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180

[육아일기] 둘째의 자동차 사랑, 모든 게 다 이 자동차 때문이야!

우리 둘째 뚱이는 자동차를 정말 좋아한다. 손에 딱 잡히는 작은 사이즈의 자동차를 가장 좋아하고, 그 다음으로는 뭐가 됐든 바퀴가 달려서 굴러가는 장난감이면 다 좋아한다. 첫째 잭은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었다. 자동차가 나오는 책은 좋아했다. 그러나 자동차 장난감은 가끔 미끄럼틀에서 굴리고 노는 정도였지 자동차에 환장(?)을 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잘 때도 자동차 장난감 그런데 우리 둘째는 자동차에 대한 집착이 엄청나다. 이건 뭐 거의 공갈젖꼭지, 최고의 애착장난감 수준이다. 자면서도 손에 자동차를 꼭 쥐어야만 잠에 들고, 자다가 잠에서 깨서 자기 손에 자동차가 없으면 곧바로 울면서 "자동차 어디갔어?" 하고 자동차를 달라고 한다. 얼마전 어느 밤, 그 때도 어김없이 자다 깨서 자동차를 찾는 뚱이. "자..

[육아일기] 생후 22개월, 고집과 귀여움이 폭발하는 중입니다.

요즘 저희 둘째 뚱이는 고집과 귀여움이 동시에 폭발하고 있습니다. 고집 폭발 뚱이의 자기 주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겠죠? 첫째 잭을 키울 때는 아이가 어떤 것에 고집을 피우는지 세심히 살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줄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있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살피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ㅠ), 둘째 때는 첫째까지 함께 돌보며 둘째를 보살펴야 하다 보니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주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많아 참 미안합니다. 첫째 잭 때는 저희가 잭의 고집을 꺾지 못해 아이에게 휘둘릴 때가 많았는데(당시에는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이제 둘째를 키우다 보니 둘째 때는 요령이 생겨서 아이에게 휘둘릴 때가 상대적..

한 달만에 찾은 놀이터: 가을의 한가운데

어제는 오랫만에 놀이터를 갔습니다. 아이들이 기침을 하기 시작한 10월 중순 이후부터 놀이터를 한번도 가지 못했는데, 그 사이 놀이터에는 가을이 와 있었습니다. 낙엽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아이들은 오랫만의 놀이터 외출에 신이 났습니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나온 길, 놀이터 입구 앞 낙엽더미 위에서 옆돌기를 하는 한 초등학생 여자아이의 몸놀림을 보더니 저희 잭도 덩달아 되지도 않는 옆돌기를 흉내내며 놀았어요. 그러더니 또 한 아이가 낙엽을 잔뜩 집어 던지는 걸 보곤 저희 잭도 씨익 웃으며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우리 뚱이, 자기도 형아가 어찌 하는지 웃으며 지켜보다가 자기도 낙엽을 한움큼 들고 던지며 좋아하더군요. 요즘 저희 잭이 가장 하고 싶어하던 것은 카페에 가는 것이었어요. 코비드 때문에..

가족 일상 2021.11.15

[육아일기] 22개월 언어발달

우리 귀염둥이 둘째. 뚱이는 말을 정말 잘한다. 첫째 잭은 28개월에 처음으로 "안녕?"이라는 말을 해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둘째 뚱이는 벌써 대부분의 문장을 말한다. 자동차 어디갔어? 딸기 줘. 거실 가자. 목욕 하자. 자동차 줘. 아니야. 이거 안 좋아. 불꽃놀이 보자. 티비 보자. 유튜브 보자. 선재(뚱이) 먼저. 선재 먼저 타자(차를 탈 때 서로 먼저 타려고 한다). 여기 있어. 저기 있어. 요즘 나타난 특징은 높임말까지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빠 어디갔어"요"? 배고파"요" 밥줘"요" 더 줘"요" 적고 보니 죄다 우리에게 뭘 시키는 내용이네. 뭘 달라, 뭘 해달라, 뭘 해라, 갖고 와라. 어제 오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집에 돌아와서 나는 부엌에서 아이들 먹을 거리를 준비하고, ..

[성장일기] 20개월 둘째의 언어발달(계속)

우리 뚱이는 자고 일어나면 말이 늘고, 또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또 느는 식이다. 이 시기에는 발달이 왕성한 때라고는 하지만 언어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는 하루하루의 미세한 변화를 눈치채기가 힘든데, 언어는 바로바로 눈에 띄다 보니 더더욱 인상깊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 아침 식사를 하고 어린이집 갈 준비를 하면서 우리 둘째 뚱이는 이번에도 여러 새로운 말을 보여줬다. 선재 먼저 타자.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늑장부리는 것은 항상 첫째 잭이지만, 동시에 차에 타는 순서는 반드시 자기가 먼저여야 한다는 사람도 잭이다. 그래서 잭은 외출 준비가 끝나면 항상 "잭 먼저 탈거야!"라고 말은 한다. 그런 형으로 인해 늘 아빠가 형아를 먼저 차에 태워주다 보니, 이제는 둘째 뚱이도 지지 않고 맞선다. "선재 먼저 타자..

[엄마일기] 애들이 우는 것도 모두 다 한 때다.

다음 주 화요일 데드라인으로 인해 이번주는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다. 마음은 바쁜데, 아직 둘째가 자다가 자주 울고 깨다 보니 몸이 피곤하고 늘 졸린 상태라 실제로 일의 효율은 별로 좋지가 않다. 영국에 대한 자료를 정리 중에 있는데, 와..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세상이 원래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어로도 잘 모르는 영역을, 한국에서도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는 영역을 영어로 자료를 찾고 그걸 이해하고 소화하려니 정말 어렵다. 그 와중에 자료는 뭐가 이리도 많고, 데이터도 뭐가 이리 많으며, 예쁜 차트와 그래프는 어떻게 또 이리 많은지. 영국 정부가 하는 것들을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정책이 정말 많지만, 정부 웹사이트나 여러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 각종 복잡하고 난해한 정보를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

[육아일기] 20개월 둘째의 말이 쑥쑥 늘다

요즘 둘째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언어발달이다. 우리 귀염둥이 둘째 뚱이의 언어발달은 놀랍다. 둘째는 뭐든 빠르다고들 하지만, 우리 뚱이를 보면 형아보다 빠른 것도 있고 빠르지 않은 것도 있다. 빠른 것은 언어발달, 빠르지 않은 것은 양치 가글하기, 공차기 등. 첫째 잭의 말이 늦게 트였던지라 둘째의 빠른 발화가 우리는 참 신기하다. 잭의 성격을 더 잘 알게 된 지금에 와서 예전을 돌이켜보면 잭이 말이 늦게 트인 것은 이상할 게 없다. 잭은 조심성도 많고, 주위 분위기를 늘 살피고, 할 줄 알아도 스스로 그것에 대해 마음 편하게 느낄 때까지는 새로운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겁 없고 되든 안 되든 일단 덤비고 보는 우리 뚱이의 성격을 볼 때, 확실히 이런 성격..

[형제육아] 형아의 마음, 동생의 마음

아이 둘을 지켜보다보면 내가 어릴 때 나도 저랬을까, 우리 언니들이 어렸을 때 언니들은 저런 마음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될 때가 많다. 언제나 그렇듯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데, 아이들과 온종일 함께 보내는 주말이면 그런 놀라운 발견을 더 많이 하게 된다. 1. 그저 형아 곁에 있고 싶은 동생의 마음 뚱이는 대부분 그렇다. 형아 곁을 좋아한다. 우리 잭은 두 돌이 넘을 때까지 놀이터에서 내 손을 놓고 움직여본 적이 없었다. 늘 내 손가락 하나라도 잡고 나를 끌고 다니며 모든 것을 하고자 했는데, 우리 뚱이는 늘 형아 곁을 제일 좋아한다. 형아로 인해 동생이 겪는 제약이 많더라도 동생에게는 "재미있는 형아"가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줄 아느냐고, 그러니 동생에게 가..

[영국육아]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아이들과 등원 길에 있었던 일

오늘도 어김없이 큰 아이 잭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집에서부터 칭얼거렸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할 수 있다. 그게 그렇게 이상할 일은 아니다.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할 때면 틴틴도 같은 말을 한다. 아빠도 일 하기 싫다고. 일 안 하고 놀고만 싶다고. 그런데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고, 그게 하루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면 부모인 우리도 참 지치고 힘들다. 그 이유는, 싫다는 아이 달래가며 밥 먹이고, 옷 입히고, 차에 태우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도 힘들지만,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우리 잭은 이제 거의 20킬로가 다 되어가는데 그 몸에 아이가 힘을 바짝 주거나 몸을 마구 흔들어대면 나나 틴틴이나 아이를 감당하기가 힘들다. 그런 아이를 어루고 달래며 밥 먹이고, 씻시고..

[성장일기] 둘째의 만20개월 발달사항

모든 아이는 다르다. 그 중에서도 둘째는 정말 다르다. 우리집 둘째였던 내 작은언니도 이렇게 달랐을까. 뚱이는 형아가 하는 것이면 뭐든 따라하려 한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형아 따라 소파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형아 따라 점프를 하려고 한다. 심지어 형아가 계단을 거꾸로 내려가자 자기도 질세라 형아를 쫓아간다. 위험한 행동을 몇 번을 제지했으나 저날은 기어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둘 다 다치지 않고 계단을 저 상태로 거꾸로 내려오기 성공. 나름 힘든 일이었는지, 그 뒤로는 다시 시도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어발달 요즘 둘째는 말이 더 늘었다. 원래 말을 잘 했지만, 이제 발음이 아주 또렷해졌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공, 포크 리프트, 트럭 등 자기가 ..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에 울면서 간 날

요며칠, 큰 아이 잭은 늘 울면서 어린이집을 가긴 했어도 둘째 뚱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들어갔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잭도 뚱이도 모두 울음바다였다. 아침부터 아이들의 울음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저리도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고 하는 애들을 등떠밀어보내나 싶다. 내가 이런 생각으로 괴로워하면 틴틴이 그나마 균형을 잡아준다. 집에 있으면 뭐할 거냐고. 가서 다른 애들이랑 어울리고, 여러가지 하고 노는 거, 그게 다 배우는 거라고. 내 아이들 내가 밥 해먹이고, 내 아이들 내 손으로 돌보는 게 요즘은 참 값비싼 일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을 남에 손에 맡기는 것도 비싼 일이지만, 내가 직접 키우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의 값어치도 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가 더없이 예쁜 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의 멋진 창작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어지럽혀둔 모습마저 이쁘고 사랑스럽다. 의외의 놀이 모습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형이 들어가서 놀고 있는 저 작은 모래판에 동생이 끼어들어가 있는 모습이란! 웃음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 최고의 선물은 아이의 웃음!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좋아하는 두 아이. 팬티 하나로도 저렇게나 즐거울 수가 있구나! 형아 따라 형아 팬티를 머리에 썼다가 다리 쪽으로 머리를 넣는 바람에 머리가 팬티에 너무 꼈다고 우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이럴 땐 내가 낳고 키우는 것이 사람인지, 귀여운 캐릭터인지 헷갈릴 판이다. 최고의 순간은 아이가 평화롭게..

우리 부부의 집안일과 육아 업무 분장

저희 부부는 사이가 좋은 편입니다. 사실, 겸손하게 말해서 사이가 좋은 편이고, 실제로는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자주 싸우지 않아요. 갈등도 많지 않습니다. 주위 가족의 도움 없이 부부만의 힘으로 아들 둘을 키우고, 주변 한인식당은 커녕 한국슈퍼도 없는 곳에서 매끼.. 그러니까 한국에서 '삼식이'라 불리는 삼시세끼를 먹는 식구들의 밥을 해대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아직 애들이 어리다보니 둘째는 이앓이로 자다가 울며 저희 잠을 깨울 때가 많고, 이앓이가 아니어도 아직까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자기면역으로 인해 감기도 자주 걸리고, 아프기도 자주 아픕니다. 이런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 하며, 남편은 회사일까지 해야 하니, 정말 힘듭니다. 반찬을 한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영국 어린이집 생활: 만 3세 교육 활동과 놀이 활동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 그날 하루 뭘 먹고, 뭘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 선생님들이 이야기를 해준다. 아무래도 뚱이는 잠 자는 시간이 길고(2시간 반에서 3시간 낮잠...) 나이가 어리다 보니 그냥 자유롭게 실내에서 좀 놀다가, 야외 놀이터에서 좀 놀다 하는 게 전부인 것 같다. 그래서 별 다른 이야기 없이, 그 날도 아이가 얼마나 잘 먹고, 얼마나 많이 먹고, 얼마나 잘 잤는지 이야기를 해준다. 그에 반해, 첫째 잭은 한국으로 치자면 유치원 과정이다 보니 나름 배우는 게 있다. 나름의 교육활동과 교과과정이 있는 것이다. 독서 활동 첫째 잭의 반에서 활동하는 내용들을 듣다 보면, 저렇게 하루를 운영해준다면 내가 원생이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놀이 활동과 프로그램들이 매우 만..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 생활

둘째 아이(현재 생후 18개월)의 어린이집 생활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 역사: 생후 11개월-13개월: 한국 어린이집 생후 14개월-현재: 영국 어린이집 먼저 우리 둘째 뚱이. 항상 첫째 이야기를 먼저 쓰게 되는 것 같아 이번에는 둘째 뚱이 이야기부터 먼저 적어본다. 뚱이는 어린이집을 잘 다니고 있다. 선생님들이 아이를 이뻐한다는 게 눈에 보인다. 지금 가는 어린이집에 유아반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다정하고 아이에게 웃어주고, 아이를 이뻐하는 편이다. 그게 우리가 그 곳이 멀어도 만족하는 가장 큰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뚱이는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가장 길게 자는 아이여서 그런가 선생님들이 아이를 좋아한다. 어린이집이 자러 오는 곳은 아니지만, 애 하나가 푹 자주면 얼마나 편할꼬. 우리 뚱이는 점심 먹기 ..

[둘째육아] 생후 18개월 발달사항

오랫만에 남겨보는 우리 둘째의 발달사항. 언어발달: 우리 둘째 뚱이는 말이 빠른 아이이다. 하고자 하는 말 '소리'를 최대한 비슷하게 내는 능력이 뛰어난 편인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먹을 거리들의 이름은 왠만해서는 모두 말하는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다 보니 아이를 다루기가 훨씬 쉽다. 때때로,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너무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말하기 때문에 곤란할 때가 가끔 있긴 하다. 사실, 아이들의 경우 자기 표현을 위해 필요한 말이 많지는 않다. 아이가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때 부모는 아이에게 지치지 않고 스무고개에 임한다. 니가 원하는 건 이거냐, 저거냐, 가능성 있는 모든 것을 들이미니, 그 중에 아니다, 맞다 하는 표현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

우리 가족이 주말 약속을 잡지 못하는 이유

자주, 좀 더 규칙적으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또 그러지 못했다.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 블로그가 조용할 때는 애들이 아프거나, 내가 아프거나, 틴틴이 아프거나 할 때이다. 우리 가족의 고립 라이프스타일 코로나로 일년 반 넘도록 외부활동에 제약이 생겼지만, 우리 가족은 코로나 이전부터, 또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고립생활을 해 왔던 터라 코로나로 인한 외부활동 제약이 가져온 불편이 별로 크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누구 하나가 아플 일이 잦다 보니 주말에 누군가와 약속을 잡으려 해도 그 주말에 우리 중 누구 하나가 아프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보니 되도록이면 약속을 잡지 않는다. 지난 주말은 원래 왓포드에 사는 Y네 가족과 만나기로 했는데, 그 친구의 잡 인터뷰로 인해 약속을 한..

영국생활 2021.07.05

[육아노하우] 욕구과 느낌과 행동을 구분하라

항상 지금 바로 상대방이 갖고 있는 그 장난감을 두고 다투는 아이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우리 부부가 하는 말의 90%가 "싸우지 마!"라는 말로 점철되고 있는 요즘이다. 매번 싸우고, 하나의 장난감을 두고 서로 뺏고 뺏기며, 밀고 밀치기를 반복하는 일상. 누구 하나의 울음으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결국 둘 모두의 울음으로 끝이 나는 상황. 이런 상황의 반복 속에서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큰 언니에게 조언을 구하려 하였지만, 요즘 언니가 너무 바빠서(우리 언니가 바쁜 이유) 통화를 못하다가 어저께 드디어 통화가 됐고, 언니에게 우리의 고민을 토로했다. 큰 조카가 배고프다고 먹을 것을 달라고 하던 중요한 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니는 우리 고민에 대한 조언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제목에 쓴대로 "..

[만1세 반]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1. 낮잠꾸러기 집에서는 낮잠이 길어야 한시간 반, 보통은 30-40분 이상을 자지 않는 우리 둘째 뚱이. 어린이집에 가기만 하면 어찌나 잠을 잘 자는지, 낮잠을 짧으면 두시간 반, 길면 세시간 이상을 자서 선생님들이 밥을 먹이느라 아이를 깨워야한단다. 그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참으로 믿기 힘들다.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재우냐고 물으니, 항상 점심을 먹다 보면 디저트도 다 먹기도 전에 아이가 식탁에 앉은 채로 꾸벅꾸벅 잠들어버려서 그대로 아이를 매트로 옮기는데, 그 자리에서 그렇게 혼자서 잠을 길게 잔다고. 그랬던 우리 뚱이가 지난 화요일(6월 15일)에는 한시간 반밖에 자지 않았다! Denise 왈, 다른 날은 아이들이 뚱이 근처에서 시끄럽게 놀고, 뚱이 위로 기어서 넘어..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 올까

나는 아이가 둘이어서 정말 좋다. 둘째를 낳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도,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이 이쁜 아이들을 두고 '후회'라는 말은 절대 가당치도 않다. 당연한 소리다. 그러나, 후회가 없다고 해서 괴로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둘이라 정말 행복한데, 이 둘이 싸울 때면 하아.. 정말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일지, 과연 그 끝이 오기나 할지, 그때까지 나는 어떻게 정신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머릿속이 아득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폭력, 고함, 울음이거늘, 잭과 뚱이가 함께이면 반드시 폭력이 발생하고, 고함이 나오며, 울음이 터진다. 누구 하나가 울어야 끝이 난다. 바로 이렇게... 아래 사진은 사이가 좋아보이지만 이 때야 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아이 둘이 동시..

[만 3세 반] 큰 아이의 영국 어린이집 적응기: 언어적응

우리 첫째 잭이 어린이집에서 겪고 있을 어려움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무겁다. 말도 통하지 않고, 낯선 사람 투성이인 곳에서 하루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나 힘들까. 매 순간 힘들기만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드문드문 그 상황이 불편하고 힘든 때가 있으리라. 여태 어린이집에서는 응가를 한번도 하지 않고, 매번 참고 있다가 집에 오기만 하면 똥을 싸는 잭이다. 17개월부터 4개월간 동네에 있는 어린이집을 다녔고, 그 때부터 다시 7개월간 차일드마인더를 다니며 영어를 좀 익히긴 익혔을텐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8개월을 꼬박 집에만 있었고, 그로부터 3-4개월은 한국에서 한국 어린이집을 다니며 이 아이에게서 영어는 완전히 지워졌다. 그리고 다시 다니기 시작한 현재의 어린이집. 땡큐, 플리즈, 모어, 워터,..

엄마의 고민, 그러나 뭣이 중헌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인가, 늘 같은 고민이 돌고 돈다. 나는 언제까지 일을 쉴 것인가? 아니 지금도 일을 완전히 쉬고 있는 것은 아니고 뭐라도 해 보려고 발버둥은 치는 중인데 언제까지 지금처럼 비정기적이고, 단발성의 일을, 파트도 아닌 쿼터타임 잡처럼 할 것인가, 라는 말로 고쳐쓰는 게 맞을 것 같다. 어쨌거나, 언제까지 나는 풀타임잡을 거부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이 어린 나이의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고 내 일을 하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인가 하는 고민. 이 고민은 첫째 잭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며 틱 현상을 보이며 극에 치달았다. 지금은 내가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을 일정 시간은 시설에 맡기는 게 내 정신 건강, 육체 건강, 우리 부부 사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

"처음으로" 일어난 일들의 기록: 5월 24일-26일

제목 그대도, 잊지 않기 위해 남겨두는 육아의 기록. 지난주 며칠간 "처음으로" 있었던 일들이다. 어린이집에서 잭이 처음으로 완전한 한 문장의 말을 한 날(5월 24일 월요일) 아이 어린이집을 마치고 Abbie가 피드백을 주는데, 이 날 아이가 처음으로 완전한 하나의 문장의 말을 해서 Abbie를 포함한 선생님들이 모두 감동한 일을 이야기해줬다. 아이가 말한 문장은 다름 아닌 "Can I have some more snacks please?" 였다. 간식 더 먹어도 되냐고. ㅋㅋㅋㅋ 그래서 아이의 첫 문장에 감동한 선생님들은 "Of course, you can have as much as you like!"라고 응답했다고. 평소에도 선생님들이 하는 말을 계속 따라하며 반복하기는 하는데, 완전한 문장을 혼..

[생후15개월] 한정된 어휘로도 유려한 자기 표현

지난 번, 둘째의 말이 빠른 편인 것 같다는 글에 대한 업데이트입니다. 2021.04.30 - [영국육아/영국에서 아이 키우기 2021] - 15개월 둘째 이야기: 말이 빠른 아이 15개월 둘째 이야기: 말이 빠른 아이 내 블로그의 원래 취지는 육아 컨셉이 아니었는데, 당장 쉽게 쓸 수 있는 글 위주로 글을 쓰다보니 내 생활을 가득 채운 육아 이야기 위주의 블로그가 되었다. 그런데 육아 중에서도 우리 큰 아 oxchat.tistory.com 그 글을 쓰고 나서 가만히 살펴보니 아이가 구사하는 말들이 더 많더라구요. 양말, 비, 가위, 딸기, 조지(어린이집 요리사 선생님 이름), 바지, 빵, 고래, 백호(로더), 꽈당, 구슬, 아홉, 셋, 기차, 자동차 등. 아이의 이런 한정된 어휘로도 아이는 상당한 수준..

[생후 37개월] 꼬추에 배탈난 아이

요즘 첫째 잭의 말이 일취월장이다. 불과 두 달 전 상황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이다. 1. 요즘 잭이 좋아하는 표현은 "속상해"라는 말이다. "뭐뭐해서 속상해"라는 말을 잘 한다. 실제 아이가 하는 발음은 "똑땅해"이다 보니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 말을 들으면 정말 귀엽다. 아이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는데 아이가 거부하며 "그만 발라"라고 말을 해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인가를 "그만" 하라고 하는 표현을 처음 한 것이다. 2. 아이가 자기 전에 자주 하는 말. "배탈났어"라는 말. 자기 싫다고 대는 변명이 아프다는 꽤병을 부리는 것이다. "엄마, 배탈났어." "배탈났어?" "응." "어디 배탈났어? 엄마가 한번 보자~" "여기 배탈났어. 심장에 배탈났어." "심장에? 정말? 어떡해?!"..

육아가 주는 불가피한 우울감, 그리고 타인의 육아와 내 노동의 맞교환

지난 2주간의 시간. 그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나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육아가 그렇다. 하루 종일 쉴틈없이 애들을 돌보며 바쁘게 지내는데, 시간이 흐르고 보면 그 시간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그저 세월만 가버린 것 같아 허무하게 느껴진다. 그 시간 안에는 분명히 아이들을 돌보느라 고군분투하던 나의 애씀이 있었고, 그 시간이 만들어낸 아이들의 성장이 있었으며, 그 시간 속에서 오갔던 나와 아이들간의 교감이 있었건만, 지나고 보면 그 모든 시간이 없던 시간처럼 느껴지는 이상한 마법이 육아에 있다. 그 시간이 내가 다 날려버린 시간 같아 공허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달갑지 않은 마법.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라 행복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끔은 우울해진다. 아니, 적어도 나는 가끔 우울해진다. 나..

[생후34개월] 언어가 발달하자 자기 표현이 정확해졌다.

아이의 말이 부쩍 늘면서 말로써 우리를 생각하게 하고, 놀라게 하고, 웃게 하고, 말문이 막히게 할 때가 생겨나고 있다. 저녁에 자자고 조명을 낮추거나 불을 끄려 하면, “깜깜한 건 무서워.” “깜깜하니까 무서워.” 하며 불을 끄는 게 싫다고 한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물건 던지기, 다른 사람 아프게 하기, 음식으로 장난치기) 을 해서 아이를 혼내려고 하면 그 즉시, “배 아파. 배 아파.” 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꾀병을 부리는 거다. 그래도 우리가 반응하지 않으면, “배 고파. 배 고파.” 아이가 못된 행동을 할 때는 대부분 졸리거나 배고플 때인 경우가 많았다 보니,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면 우리 부부가 자주 “얘가 배가 고파서 그래. 얼른 밥 먹이자.”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우리 부부..

육아일과: 우중 놀이터, 첫 카페 방문, 잭과 뚱이의 성장.

오늘도 힘겨운 하루였다. 비가 올 예정인 것을 알았지만, 잭이 놀이터를 가겠다고 해서 놀이터로 나섰다. 잠시 내릴 줄 알았던 비는 거의 내내 내리는 바람에 빗속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느라 힘들었다. 놀이터에 도착하였을 때로부터 얼마간만 비가 내리지 않고 거의 내내 비가 왔다. 비는 오는데 아이들은 유모차에 방수커버를 씌우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커버도 반쯤 걸쳐둔 채 공원을 배회했다. 날씨가 그 모양이니 놀이터에는 우리 밖에 없었다. 코로나 중에 최적화된 (?) 놀이터 이용법 (이건 다음에 제대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얼마 놀지도 않았는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워 방수(비닐)커버를 씌워 아이들을 비로부터 보호했다. 유모차에 앉은 잭이 강물이 세게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싶다 해서 유모..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모유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

안녕하세요. 포동포동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 오늘은 오랫만에 저희 둘째 아이 뚱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 둘째를 낳고 나서 저희는 깜짝 놀랐어요. 첫째 아이 잭을 키우던 경험과 너무 달랐거든요. 똑같은 것이라면 둘 다 우량아라는 것. 힘이 세다는 것. 그리고 고집도 보통이 아니라는 것 정도. 그 외에 두 아이가 정말 다른 점을 보며 저희가 알게 된 육아의 비밀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목 잘 가누는 아이는 따로 있다!둘째 뚱이를 낳았더니 태어나자 마자 어느 정도 목을 가누네요?! 주변 지인들의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목을 좀 가누더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게 이 정도로 목을 가누는 수준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목만 잘 가누는가 했더니, 허리도 튼튼한 것 같고, 목과 허리가 튼튼..

[육아일기] 육아 중 다이어트는 가능한가?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랫만에 "옥포동 몽실언니"라고 이름 전체를 적으니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생각나네요. 블로그 방문객들 중에서 제 이름을 보고 한국의 어느 지방의 "옥포동" 출신이냐고 반가워하신 분도 계셨고, 왕포동, 엄청 포동, 혹은 억 소리나게 포동 등 포동포동한 동네 누나같다며 정겹다 하신 분도 계셨어요. 옥스포드 살면서 개설한 블로그라 옥스포드를 줄여 옥포동이었는데, 이제는 옥스포드에 살지도 않을 뿐더러 아이를 낳고도 임신 중에 찐 살이 안 빠져 포동포동함이 굳어지고 있어서 그냥 "포동 몽실언니"로 이름을 바꿔야 하나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임신 중 증가한 체중이 제 원래 몸과 한 몸이 된 요즘, 저도 나름 체중 조절을 좀 해 볼까 생각하고 있입니다. 사실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