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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동반 한국 입국. 남은 자의 쓸쓸함..

새로운 경험이었다. 친구 둘이 한국으로 같은 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갔다. 이들은 내 소중한 친구들이지만 내 결혼식에서 잠시 스쳤을 뿐,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는 사이였지만, 같은 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면서 자녀를 동반한 장시간의 비행 중에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이들이 같은 날 한국으로 가고 나니 별 생각 없이 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쓸쓸함이 몰려왔다. 나와 동일한 시간 대에 살고 있는 친구 둘이 동시에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한국 가서 살고 싶다, 한국 돌아갈 준비를 해보려 한다, 한국 가는 걸 진지하게 생각 중이다.. 이런 말을 저 둘에게 자주 했는데, 그 말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건 남은 이에게 엄청난 일이 되겠다는 것을. 친구들이 겨울..

어쩌다 영국...

정말 어쩌다 영국. 아이들이 비행기 박물관을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대서 집에서 한시간쯤 걸리는 곳에 있는 Berkshire Aviation Museum을 갈까 하고 찾아보는데, 일요일에는 문을 12시는 되어야 연다는 것을 보고 더 가까운 곳에는 비행기 박물관이 없을까 구글맵을 펼쳐놓고 찾아보았다. 없다. 저 한시간 걸리는 곳이 가장 가깝다. 아이들이 비행기는 보고 싶다하지만 1시간 동안 차를 잘 타고 갈 수 있을까? 지도 이 곳 저 곳을 보며 어디를 가면 좋을까 행선지에 이 곳 저 곳을 입력해보다가 문득 내가 정말 원하는 행선지는 어디일지 생각해봤다. 그 때 떠오른 것은 서울. 내 현재 위치에서 서울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릴까. 구글맵에서 도착지로 서울을 입력했다. 사실 이미 알고는 있었다. 구글맵에서 ..

둘째 생후 22개월: 밤중자동차 떼기 2일차

요즘 우리 둘째 뚱이의 차 떼기가 진행 중이다. 차 떼기가 무언고 하니 뚱이 나이 때에 흔히들 경험할 수 있는 모유 떼기, 분유 떼기, 공갈젖꼭지 떼기 같이 우리 뚱이는 차를 떼는 중이다. 부릉부릉 자동차, 장난감 자동차 말이다. 우리 뚱이의 자동차 집착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돌 전에 한국에서부터도 자동차 장난감을 좋아하긴 했는데, 영국에 와서 몇 달전부터 저 자동차 사랑이 아주 심각해졌었다. 그리하여 장난감 자동차는 잭과 뚱이의 모든 싸움과 갈등의 원인이 되어 우리 부부를 힘들게 했다. 그런 뚱이의 자동차 사랑은 잠 잘 때까지도 이어졌다. 자나깨나 자동차. 자기 전에도 자동차, 자는 중에도 자동차, 차를 타도 자동차, 산책을 나서도 자동차. 우리 뚱이의 손에는 늘 자동차가 없으면 안 되었다..

오늘의 놀이: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오늘의 놀이라고 쓰지만, 여기서 '오늘'은 은유적 표현이고, 실제로는 바로 어제 제가 아이들과 신나게 즐겼던 놀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 놀이는 다름아닌 "여우야 여우야" 놀이입니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이 놀이는 70년대에서 80년대생들이라면 어릴 때 많이 했던 놀이라고 하는데, 제가 바로 그 80년대생입니다. 정확히 80년 생인데, 얼마전 어느 사회학자분의 말씀을 들으니 80년생까지를 밀레니엄 세대라고 하더군요.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MZ세대에서 밀레니엄의 M, 바로 그 M에 저도 포함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던 것은 왜일까요! 조금이라도 젊은 세대에 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저도 나이를 많이 먹긴 했나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어제 제가 아이들과 신나게 하..

[육아일기] 둘째의 자동차 사랑, 모든 게 다 이 자동차 때문이야!

우리 둘째 뚱이는 자동차를 정말 좋아한다. 손에 딱 잡히는 작은 사이즈의 자동차를 가장 좋아하고, 그 다음으로는 뭐가 됐든 바퀴가 달려서 굴러가는 장난감이면 다 좋아한다. 첫째 잭은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었다. 자동차가 나오는 책은 좋아했다. 그러나 자동차 장난감은 가끔 미끄럼틀에서 굴리고 노는 정도였지 자동차에 환장(?)을 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잘 때도 자동차 장난감 그런데 우리 둘째는 자동차에 대한 집착이 엄청나다. 이건 뭐 거의 공갈젖꼭지, 최고의 애착장난감 수준이다. 자면서도 손에 자동차를 꼭 쥐어야만 잠에 들고, 자다가 잠에서 깨서 자기 손에 자동차가 없으면 곧바로 울면서 "자동차 어디갔어?" 하고 자동차를 달라고 한다. 얼마전 어느 밤, 그 때도 어김없이 자다 깨서 자동차를 찾는 뚱이. "자..

[육아일기] 생후 22개월, 고집과 귀여움이 폭발하는 중입니다.

요즘 저희 둘째 뚱이는 고집과 귀여움이 동시에 폭발하고 있습니다. 고집 폭발 뚱이의 자기 주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겠죠? 첫째 잭을 키울 때는 아이가 어떤 것에 고집을 피우는지 세심히 살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줄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있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살피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ㅠ), 둘째 때는 첫째까지 함께 돌보며 둘째를 보살펴야 하다 보니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주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많아 참 미안합니다. 첫째 잭 때는 저희가 잭의 고집을 꺾지 못해 아이에게 휘둘릴 때가 많았는데(당시에는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이제 둘째를 키우다 보니 둘째 때는 요령이 생겨서 아이에게 휘둘릴 때가 상대적..

한 달만에 찾은 놀이터: 가을의 한가운데

어제는 오랫만에 놀이터를 갔습니다. 아이들이 기침을 하기 시작한 10월 중순 이후부터 놀이터를 한번도 가지 못했는데, 그 사이 놀이터에는 가을이 와 있었습니다. 낙엽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아이들은 오랫만의 놀이터 외출에 신이 났습니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나온 길, 놀이터 입구 앞 낙엽더미 위에서 옆돌기를 하는 한 초등학생 여자아이의 몸놀림을 보더니 저희 잭도 덩달아 되지도 않는 옆돌기를 흉내내며 놀았어요. 그러더니 또 한 아이가 낙엽을 잔뜩 집어 던지는 걸 보곤 저희 잭도 씨익 웃으며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우리 뚱이, 자기도 형아가 어찌 하는지 웃으며 지켜보다가 자기도 낙엽을 한움큼 들고 던지며 좋아하더군요. 요즘 저희 잭이 가장 하고 싶어하던 것은 카페에 가는 것이었어요. 코비드 때문에..

가족 일상 2021.11.15

[영국유학] 영국 석사과정 에세이 작성하는 법(사회과학계열)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영국으로 석사과정, 혹은 박사과정으로 오시는 분들은 영국에 와서 처음으로 "에세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실텐데요. 오늘은 영국에서 사회과학 계열 대학원 과정에서 유학하시는 분들을 위해 바로 이 에세이 쓰는 요령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10월 초에 학기를 시작하면 학기 중간이나 학기 말쯤 되면 에세이 데드라인이 하나 둘씩 생깁니다. 저도 처음 영국 왔을 때 첫학기 4주차(아마 11월 초중반)에 에세이 하나, 8주차(12월 초중반)에 에세이 하나 데드라인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미 아주 오래 전 일이 되어서 제가 경험한 것이 현재 공부하시는 분들께 얼마나 적용될지는 모르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한 저의 요령을 공유하겠습니다. 현재 공유하는 내용의 근..

과거에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경우

이건 뭐랄까.. 데자뷔는 아니고.. 어릴 때 어떤 이야기를 들으며 저 상황이 내 미래 상황이 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던 일이 실제 내 일이 된 것들이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내가 결혼을 늦게 하는 일. 대학 시절,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얕았던터라 나는 결혼을 아주 늦게 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대학원을 진학하며 나의 그 두려움은 현실에 가까워졌고, 내 미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긴 했다. 사실 결혼을 늦게 하는 게 요즘같은 때에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20대 초반이던 시절에 여자가, 그것도 내가 마흔이 다 되어서 결혼할 거라는 생각은 그리 일반적이거나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생각은 아니었었다. 게다가 나는 두 살, 네 살 많은 두 언니가 모두 2..

영국 어린이집 생활 7개월, 아이들의 영어 습득 과정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닌지 7개월이 됐다. 이제쯤 되니 다음달이면 만 4세가 되는 우리 첫째 잭이 영어로 자기 의사를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한다. 둘째는 14개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녀서인지 집에서는 한국어를 잘 쓰는데, 영어 표현도 곧잘 따라하는 모양새다. 외국어 통달의 어려움 사실 이중언어 사용자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에서 태어나고, 거기서 자란다고 그냥 되는 일이 아니다. 관련한 전공을 한 선배의 말에 따르면 완벽한 이중언어사용자가 되려면 본인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하거나, 부모가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의 언어, 집에서 가족들이 사용하는 모국어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그 아이의 제 1언어로 자리잡고, 부모의 언어가 제 2언어..

[육아일기] 22개월 언어발달

우리 귀염둥이 둘째. 뚱이는 말을 정말 잘한다. 첫째 잭은 28개월에 처음으로 "안녕?"이라는 말을 해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둘째 뚱이는 벌써 대부분의 문장을 말한다. 자동차 어디갔어? 딸기 줘. 거실 가자. 목욕 하자. 자동차 줘. 아니야. 이거 안 좋아. 불꽃놀이 보자. 티비 보자. 유튜브 보자. 선재(뚱이) 먼저. 선재 먼저 타자(차를 탈 때 서로 먼저 타려고 한다). 여기 있어. 저기 있어. 요즘 나타난 특징은 높임말까지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빠 어디갔어"요"? 배고파"요" 밥줘"요" 더 줘"요" 적고 보니 죄다 우리에게 뭘 시키는 내용이네. 뭘 달라, 뭘 해달라, 뭘 해라, 갖고 와라. 어제 오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집에 돌아와서 나는 부엌에서 아이들 먹을 거리를 준비하고, ..

내년은 비워두기로 했다.

올해 조합 워크샵에 참석했다. 올해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내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일단 내년의 모든 시간은 비워두기로 했다. 미리 무엇을 예정하고 그에 따라 일을 진행하기에 우리 가족의 현재 상황에 변수가 너무 많다. 올해는 그걸 확인한 시간이었다. 내년만 지나면 둘째가 세돌이 되고, 그때만 되어도 우리 상황이 많이 달라져있으리라. 그때까지만 기다리기로 했다. 많이 생각했고, 이미 결정했던 일이지만 예상했던대로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어렵지는 않았다. 그게 현실적으로 지금 우리의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으므로. 숨을 고르고 잠영을 하기로 한다.

코로나 감염 4주차: 좀 더 편안해진 외부활동

코로나 감염 4주차 증상 이제 많이 좋아졌다. 이따금 기침이 터지면 제어가 안 되긴 한다. 마침 날도 완연한 겨울날씨라 찬바람을 쐬면 기침이 날 것 같아 잠시 산책을 하더라도 목을 따뜻하게 감싸고 나간다. 감기 증상은 많이 좋아졌으나 체력이 아주 고갈된 상태이다. 남편은 눈에띄게 살이 빠졌고 나는 1-2킬로 빠졌는데, 몸이 좀 회복하면서 식사를 늘려가다 보니 좀 여유로워졌던 청바지들의 핏이 다시 꽉 끼려고 한다. 살이 빠지는 건 이렇게 힘들어도 다시 찌는 건 이리도 쉽다. 오전에는 쵸코 다이제스티브를, 오후에는 남편이 사다준 쵸코케잌을 먹고, 호두와 잣을 한 줌 먹었는데, 이런 기세로는 바지들이 다시 작아지는 건 오늘내일의 일이다. 남편과 나의 바램은 체력이 좋아지는 건데, 잠을 자도 자도 몸이 회복되지..

가족 일상 2021.11.05

코로나19 감염 경험담

2021.09.24 - [영국에서 먹고 살기/영국 생활정보] - [영국생활] 영국 주유소 기름 대란!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니요! 조용했던 한 달, 저희 가족은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를 코로나라고 하지않고 코비드라고 부르는데요. 일상생활에서는 대부분 코비드(Covid) 라고 부르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대체로 코비드 나인틴(Covid-19)이라 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라고 부릅니다. 바로 그 코비드에 결국 저희 가족도 걸리고 말았던 이야기. 그 이야기를 오늘 해볼까 합니다. 코비드인듯, 코비드아닌, 코비드같은 너~ 사실, 저희가 코비드에 걸린 게 맞는지 저희도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코비드에 걸린 것 같은데 달리 증명할 방법이 없거든요. 그 이유는 저희가 아..

가족 일상 2021.11.01

[성장일기] 20개월 둘째의 언어발달(계속)

우리 뚱이는 자고 일어나면 말이 늘고, 또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또 느는 식이다. 이 시기에는 발달이 왕성한 때라고는 하지만 언어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는 하루하루의 미세한 변화를 눈치채기가 힘든데, 언어는 바로바로 눈에 띄다 보니 더더욱 인상깊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 아침 식사를 하고 어린이집 갈 준비를 하면서 우리 둘째 뚱이는 이번에도 여러 새로운 말을 보여줬다. 선재 먼저 타자.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늑장부리는 것은 항상 첫째 잭이지만, 동시에 차에 타는 순서는 반드시 자기가 먼저여야 한다는 사람도 잭이다. 그래서 잭은 외출 준비가 끝나면 항상 "잭 먼저 탈거야!"라고 말은 한다. 그런 형으로 인해 늘 아빠가 형아를 먼저 차에 태워주다 보니, 이제는 둘째 뚱이도 지지 않고 맞선다. "선재 먼저 타자..

[엄마일기] 애들이 우는 것도 모두 다 한 때다.

다음 주 화요일 데드라인으로 인해 이번주는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다. 마음은 바쁜데, 아직 둘째가 자다가 자주 울고 깨다 보니 몸이 피곤하고 늘 졸린 상태라 실제로 일의 효율은 별로 좋지가 않다. 영국에 대한 자료를 정리 중에 있는데, 와..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세상이 원래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어로도 잘 모르는 영역을, 한국에서도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는 영역을 영어로 자료를 찾고 그걸 이해하고 소화하려니 정말 어렵다. 그 와중에 자료는 뭐가 이리도 많고, 데이터도 뭐가 이리 많으며, 예쁜 차트와 그래프는 어떻게 또 이리 많은지. 영국 정부가 하는 것들을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정책이 정말 많지만, 정부 웹사이트나 여러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 각종 복잡하고 난해한 정보를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

[육아일기] 20개월 둘째의 말이 쑥쑥 늘다

요즘 둘째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언어발달이다. 우리 귀염둥이 둘째 뚱이의 언어발달은 놀랍다. 둘째는 뭐든 빠르다고들 하지만, 우리 뚱이를 보면 형아보다 빠른 것도 있고 빠르지 않은 것도 있다. 빠른 것은 언어발달, 빠르지 않은 것은 양치 가글하기, 공차기 등. 첫째 잭의 말이 늦게 트였던지라 둘째의 빠른 발화가 우리는 참 신기하다. 잭의 성격을 더 잘 알게 된 지금에 와서 예전을 돌이켜보면 잭이 말이 늦게 트인 것은 이상할 게 없다. 잭은 조심성도 많고, 주위 분위기를 늘 살피고, 할 줄 알아도 스스로 그것에 대해 마음 편하게 느낄 때까지는 새로운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겁 없고 되든 안 되든 일단 덤비고 보는 우리 뚱이의 성격을 볼 때, 확실히 이런 성격..

[영국생활] 영국 기름 사재기, 결국 군인까지 동원!

저는 노트북에서 기본 웹브라우저로 크롬을 사용하고 있고, 처음 크롬을 열면 영국 BBC 웹사이트가 뜨도록 설정해두고 있습니다. BBC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날씨 정보가 상당히 정확해서 늘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BBC 홈페이지를 방문하기 번거로우니 기본 페이지로 지정을 해 둔 거죠. 오늘은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하기 위해 크롬을 시작했더니 BBC 홈페이지 첫 뉴스가 두둥!! 정말로 영국에서 주유소 기름 운반을 위해 군인들을 준비시키고 있다는 뉴스가 떠있습니다. ㅡ리하여 오늘도 주유소 기름 대란에 대한 소식을 업데이트할까 합니다. 영국의 주유소 기름 대란 지난 주 후반부에 시작된 영국의 주유소 기름 대란은 아직도 현재진형형입니다. 오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저희 집 근처 주유소를 지나..

가족 일상 2021.09.29

[영국생활] 주유소 기름 대란 중에 인기몰이 중인 BBC 리포터

영국의 기름대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1. 영국 주유소 기름대란이 일어난 이유 브렉시트에 코비드 상황까지 겹치며 영국의 대형트럭 운전수 부족은 지속적인 물류 문제를 일으켜왔는데, 급기야 운전수가 11만명이 부족한 상황에 도달했고, 지역 주유소에 기름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며 영국에서는 기름 사재기가 기승을 부르고 있다. 영국 정부에서는 이제야 EU에서 영국으로 오는 대형트럭 운전사들의 비자조건을 완화하겠다고 하고, 기름탱크 차량 운전수 부족이 계속되면 군인들을 활용하여 기름 탱크 차량을 운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정책을 도입한다고 한들, 실제로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텐데 영국은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자조건을 완화한다고 유럽연합국..

가족 일상 2021.09.28

[형제육아] 형아의 마음, 동생의 마음

아이 둘을 지켜보다보면 내가 어릴 때 나도 저랬을까, 우리 언니들이 어렸을 때 언니들은 저런 마음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될 때가 많다. 언제나 그렇듯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데, 아이들과 온종일 함께 보내는 주말이면 그런 놀라운 발견을 더 많이 하게 된다. 1. 그저 형아 곁에 있고 싶은 동생의 마음 뚱이는 대부분 그렇다. 형아 곁을 좋아한다. 우리 잭은 두 돌이 넘을 때까지 놀이터에서 내 손을 놓고 움직여본 적이 없었다. 늘 내 손가락 하나라도 잡고 나를 끌고 다니며 모든 것을 하고자 했는데, 우리 뚱이는 늘 형아 곁을 제일 좋아한다. 형아로 인해 동생이 겪는 제약이 많더라도 동생에게는 "재미있는 형아"가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줄 아느냐고, 그러니 동생에게 가..

[영국생활] 영국 주유소 기름 대란!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니요!

한국은 연일 정치뉴스로 시끄럽지만 영국은 연일 코로나바이러스19 상황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여파로 인해 시끄럽다. 최근 들어 발표된 영국의 코비드 상황 중 주요한 소식은 현재 주유소에 기름이 없어서 기름 사재기(!)가 일어나는 중이고, 내년이면 세금이 대폭 인상되며, 전기가스요금도 약 30% 오르게 될 예정이라 한다. 1. 영국의 코비드 확진자 규모 영국은 9월 23일 신규확진자 35,764명. 지난 7일간 평균 32408명. 한국이 확진자 3000명이 넘어 심각한 문제 상황에 돌입한 것과 달리, 영국은 확진자가 그 10배 수준인 상태가 몇 달간 지속되었지만 영국이라는 사회는 그것에 큰 동요가 없다. 영국은 워낙 아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지난 겨울에는 확진자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고 그와 함께 사망자도 엄..

[성장일기] 생후 492개월 엄마가 쓰는 45개월, 20개월 아들들의 성장일기

아이들 연령을 개월수로 말하는 이유 본 글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글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사실 저 제목은 웃기려고 써 본 것이고, 처음에는 이 글의 제목을 "첫째 45개월, 둘째 20개월 성장일기"라고 썼다가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첫째 3세 반, 둘째 20개월 성장일기로 수정했다. 그랬다가 지금의 제목으로 최종 변경한 것이다. 한국 살던 시절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아기 엄마들과 만나거나, 놀이터에서 다른 엄마들과 만나게 되면 서로의 아이 나이를 묻게 되는데, 아이들이 어릴 때는 많은 엄마들이 자기 자녀의 나이를 "몇 개월"로 표현한다. 사실 내가 아이를 낳아보기 전에는 사람들이 왜 어린 아이들의 연령을 '나이'로 말하지 않고 개월수로 이야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조카들이 자라는 ..

아이가 아플 때 깨닫게 되는 나의 부모님의 사랑

육아는 힘들다. 그 중에서도 육아가 가장 힘들 때는 단연 아이가 아플 때이다. 육아의 고됨의 80%는 아이가 아플 때 그로 인한 여파가 차지하는 것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아이가 아프면 아이가 많이 보채고, 잘 먹지도 않는다. 그러니 늘 배도 좀 고프고, 자기 몸도 힘드니 더 칭얼거린다. 더 많이 안기려하고, 조금만 수가 맞지 않아도 짜증을 낸다. 아직 말도 잘 못하니 아이는 소리만 내지르고 울음이 잦아진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는 잠을 설친다. 어른도 감기에 걸리면 잘 때 유독 기침이 많이 나듯,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밤새 기침을 하고, 기침이 힘들면 자다가도 울어재낀다. 아픈 아이 때문에 밤잠 설치는 날이 하루 이틀 계속되면 부모도 체력이 고갈된다. 고갈된 체력으로 아픈 아이들을 돌보자면..

[영국부동산] 영국에서 집 주소만으로 거래가격 알아보기

저는 한국 부동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부하고, 영국내 부동산 관련 정보도 일천합니다. 영국에 산 긴 기간 중 2/3 이상의 시간을 학교 기숙사에 거주했고, 결혼하면서야 처음으로 기숙사가 아닌 곳에 집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일반 주택에 거주한 경험이 4년 반 밖에 되지 않거든요. 한국에서는 부모님 댁을 떠나 상경한 이후로 동네 부동산에서 전세나 월세로만 살아봤고, 그런 계약도 한국에서는 부모님께서 대신 해주셨기 떄문에 부동산 관련해서 제가 무엇인가를 해 보는 경험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국에와서 접하게 되는 부동산 시장이 참 흥미로운 점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가의 주택들도 내부 사진을 모두 공개한다는 것이었고, 두번째가 영국에서는 과거 거래된 집 값이 온라..

[영국부동산] 영국 런던의 방 3개, 300억 아파트 구경하기

요즘 제가 이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부동산 사이트를 자주 들락거립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영국 부동산 사이트에서 보게 된 자그마치 300억이나 하는 런던의 한 아파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영국 부동산 사이트의 특징 영국의 부동산 사이트는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사이트에서 집의 평면도와 집의 에너지 효율도는 물론, 집 실내 인테리어 사진까지 모두 보여주거든요. 뿐만 아닙니다. 이 집을 사려면 얼마의 대출이 필요한지, 내가 가진 보증금 수준을 기입하면 예상 연이율에 따라 대출금을 매달 얼마씩 갚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지도 계산해볼 수 있는 툴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또한, 인근에는 어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지, 각 학교별로 성별 구성, 연령 구성이 어떠한지, 더 나아..

[영국육아]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아이들과 등원 길에 있었던 일

오늘도 어김없이 큰 아이 잭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집에서부터 칭얼거렸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할 수 있다. 그게 그렇게 이상할 일은 아니다.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할 때면 틴틴도 같은 말을 한다. 아빠도 일 하기 싫다고. 일 안 하고 놀고만 싶다고. 그런데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고, 그게 하루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면 부모인 우리도 참 지치고 힘들다. 그 이유는, 싫다는 아이 달래가며 밥 먹이고, 옷 입히고, 차에 태우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도 힘들지만,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우리 잭은 이제 거의 20킬로가 다 되어가는데 그 몸에 아이가 힘을 바짝 주거나 몸을 마구 흔들어대면 나나 틴틴이나 아이를 감당하기가 힘들다. 그런 아이를 어루고 달래며 밥 먹이고, 씻시고..

[성장일기] 둘째의 만20개월 발달사항

모든 아이는 다르다. 그 중에서도 둘째는 정말 다르다. 우리집 둘째였던 내 작은언니도 이렇게 달랐을까. 뚱이는 형아가 하는 것이면 뭐든 따라하려 한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형아 따라 소파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형아 따라 점프를 하려고 한다. 심지어 형아가 계단을 거꾸로 내려가자 자기도 질세라 형아를 쫓아간다. 위험한 행동을 몇 번을 제지했으나 저날은 기어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둘 다 다치지 않고 계단을 저 상태로 거꾸로 내려오기 성공. 나름 힘든 일이었는지, 그 뒤로는 다시 시도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어발달 요즘 둘째는 말이 더 늘었다. 원래 말을 잘 했지만, 이제 발음이 아주 또렷해졌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공, 포크 리프트, 트럭 등 자기가 ..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에 울면서 간 날

요며칠, 큰 아이 잭은 늘 울면서 어린이집을 가긴 했어도 둘째 뚱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들어갔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잭도 뚱이도 모두 울음바다였다. 아침부터 아이들의 울음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저리도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고 하는 애들을 등떠밀어보내나 싶다. 내가 이런 생각으로 괴로워하면 틴틴이 그나마 균형을 잡아준다. 집에 있으면 뭐할 거냐고. 가서 다른 애들이랑 어울리고, 여러가지 하고 노는 거, 그게 다 배우는 거라고. 내 아이들 내가 밥 해먹이고, 내 아이들 내 손으로 돌보는 게 요즘은 참 값비싼 일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을 남에 손에 맡기는 것도 비싼 일이지만, 내가 직접 키우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의 값어치도 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가 더없이 예쁜 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의 멋진 창작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어지럽혀둔 모습마저 이쁘고 사랑스럽다. 의외의 놀이 모습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형이 들어가서 놀고 있는 저 작은 모래판에 동생이 끼어들어가 있는 모습이란! 웃음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 최고의 선물은 아이의 웃음!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좋아하는 두 아이. 팬티 하나로도 저렇게나 즐거울 수가 있구나! 형아 따라 형아 팬티를 머리에 썼다가 다리 쪽으로 머리를 넣는 바람에 머리가 팬티에 너무 꼈다고 우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이럴 땐 내가 낳고 키우는 것이 사람인지, 귀여운 캐릭터인지 헷갈릴 판이다. 최고의 순간은 아이가 평화롭게..

우리 부부의 집안일과 육아 업무 분장

저희 부부는 사이가 좋은 편입니다. 사실, 겸손하게 말해서 사이가 좋은 편이고, 실제로는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자주 싸우지 않아요. 갈등도 많지 않습니다. 주위 가족의 도움 없이 부부만의 힘으로 아들 둘을 키우고, 주변 한인식당은 커녕 한국슈퍼도 없는 곳에서 매끼.. 그러니까 한국에서 '삼식이'라 불리는 삼시세끼를 먹는 식구들의 밥을 해대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아직 애들이 어리다보니 둘째는 이앓이로 자다가 울며 저희 잠을 깨울 때가 많고, 이앓이가 아니어도 아직까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자기면역으로 인해 감기도 자주 걸리고, 아프기도 자주 아픕니다. 이런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 하며, 남편은 회사일까지 해야 하니, 정말 힘듭니다. 반찬을 한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