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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생활] 영국에서 초등학교 입학하는 과정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달 일이 정신없고 바쁘면서 한 달이 어떻게 지났나 모르겠어요. 그 동안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이제 바쁜 일들이 좀 정리된 만큼 그 사이 일어난 일들과 그 일들을 겪으며 알게 된 정보들을 열심히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 일들은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에요. 사적인 내용이 많아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공유해도 될까 조금 조심스러운데요. 그래도 하나씩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할게요. 오늘은 그 중에서 영국에서 초등학교 입학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국 초등학교 입학 과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순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영국 초등학교 입학 개요 2. 초등학교 지원 안내문 수령 시기 3. 초등학교 희망순위 온라인 지원 4. 초등학교 배치 결..

[영국생활] 순하고 저렴한 영국 (국민)로션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요즘 사용하고 있는 로션과 선로션/선크림을 소개할까 해요. 사실 이 제품들을 사용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수분로션으로는 수년 전부터 한 가지 제품을 죽 사용해왔는데, 요즘 경제적으로 쪼달리다 보니 결국 로션도 저렴이 로션으로 갈아탔어요. 선로션은 시누(틴틴의 누나)가 한국에 갈 때마다 한국에서 사다주는 걸로 죽 써왔는데, 코비드 이후 시누가 한국을 가지 않으면서 선로션이 다 떨어졌어요. 그러던 중 최근 부츠(Boots 한국의 올리브영에 약국도 있는 곳)에서 세일도 하고, Top cash back에서 캐쉬백을 12%까지 해줘서 이 참에 로션과 선로션을 주문했습니다. 선로션은 한국에서도 많이들 쓰시는 라로슈포제 제품을 샀어요. 한국분들이 많이 쓰신다고 해서 저도 사봤는데, 남편이..

[육아일기]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중입니다.

두둥~ 그 날이 드디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날! 실은 이미 적응기간을 시작했습니다. 풀타임 전업주부로 돌아가다 몇 주 전 제가 맡았던 마지막 일을 끝냈어요. 영국의 장애아동 돌봄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보고서를 다른 박사님 두 분이 검독(review)을 하고 계시고, 검독 결과를 받으면 그걸 바탕으로 원고를 좀 수정해야 해요. 그것만 빼고는 올해는 더 이상 제 개인적인 일은 없을 예정입니다. 고로, 저는 다시 전업주부로 돌아갑니다. 점진적 전환 한번에 전업주부로 돌아가면 힘들 것 같아서 저희는 점진적으로 전환하기로 했어요. 일단 5월부터는 어린이집 하루를 뺐고, 6월부터는 이틀을 뺐습니다. 그리고 7월 중순이면 아예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아이들은 ..

[일상일기] 식욕없는 엄마라 미안합니다.

영국에서 먹고 살다 보면 먹고 사는 일이 정말 힘겹게 느껴지곤 한다. (아, 이건 물론 돈이 아주 많다면 힘겨움의 절반 이상은 없을 수 있다.) 힘겹게 느껴지는 일이 참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매끼 밥을 해서 먹는 일이다. 그야말로 "먹고" 사는 일이 힘들다. 첫째 아이를 낳은 후에는 나만 밥을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원래 남편은 아침 식사를 잘 하지 않았고, 아기는 엄마 젖만 먹으니 따로 밥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나만 아침과 점심을 적당히 먹고, 저녁에 남편과 한끼 식사 하면 그걸로 하루 식사가 채워졌다. 그러다 둘째를 가졌고, 그 아이를 낳았고, 낳자 마자 코비드와 함께 락다운. 그와 동시에 시작된 남편의 재택근무. 나는 남편이 재택근무라 남편과 함께 집에 있을 수 있어서 참 좋은데, 코비드가 터..

가족 일상 2022.06.04

[생후 28개월 성장일기] 언어발달: 말이 청산유수라~

저희 둘째 뚱이 이야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요즘 저희 뚱이는 흔히 말하는 '시러시러병'에 걸렸어요. 다 안 좋대요. 뭐든 다. 잠 자는 거 안 좋아. 어린이집 가는 거 안 좋아. 이 옷 안 좋아. 이 밥 안 좋아. 다른 밥 줘. 요즘 들어 이 아이가 왜 이러는 걸까요? 얘가 요즘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나 하고 보니 아이가 28개월이네요. 이 시기가 그런 시기인가 봅니다. 저희 아이는 작년 초만해도 이렇게 아기아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저 때 저희가 아직 분유를 안 뗐나봐요. 동생은 우유 생각도 없는데 형아인 잭이 가든에 드러누워 저렇게 동생 젖병을 빨고 있었습니다. 생글생글 미소가 이쁜 아이. 이러던 어린 아이가 어느새 쑥쑥 자랐습니다. 이 아이는 자동차를 정말 좋아해요. 밥 먹을 때도 자동차와 함께 하는데..

[영국생활] 집 앞 골목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많이 사는 우리동네 골목 저희 골목에는 아이들이 많이 살아요. 저희 왼쪽 집이 두달전 셋째를 낳으면서 아들이 셋, 그 왼쪽 집은 딸이 둘이에요. 저희 집에 아들 둘, 저희 오른쪽 집에는 다시 딸이 둘. 저희 앞집에는 딸 하나 아들 하나, 그 옆집에는 아들 둘. 앞집의 옆옆옆옆집에는 딸 둘 아들 하나. 저희와 저희 옆집이 이사오기 전에는 이 골목에 딸들이 많았대요. 그도 그럴것이 저희 집에 살던 가족이 딸만 셋이었거든요. 그런데 저희와 저희 왼쪽 옆집이 이사온 후부터는 아들 부자 골목이 됐어요. 앞집 할머니가 사시던 집에 새로운 홍콩 가족이 오면서 이 가족들의 아들 둘로 인해 아들이 더 풍성한 골목이 됐죠. 거기에 저희 옆집은 셋째를 낳았는데 그 셋째마저 아들! 집앞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 이 골목..

[영국생활] 여왕 즉위 20주년 기념 공휴일과 골목 파티

안녕하세요. 요즘 영국은 파티 분위기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사실 요즘처럼 영국에서 먹고 살기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은데요. 그런 와중에도 파티는 이어집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삶은 계속되기에... 영국에서 매년 열리는 가장 큰 행사라면 그건 4월에 있는 부활절과 12월에 있는 크리스마스예요. 한국의 추석과 설처럼 온 가족이 모여 연휴를 즐기는 기간이 바로 저 두 기간이지요. 한국에 어버이날처럼 영국에도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 같은 게 있긴 하지만, 그런 매년 반복되는 날 말고도 지역별로 뭘 기념하고 축하할 일이 참 많아요. 영국에 오래된 위인들의 무엇인가를 기념하는 날이 많아요. 가령, 셰익스피어 탄생 200주년 행사, 이런 행사는 자주 있는 건 아니지만 제법 큰 이벤트가 됩니다. 매년 반복되는 건 ..

가족 일상 2022.06.01

[만4세 육아] 아이가 좋아하는 건축/창작 놀이

저희 첫째 잭은 어려서부터 뭔가를 짓는 걸 참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며칠 전 아이가 만든 연못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그 외에도 아이는 집에서 많은 걸 만들었다 부쉈다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최근 아이가 만든 예쁜 것들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레고로 뭔가를 만드는 건 평상시에 자주 하는 놀이예요. 설명서를 보고 정해진 것을 만들며 놀지는 못하지만, 레고 모양을 이용해서 자기만의 무언가를 잘 만드는 편이에요. 뭐든 만들고 나면 그 때 그 때마다 뭘 만든건지 알려주는 편인데, 저 자동차는 뭐라고 하며 만든 건지 기억이 안 나네요. 유아용 큰 레고도 잘 갖고 노는 편이에요. 자동차 가라지를 만들었어요. 재활용 쓰레기 차도 들어가고, 그 외에 여러 트럭과 자동차를 실어놨네요. 큰 아이 잭이 뭔가를 만들면..

[만4세 육아] 아이가 만든 연못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올리는 글입니다. 많이 바빴어요. 제 블로그 업데이트가 뜸할 때는 저나 가족이 많이 아프거나, 제가 많이 바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많이 바빴어요. 새 글을 쓰려고 보니 거의 3주 반만에 올리는 새 글이네요. 잊지않고 저희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가 최근에 만든 연못을 공유할까 해요. 저희 첫째 잭은 뭘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해요. 구조물을 만드는 걸 특히 좋아해요. 영국에서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마트에서 아이들 놀이용 모래를 판매합니다. 아이들이 만지고 놀아도 안전하도록 깨끗하게 씻고 처리한 모래로, 한 포에 몇 파운드면 살 수 있어요. 할인하면 두 포대에 5파운드(8천원 가량) 정도에 살 수 있어요. 올해..

영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

영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좋은 점도 있고, 좋지 않은 점도 있다. 먼저 좋지 않은 점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가족이 주변에 없어서 완전한 핵가족 자녀로 성장하게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삼촌, 사촌들은 모두 먼 나라에 존재하는 대상. 책에서나 보는 것. 친구들에게나 곁에 있는 존재이다. 어릴 때부터 대가족의 테두리 속에서 가족 모임을 자주 하며 자라온 나로서는 아이들에게 그런 경험을 주지 못하는 게 참 미안하고 안타깝다. 그 외에도 좋지 않은 점을 손에 꼽으라면 많겠지만, 그 외의 좋지 않은 점은 동전의 양면처럼 어찌 보면 좋은 점도 있다 보니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것은 아니니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 하고, 영국에서 아이를 키워서 좋은 점은 야외활동의 기회가 참 많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아이..

[영국 부동산] 영국에서 집 구할 때 꼭 알아봐야 할 것!

오늘 글에서는 영국에서 집을 구할 때 꼭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건 바로 영국에서 EPC라고 줄여서 부르는 것인데요. 1. EPC 란 무엇인가 2. EPC 정보 찾는 방법 3. EPC 내용을 보는 방법 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1. EPC 란 무엇인가 영국에서 렌트할 집을 찾든, 매매할 집을 찾든, 어느 경우에나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를 이용하게 됩니다. 영국에서 집 구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가 Zoopla 와 Rightmove 두 곳인데요. 저의 경우 Rightmove 사이트의 인터페이스가 익숙하고 편해서 Rightmove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라잇무브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매물을 검색하면 항상 매물 정보 중에 EPC 를 볼 수 있는 메뉴가 뜹니다. EPC란 Energy Per..

이사 후보지역들과 현지 부동산 상황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글을 올리네요. 요즘 진행 중인 저희 가족의 이사 근황을 공유할까 해요. 일단, 옥스퍼드셔에 있는 저희 집은 3월 중순에 부동산에 내놓자 마자 내놓은 값에 바로 팔렸는데, 저희 동네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현재 런던 및 런던 인근의 상황은 정말 달라서 당황스러운 요즘입니다. 저희는 부동산이 제시한 guide price에 내놓고 그 값에 팔렸어요. 그런데 저희가 가려고 하는 지역들은 웃돈 경쟁이 붙어서 몇 만 파운드를 얹어서 사겠다고 오퍼를 넣어도 거절당하는 상황이에요. 저희가 이사하려고 생각하는 지역은 런던 북서쪽에 있는 Hertfordshire의 Watford라는 곳과 런던 남서쪽의 Worcester Park/Morden 지역이에요. 처음, 왓포드로 결정한 이유 처음에는 우스터파크쪽..

내려놓는 연습

뭘 그리 다 가지려고 하는가.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내려놓는 시늉만 했지, 내 안에는 여전히 욕심이 가득했다. 난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가지고 싶은가. 그것은 왜 가지고 싶은가. 그것을 위해 난 무엇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것을 위해 무언가를 희생하고 싶기는 한가. 무엇을 위한 희생인가. 그 희생은 의미가 있는 희생인가.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그것은 물질인가? 일에서의 성취인가? 물론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얼마만큼의 수준으로 먹고 살기를 원하는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 내 안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내 삶이 무엇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현재 이사 진행 과정: 우리의 이사 후보지와 각 지역별 장단점

런던인근으로 이사가기 위해 집 팔기 이사를 갈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참 오래 고민했어요. 작년 12월부터 계속해서 부동산 시장을 보고 있었고, 이사를 가자 말자 결정을 번복하다가 드디어 저희는 3월에 이사를 결정하고 부동산에 집을 내놨습니다. 계기는 그 날이었어요. 틴틴이 출근해야 하는 날, 밤새 내린 비가 그치지 않았고, 그 바람에 틴틴은 어슴프레한 새벽 시간, 기온은 5도 이하인 날씨에 자전거를 타고 빗속을 뚫고 기차역까지 가야했던 날이에요. 옷 위에 방수잠바를 입고, 방수바지를 입고, 회사 랩탑이 든 가방을 메고 자전거를 달려달려 기차역에 도착한 후, 방수 옷들은 모두 벗어 챙기고 기차를 타고, 한번 내려서 기차를 갈아타고 런던에 도착. 그리고 런던에서도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서 회사 기차역에 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feat. 틴틴의 병가)

오늘 틴틴은 병가를 냈다. 틴틴의 편도가 또 심하게 부었다. 원래도 피곤하고 힘들면 편도가 붓고 피가 나곤 했지만, 저렇게 심하게 부어서 아픈 건 또 오랫만이다. 지난 몇달간 코비드와 그 외에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는 힘들어했지만, 구체적으로 딱 편도선염이 심해진 건 오랫만이다. 새벽녁에 몸이 너무 아파서 아침에 잠이 깨자마자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병가를 냈다고 했다. 어지간히 아파서는 병가를 내지 않는 사람인데. 몇주간 몸이 안 좋아보이더니 결국 저렇게 탈이 났다. 안쓰럽고 걱정된다. 그러나 동시에 나도 정말 힘든데 겨우 버티고 있는 중이라 둘이 이러고 있는 이 상황 자체가 참 답답하다. 그렇다고 애들이라도 쌩쌩하냐. 그것도 아니다. 애들도 힘든 상태. 온 가족이 다 아픈 이 총체적 난국!!!!! ..

이사 계획에 대한 잭의 불편한 마음

매일 아침 어린이집이 가기 싫다고 우는 잭. 작년 겨울만 해도 제법 잘 다닌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이렇게 가기 싫다고 다시 울기 시작한 게. 최근 한달도 안 된 일이다. 매일 가기 싫어하긴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이가 매일 아침마다 어린이집 문 앞에서 다시 씨름을 하자, 얼마전 케이트가 물었다. "혹시 아이가 이사 가는 거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러는 거 아니예요? 다른 건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요." "네, 알고 있긴 한데... " 난 이사 가는 거랑, 어린이집 다니는 게 무슨 상관이라고 케이트가 저러나 생각하고 말았다. 그리고 어제. 아이가 어김없이 들어가지 않겠노라 어린이집 문앞에서 버텼고, 낮동안 몇번의 말썽으로 조용한 시간을 갖는 벌을 섰다고 했다. "아이가 어린이집 너무..

첫째와 둘째의 매우 다른 기질

어제 아침에도 어린이집을 안 가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던 우리 잭. 둘째 뚱이는 어린이집 가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자기까지 그럴 상황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이의 성향 자체가 첫째 잭과 많이 다르다. 첫째는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정해진 루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다. 그러나 둘째는 루틴에 따라 움직이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고, 빠르게 수용하고 적응한다. 첫째는 정해진대로 하는 게 늘 힘든데, 둘째는 어느새 자기가 먼저 와서 그 때 해야 할 것, 그 다음 것을 모두 하고 있다. 이런 두 아이의 다른 성향 때문에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심하게 우는 아이는 첫째 잭이고, 잭은 1년간 매일..

아픈 아이를 어린이집에 들여보내는 마음...

결국 일이 터졌다. 어제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열이 많이 나니 아이를 일찍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지 내게는 전화가 오지 않았는데, 내 전화가 안 된다고 남편에게 전화가 왔단다. 남편의 연락을 받은 나는 깜짝 놀라 얼른 아이들 간식을 싸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시간은 오후 4시 남짓. 큰 아이 잭이 평소에는 엄청나게 활발한데 어제는 무슨 일인지 아이가 밖에서도 멀뚱히 서 있고, 자전거 타겠냐고 물어도 싫다고 하면서 가만히 있더란다. 야외 놀이시간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서도 아이가 혼자 멀끄럼히 앉아있어서 평소와 다른 모습에 이상하다고 생각한 선생님이 아이를 만져보니 아이가 뜨거웠다고 했다. 체온계로 재어보니 38.6도.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얼른 해열제를 먹이고 바로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두 아들의 엄마되기,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

내 인생에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사실 난 결혼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참 오랫동안 했었다. 내가 누군가와 연애는 몰라도 결혼을? 거기다가 출산을? 육아를? 상상이 잘 안 되는 그림이었다. 어린 시절, 두 언니 밑에서 셋째로 자란 나는 우리 집 세 딸들 중 그나마 가장 여성스러운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언니들은 나와 비교할 수 없게 시원, 화끈, 괄괄한 성격이다. 난 우리 셋 중 가장 새침하고, 부끄럼 많고,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어린 시절, 언니들은 내게 "쟤는 남자혐오증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정도로 나는 남자에 대해 무지했다. 남자들과 말도 잘 나누지 못했고, 어려어했다. 아버지에 대한 어려움이 고스란히 전가되었던 것 같다. 동생도 남자아이였지만, 동생은 내게 인형같..

2022년 3월 30일, 워킹맘 포기를 선언하다!

오늘은 저에게 정말 중요한 날입니다. 꼭 기록해둬야 할 날이에요. 그래서 바쁜 일 다 제치고 블로그에 들어와서 이렇게 기록에 남겨봅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들이 영국 어린이집을 다닌지 1년 하고 2일이 지난 날입니다. 바로 오늘, 저는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이야기했어요. 5월부터 주 4일로 바꾸고, 6월부터는 주 3일로 바꾸고 싶다고 말이죠. 더이상 전업맘을 하지 않고, 일 욕심 내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을 늘리기로 결심한 날입니다. 몇달에 걸쳐, 아니, 아이들을 주 5일 보내는 거의 내내 고민했던 것 같던 그 고민의 답을 내린 날입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실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날이구요. 아이들은 지난 1년간 주 5일 풀타임으로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영국 어린이집은 한국 어린이집과 달리 원하는 요..

실내온도 낮춰서 살아가기: 인간은 적응의 동물!

요즘 전기 가스요금 인상으로 실내 온도를 낮춰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더위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한국에 살 때는 더위를 견디는 게 더 힘들었다. 여름이면 땀이 줄줄 나서 온 얼굴이며 머리까지 땀범벅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국와서 살면서는 추위를 견디는 게 더 힘들어졌다. 겨울이면 해도 나지 않고, 기온은 한국만큼 낮지 않아도 습하고 실내가 추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라디에이터를 높게 틀면 방이 건조해져서 목과 눈이 아픈 곳이 바로 영국이다. 집들은 오래 되어서 에너지 효율이 낮고, 대부분 2층 집이다 보니 집 전체를 가열하면 손실되는 열 투성이. 거기에 전기 가스요금까지 두 배 가까이 치솟아 버리니 그렇잖아도 비싸던 전기가스요금이 더 올라서 감당할 수 없..

가족 일상 2022.03.10

[형제육아] 아이들의 피아노 활용법

아이들이 요즘 피아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잭이 피아노에 손도 못대게 했는데, 요즘은 다시 피아노를 켜서 가끔 뚱땅거린다. 피아노 의자를 꺼내줬더니 잭과 뚱이가 함께 앉아서 피아노를 치는(?) 광경도 볼 수가 있다. 아이들이 손 전체로 건반을 꽝꽝 눌러서, 손가락을 이용해서 한 음, 한 음 쳐보라고 가르쳐줬더니 손놀림이 좋은 잭은 손가락으로 건반을 치면 예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만의 음악을 연주하다가, "엄마, 이 음악 좋아?" 하고 꼭 내게 그 음악에 대한 반응을 묻는다. "응! 정말 예쁜 곡이네~!" 하면 씨익 웃으며 연주(???)를 이어간다. 아직 어린 뚱이는 건반을 마구잡이로 누르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를 진열하는 데에 더 열심이다. 자동차 한 두대를 갖고 와서 피아..

[형제육아] 그래도 둘이 마음이 맞을 때가 있어 다행이다.

딸만 셋에 늦둥이 아들 하나인 집에서 자란 나에게 아들 둘을 키우는다는 건 정말 새삼스러운 일이다. "남자"라는 생물들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나 할까. 저 넘치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가만히 앉아서 밥을 먹다가 신이 난다고 부엌 바닥에 엎드려 포복 자세로 거실을 한바퀴 돌고 돌아오며 키득키득 웃어대는 아이들. 자기 몸안에서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온갖 기이한 육체적 활동을 선보이며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면 건강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저런 아이들이 십년쯤 지나면 자리에 앉아서 게임이나 하고, 더 커서는 어떤 식으로든 제 앞가림 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이다. 뚱이가 두 돌이 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이 갈등의 연속이었다. 형제 ..

딸이 이사를 가겠다는데 한숨만 쉬시는 아버지

이사는 우리가 가려고 하는데, 아버지께서는 이사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부터 쉬신다. 처음에는 아버지 한숨을 듣는 게 별로였다.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시면 좋겠구만 왜 아버지는 한숨만 푹푹 쉬시는 걸까. 그리고 생각해봤다. 왜 내 이사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을 쉬시는지. 아버지의 마음은 아마도 딸이 이사가려는데 고민 너무 하지 말고 좋은 데 있으면 이사 가라고 큰 돈을 척하고 내어주고 싶으신 마음이신 것 같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처한 현실이 그러지 못하니 딸의 이야기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우신게다. 아니, 내가 이사를 가는데. 스스로의 능력으로 살아가고도 남아야 할 나이의 딸이구만. 아버지. 저도 제 힘으로 살아갈게요. 걱정마세요! 얼른 적당한 데로 이사를 가버려야 아버지의 한숨이 그칠 모양이다.

한국과 영국의 부동산 구매 부대비용 비교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국과 영국의 부동산 구매에 따른 부대비용을 비교해볼까 해요. 얼마 전 이사와 관련해서 쓴 글에 어느 분께서 한국은 세금 때문에 이사를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다고 하신 댓글을 다셔서 궁금해서 잠깐 검색을 해봤어요. 영국에 살고 있는 제게는 영국의 부동산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정말 비싸게 느껴지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께는 아무래도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 같은 게 부담이 되겠죠? 각자 자기 앞에 놓인 근심이 큰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를 검색하니 한국경제TV의 기사가 뜨네요. 세금 폭탄에 치솟은 복비까지. 그 때문에 이사를 가기 힘들다는 요지의 기사인가봐요. 16억원 집구매시 취득세 6,000만원, 부동산 중개 수수료 1,500만원이라고 하네요. 한..

뭣이 중헌디.. 러시아 전쟁은 어떻게 될까.. ㅠㅠ

사실 최근 부동산 관련 글들을 올렸지만, 부동산이 뭣이 중헌디. 중허긴 허지.. 우리도 살 곳이 필요하고, 일을 하려면 출퇴근 하기 좋은 장소에 살긴 해야 하니까. 그러나 매일 인터넷 창을 열면 전쟁에 대한 소식으로 가득하고, 그 소식들은 정말이지 가슴 아픈 소식들 뿐이라 마음이 무겁다. 오늘 BBC 메인 화면의 뉴스들. 러시아 전쟁에 대한 소식들과 코비드에 대한 소식 뿐이다. 오미크론과 함께 코비드가 종결되나 했더니 왠걸.. 전쟁이라니!! 인간의 욕심은 무엇이길래. 모든 인간도 아니다. 소수의 인간들의 탐욕에 평범한 시민들의 삶이 짓밟아지고 있다. 가슴이 찢어진다. 전쟁으로 무너지고 있는 한 이웃사회에 대한 소식과, 각지에서 코비드에 대한 모든 규정을 폐지한다는, 즉 코비드를 일반 감기로 취급하기로 한..

부동산에 집을 내놓기로 했다

이사를 계속 고민했다. 가기로 했다가, 가지 않기로 했다가, 다시 가기로 했다가, 가지 않기로 했다가, 결국 가는 쪽으로 다시 마음을 바꿨다. 이사를 가려면 집을 팔아야 한다. 집을 팔려면 부동산 직원이 우리 집을 와봐야 했다. 와서 보고 이 집을 얼마에 내 놓을 수 있을 거 같다는 감정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주말동안 열심히 청소를 하고, 부동산 직원과 미팅을 가졌다. 틴틴은 일 때문에 방에서 일을 하고, 나 혼자 부동산 아저씨와 한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아저씨는 지금 우리 동네 집들이 수요가 많다고 했다. 특히, 우리 집 위치에 이런 집이 잘 없다고 내 놓으면 금방 팔릴 것 같다고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정 든 동네. 정 든 집. 틴틴의 출퇴근이 불편한 점 하나 ..

일흔아홉의 시아버지는 신할배

공부하는 노년 나의 시아버지는 신할배시다. 틴틴과 결혼하기 전에도 틴틴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버님이 보통 분은 아니라는 느낌이 있었다. 데이트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나와 데이트를 하던 당시 틴틴은 요즘 자기 아버지께서 일본어 공부에 열심이시라는 이야기를 했다. 자기도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서 책을 샀는데, 책만 사두고 공부를 안 하고 있는데 틴틴의 아버지께서는 열심히 하시는 거 같다고 했다. 아버님께서는 일본어 공부를 왜 하시는거냐 물으니, 그냥 외국어 배우고 싶어서 공부하시는 거라고 했다. 그 외에도 틴틴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했다. 아버지께서 뭔가 하면 굉장한 수준으로 하신다고. 자기보다 훨씬 꼼꼼하시다고. 또 자기가 보기에 아버지..

[그림일기] 집안일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일상

아이들은 집안일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지는 않고,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집안일을 거드려는 것 같다. 특히 나와 틴틴이 진지하게 집안일을 할 때면 아이들이 덤벼대서 제대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집안일에 관심 없는 것보다는 자기들도 참여하려고 한다는 게 어딘가 싶어 아이들이 하고 싶어할 때면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위험한 수준만 아니라면. 잭이 좋아하는 설거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싶어하더니, 이제 좀만 더하면 제대로 설거지를 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폼만큼은 그럴싸하다는! 집에 가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는 가든을 잘 쓰는 편이라서 다음에 이사가는 집에도 가든이 최소한 현재만큼의 크기라도 되면 좋겠다는 게 희망사항이다. 인조잔디, 노노~ ..

네 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쓰다

첫째 잭은 현재 학교 입학을 6개월 앞두고 있다. 영국에서는 초등학교를 만 4세가 지나면 시작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만 5세가 되면 시작하는데, 1학년 전에 "리셉션"이라 부르는 0학년부터 시작한다. 어찌보면 병설유치원같은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유치원 과정이 아닌 초등학교 과정 중 일부로 되어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일과 시간도 1학년과 동일하게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6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0학년부터 영어 알파벳도 배우고 수학도 배우게 되는데, 공부를 하는 시간은 적고, 거의 하루 종일 노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그래도 학교에 들어가면 알파벳과 함께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자기 이름쓰기이다. 학교 리셉션을 시작하기 전 과정은 프리스쿨이라고 흔히 부르는데, 말 그래도 학교(스쿨)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