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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둘이라 정말 좋겠다!"

어제 육아의 신 No. 2(작은언니)와 통화를 했다. 내게는 육아의 신이 둘인데, 편의상 먼저 태어난 이를 No. 1으로, 그 다음으로 태어난 이를 No. 2로 지칭하기로 지금 방금 정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정작 나를 키우신 엄마를 육아의 신으로 칭하지 않는 것이 엄마에게 좀 죄송해지는 건 뭘까... 엄마는 내게 육아에 대한 조언을 주는 역할보다는 육아의 고됨을 이해해주고 내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을 많이 하시므로 일단 육아의 신이라는 호칭은 우리 큰언니, 작은언니에게만 부여하도록 한다. 어제 언니에게 전화한 일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 잭이 "엄마, 선재는 안 사랑해?"라고 물은 말에 대한 컨설팅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왜 그런 질문을 한 것인지, 내가 대답한 방식이 잘한 것이기는 한지 물어보기 위해. 마침..

나를 당황하게 한 아이의 질문: 엄마, 동생은 안 사랑해?

오늘 아침이었다. 늘 동생보다 늦게 일어나는 형아 잭. 첫째는 어릴 때부터 저녁형인 편인데, 둘째는 날 닮았는지 아침형 인간이다. 몇 시에 자건 아침에 일어났다 하면 에너지가 넘친다. 반면 첫째는 일어나도 누워서 뒹굴어야 잠이 깨고, 아침에 입맛도 별로 없는 편. 먼저 일어난 둘째는 남편이 이미 간단히 아침을 먹였다. 이제 첫째 차례. 아이는 오트밀에 사과와 메이플 시럽을 넣어달라고 주문했고, 남편이 아이가 주문한대로 아침 식사를 준비해줬다. 남편이 잭 밥을 준비해주는 동안 나는 두 아이의 외출 복장을 준비하고, 아이 가방에 여벌 옷도 챙겨넣었다. 그리고 남편과 역할 교체. 남편이 둘째 뚱이에게 양치를 시키고 옷을 입히는 동안 나는 밥 먹는 잭 옆에 앉아 잭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도 하고, 아이 볼을 쓰다..

[영국육아] 우리가 현재의 어린이집에 만족하는 이유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닌지 6개월째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오늘도 큰 아이 잭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울었다. 금주 들어 학교들이 개학을 하면서, 시내 곳곳에 공사 중인 곳들에 세워진 임시 신호등 문제까지 겹치며 엄청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10분이면 될 거리가 1시간에서 1시간 반이 걸렸으니 이것이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아이들은 단거리를 장거리처럼 오가느라 차에서 힘들어하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집에서 나와서 어린이집까지 가는 동안 엄마와 차에 더 오래 있으니 그게 좋았나보다. 큰 애가 가기 싫다고 떼를 쓰다가 이제는 "빨리 가는 거 싫어." 라고 말을 바꿨다. 그런데, 어쩌지.. 이제 교통체증이 많이 풀려버렸는데. 그래서 잭에게 물었다. "그럼, 엄마가 차 막히는 길로 돌아갈까?" "응, ..

성격도 유전이 되나요? 남편과 시누 이야기

얼마전 시누와 전화 통화를 했다. 어딘가 런던 가까이로 이사가고 싶다고, 혹시 우리가 이사를 간다면 시누도 근처로 이사갈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당장 이사갈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시누에게 단지 그 이유로 전화를 한 것은 남편과 내기 아닌 내기를 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는 남편이 런던으로 이직을 해서 런던 통근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는데, 그럴 경우 현재 차로 40분 거리, 기차로 30분 거리에 사는 시누와 멀리 떨어지는 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며칠 전 남편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리가 괜찮은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시누도 그 근처로 이사를 오라고 하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시누가 절대 지금 사는 지역을 벗어날 리가 없다..

영국에서 아이 키우기: 고됨과 초록초록함

요즘 블로그를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자기 전에 뭐라고 글로 남기고 싶어서 글 창을 띄었다. 카테고리를 골라야 하는데, 육아글 카테고리로 내가 만들어둔 "영국에서 아이 키우기"라는 제목을 보자 바로 떠오르는 생각은 "힘들다", 그리고 "초록초록하다"는 것이다. 어느 육아가 힘들지 않겠냐만은 해외에서의 육아는 주변에 도움 받을 곳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해외 육아는 더 고될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양가 부모님이나 가족, 친지,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해외에서는 언어도 다르고 환경도 다른 곳에서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주는 부담이 따로 있는 편이다. 거기에 우리 부부는 나이가 많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나이가 젊고 체력이 짱짱해도 고된..

킴 닐슨의 "장애의 역사"(김승섭 번역)를 읽었습니다.

얼마전 바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장애의 역사.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장애학을 전공한 친구에게 제가 장애에 대해 배우기 위해 추천해줄 책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 책을 추천해줬어요. 당시 이 책은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간이었습니다. 작년 겨울에 출판되었거든요. "장애의 역사"라는 제목을 보고 너무 무겁고 어려운 책이면 어쩌려나 걱정했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이 책은 미국의 장애사에 한정된 책이었고, 그러면서도 역사학자가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여러 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일화형식으로 제시하며 분석하고 있어서 이야기책처럼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었어요. 이 책의 특징은 미국의 토착민 시기부터 유럽이 식민지화한 시기, 미국이 독립전쟁을 거치며 독립한 시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

혼자서 아프지 마세요! - 영국 유학 중 장애지원서비스를 받은 이야기

영국에서 살면서 힘든 일도 많지만, 고마운 일도 참 많이 있었어요. 그 중 하나는 제가 몸이 많이 아팠을 때 많은 이들이 저를 도와주고 구해줬던 경험입니다. 저는 영국에 온지 2년 후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해서 그로부터 6-7년의 시간을 정말 힘들게 보냈어요. 그리고 그 아픔이 좀 나아졌을 때, 나와 같은 사람들, 남들 모르게 혼자서 앓으며 힘겹게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만 해도 제가 아팠던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가 않았어요. 너무 힘들었던 일이라 그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라구요. 몸도 정말 많이 힘들었고 그로 인해 파생된 일들은 몸의 고통 못지 않게 제 마음과 정신을 힘들게 했기에 그..

[영국육아] 어린이집 생활: 어린이집 6개월차

어느새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집 생활을 한 게 5개월을 채우고 6개월차에 접어든다. 하아... 기간을 적고 보니 그간 들어간 어린이집 비용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고 있다. 먼저 첫째 잭. 현재 만 3세. 올해 12월이면 만 4세가 되는 우리 아이. 등원 거부 반응 잭은 여전히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한다. 4개월쯤 되었던 7월쯤 되자 아이가 울지 않고 어린이집을 들어가는 정도로 적응을 한 것 같았는데, 어린이집에서 코비드 확진자 발생으로 문을 닫았다 다시 열면서 아이가 다시 "집에 있는 생활"에 맛을 들였는지 다시 매일 아침마다 울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우리 뚱이는 잭만큼 가기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냥 가야 하나보다 생각하는 듯. 그 모습을 보면 기특하..

지난 시간들: 7-8월에 생긴 일, 그리고 우리가 도달한 결론

안녕하세요. 요즘 블로그 업데이트가 정말 뜸했죠?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아서인지 일상으로의 복귀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저의 일상 복귀의 스타트를 블로그에 남기는 일기로 시작합니다. 저희는 남편의 차 사고(7월 초) 이후 두 달여간의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에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버렸나 모를 정도로 두 달의 시간이 뭉치째 사라져버린 느낌이거든요. 저희는 차 사고 처리를 해야했고(7월 내내), 신차는 물론 중고차도 귀해진 이 시기에 하필 다시 차를 사느라 밤낮없이 중고차 마켓을 뒤져야 했고, 그 와중에 저는 음식 알러지로 온 몸과 얼굴을 두드러기로 뒤덮여 괴로운 며칠을 보내야 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마음에 드는 차를 찾았고, 시간이 촉박했기에 손등과 얼굴까지 두드러기가 올라온 상태로 마스크를 끼..

영국에서 만족스러운 고객서비스를 제공한 딱 두 곳...

오늘은 오전에 청소기를 열심히 돌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적어봅니다. 영국에서는 무엇 하나 일 처리를 하려고 해도 그게 어쩜 그리 번거롭고 힘든지... 특히 전화로 고객서비스에 연락해야 할 때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 어떤 지역 악센트를 가진 어떤 직원이 전화를 받을지도 걱정이지만, 한참 대기해서 통화를 해도 속시원한 일처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 곳.. 제가 예전에 전기/가스 고지서를 몇 번이나 받은 일에 대해 쓴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런 곳이 영국이에요. 2017.11.06 - [영국에서 먹고 살기] - 한달 전기/가스세 고지서를 7번이나 보낸 영국가스회사 한달 전기/가스세 고지서를 7번이나 보낸 영국가스회사 영국에서는 이사를 하고 나면 늘 가장 번거로운 일이 "Bill을 관리하는 일"이다. 주변에..

영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폐차(total loss)한 경험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근 한 달만에야 다시 소식을 올리네요. 영국에서 차사고를 겪으며 그와 관련하여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남편의 교통사고가 있었고, 보상과정이 진행되었고, 저희는 황급히 중고차를 다시 알아봐야 했고(현재 중고차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있어 차 구하기 정말 힘들었어요), 차를 사기 무섭게 아이들 어린이집에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어린이집이 열흘간 문을 닫으며 저는 갑작스레 아이 둘을 전업으로 돌봐야했습니다. 먼저, 영국에서 차 사고를 처리한 경험을 공유할까 해요. 혹시라도 영국에서 처음으로 차 사고로 당황하시는 일이 생기실 경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고 경위: 저희는 7월 8일. 잊을 수 없는 날짜. 그 날 오후 5시 24분경 자동차 사고를 당했습니다. 남편이 저와 ..

영국에서의 첫 교통사고: 폐차(total loss) 보상금 협상하기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글을 적어봅니다. 약 열흘 전 남편이 혼자서 운전하던 차량을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코치가 와서 받으면서 저희 차가 폐차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이 글이 올라오기 전 마지막 글이 올라왔던 그 날, 바로 그 날 저녁에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살면서 남편도 저도 자동차 사고를 처음으로 경험한지라 사고 처리에 우왕좌왕했는데, 현재는 자동차 배상금에 합의했고, 조만간 한정된 기간 안에 새롭게 차를 구매하고 렌터카를 반납해야 할 상황입니다. 사고로 인해 차량이 폐차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을 영국에서는 토탈 로스(total loss)라고 하더군요. 차를 완전히 잃은 상태. 수리비가 현재 차의 시세보다 더 높게 나올 경우, 수리를 진행하지 않고 폐차하고, 운전자에게는 그 시세만큼의 배상금을..

영국 어린이집 생활: 만 3세 교육 활동과 놀이 활동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 그날 하루 뭘 먹고, 뭘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 선생님들이 이야기를 해준다. 아무래도 뚱이는 잠 자는 시간이 길고(2시간 반에서 3시간 낮잠...) 나이가 어리다 보니 그냥 자유롭게 실내에서 좀 놀다가, 야외 놀이터에서 좀 놀다 하는 게 전부인 것 같다. 그래서 별 다른 이야기 없이, 그 날도 아이가 얼마나 잘 먹고, 얼마나 많이 먹고, 얼마나 잘 잤는지 이야기를 해준다. 그에 반해, 첫째 잭은 한국으로 치자면 유치원 과정이다 보니 나름 배우는 게 있다. 나름의 교육활동과 교과과정이 있는 것이다. 독서 활동 첫째 잭의 반에서 활동하는 내용들을 듣다 보면, 저렇게 하루를 운영해준다면 내가 원생이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놀이 활동과 프로그램들이 매우 만..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 생활

둘째 아이(현재 생후 18개월)의 어린이집 생활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 역사: 생후 11개월-13개월: 한국 어린이집 생후 14개월-현재: 영국 어린이집 먼저 우리 둘째 뚱이. 항상 첫째 이야기를 먼저 쓰게 되는 것 같아 이번에는 둘째 뚱이 이야기부터 먼저 적어본다. 뚱이는 어린이집을 잘 다니고 있다. 선생님들이 아이를 이뻐한다는 게 눈에 보인다. 지금 가는 어린이집에 유아반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다정하고 아이에게 웃어주고, 아이를 이뻐하는 편이다. 그게 우리가 그 곳이 멀어도 만족하는 가장 큰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뚱이는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가장 길게 자는 아이여서 그런가 선생님들이 아이를 좋아한다. 어린이집이 자러 오는 곳은 아니지만, 애 하나가 푹 자주면 얼마나 편할꼬. 우리 뚱이는 점심 먹기 ..

[둘째육아] 생후 18개월 발달사항

오랫만에 남겨보는 우리 둘째의 발달사항. 언어발달: 우리 둘째 뚱이는 말이 빠른 아이이다. 하고자 하는 말 '소리'를 최대한 비슷하게 내는 능력이 뛰어난 편인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먹을 거리들의 이름은 왠만해서는 모두 말하는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다 보니 아이를 다루기가 훨씬 쉽다. 때때로,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너무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말하기 때문에 곤란할 때가 가끔 있긴 하다. 사실, 아이들의 경우 자기 표현을 위해 필요한 말이 많지는 않다. 아이가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때 부모는 아이에게 지치지 않고 스무고개에 임한다. 니가 원하는 건 이거냐, 저거냐, 가능성 있는 모든 것을 들이미니, 그 중에 아니다, 맞다 하는 표현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

우리 가족이 주말 약속을 잡지 못하는 이유

자주, 좀 더 규칙적으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또 그러지 못했다.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 블로그가 조용할 때는 애들이 아프거나, 내가 아프거나, 틴틴이 아프거나 할 때이다. 우리 가족의 고립 라이프스타일 코로나로 일년 반 넘도록 외부활동에 제약이 생겼지만, 우리 가족은 코로나 이전부터, 또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고립생활을 해 왔던 터라 코로나로 인한 외부활동 제약이 가져온 불편이 별로 크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누구 하나가 아플 일이 잦다 보니 주말에 누군가와 약속을 잡으려 해도 그 주말에 우리 중 누구 하나가 아프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보니 되도록이면 약속을 잡지 않는다. 지난 주말은 원래 왓포드에 사는 Y네 가족과 만나기로 했는데, 그 친구의 잡 인터뷰로 인해 약속을 한..

영국생활 2021.07.05

[내돈내산] 내게 무브라의 자유를 준 티셔츠

지난 겨울, 한국에 있는 동안 큰언니의 소개로 구입하게 된 티셔츠가 있어요. 바로 무브라티셔츠입니다. 브라를 입지 않고도 입을 수 있는 티셔츠. 노브라로 착용가능한 티셔츠지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집에서, 또 집 밖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뭐가 있을까 궁리 중이었던 저는 지난 겨울 한국에 가서 만난 저의 큰 언니에게 "육아복"에 대한 조언을 구했습니다. 저의 큰 언니는 놀이활동가로 활동 중이에요. 언니가 놀이활동을 나갈 때는 어떤 옷을 입나 궁금했어요. 야외에서 아이들과 놀이 활동을 할 때 입는 옷이라면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서나, 밖에서 놀 때도 편하게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언니가 친정 부모님댁에 온 날, 언니에게 놀이 활동 나갈 때 어떤 옷을 입냐고 물었더니, ..

[육아노하우] 욕구과 느낌과 행동을 구분하라

항상 지금 바로 상대방이 갖고 있는 그 장난감을 두고 다투는 아이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우리 부부가 하는 말의 90%가 "싸우지 마!"라는 말로 점철되고 있는 요즘이다. 매번 싸우고, 하나의 장난감을 두고 서로 뺏고 뺏기며, 밀고 밀치기를 반복하는 일상. 누구 하나의 울음으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결국 둘 모두의 울음으로 끝이 나는 상황. 이런 상황의 반복 속에서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큰 언니에게 조언을 구하려 하였지만, 요즘 언니가 너무 바빠서(우리 언니가 바쁜 이유) 통화를 못하다가 어저께 드디어 통화가 됐고, 언니에게 우리의 고민을 토로했다. 큰 조카가 배고프다고 먹을 것을 달라고 하던 중요한 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니는 우리 고민에 대한 조언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제목에 쓴대로 "..

[만1세 반]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1. 낮잠꾸러기 집에서는 낮잠이 길어야 한시간 반, 보통은 30-40분 이상을 자지 않는 우리 둘째 뚱이. 어린이집에 가기만 하면 어찌나 잠을 잘 자는지, 낮잠을 짧으면 두시간 반, 길면 세시간 이상을 자서 선생님들이 밥을 먹이느라 아이를 깨워야한단다. 그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참으로 믿기 힘들다.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재우냐고 물으니, 항상 점심을 먹다 보면 디저트도 다 먹기도 전에 아이가 식탁에 앉은 채로 꾸벅꾸벅 잠들어버려서 그대로 아이를 매트로 옮기는데, 그 자리에서 그렇게 혼자서 잠을 길게 잔다고. 그랬던 우리 뚱이가 지난 화요일(6월 15일)에는 한시간 반밖에 자지 않았다! Denise 왈, 다른 날은 아이들이 뚱이 근처에서 시끄럽게 놀고, 뚱이 위로 기어서 넘어..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 올까

나는 아이가 둘이어서 정말 좋다. 둘째를 낳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도,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이 이쁜 아이들을 두고 '후회'라는 말은 절대 가당치도 않다. 당연한 소리다. 그러나, 후회가 없다고 해서 괴로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둘이라 정말 행복한데, 이 둘이 싸울 때면 하아.. 정말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일지, 과연 그 끝이 오기나 할지, 그때까지 나는 어떻게 정신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머릿속이 아득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폭력, 고함, 울음이거늘, 잭과 뚱이가 함께이면 반드시 폭력이 발생하고, 고함이 나오며, 울음이 터진다. 누구 하나가 울어야 끝이 난다. 바로 이렇게... 아래 사진은 사이가 좋아보이지만 이 때야 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아이 둘이 동시..

[영국날씨] 그리도 덥더니 이젠 이렇게 춥구나

영국아. 너의 정체는 도대체 뭐니? 어떻게 어제까지는 에어컨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하더니, 오늘은 이렇게나 추울 수 있니? 넌 어쩜 이리도 확확 변하니? 일년내내 큰 변화 없이 항상 춥고 축축하더니, 그래도 여름이라고 요며칠 해를 반짝 보여주더니, 어느새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구나. 일년을 보면 큰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하루에도 해가 났다, 비가 왔다, 또 해가 났다, 우박이 내리기도 하니, 변화가 없다는 말은 취소해야겠다. 오늘만 해도 어제 그리 더웠다 오늘은 이리 추우니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무쌍하구나. 영국아. 나는 니가 참 편하면서도 힘들어. 내 성인기의 절반 이상을 너와 함께 보냈으니, 이젠 니가 나의 고향인데도 나는 아직도 니가 낯설어. 특히 너의 이 변함없이 춥고 어둡고..

[만 3세 반] 큰 아이의 영국 어린이집 적응기: 언어적응

우리 첫째 잭이 어린이집에서 겪고 있을 어려움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무겁다. 말도 통하지 않고, 낯선 사람 투성이인 곳에서 하루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나 힘들까. 매 순간 힘들기만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드문드문 그 상황이 불편하고 힘든 때가 있으리라. 여태 어린이집에서는 응가를 한번도 하지 않고, 매번 참고 있다가 집에 오기만 하면 똥을 싸는 잭이다. 17개월부터 4개월간 동네에 있는 어린이집을 다녔고, 그 때부터 다시 7개월간 차일드마인더를 다니며 영어를 좀 익히긴 익혔을텐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8개월을 꼬박 집에만 있었고, 그로부터 3-4개월은 한국에서 한국 어린이집을 다니며 이 아이에게서 영어는 완전히 지워졌다. 그리고 다시 다니기 시작한 현재의 어린이집. 땡큐, 플리즈, 모어, 워터,..

엄마의 고민, 그러나 뭣이 중헌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인가, 늘 같은 고민이 돌고 돈다. 나는 언제까지 일을 쉴 것인가? 아니 지금도 일을 완전히 쉬고 있는 것은 아니고 뭐라도 해 보려고 발버둥은 치는 중인데 언제까지 지금처럼 비정기적이고, 단발성의 일을, 파트도 아닌 쿼터타임 잡처럼 할 것인가, 라는 말로 고쳐쓰는 게 맞을 것 같다. 어쨌거나, 언제까지 나는 풀타임잡을 거부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이 어린 나이의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고 내 일을 하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인가 하는 고민. 이 고민은 첫째 잭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며 틱 현상을 보이며 극에 치달았다. 지금은 내가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을 일정 시간은 시설에 맡기는 게 내 정신 건강, 육체 건강, 우리 부부 사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 적응기

어린이집을 다닌지 두 달 하고 2주가 지났다. 제법 시간이 지났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적응을 잘 하고 있다. 감사한 일.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우리가 사는 아빙던에 있는 게 아니라, 아빙던을 벗어나 컬름이라는 동네에 새로 생긴 어린이집이다. 새로 생기긴 했지만, 인근 지역에서는 제법 괜찮다고 소문이 난 컬름 과학단지 안에 있던 어린이집이 확장 수요가 늘면서 한 곳을 더 연 곳이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바로 그 곳이다. 둘째 뚱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동네 후배네가 아이 어린이집을 물색하던 중에 그 곳을 알게 되었고, 한번 방문을 해 보고는 괜찮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와서 우리도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그곳을 방문했고, 그 다음주부터 바로 보내는 것으로 등록을 했다. 그곳으로 결정한 이유는 선생님들..

동성 형제 육아에 대한 남편의 판단 미스

둘째 임신 20주 스캔에서 둘째가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딸을 기대했던 남편은 조금 실망하긴 했으나 그 실망은 말그대로 "조금"이었다. "딸 한번 키워보고 싶었는데 아들이라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장난감과 책값이 뭐든 반값이니 그건 좋네." 이게 남편이 했던 말. 장난감이고, 책이고, 첫째가 쓴 것을 그대로 둘째가 쓰면 되니 모두 반값이라는 것.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틴틴의 그 말에 웃었는데, 그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동성의 형제를 키운다는 것은 뭐든 두 배로 돈이 드는 것이 현실이었던 것. 둘째가 좀 크고 나니 뭐든 똑같은 게 두 개가 필요하다. 심지어 같은 것이 두 개가 있더라도 그게 별 의미가 없을 때조차 있다. 뭐든 지금,..

[주말일상] 드디어 영국에도 여름이 왔다.

주말은 늘 바쁘다. 날씨가 좋으면 더더욱 바쁘다. 날씨가 좋을 때 이 좋은 날씨를 맘껏 즐겨야 하므로. 가벼운 옷차림으로 따뜻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날은 길어야 두달 남짓. 운 나쁘면 이런 더위는 일주일을 못 갈 수도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최악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그게 바로 영국의 날씨이다. 날씨가 좋았던 주말. 우리의 원래 계획은 캠브릿지에 사는 친구네와 버킹엄이라는 작은 도시의 공원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며칠 전 내 몸 상태도 안 좋았던 데다, 친구 남편도 몸이 좋지 않으면서 주말의 만남을 2주 후로 연기했다. 몸이 좋지 않았던 나는 친구와 약속을 연기한 그 당일날, 엄청난 낮잠을 자며 제법 회복을 해서 주말에 예정대로 만날까 하였더니 친구 남편은 컨디션이 여전히 별로였던데다, 주말..

"처음으로" 일어난 일들의 기록: 5월 24일-26일

제목 그대도, 잊지 않기 위해 남겨두는 육아의 기록. 지난주 며칠간 "처음으로" 있었던 일들이다. 어린이집에서 잭이 처음으로 완전한 한 문장의 말을 한 날(5월 24일 월요일) 아이 어린이집을 마치고 Abbie가 피드백을 주는데, 이 날 아이가 처음으로 완전한 하나의 문장의 말을 해서 Abbie를 포함한 선생님들이 모두 감동한 일을 이야기해줬다. 아이가 말한 문장은 다름 아닌 "Can I have some more snacks please?" 였다. 간식 더 먹어도 되냐고. ㅋㅋㅋㅋ 그래서 아이의 첫 문장에 감동한 선생님들은 "Of course, you can have as much as you like!"라고 응답했다고. 평소에도 선생님들이 하는 말을 계속 따라하며 반복하기는 하는데, 완전한 문장을 혼..

아이들에 대한 남편의 사랑

가끔 별 것 아닌 일에 감동할 때가 있다. 별 것 아닌 일이 무언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나가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4월 초 어느 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왔더니 거실 앞이 아래와 같이 정리되어 있었다. "틴틴, 이게 뭐야? 일부러 이렇게 정리한 거야? 너무 귀엽잖아~~" "이렇게 자동차를 일렬로 정리해주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 큰 자동차들은 뚱이가 좋아하고." "토마스 기차는?" "저건, 아침에 잭한테 집에 와서 바로 놀 수 있게 내가 설치해두겠다고 약속해서." 울고 불며 어린이집 가기 싫다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들여보내고 돌아온 내 마음이 무거웠던 날, 틴틴의 이런 마음씀씀이 덕분에 내 마음이 다 따뜻해졌던 날. (요즘은 둘 다 바쁘고 몸도 힘들어서 아이들..

아이가 넘어지며 다쳐서 생긴 이마 혹에 대처하는 자세

안녕하세요. 오늘도 몽실언니의 영국일기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바쁠수록 둘러가라고 했던가요. 저는 오늘 5월 중 가장 바쁜 날인데, 이런 날 벌써 두번째 블로그 글을 적고 있네요. 바쁠수록 둘러가라.. 잠시 딴짓하는 저 자신을 정당화하는 방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이제 16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돌이 되기 전부터 이마가 성할 날이 없었습니다. ㅠㅠ 첫째 아이는 이마에 혹 한번 난 적 없이 3년 5개월을 살았는데, 저희 둘째는 누가 보면 학대라도 당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수시로 다쳤어요. 가만히 살펴보니, 아이가 성격은 급하고, 몸 움직임도 재빠른데, 아직 신체발달은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다 보니 넘어지기 일쑤였습니다. 게다가 머리가 크고 무겁다 보니 자기도 자기 머리를 잘 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1차 백신 접종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 대박사건이 일어났어요. 며칠전 코비드 백신 1차 주사를 접종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정신이 없어서 제 백신 접종 카드를 확인할 틈도 없었던 저는, 오늘 드디어 제 접종 카드를 잘 보관해둬야겠다는 생각에 지갑에 처박아 둔 백신 카드를 꺼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제가 맞은 백신이 화이자인줄로만 알았는데 (도대체 왜??!!!!!!) 오늘 카드를 꺼내보니 AZ 라고 적혀있는 게 아니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제가 맞은 것은 화이자가 아닌 아스트라제네카였어요~~~!!! 어쩜.. 제가 맞기 전날, 남편이 같은 병원, 같은 장소에서 화이자를 맞는다고 해서 저도 철썩같이 화이자일 거라고 믿었던 저는 오늘에서야 제가 맞는 백신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철썩같이 믿고 있어서 접종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