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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나자 파티를 해야 한다는 네 살 아들

어제는 햇살이 정말 좋았다. 따뜻하고 화창한 봄 햇살이 쏟아졌다. 그래도 기온은 여전히 겨울이다. 한국의 겨울은 언제나 해가 많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저런 해가 정말 귀하다. 12월 한달 중에 해가 있었던 시간은 총 29시간 뿐이었다고 한다. 앞집 Jen이 내게 그 말을 하면서, 믿을 수 있냐고, 이게 말이 되는 날씨냐고 하소연을 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미국 동부 출신인 Jen에게도 영국 날씨가 아직 적응이 안 되나보다. 갑자기 해가 반짝하고 나자 첫째 잭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이 운동화를 사러 나가는 길. 새 신발을 산지 넉 달도 안 된 것 같은데, 아이 신발에 이미 구멍이 난지 한달이 넘었다. 신발을 신고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신발 내구성이 심하게 떨어지는 건지. 작년 10월 말에 산 신발이 ..

가족 일상 2022.02.28

영국 IT 직장에서 연봉 올리는 방법

오늘은 영국 IT 직장에서 연봉 올리는 방법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영국 IT 직장에서 연봉을 올릴 수 있을까요? 뾰족한 수가 있다면 저도 참 알고 싶네요. 저의 남편과 남편의 누이는 영국에서 IT 업계에 종사하고 있어요. 남편은 영국에서의 직장 경력만 15년차이고, 남편의 누나, 즉 제 시누이는 아마 경력 20년은 족히 넘어가는 것 같아요. 제가 남편과 함께 한 세월도 어느새 9년에 접어들다보니 제가 업계 종사자는 아니지만 나름 업계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서당개 풍월 읊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유럽국가들은 잘 모르겠지만, 영미권 국가에서 연봉을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2가지예요. 내부 승진 혹은 이직. 이 둘 뿐인 것 같습니다. 한국도 요즘은 많이 달라지고 있겠지만..

직장생활 2022.02.27

[영국일상] 앞집 에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앞집 제니퍼는 81년생, 그녀의 남편 에밀은 79년생이다. 우리 부부와 비슷한 또래들이다. 물론 우리 부부가 조금씩 나이가 더 많긴 하지만.. 하하. 그런데 결혼도 일찍 하고, 아이도 일찍 낳고, 우리보다 사회생활도 더 길게 해서 그런지 뭔가 풍기는 포스는 우리 부부보다 더 안정감 있는 느낌이 있다. 제니퍼는 코비드로 10년 다닌 회사에서 짤렸고, 에밀은 제니퍼가 짤린 그 회사에 근속한지 조만간 20년이 된다. 이번에는 자그마치 Principle로 승진을 했다고 한다. 개발자로서는 임원급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제법 높은 직책이다. Jen과 산책을 하던 날, 에밀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아버지를 뵈러 자주 간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전립선 암이 있으셨는데, 작년 겨울부터 급격히 나빠지셨다고 한다. 암이 척추로 전..

가족 일상 2022.02.26

[영국일상] 앞집 Jen과 산책하며 나눈 이야기들

얼마전 내가 앞집 Jen과 산책을 하게 된 이야기를 적었는데, 실제로 산책을 하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곧 이어 적겠다고 하고는 오늘까지 미뤄지게 되었다. 사실 Jen과 산책하게 된 이야기를 적었던 날,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Jen과 나눈 이야기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앞집 여자와 산책하며 나눈 이야기를 적는 게 뜬금없어 보여서 어쩌다가 Jen과 산책하게 되었는지를 먼저 설명하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그 글을 하나의 글로 종결했었다. 2022.02.04 - [영국에서 먹고 살기/일상생활] - [영국일상] 앞집 이웃 Jen에게 산책을 제의하다 [영국일상] 앞집 이웃 Jen에게 산책을 제의하다 앞집 이웃 젠(Jen)과 그 옆옆집 니꼴(Nicole)과의 점심 식사 12..

가족 일상 2022.02.25

[영국생활] 우리 가족을 먹여살려준 고마운 리들(Lidl): 14만원 장보기

오늘은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장을 보고 돌아왔어요. 첫째 출산 후부터 약 3년을 온라인 마트로만 장을 보다가 작년 봄부터는 매주 리들(Lidl)에 가서 장을 보고 있는데요. 장을 직접 보지 않다가 직접 보려니 이게 왜 이리 힘들고 시간이 아까운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안 해도 마트에 들러서 차를 대고 장을 보고, 계산해서 나오고, 물건을 다시 차로 옮기고, 카트를 다시 갖다두고 집에 돌아오면 사오십분은 훌쩍 넘기니, 그 시간이 너무 아까운거죠. 무거운 집을 들었다 놨다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도 정말 힘들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을 직접 보러 갈 수 밖에 없는 저희의 처지! 그것은 바로바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적자에, 저축을 까먹는 생활을 지속해오기 때문이죠. 그게 아니었더라면 저희는 돈보다 시간이..

가족 일상 2022.02.24

꾸준한 글쓰기가 쉽지 않은 '엄마'의 현실

글을 매일 적어도 하나씩은 올라오게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 지난주에 올라온 글들은 모두 그 전 주에 적어둔 글들이었어요. 지난 한 주, 이런 저런 집안일로 바빴고, 그 와중에 둘째는 장염에 걸려 어린이집에서 쫓겨나게 되면서 겸사겸사 큰 애, 둘째 애 모두를 집에서 데리고 있으며 금-토-일 집중육아 기간을 보내다 보니 체력이 완전 고갈됐습니다. 딱 하루, 어린이집 안 가고 집에 있었다고 이 애들이 이번 주에 들어서는 어린이집을 그렇게나 가기 싫어해서 매일 아침이 전쟁통. 그러던 중에 저는 오늘 지금껏 진행한 연구 성과 보고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어요. 아이들을 얼른 보내고 제 발표도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아이들은 더더욱 미적대고, 말도 안 듣고, 울고, 싸우고... 밤잠도 제대로 못 자..

아이들 생애 첫 영화: 무한 반복 시청 중

아이들이 푹 빠진 Paw Patrol: The Movie 요즘 저는 오전에 아이들 등원 준비를 혼자 시키고 있어요. 남편과 함께 아이들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양치를 시키고, 차에 태우는 일을 하다가 혼자서 두 아이 밥을 먹이고, 두 아이 옷을 입히고, 두 아이 양치를 모두 시키다 보니 그 시간이 겨우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인데 그 사이에 제 체력이 모두 고갈되어버리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보니 좀 쉽게 해보려고 티비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어요. 밥을 다 먹고 나면 그 때부터 티비를 틀어서 아이들이 정신을 팔리게 한 후, 아이들에게 차례로 옷을 입히고, 양치를 시키는 거죠. 그러다가 지난주 월요일에 처음 보게 된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게 바로 Paw Patrol: The Movie 라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국생활] 난방비 절약을 위해 아이들에게 제공 중인 서비스

요즘 영국이 전기가스요금이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거의 두 배가 되게 오른 것 같아요. 난방을 가스로 하게 되는데, 가스비 절약을 위해 요즘 집 실내온도를 21도로 맞춰놓고 지내요. 예전에는 겨울이면 22.5도에서 24도 사이로 해놓고 지냈는데, 지금은 21도입니다. 사실 21도로 맞춰놓고 지내면 큰 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지내니까 적응이 됩니다. 그러다 잠시 보일러가 돌아가면 그것도 좀 더운 것 같아서 20.5도로 낮출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낮에는 이렇게 낮춰놔도 지낼만한데, 밤이면 방이 더 추워져요. 보일러에 맞춰진 온도계는 1층 거실에 있고, 저희가 자는 방들은 모두 2층에 있어서 보일러 작동이 거실 온도에 맞춰서 돌아가고 침실 온도를 반영하지는 못하거든요. 예전에는 그래서 밤에 자..

나의 즐거운 일상, 블로그에 글 쓰기!

지난 몇 달간 블로그에 글을 잘 쓰지 못했다. 일에 치이고, 애들에 치이며 컴퓨터에 앉아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지난 겨울 한국에 가서 자그마치 9년간 썼던 랩탑을 새걸로 교체하면서, 새 랩탑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뭔가 익숙하지 않으면서, 약간 불편한데, 그 약간의 불편함이 아주 큰 장벽이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코비드가 장기화되고(영국에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무엇인가처럼 취급되고 있지만) 추운 겨울이 길어지고, 아이들의 감기가 잦아지면서 내 몸도 안 좋았고, 덩달아 기분도 안 좋았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 뭔가를 쓸 여력이 나지 않았다. 안 쓰다 보니 뭘 써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다 기운을 내기로 했다. 블로그에 글을 씀으로써 내 일상을 다시 재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도 나도 블로그를 ..

월 300만원, 런던의 살인적인 어린이집 비용!

한국에서 지방균형발전 같은 이야기를 할 때, 영국은 한국에 비해 지방균형발전이 이루져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방에서의 삶이 한국 지방에서의 삶보다 좀 더 윤택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영국에서는 지방 곳곳에 좋은 사립학교가 많아서 아이들을 좋은 사립에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교육열을 충족시켜주다 보니 너도 나도 한 지역만 선호하는 경향이 적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영국의 지방에는 자연이 아름다우면서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들도 많아요. 공립학교들도 아주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적당히 괜찮은 학교들은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어요. 지방 곳곳에 산업단지를 형성해서 좋은 회사들이 런던에만 몰려있지 않고 기타 대도시나 대도시 인근의 작은 타운에도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있는 편이에요. 그러니,..

[영국생활] 전기세와 가스비가 두 배로 올랐다!

영국의 전기가스료는 작년부터 엄청나게 올랐다. 영국은 전기가스가 모두 민영화되어 민간 회사에서 전기와 가스를 제공한다(여러분.. 민영화가 좋은 게 아니에요. 중앙에서의 통제가 안 됩니다ㅠ). 민간 회사에서 전기와 가스 서비스를 제공해서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시장에서의 업체간 경쟁? 운영 효율화? 그런 측면도 어느 정도 있기는 할 거다. 아마 그게 민영화의 목적이기도 했을테니까. 중앙 정부 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할 때 발생하게 되는 관료주의와 비효율이 누적되며 민영화를 정당화했을테니까. 전기 가스가 모두 민영화화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진장 불편하다. 좋은 점은 회사마다 요금이 달라서 이 회사, 저 회사 옮겨다니며 가장 싼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육아일기] 만 4세 아들의 창작의 세계

모든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잭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 중 우리 잭의 창작의 세계를 소개할까 한다. 얼마 전 어느 주말, 끼니마다 먹는 게 고민이던 우리는 한국슈퍼에 가서 김밥용 단무지와 우엉 세트를 사 온 게 기억이 나서 집에 있던 프랑크프루터(길쭉한 소세지)를 물에 데친 후 소세지 김밥을 말아먹었다. 내가 김밥을 싸겠다고 하자 잭이 와서 자기도 같이 싸겠다고 덤빈다. 잭이 열심히 쌌지만 김밥 모양은 엉망이었다. 그러자 자기 김밥은 모두 내팽개치고 내가 싼 김밥을 자기 접시에 달라고 했다. 김밥을 동그랗게 쌓아줬고, 아이는 접시를 들고 식탁으로 갔다. 식탁으로 간 후에도 나머지 김밥을 싸고 있는 내게로 와서 잘라둔 소세지를 하나씩 가져가던 잭. 하나를 가져가고는 잠시 후 다시 와서 또 하나를 ..

[육아일기] 만 2세, 만 4세 이중 언어 발달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에서의 1년 저희 아이들은 2021년 4월 초부터 영국에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만 3세, 둘째 아이는 만 1세 좀 지나서부터 영국 어린이집을 다닌 것입니다. 큰 아이 잭은 코비드 발발 이전에 영국 어린이집을 파트타임으로 약 4개월 다니고, 차일드마인더에게 약 6개월 다닌 전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잭이 영어도, 한국말도 입을 떼기 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영국 어린이집을 다니고 약 1년이 되어가자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한국어 수준 두 아이들 모두 한국어를 잘 합니다. 그러나 둘이서 놀 때는 벌써부터 영어로만 말하는 상황들이 자주 관찰되고 있어요. 저는 부부 모두가 한국인이고 집에서 한국말만 쓰다 보니 아이들 한국어 발달에 대해서..

[육아일기] 내 행복의 원천!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

둘째가 두 돌이 넘었지만 아직도 내 일상은 자다가 밤에 깨는 것이다. 정신없이 자다가 아이들 낑낑대거나 소리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추워서 그러는지, 몸 어디가 불편해서 그런지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잠이 깨버린다. 그러다 새벽 잠을 지새울 때가 많다. 잠을 자도 잠이 편치 않다. 둘째 뚱이는 팔에 안겨서 자기를 좋아하고, 큰 애 잭은 이불을 차던지고 자면서 추워한다. 자다 보면 큰 이불 하나를 셋이서 덮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내 양 팔에는 아이 하나씩 끼고서 말이다. 팔이 뻐근하고 몸도 피곤하지만 아이들 숨소리를 듣다 보면 한순간 이게 내 행복이라는 생각이 몰려든다. 내 행복의 원천. 우리 두 아이들. 사진: 휴지가 배달되어 온 박스에 들어가 누운 아이들. 그 와중에도 뚱이 양 손에는 자동차 하나..

[영국생활] Rightmove에서 부동산 검색하는 방법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국에서 부동산 검색에 가장 많이 쓰이는 사이트 중 하나인 롸이트무브, Rightmove.co.uk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영국에서는 Rightmove와 Zoopla를 가장 많이 쓰는데, 저는 홈페이지 인터페이스가 Rightmove가 더 편해서 여기만 거의 검색합니다. 1. Rightmove 홈페이지로 이동 https://www.rightmove.co.uk/ Rightmove - UK's number one property website for properties for sale and to rent Create alerts and save properties & searches Create an accountSign in www.rightmove.co.uk 그럼 아래와..

2월 다짐

할 일이 많은데, 계속 미루고 있었습니다. 바로 제 프로젝트죠. 이사도 알아봐야 하는데, 이사는 과연 하게 될지 안 하게 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예요. 최근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올렸어요. 꾸준히 좀 올려보려구요. 다짐은 자주 하는데 실천이 잘 안 되네요. 12월 말에도 아이들 어린이집 확진자가 나오면서 저희도 힘들었고, 그리고 나서 얼마전에도 제가 몸이 안 좋아서 힘들었거든요. 힘들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일들도 밀리고, 체력은 약하고, 기분은 다운되고. 그런 시간을 보냈으나 이제 기운 내려구요. 해도 점점 길어지고 봄도 오니, 저도 힘을 내야죠. 삶은 쉴 틈을 주지 않네요. 쉴 틈을 허락하질 않아요. 언제쯤 여유롭고 한가한 시간이 올까요? 그런 날이 오긴 올까요? 아직 아이들이 어린 ..

[영국일상] 영국 펍에서 마시던 기네스 잔을 들고 미국까지 간 남동생 이야기

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 문득 예전 일이 생각났다. 바야흐로 때는 나와 틴틴이 결혼을 한 2017년 3월 말. 영국에서 급하게 결혼식을 하게 되면서 한국에서 양가 가족 중 누구도 올 수 없었던 상황. 시댁 식구 중에서는 영국에 살고 있던 시누가 대표(?)로 참석하고, 우리 식구 중에서는 미국에서 직장 생활 중이던 남동생이 여자친구와 함께 와서 참석해줬다. 동생은 사회초년생이었던데다, 미국은 영국보다 휴가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그 얼마 안 되는 휴가를 쥐어짜내어 누나 결혼식에 참석해줬다. 비행기만 장작 10시간을 넘게 타고서. 동생은 축구 팬이다. 리버풀을 좋아한다. 맥주도 좋아한다. 그건 당시 동생 여자친구이자 현 부인인 리나도 마찬가지. 동생은 내 결혼식 전날 영국에..

가족 일상 2022.02.10

고모집 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영국에서 살면서 참 다행인 것은 틴틴의 누나가 영국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 누나가 틴틴을 영국으로 불러들인 장본인이에요. 틴틴의 누나도 IT 개발자로 경력만 20년! 우연찮은 기회에 런던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틴틴의 누나는 영국에서의 IT 업계 환경이 괜찮다는 것을 경험하고, 한국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던 틴틴에게 영국에 와서 직장을 찾아볼 것을 권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틴틴은 영국으로 들어왔고, 영국에서 구직을 하게 됐죠. 다시 돌아와서, 틴틴의 누나는 저희 집에서 차로 45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들이 고모를 만날 날이 잘 없었습니다. 고모가 바쁘기도 했고, 저희도 고모집에 갈 여력이 나질 않았어요. 고모는 너희가 힘들까봐..

서울보다 저렴한 런던의 집값. 그런데 왜 난 런던이 더 비싸게 느껴질까?

요즘 저희 가족이 런던 출퇴근 가능한 지역으로 이사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정보를 찾던 중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부동산을 보면 볼수록 느끼는 것이 런던 집값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서울의 집값이 최근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한국의 경제규모와 성장속도를 생각할 때 적어도 서울에 한해서는 아직 오를 여지가 더 남은 것 같다는 결론이기도 했습니다. 저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영국에 오래 사셨던 분들 중 서울에 비하면 런던 집값은 괜찮은 편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느끼는 것과, 다른 이들이 느끼는 것이 다른 이유가 뭘까 하구요. 그래서 찾아보았습니다. 런던과 서울 집값은 어떻게 다른지, 남들은 서울이 더 비싸다고 하는데 나는 왜 런던이 ..

영국에서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기: 영국의 집단면역

영국의 '위드 코로나' 상황 우리는 영국에서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위 '위드 코로나' 라고 불리는 정책이 영국이 이미 실시하고 있는 그런 정책이다. 이젠 정책을 열심히 체크하지도 않는다. 지난 가을부터 이미 가족 중 확진자가 있어도 확진자 본인만 10일 격리, 그 외 가족은 백신 2회 접종하고 검사결과가 음성이면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졌다. 게다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폐지되었다가 오미크론 확산으로 다시 잠시 부활했다. 그러나 그 또한 얼마전 이미 폐지되었다. 뿐만 아니다. 이제 코비드 확진으로 자가격리 대상이 되더라도 자가격리 기간이 짧아졌다. 집에서 직접 실시하는 신속항원검사 결과에 따라 일주일이면 격리가 해제된다나 어쩐다나. 인구가 약 7천만명인 영국에서 코비드 확진자가 1천만명이 넘..

만 4세 아들의 질문: "엄마는 진짜 혼자서 해?"

요즘 우리 잭이 쑥쑥 자라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평소에도 늘 주변을 살피며 엄마 아빠가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우리가 하는 행동을 늘 자기도 하고 싶어하고, 우리도 눈치 채지 못한 우리 행동을 아이가 따라하고 있어서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최근들어서 우리 부부가 직접 하는 것 중 아이가 자기도 따라해보고 싶었던 행동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다름아닌 "대변닦기"였다!!! 엄마 아빠가 대변 닦는 것을 자기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엄마 아빠가 자기 대변을 닦아주지만 엄마 아빠는 각자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쯤을 알고 있던 잭. 어느 날은 대변 본 후에도 다 눴다고, 닦아달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나질 않아서 아이 화장실 문을 노크했다. 괜찮은 거냐고, 혹시 변기에 빠진 건 아니..

[영국일상] 앞집 이웃 Jen에게 산책을 제의하다

앞집 이웃 젠(Jen)과 그 옆옆집 니꼴(Nicole)과의 점심 식사 12월 중순 어느날, 젠 옆옆집에 사는 니꼴이 앞집의 젠과 나에게 점심을 함께 먹자고 해서 셋이 함께 Ask에서 점심을 먹었다. 처음으로 이웃들과 외식을 한 날이면서 동시에 나는 그 날이 코비드 발발 이후 친구 혹은 지인과의 첫 외식이었다. 자그마치 2년간 친구나 지인과의 외식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니! 지금 그렇게 쓰면서도 놀랍다. 집 앞에서 마주치면 간단한 근황 대화만 나누며 지내던 이웃들과 외식을 하는 자리라 약간은 부담스러웠으나, 자그마치 2년 넘는 시간만에 처음으로 "소셜라이징(사교활동)"을 하는 자리라 조금 설레이기도 했다. 기분좋은 어색함을 화기애애함으로 채우며 기분좋은 점심 식사 시간을 보냈고, 약 두 시간의 대화에..

가족 일상 2022.02.04

만 2세 아들의 지극한 자동차 사랑

뚱이는 자동차 사랑이 지극하다. 자나 깨나 자동차. 차를 탈 때도 자동차를 쥐고 타고, 목욕을 할 때도 자동차를 갖고 간다. 외출 준비를 하고 아이 신발을 신기려고 하고 있으면 어느샌가 아이는 자동차를 찾아서 재빨리 손에 쥔 채로 신발을 신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자동차가 배달되어 왔다. 아이 둘이 자동차로 맨날 싸우니, 틴틴이 자기도 자동차가 갖고 싶단다. 아이들이 저렇게 좋아하니 자기도 자기만의 자동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세일 중인 어느 자동차 세트를 주문했다. 그 자동차는 틴틴이 런던으로 출근한 날 배송됐다. 박스를 발견한 아이들. 자동차 사랑이 남다른 뚱이가 박스를 낚아챘다. 자기만의 힘과 속도로 낚아챘다. 절대적인 힘은 첫째 잭이 더 세지만, 해도 되는 것 안 되는 것에 대한 개념..

아이들의 근황

2022년 2월 2일 수요일 아빙던 날씨 흐림 아이들은 쑥쑥 잘 자라고 있다. 그간 어린이집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즈음하여 확진자가 3명 나왔고, 최근 또 2명이 나왔다. 우리 아이들 또래에게 감기는 그냥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다 보니 코비드와 살아가는 게 크게 특별하지는 않다. 우리 잭이 어렸을 때,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던 시기에도 얼마나 많은 감기와 중이염을 앓고, 아이를 데리고 한밤중에 응급실을 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오히려 그 때보다는 상황이 더 나쁠 게 없는 것 같을 정도이다. 영국은 이렇게 코비드와 함께 살고 있다. 모두 앓고, 아프고, 견디며 집단면역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생명의 희생이 있었고, 살아남은 이들도 많은 고통을 견뎌야했던 시간. 앞으로 우리는 얼마나 더 이런..

이사를 고민하며 알게 된 영국 중등교육의 현실

이번에 런던 주변으로 이사를 갈까 하며 온갖 온라인 정보를 뒤지며 알게 된 것이 영국인들의 교육열도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가 런던으로 남편 이직 반경을 넓힌 것은 어차피 이사를 한번 갈꺼라면 런던 주변도 괜찮지 않겠냐는 것이었는데, 바로 그 “어차피 이사를 한번은 갈 거”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바로 아이들이 진학할 공립 중학교 때문이었다. 아니, 아이가 아직 초등학교 입학도 안 한 상태에 벌써 중학교를 고민하냐 하겠지만 영국에서는 워낙 이사 자체가 큰 일이다 보니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초등학교, 중학교를 고려해서 이사를 하는 편이다. 영국 가정들도 결혼 후 평균 두 번에서 세 번 이사를 한다고 하는데, 그 중 한번이 아이들 중학교 진학에 앞서서 이사를 하는 시기라고 할 정도로 영국인들도 맹모삼..

가족 일상 2022.01.11

남편의 런던 이직, 이사를 고민했다 내려놓은 이유

남편이 런던에 있는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은 후, 저는 열심히 이사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런던으로 구직반경을 넓힌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어요. 첫째는 남편이 런던에서도 한번 일해보고 싶었던 열망, 두번째는 런던 인근으로 이사를 가서 아이들이 좀 자랐을 때 저희도 런던을 가까이 두고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이사를 알아본 이유는 첫째 잭이 올해 9월이면 초등학교를 입학하게 되는데, 왠만하면 아이 입학할 시기에 이사를 가서 처음 시작한 학교에서 초등학교를 죽 다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살면서 전학이라는 것을 다녀본 적 없었기에 “전학”이라는 일이 큰 일로 여겨졌고, 어차피 몇 년안에 이사를 갈 생각이 있다면 빨리 이사해서 아이가 학교 생활에 큰 변화를 겪지 ..

근황 기록: 틴틴의 이직, 코비드 부스터샷, 과제 데드라인

모두들 잘 지내셨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깃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영국의 긴 연휴가 끝났습니다. 크리스마스부터 연초까지가 영국은 연휴기간이에요. 그 사이에 공휴일이 아닌 날이 3일이 있지만, 대부분 그 때도 휴가를 내거나 휴가를 내지 않더라도 업무가 거의 없습니다. 이 연휴기간 동안 저희 아이들은 집에 있는 장난감들을 포장지에 쌌다가 풀었다가 또 싸고 풀기를 반복하며 놀았어요. 아래 사진도 크리스마스가 이미 지나고 난 이후인데, 이 때도 저에게 이걸 포장지에 싸라, 이 카드를 다시 봉투에 넣어라 마라 하며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놀이를 했던 날입니다. 자주 업데이트를 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또 한참만에 글을 올리네요. 오늘은 간단히 근황만 정리..

직장생활 2022.01.08

만 4세 아들의 음악 취향

잭의 음악 취향에 대한 이야기이다. 잭은 좋아하는 노래가 몇 안 된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좋아하는 노래도 수시로 바뀐다. 일단, 락을 좋아하는 것 같고, 멜로디가 좋은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다. 한 때 드럼 비트가 강한 음악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또 그렇지는 않다. 그때 그때마다 좋아하는 노래가 바뀌지만, 무엇보다도 자기가 좋아하던 노래를 뚱이가 좋아하게 되면 그 때부터 그 노래는 금지곡이 된다. 절대 싫단다. 자기 영향으로 뚱이도 좋아하게 된 건데. 도대체 저들의 저 심보는 무엇인지. 요즘은 아이가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달라고 한다. 동요 말고 우리가 듣는 가요든 뭐든 다른 노래를 들려달라는 거다.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로 내가 많이 재생해준 음악은 Bahamas 의 All I've ever..

형제의 뉴 헤어컷

아이들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다. 큰 아이 잭은 어릴 때부터 잭이 목욕할 때 옆에 앉아 머리를 조금씩 잘라주곤 했는데, 요즘은 잭이 목욕을 하기 싫어하면서 아이 목욕할 때 옆에서 머리를 자를 틈이 없었다. 그리하여 아이의 머리는 계속해서 자라서 앞머리가 눈썹을 가리는 지경에 다다랐다. 그리하여 며칠 전 아이 손톱을 자르려고 손톱 가위를 들고 아이 곁에 갔다가 아이 귀를 덮고 있는 귀 옆머리를 살짝 잘랐다. 손톱가위는 끝이 동그래서 아이 피부를 다치게 할 위험이 적다. 그래서 잭은 머리숱이 많아지기 전까지는 손톱가위로 머리를 잘라주곤 했었다. 그런데 언제나 엄마가 하는 것이든 뭐든 직접 해보려는 우리 잭. 자기 귀옆머리를 자르며 손에 받은 머리카락 조각을 쓰레기통에 버리러 간 사이에 자기 머리를 자기가 잘라..

[영국생활] 남편의 구직활동

남편이 이직준비 과정에 있다. 잘 될지 안 될지는 이번 주 안에 결정이 날 것 같다. 몇달의 시간 동안 가족 모두가 긴장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엄마 아빠가 바쁘고 피곤해하고 날카롭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남편은 늘 피곤해했고, 힘들어했고, 별 일 아닌 일에 날카롭게 반응해서 나의 원성을 종종 샀다. 나는 남편을 배려해주느라 힘들면서 동시에 남편이 나의 이 배려를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남편의 이직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첫번째 회사는 코비드에 걸린 중에 인터뷰에 임하면서 망쳐버렸고, 두번째 회사는 첫번째 인터뷰, 두번째 인터뷰를 거쳐 세번째 집에서 하는 과제까지 제출한 상태로, 과제 결과물에 그들이 만족한다면 마지막 단계..

직장생활 202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