대는 아이들. 자기 몸안에서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온갖 기이한 육체적 활동을 선보이며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면 건강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저런 아이들이 십년쯤 지나면 자리에 앉아서 게임이나 하고, 더 커서는 어떤 식으로든 제 앞가림 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이다. 뚱이가 두 돌이 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이 갈등의 연속이었다. 형제 ..

딸이 이사를 가겠다는데 한숨만 쉬시는 아버지

이사는 우리가 가려고 하는데, 아버지께서는 이사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부터 쉬신다. 처음에는 아버지 한숨을 듣는 게 별로였다.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시면 좋겠구만 왜 아버지는 한숨만 푹푹 쉬시는 걸까. 그리고 생각해봤다. 왜 내 이사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을 쉬시는지. 아버지의 마음은 아마도 딸이 이사가려는데 고민 너무 하지 말고 좋은 데 있으면 이사 가라고 큰 돈을 척하고 내어주고 싶으신 마음이신 것 같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처한 현실이 그러지 못하니 딸의 이야기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우신게다. 아니, 내가 이사를 가는데. 스스로의 능력으로 살아가고도 남아야 할 나이의 딸이구만. 아버지. 저도 제 힘으로 살아갈게요. 걱정마세요! 얼른 적당한 데로 이사를 가버려야 아버지의 한숨이 그칠 모양이다.

한국과 영국의 부동산 구매 부대비용 비교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국과 영국의 부동산 구매에 따른 부대비용을 비교해볼까 해요. 얼마 전 이사와 관련해서 쓴 글에 어느 분께서 한국은 세금 때문에 이사를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다고 하신 댓글을 다셔서 궁금해서 잠깐 검색을 해봤어요. 영국에 살고 있는 제게는 영국의 부동산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정말 비싸게 느껴지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께는 아무래도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 같은 게 부담이 되겠죠? 각자 자기 앞에 놓인 근심이 큰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를 검색하니 한국경제TV의 기사가 뜨네요. 세금 폭탄에 치솟은 복비까지. 그 때문에 이사를 가기 힘들다는 요지의 기사인가봐요. 16억원 집구매시 취득세 6,000만원, 부동산 중개 수수료 1,500만원이라고 하네요. 한..

뭣이 중헌디.. 러시아 전쟁은 어떻게 될까.. ㅠㅠ

사실 최근 부동산 관련 글들을 올렸지만, 부동산이 뭣이 중헌디. 중허긴 허지.. 우리도 살 곳이 필요하고, 일을 하려면 출퇴근 하기 좋은 장소에 살긴 해야 하니까. 그러나 매일 인터넷 창을 열면 전쟁에 대한 소식으로 가득하고, 그 소식들은 정말이지 가슴 아픈 소식들 뿐이라 마음이 무겁다. 오늘 BBC 메인 화면의 뉴스들. 러시아 전쟁에 대한 소식들과 코비드에 대한 소식 뿐이다. 오미크론과 함께 코비드가 종결되나 했더니 왠걸.. 전쟁이라니!! 인간의 욕심은 무엇이길래. 모든 인간도 아니다. 소수의 인간들의 탐욕에 평범한 시민들의 삶이 짓밟아지고 있다. 가슴이 찢어진다. 전쟁으로 무너지고 있는 한 이웃사회에 대한 소식과, 각지에서 코비드에 대한 모든 규정을 폐지한다는, 즉 코비드를 일반 감기로 취급하기로 한..

부동산에 집을 내놓기로 했다

이사를 계속 고민했다. 가기로 했다가, 가지 않기로 했다가, 다시 가기로 했다가, 가지 않기로 했다가, 결국 가는 쪽으로 다시 마음을 바꿨다. 이사를 가려면 집을 팔아야 한다. 집을 팔려면 부동산 직원이 우리 집을 와봐야 했다. 와서 보고 이 집을 얼마에 내 놓을 수 있을 거 같다는 감정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주말동안 열심히 청소를 하고, 부동산 직원과 미팅을 가졌다. 틴틴은 일 때문에 방에서 일을 하고, 나 혼자 부동산 아저씨와 한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아저씨는 지금 우리 동네 집들이 수요가 많다고 했다. 특히, 우리 집 위치에 이런 집이 잘 없다고 내 놓으면 금방 팔릴 것 같다고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정 든 동네. 정 든 집. 틴틴의 출퇴근이 불편한 점 하나 ..

일흔아홉의 시아버지는 신할배

공부하는 노년 나의 시아버지는 신할배시다. 틴틴과 결혼하기 전에도 틴틴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버님이 보통 분은 아니라는 느낌이 있었다. 데이트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나와 데이트를 하던 당시 틴틴은 요즘 자기 아버지께서 일본어 공부에 열심이시라는 이야기를 했다. 자기도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서 책을 샀는데, 책만 사두고 공부를 안 하고 있는데 틴틴의 아버지께서는 열심히 하시는 거 같다고 했다. 아버님께서는 일본어 공부를 왜 하시는거냐 물으니, 그냥 외국어 배우고 싶어서 공부하시는 거라고 했다. 그 외에도 틴틴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했다. 아버지께서 뭔가 하면 굉장한 수준으로 하신다고. 자기보다 훨씬 꼼꼼하시다고. 또 자기가 보기에 아버지..

[그림일기] 집안일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일상

아이들은 집안일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지는 않고,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집안일을 거드려는 것 같다. 특히 나와 틴틴이 진지하게 집안일을 할 때면 아이들이 덤벼대서 제대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집안일에 관심 없는 것보다는 자기들도 참여하려고 한다는 게 어딘가 싶어 아이들이 하고 싶어할 때면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위험한 수준만 아니라면. 잭이 좋아하는 설거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싶어하더니, 이제 좀만 더하면 제대로 설거지를 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폼만큼은 그럴싸하다는! 집에 가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는 가든을 잘 쓰는 편이라서 다음에 이사가는 집에도 가든이 최소한 현재만큼의 크기라도 되면 좋겠다는 게 희망사항이다. 인조잔디, 노노~ ..

네 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쓰다

첫째 잭은 현재 학교 입학을 6개월 앞두고 있다. 영국에서는 초등학교를 만 4세가 지나면 시작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만 5세가 되면 시작하는데, 1학년 전에 "리셉션"이라 부르는 0학년부터 시작한다. 어찌보면 병설유치원같은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유치원 과정이 아닌 초등학교 과정 중 일부로 되어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일과 시간도 1학년과 동일하게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6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0학년부터 영어 알파벳도 배우고 수학도 배우게 되는데, 공부를 하는 시간은 적고, 거의 하루 종일 노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그래도 학교에 들어가면 알파벳과 함께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자기 이름쓰기이다. 학교 리셉션을 시작하기 전 과정은 프리스쿨이라고 흔히 부르는데, 말 그래도 학교(스쿨) 전(..

해가 나자 파티를 해야 한다는 네 살 아들

어제는 햇살이 정말 좋았다. 따뜻하고 화창한 봄 햇살이 쏟아졌다. 그래도 기온은 여전히 겨울이다. 한국의 겨울은 언제나 해가 많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저런 해가 정말 귀하다. 12월 한달 중에 해가 있었던 시간은 총 29시간 뿐이었다고 한다. 앞집 Jen이 내게 그 말을 하면서, 믿을 수 있냐고, 이게 말이 되는 날씨냐고 하소연을 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미국 동부 출신인 Jen에게도 영국 날씨가 아직 적응이 안 되나보다. 갑자기 해가 반짝하고 나자 첫째 잭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이 운동화를 사러 나가는 길. 새 신발을 산지 넉 달도 안 된 것 같은데, 아이 신발에 이미 구멍이 난지 한달이 넘었다. 신발을 신고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신발 내구성이 심하게 떨어지는 건지. 작년 10월 말에 산 신발이 ..

가족 일상 2022.02.28

영국 IT 직장에서 연봉 올리는 방법

오늘은 영국 IT 직장에서 연봉 올리는 방법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영국 IT 직장에서 연봉을 올릴 수 있을까요? 뾰족한 수가 있다면 저도 참 알고 싶네요. 저의 남편과 남편의 누이는 영국에서 IT 업계에 종사하고 있어요. 남편은 영국에서의 직장 경력만 15년차이고, 남편의 누나, 즉 제 시누이는 아마 경력 20년은 족히 넘어가는 것 같아요. 제가 남편과 함께 한 세월도 어느새 9년에 접어들다보니 제가 업계 종사자는 아니지만 나름 업계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서당개 풍월 읊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유럽국가들은 잘 모르겠지만, 영미권 국가에서 연봉을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2가지예요. 내부 승진 혹은 이직. 이 둘 뿐인 것 같습니다. 한국도 요즘은 많이 달라지고 있겠지만..

직장생활 2022.02.27

[영국일상] 앞집 에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앞집 제니퍼는 81년생, 그녀의 남편 에밀은 79년생이다. 우리 부부와 비슷한 또래들이다. 물론 우리 부부가 조금씩 나이가 더 많긴 하지만.. 하하. 그런데 결혼도 일찍 하고, 아이도 일찍 낳고, 우리보다 사회생활도 더 길게 해서 그런지 뭔가 풍기는 포스는 우리 부부보다 더 안정감 있는 느낌이 있다. 제니퍼는 코비드로 10년 다닌 회사에서 짤렸고, 에밀은 제니퍼가 짤린 그 회사에 근속한지 조만간 20년이 된다. 이번에는 자그마치 Principle로 승진을 했다고 한다. 개발자로서는 임원급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제법 높은 직책이다. Jen과 산책을 하던 날, 에밀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아버지를 뵈러 자주 간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전립선 암이 있으셨는데, 작년 겨울부터 급격히 나빠지셨다고 한다. 암이 척추로 전..

가족 일상 2022.02.26

[영국일상] 앞집 Jen과 산책하며 나눈 이야기들

얼마전 내가 앞집 Jen과 산책을 하게 된 이야기를 적었는데, 실제로 산책을 하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곧 이어 적겠다고 하고는 오늘까지 미뤄지게 되었다. 사실 Jen과 산책하게 된 이야기를 적었던 날,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Jen과 나눈 이야기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앞집 여자와 산책하며 나눈 이야기를 적는 게 뜬금없어 보여서 어쩌다가 Jen과 산책하게 되었는지를 먼저 설명하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그 글을 하나의 글로 종결했었다. 2022.02.04 - [영국에서 먹고 살기/일상생활] - [영국일상] 앞집 이웃 Jen에게 산책을 제의하다 [영국일상] 앞집 이웃 Jen에게 산책을 제의하다 앞집 이웃 젠(Jen)과 그 옆옆집 니꼴(Nicole)과의 점심 식사 12..

가족 일상 2022.02.25

[영국생활] 우리 가족을 먹여살려준 고마운 리들(Lidl): 14만원 장보기

오늘은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장을 보고 돌아왔어요. 첫째 출산 후부터 약 3년을 온라인 마트로만 장을 보다가 작년 봄부터는 매주 리들(Lidl)에 가서 장을 보고 있는데요. 장을 직접 보지 않다가 직접 보려니 이게 왜 이리 힘들고 시간이 아까운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안 해도 마트에 들러서 차를 대고 장을 보고, 계산해서 나오고, 물건을 다시 차로 옮기고, 카트를 다시 갖다두고 집에 돌아오면 사오십분은 훌쩍 넘기니, 그 시간이 너무 아까운거죠. 무거운 집을 들었다 놨다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도 정말 힘들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을 직접 보러 갈 수 밖에 없는 저희의 처지! 그것은 바로바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적자에, 저축을 까먹는 생활을 지속해오기 때문이죠. 그게 아니었더라면 저희는 돈보다 시간이..

가족 일상 2022.02.24

꾸준한 글쓰기가 쉽지 않은 '엄마'의 현실

글을 매일 적어도 하나씩은 올라오게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 지난주에 올라온 글들은 모두 그 전 주에 적어둔 글들이었어요. 지난 한 주, 이런 저런 집안일로 바빴고, 그 와중에 둘째는 장염에 걸려 어린이집에서 쫓겨나게 되면서 겸사겸사 큰 애, 둘째 애 모두를 집에서 데리고 있으며 금-토-일 집중육아 기간을 보내다 보니 체력이 완전 고갈됐습니다. 딱 하루, 어린이집 안 가고 집에 있었다고 이 애들이 이번 주에 들어서는 어린이집을 그렇게나 가기 싫어해서 매일 아침이 전쟁통. 그러던 중에 저는 오늘 지금껏 진행한 연구 성과 보고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어요. 아이들을 얼른 보내고 제 발표도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아이들은 더더욱 미적대고, 말도 안 듣고, 울고, 싸우고... 밤잠도 제대로 못 자..

아이들 생애 첫 영화: 무한 반복 시청 중

아이들이 푹 빠진 Paw Patrol: The Movie 요즘 저는 오전에 아이들 등원 준비를 혼자 시키고 있어요. 남편과 함께 아이들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양치를 시키고, 차에 태우는 일을 하다가 혼자서 두 아이 밥을 먹이고, 두 아이 옷을 입히고, 두 아이 양치를 모두 시키다 보니 그 시간이 겨우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인데 그 사이에 제 체력이 모두 고갈되어버리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보니 좀 쉽게 해보려고 티비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어요. 밥을 다 먹고 나면 그 때부터 티비를 틀어서 아이들이 정신을 팔리게 한 후, 아이들에게 차례로 옷을 입히고, 양치를 시키는 거죠. 그러다가 지난주 월요일에 처음 보게 된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게 바로 Paw Patrol: The Movie 라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국생활] 난방비 절약을 위해 아이들에게 제공 중인 서비스

요즘 영국이 전기가스요금이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거의 두 배가 되게 오른 것 같아요. 난방을 가스로 하게 되는데, 가스비 절약을 위해 요즘 집 실내온도를 21도로 맞춰놓고 지내요. 예전에는 겨울이면 22.5도에서 24도 사이로 해놓고 지냈는데, 지금은 21도입니다. 사실 21도로 맞춰놓고 지내면 큰 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지내니까 적응이 됩니다. 그러다 잠시 보일러가 돌아가면 그것도 좀 더운 것 같아서 20.5도로 낮출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낮에는 이렇게 낮춰놔도 지낼만한데, 밤이면 방이 더 추워져요. 보일러에 맞춰진 온도계는 1층 거실에 있고, 저희가 자는 방들은 모두 2층에 있어서 보일러 작동이 거실 온도에 맞춰서 돌아가고 침실 온도를 반영하지는 못하거든요. 예전에는 그래서 밤에 자..

나의 즐거운 일상, 블로그에 글 쓰기!

지난 몇 달간 블로그에 글을 잘 쓰지 못했다. 일에 치이고, 애들에 치이며 컴퓨터에 앉아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지난 겨울 한국에 가서 자그마치 9년간 썼던 랩탑을 새걸로 교체하면서, 새 랩탑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뭔가 익숙하지 않으면서, 약간 불편한데, 그 약간의 불편함이 아주 큰 장벽이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코비드가 장기화되고(영국에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무엇인가처럼 취급되고 있지만) 추운 겨울이 길어지고, 아이들의 감기가 잦아지면서 내 몸도 안 좋았고, 덩달아 기분도 안 좋았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 뭔가를 쓸 여력이 나지 않았다. 안 쓰다 보니 뭘 써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다 기운을 내기로 했다. 블로그에 글을 씀으로써 내 일상을 다시 재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도 나도 블로그를 ..

월 300만원, 런던의 살인적인 어린이집 비용!

한국에서 지방균형발전 같은 이야기를 할 때, 영국은 한국에 비해 지방균형발전이 이루져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방에서의 삶이 한국 지방에서의 삶보다 좀 더 윤택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영국에서는 지방 곳곳에 좋은 사립학교가 많아서 아이들을 좋은 사립에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교육열을 충족시켜주다 보니 너도 나도 한 지역만 선호하는 경향이 적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영국의 지방에는 자연이 아름다우면서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들도 많아요. 공립학교들도 아주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적당히 괜찮은 학교들은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어요. 지방 곳곳에 산업단지를 형성해서 좋은 회사들이 런던에만 몰려있지 않고 기타 대도시나 대도시 인근의 작은 타운에도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있는 편이에요. 그러니,..

[영국생활] 전기세와 가스비가 두 배로 올랐다!

영국의 전기가스료는 작년부터 엄청나게 올랐다. 영국은 전기가스가 모두 민영화되어 민간 회사에서 전기와 가스를 제공한다(여러분.. 민영화가 좋은 게 아니에요. 중앙에서의 통제가 안 됩니다ㅠ). 민간 회사에서 전기와 가스 서비스를 제공해서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시장에서의 업체간 경쟁? 운영 효율화? 그런 측면도 어느 정도 있기는 할 거다. 아마 그게 민영화의 목적이기도 했을테니까. 중앙 정부 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할 때 발생하게 되는 관료주의와 비효율이 누적되며 민영화를 정당화했을테니까. 전기 가스가 모두 민영화화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진장 불편하다. 좋은 점은 회사마다 요금이 달라서 이 회사, 저 회사 옮겨다니며 가장 싼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육아일기] 만 4세 아들의 창작의 세계

모든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잭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 중 우리 잭의 창작의 세계를 소개할까 한다. 얼마 전 어느 주말, 끼니마다 먹는 게 고민이던 우리는 한국슈퍼에 가서 김밥용 단무지와 우엉 세트를 사 온 게 기억이 나서 집에 있던 프랑크프루터(길쭉한 소세지)를 물에 데친 후 소세지 김밥을 말아먹었다. 내가 김밥을 싸겠다고 하자 잭이 와서 자기도 같이 싸겠다고 덤빈다. 잭이 열심히 쌌지만 김밥 모양은 엉망이었다. 그러자 자기 김밥은 모두 내팽개치고 내가 싼 김밥을 자기 접시에 달라고 했다. 김밥을 동그랗게 쌓아줬고, 아이는 접시를 들고 식탁으로 갔다. 식탁으로 간 후에도 나머지 김밥을 싸고 있는 내게로 와서 잘라둔 소세지를 하나씩 가져가던 잭. 하나를 가져가고는 잠시 후 다시 와서 또 하나를 ..

[육아일기] 만 2세, 만 4세 이중 언어 발달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에서의 1년 저희 아이들은 2021년 4월 초부터 영국에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만 3세, 둘째 아이는 만 1세 좀 지나서부터 영국 어린이집을 다닌 것입니다. 큰 아이 잭은 코비드 발발 이전에 영국 어린이집을 파트타임으로 약 4개월 다니고, 차일드마인더에게 약 6개월 다닌 전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잭이 영어도, 한국말도 입을 떼기 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영국 어린이집을 다니고 약 1년이 되어가자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한국어 수준 두 아이들 모두 한국어를 잘 합니다. 그러나 둘이서 놀 때는 벌써부터 영어로만 말하는 상황들이 자주 관찰되고 있어요. 저는 부부 모두가 한국인이고 집에서 한국말만 쓰다 보니 아이들 한국어 발달에 대해서..

[육아일기] 내 행복의 원천!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

둘째가 두 돌이 넘었지만 아직도 내 일상은 자다가 밤에 깨는 것이다. 정신없이 자다가 아이들 낑낑대거나 소리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추워서 그러는지, 몸 어디가 불편해서 그런지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잠이 깨버린다. 그러다 새벽 잠을 지새울 때가 많다. 잠을 자도 잠이 편치 않다. 둘째 뚱이는 팔에 안겨서 자기를 좋아하고, 큰 애 잭은 이불을 차던지고 자면서 추워한다. 자다 보면 큰 이불 하나를 셋이서 덮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내 양 팔에는 아이 하나씩 끼고서 말이다. 팔이 뻐근하고 몸도 피곤하지만 아이들 숨소리를 듣다 보면 한순간 이게 내 행복이라는 생각이 몰려든다. 내 행복의 원천. 우리 두 아이들. 사진: 휴지가 배달되어 온 박스에 들어가 누운 아이들. 그 와중에도 뚱이 양 손에는 자동차 하나..

[영국생활] Rightmove에서 부동산 검색하는 방법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국에서 부동산 검색에 가장 많이 쓰이는 사이트 중 하나인 롸이트무브, Rightmove.co.uk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영국에서는 Rightmove와 Zoopla를 가장 많이 쓰는데, 저는 홈페이지 인터페이스가 Rightmove가 더 편해서 여기만 거의 검색합니다. 1. Rightmove 홈페이지로 이동 https://www.rightmove.co.uk/ Rightmove - UK's number one property website for properties for sale and to rent Create alerts and save properties & searches Create an accountSign in www.rightmove.co.uk 그럼 아래와..

2월 다짐

할 일이 많은데, 계속 미루고 있었습니다. 바로 제 프로젝트죠. 이사도 알아봐야 하는데, 이사는 과연 하게 될지 안 하게 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예요. 최근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올렸어요. 꾸준히 좀 올려보려구요. 다짐은 자주 하는데 실천이 잘 안 되네요. 12월 말에도 아이들 어린이집 확진자가 나오면서 저희도 힘들었고, 그리고 나서 얼마전에도 제가 몸이 안 좋아서 힘들었거든요. 힘들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일들도 밀리고, 체력은 약하고, 기분은 다운되고. 그런 시간을 보냈으나 이제 기운 내려구요. 해도 점점 길어지고 봄도 오니, 저도 힘을 내야죠. 삶은 쉴 틈을 주지 않네요. 쉴 틈을 허락하질 않아요. 언제쯤 여유롭고 한가한 시간이 올까요? 그런 날이 오긴 올까요? 아직 아이들이 어린 ..

[영국일상] 영국 펍에서 마시던 기네스 잔을 들고 미국까지 간 남동생 이야기

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 문득 예전 일이 생각났다. 바야흐로 때는 나와 틴틴이 결혼을 한 2017년 3월 말. 영국에서 급하게 결혼식을 하게 되면서 한국에서 양가 가족 중 누구도 올 수 없었던 상황. 시댁 식구 중에서는 영국에 살고 있던 시누가 대표(?)로 참석하고, 우리 식구 중에서는 미국에서 직장 생활 중이던 남동생이 여자친구와 함께 와서 참석해줬다. 동생은 사회초년생이었던데다, 미국은 영국보다 휴가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그 얼마 안 되는 휴가를 쥐어짜내어 누나 결혼식에 참석해줬다. 비행기만 장작 10시간을 넘게 타고서. 동생은 축구 팬이다. 리버풀을 좋아한다. 맥주도 좋아한다. 그건 당시 동생 여자친구이자 현 부인인 리나도 마찬가지. 동생은 내 결혼식 전날 영국에..

가족 일상 202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