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180

두살 아들에게 영혼이 탈탈 털린 날

그게 바로 어제였다. 이렇게 힘들었던 날이 그간 몇번 있기는 했지만 그리 자주 있지는 않았다. 아이가 하루종일 나를 끌고 다니고, 모든 것을 나와 함께 하려하고, 잠도 자지 않으려 하고, 겨우 잠들었다 해고 이내 깨버리고... 이런 정도는 우리에게는 그냥 일상이었다. ‘영혼이 털리는 날’은 아이가 많이 아파서 하루종일 보채고, 영문도 모르게 계속 울고 짜증을 내고, 조금만 자기 마음대로 뭐가 되지 않아도 대성통곡을 하고, 음식도 먹으려 하지 않고, 그러면서 배는 고프니 더 짜증을 내는 이런 날들인데, 어제는 그 정도가 정말 정말 심했다. 특히, 아이가 어디가 아픈지 뚜렷하게 알기 힘든 상황에서 아이가 온갖 떼를 쓰고 울고 불고 짜증을 내고 자해(?)를 하며 나에게 보채니 정말.. 어찌할 방도를 몰라 너무..

생후 22개월, 장난감 분해를 좋아하는 아이

저는 딸만 셋에, 늦둥이 아들이 있는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아는 세상의 ‘남자’들이라고는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어린 남동생이 전부였죠. 그런 상황에서 자라다 보니 남자아이의 놀이문화나 습성에 대해 아주 무지한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아들의 놀이모습이나 욕구를 보며 참.. 이렇게 남녀가 다르구나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장난감 분해 욕구!!!! 저희 아이는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 거 같아요. 그건 저도 그런 편이라 아이가 그럴 때 보면 나랑 비슷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러나, 손으로 하기를 좋아하는 ‘활동의 영역’이 저랑 저희 잭은 상당히 달라요. 저는 가위질을 좋아하고, 종이접기를 좋아하고, 바느질을 좋아했다면, 저희..

생후 22개월 우리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와 책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저희 아이의 근황을 올려봅니다. 이제 이틀뒤면 저희 아이도 생후 23개월에 접어들어요. 오늘은 지난 한달간 (생후 22개월) 저희 아이가 가장 즐겨하던 놀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건 바로 쌀놀이인데요. 저희 아이는 더 어릴 때부터 저희가 밥을 할 때마다 쌀을 갖고 놀고 싶어서 안달이 나곤 했어요. 첫 생일 (돌) 을 맞아 한국에 갔을 때 결국 저희 어머니의 부엌 쌀포대 앞에 앉아 쌀을 부엌바닥에 쏟아내기까지 했구요. 그러나 집에서는 쌀만큼은 노노, 절대 안 된다고 주지 않았는데, 늘상 “안돼”라고 하는 게 미안한 나머지, 그리고 저도 좀 편하게 육아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에게 쌀을 “허”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이는 정말 정말 즐거워하며 너무 재밌게 놀아요. 처음에는 아이에게 쌀, ..

긴 침묵의 시간, 그리고 그 침묵을 깨기까지...

블로그에 근 한달여 시간동안 업데이트를 못 한 것은 아마 아이를 낳았던 출산 초기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9월 한달, 아이를 새 어린이집에 적응시키면서 나는 나대로 보고서 챕터를 작성하기로 한 일을 마감해야 했던지라 정신 없이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9월 30일 데드라인을 맞추고 난 뒤 간만에 가졌던 휴식시간. 옥스퍼드로 가서 동생들과 맛난 점심을 먹고, 몇달째 미루고 있던 지인과도 점심을 먹었다. 빡빡했던 한달의 일정 탓인지, 나름의 번아웃을 겪은 시간 같았다. 힘들었던 몸은 쉬이 회복되지 않았고 (특히, 보고서 마감을 맞추느라 마지막 날은 밤을 꼬박 새었다), 몸이 힘드니 마음도 덩달아 힘들었다. 영국 날씨는 완연한 가을날씨로 접어들면서 10월 초에는 옥스퍼드지역에 홍수..

[육아일기]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 후기 (2): 첫 1주일간의 생활

이번 글에서는 이번 한 주간의 저희 잭과 저희 부부의 새 어린이집 적응기를 소개합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저희 잭은 9월부터 12월까지 주 4회 어린이집을 가기로 했어요. 이번주에 시작한 만큼 이번주는 적응주간이었지요. 오늘 금요일로 4일째 등원을 한 날. 차일드마인더는 가격은 기관어린이집보다 저렴하지만, 단점이라면 아이 개인 물품을 모두 직접 챙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 기저귀, 물티슈부터 오전 간식, 점심, 오후간식까지 모두 집에서 싸서 보내줘야 하거든요. 그런 만큼 아이가 차일드마인더로 가기 시작하면서 저는 아이 도시락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ㅋ 적응주간 스케줄: 아이의 점진적 적응을 돕기 위해 먼저, 체크인 세션이라 하는 점검세션을 가졌어요. 그건 8월 22일, 아..

[일상 이야기] 아들이 집에 있다는 건..

이번주는 남편의 일주일간의 휴가 기간. 휴가를 대단하게 쓴 거 같지도 않은데, 내 병원과 아이 병원 등으로 월차를 하루 하루 쓰다 보니 휴가가 부족했던 우리는 긴 휴가 한번 갖지 못한채 여름의 끝자락을 맞이했고, 그래서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일주일 푹 쉬는 주간을 갖고자 과감하게 무급휴가를 일주일 냈다. 하필이면 또 휴가 때 몸이 아픈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희안하게 회사 다니는 중에는 병가를 내는 일이 거의 없는 틴틴은 휴가 때만 되면 몸이 아파 드러누울 때가 있다. 이번에도 며칠전부터 열이 나고 몸살 감기처럼 앓더니 어제는 극에 달했다. 그 덕에 우리는 일주일간의 휴가에도 불구하고 단 둘이 오붓한 식사 한번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나마 오늘 오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이 식탁에 마주..

[엄마의 단상] 나만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나, 비정상인가요?

오늘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는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친정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신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며칠 전부터 아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밤마다 울고 깨고를 반복하다 보니 부모님 가셨는지 어떤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를 너무너무 싫어해서 아이를 보낼 때마다 곤욕이었다. 한번은 아이를 데려다 주는데 함께 가셨던 아버지께서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시더니, “애를 보내고 돌아와 집에 이렇게 있으니 애한테 너무 미안하네. 이렇게 있어도 괜찮은 걸까?” “그럼 어떻게 해요. 그래도 보내야죠. 저도 일을 해야 하는데.” 여기까지만 하면 될 건데, 나는 나도 마음이 아렸던지라 괜히 아버지께 뾰족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럼 애 보니지 말고 ..

[육아일기] 영국의 가족주치의 제도의 장점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의료보험제도로 대부분이 민간의료로 이루어져있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1차 의료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일부 민간의료시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공공의료서비스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만큼 의료서비스 이용에 대한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일단, 1차 의료진료는 본인이 등록되어 있는 동네 의원에서 본인이 등록된 의사 (GP) 에게 진료를 받는다. 물론 응급한 상황에는 다른 의사를 볼 수도 있고, 등록되지 않은 병원이라 해도 진료를 거부하지는 않지만 그런 상황은 아주 예외적이다. 본인의 담당 GP는 한국으로 치자면 ‘가정의학’ 전문의라고나 할까. 다른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보다는 약 2년 정도 교육기간이 짧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동네마다 있는 의원에 소속되어 해당 지역에..

[둘째 임신 20주] 기형아 검사를 받고 돌아오다 (성별도 확인)

영국에서는 임신 중 초음파 검사를 딱 두번 하는데, 운 좋게도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는 1번을 추가하여 총 3번의 초음파 검사를 해준다. 첫 검사는 임신 10주 다운증후군 검사, 두번째는 임신 20주 기형아 검사,세번째는 임신 36주 아기 성장검사. 이렇게 세 번의 초음파 검사가 전부이다. 한국에서 생각하면 겨우 세 번의 초음파가 전부라니 ㅋ 놀라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저 마저도 우리 지역에서나 세번이지, 다른 곳에 사는 친구는 두 번의 스캔이 전부였다. 이렇게 해서도 별 탈이 없다는 것을 첫째 임신으로 경험해서인가, 이제는 오히려 한국의 임신부 진료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마다 입장은 다르겠지만. 이틀전 8월 28일 수요일. 우리는 병원으로 가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둘째 임신19주] 식욕이 폭발하고 몸이 붓기 시작하다

어느새 임신 19주에 도달했다. 첫 아이 잭을 임신했을 때는 하루하루 날을 새며 현재의 임신상태를 체크해갔는데, 둘째 임신 중에는 아무래도 첫째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보니 둘째 아이의 출산예정일이 언제인지조차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도이다. 아마 1월 14일에서 1월 16일 사이였던 것 같은데, 결국은 아이가 자기가 나오고 싶은 날 나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굳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그에 한몫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그럼 그 날짜 중 가운데인 1월 15일이라 생각하면 되겠다는 우스개소리를 던졌다. 요즘 글빚 마감날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일까, 단순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로 인한 것일까, 우리 잭 어린이집 변경을 앞둔 긴장감 때문일까, 6주간 ..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을 앞두고..(1)

이제 약 보름 후면 아이가 21개월이 된다. 아이 혼자서 걷고 뛰고 쪼그리고 몸을 숙여 물건을 줍는 등 아이의 신체 발달을 보면 놀라운 수준이다. '제발 목만이라도 스스로 가눠라' 하고 바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아이는 엄청난 발달을 이루었다. 그런 우리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닌지도 어느새 4개월째. 지난 5월부터 동네에 유일하게 자리가 있던 어린이집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오는 9월부터는 집에서 더 가까운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인 ‘차일드마인더 (Childminder)’ 로 옮기게 된다. 어제는 새로 갈 차일드마인더 집을 처음으로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날이었다. 우리 아이 차일드마인더의 이름은 Beccie로, 본명은 레베카인데 이름을 줄여서 ‘베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친구였다. 이 친구를 알게 된 것..

[육아일기] 우리아이 20개월 발달사항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에요. 요즘 우리 아이의 발달사항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일에 상당히 게을렀던 것 같아요. 5월부터 아이의 어린이집 적응기간을 시작한 이후 6월에는 저도 일하느라 바쁘고 아이는 주4회 어린이집을 다니며 서로 바쁜 시간이었어요. 7월이 되고 저는 짧은 여름프로젝트를 끝내고 이제야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 나면서 다시금 아이에 대한 기록을 열심히 남겨볼까 합니다. 저희 아이는 최근 상당히 많은 변화를 보였어요. 키와 체중 변화 일단,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올해 8월인 현재는 키가 약 10센티는 자란 것 같아요. 몸무게는 약 1킬로 늘어났구요. 아이의 체중이 계속해서 늘어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체중은 현재 13.5킬로로 몇달째 유지 중입니다. 아래 사진만 봐도 애가 쑥쑥 자랐다..

[육아일기] 우는 아이를 뒤로 하고 하루종일 불편한 마음..

지난주부터인가, 아이가 다시 어린이집을 정말 정말 가기 싫어했다. 지난달에는 주2회로 월요일과 화요일을 갔고, 이달은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 이렇게 주3회를 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달이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은 마지막이다. 지난 6월 주4회를 나갈 때는 아이가 그럭저럭 적응하여 자연스러운 일과처럼 받아들이는 듯하더니, 7월이 되고 주2회로 줄어들자 다시금 어린이집을 정말 가기 싫어했다. 그러다 7월 중순 부모님이 오시고, 지난주에는 나의 1박2일 런던 출장으로 어린이집을 더 빠지고 엄마와도 떨어지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 매일 가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매일 가는 게 아니라서, 아침마다 전쟁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아이가 가기 싫다고 떼를 ..

[육아일기] 자책하지 않으려 하는데도 자꾸만 자책하게 되는..

올 1월말부터 아이가 몇달째 감기를 달고 살고 있다. 이제 20개월을 앞두고 있는 우리 아이. 이 연령의 아이들은 대개들 이렇게 감기를 달고 산다고 주변에서들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정말 그런지, 이게 혹시 내가 뭘 잘못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 것인지 자꾸만 자책을 하게 된다. 이달 내내 우리 아이가 콧물을 흘리지 않고 있던 때는 딱 하루. 약 3일전이던가. 콧물 없이 깨끗한 아이 코를 보면서 이제야 감기에서 벗어나나 싶어서 한시름 놓기가 무섭게 다음 날부터 콧물이 다시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이틀 후인 어제는 아이가 아파서 하루종일 울고 불고 떼를 쓰며 작은 악동으로 변신했다. 아이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고, 내가 아이가 아프도록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닌데, 아픈 아이로 ..

조부모님과 함께 한 2주간의 시간들..

할머니 할아버지의 방문으로 가장 신이 난 것은 우리집 귀염둥이 잭입니다. 희안하게도 잭은 지난 겨울 처음으로 한국을 갔을 때도 할아버지 (저희 아버지)를 그리 따르더니 이번에도 역시나 할아버지 손을 잡고 끌기도 하고, 할아버지 옆에 가서 애교 어린 눈빛을 쏘기도 하고, 할아버지 다리를 간지럽히기도 하는 등 할아버지를 매우 좋아하고 있어요. 그래서인가 저희 아버지께서도 손주들을 모두 이뻐하기는 하셨지만 아이들과 그렇게 잘 놀아주시는 편은 아니셨던 분께서 저희 잭을 데리고는 유모차를 직접 밀기도 하시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를 가기도 하시고, 집 뒷 가든에서 함께 가든 일을 하며 놀기도 하시는 등 전에 없던 육아스킬을 발휘하고 계십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희 집으로 오신 후 잭이 더더욱 신이 나는 것은 ..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2일차] 식빵이 욕실로 간 사연

어제는 제가 처음으로 Kanex 무선 접이식키보드를 이용해 핸드폰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한 날입니다. 저는 눈이 좋지 않다 보니 작은 화면에 난 오타를 잘 확인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제는 특히나 처음으로 핸드폰을 이용해 블로그 포스팅을 쓰다 보니 처음 올린 글에 오타가 상당히 많았나봐요. 어제 오전 틴틴과 잠시 통화를 하는데 전화를 끊기 전 틴틴이 다급한 목소리로, “몽실, 블로그 포스팅에 오타 엄청 많아!!” 하며 제 오타 한두가지를 이야기해주는 거예요. 바쁜 와중에 제 블로그 오타까지 챙기다니.. 세심한 틴틴. ㅋㅋ 다른 때 같으면 시간이 있을 때까지 오타 수정을 미룰텐데, 어제는 부모님도 계시니 이럴 때 부모님 찬스를 쓰는거라 생각하며 “잭, 엄마 잠깐 올라가서 일 좀 보고 올게!”하고 저..

[육아일기]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신비한 존재

“엄마, 우리 잭 너무 이쁘지?”“니 눈에만 이쁘지. 니 자식이니까. 신명수 할머니께서 그러셨어. 니 자식은 니 눈에만 이쁘다. 그러니 절대 니 자식 데리고 다른 사람 집에 가서 폐 끼치거나 하지 말라고.” 신명수 할머니는 우리 엄마의 시어머니, 즉 친할머니의 성함이다. 엄마는 당신의 시어머니를 곧잘 저렇게 성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내가 받는 느낌은 할머니에 대한 존경의 표시? 할머니 살아 생전에는 그리 부르신 적이 없으셨으나 가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실 때 그렇게 존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그래? 내 새끼라서 내 눈에만 이쁜거야? 왜, 너무 이쁘잖아~ 잭은 좀 누가봐도 이쁜 그런 스타일 같은데~~”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와서 잭을 보고 이쁘다 이쁘다 해줘서 그런가, 내 자식이라서 그런가, 내 ..

[엄마일기] 1년만에 라디오를 꺼내다

요즘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혼자 있는 조용한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긴 했어도 밤새 아이 때문에 잠을 설친터라 졸리기도 졸리고, 낮동안 해야 할 일도 많고 해서 여유다운 여유를 부릴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 여유를 오늘 한번 부려볼까 싶었는데, 또 예상치 못한 일이 갑자기 생기는 바람에 여유 부리려고 폼 잡던 중에 바로 방으로 올라와 컴퓨터를 켜야 했다. 오늘로 아이 어린이집 4주 3일차 등원이다. 정식 등원 전에 3회의 적응세션과 또 한번의 주1 회 등원을 모두 합하면 어린이집 간 날이 총 16일이다. 그 날들 중 딱 두번 정도 남편과 동행했고 나머지는 나 혼자 아이를 데려다 주고 왔다. 원래 계획은 남편이 데려다 주고 바로 출근하는 것이었으나 차가 한대 뿐인 우리 집..

[영국육아] 등원 4주 2일차_어린이집이 가기 싫은 아이

어린이집 주 3회 등원 오늘로 4주 2일차. 아이의 버디 케어러 레이첼에 따르면 아이가 주 3회만 오는 것 치고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해요. 매일 오는 아이들보다 저희 아이처럼 드문드문 오는 아이들이 적응에 오래 걸리는 법인데, 그런 것치고는 잘 적응을 하고 있다는 거죠. 아이는 이제 기저귀 갈자고 이름을 부르면 제 발로 빠르게 기저귀 교체실 앞까지 걸어오고, 자기가 필요한 게 있으면 선생님들에게 바로 바로 요청을 한다고 해요. 또한 레이첼은 ‘He is very attached’라고 표현을 했는데,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영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했어도 이런 육아용어, 생활용어에는 너무 약합니다. ㅠㅠ 레이첼의 설명에 따르면 자기가 안아주면 자기를 졸졸 따라다니고, 다른 선생님이 잭을..

생후 17개월, 우리 아이 발달사항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예요. 오랫만에 저희 아이의 발달사항이라 적고 근황이라 읽는 소식을 전해볼까 합니다. 저희 아이는 요즘 정말 많이 자랐어요. 신체적으로도 정말 많이 자라서 3개월 전에 샀던 2-3세용 옷이 이제는 소매나 발목을 접지 않고도 잘 맞을 만큼 아이가 부쩍 자랐습니다. 신체적 성장 뿐만 아니라 그 못지 않은 발달도 정말 많이 일어났어요. 일단 신체조작이 정말 정교해졌어요. 이제는 바나나는 혼자서 아주 식은 죽 먹기로 까먹습니다. 문제는 한줄만 벗겨낸 다음 나머지 껍질은 붙여둔 채로 바나나를 파 (?) 먹는다는 거죠. ㅋ 다리 꼬기에도 재미가 들렸습니다. 자신의 신체가 이렇게도 작동한다는 것에 아이가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그 외에도, 공차기 실력이 더 늘어서 아이가 드리블을 하면서 가기도..

[육아일기] 음식을 먹는 건지, 음식을 갖고 노는 것인지..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에게는 작은, 그러나 결코 사소하지 않은 고충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 먹은 뒷자리 정리인데요. ㅠ 아이가 음식을 먹는건지, 갖고 노는 건지 정말 알 수 없어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하루에 한두번이 아닙니다. 어느정도길래 그러냐구요? 이런 정도입니다. 오늘 점심 식사 후... 아이를 하이체어에서 내리고 나니 의자상태가 이렇습니다. 뭐 이 정도면 양호하다구요? 아래 이어지는 사진들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아이가 내려온 바닥... 점심 식사와 함께 먹은 옥수수 알맹이와, 간식으로 준 말린딸기들이.. 온 부엌 바닥을 뒹굴고 있습니다. 아이가 하이체어에 앉아서 아래로 집어던진 것들이죠. 한알 한알 집어던진 것도 있고, 음식 그릇 째 바닥으로 던져버린 것도 있구요. 아래 ..

[육아일기] 생후 16개월 우리아이의 관심사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생후 16개월을 앞둔 저희 잭의 요즘 관심사를 소개할까 해요. 식재료 포장 랩에 구멍뚫기 그나마 가장 오래된 흥미는 버섯포장 뜯기예요. ^^;; 장 본 물건들 중 버섯통만 봤다 하면 랩에 구멍을 내서 버섯을 끄집어냅니다. 구멍을 뚫는 것도 재밌고, 그 구멍을 통해서 이쁜 버섯을 꺼내는 것도 좋은가봐요. 잭이 지나간 자리... 끄집어내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잠시만 구멍내서 버섯을 끄집어내기 무섭게, 그대로 입으로!!! 결국 맛이 없으니 뱉어내기도 하는데, 가끔 보면.. 그냥 삼키는 것도 좀 있는 것 같고..ㅠ 씻지도 않은 버섯을 저렇게 자꾸만 먹어대서 요즘은 어떻게든 사정을 해서 아이가 비닐만 뜯게 하고, 그 다음은 하나 정도만 갖고 놀게 손에 쥐어준 다음 나머지는 얼른 낚아..

내가 당신보다 더 힘든 이유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에요. 며칠전, 이제는 저의 일기를 써보겠노라 다짐했는데, 결국 ‘저’의 일기를 쓴다고 써도 그건 결국 ‘아이엄마'로서의 저의 일기가 되고 마네요. 제 일을 멈추고 아이의 엄마로서만 살아간지 벌써 16개월이 다 되어가다 보니.. 이것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ㅠㅠ 제목에서의 ‘당신’은 다름아닌 제 남편 틴틴이에요. 오늘 (3월 30일)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부부간에 말다툼이 있었던 날입니다. 저희는 잘 싸우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가끔 다투는 날이 있어요. 다퉜다 함은.. ‘정색’은 기본이고, ‘언성’도 다소 높아지고, 감정에 복받친 제가 ‘울음’을 터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ㅠ 싸움은 참 별일 아닌 것에서 시작되었어요. 오늘은 새벽 5시반부터.. 아니 아이와 함께 잠을 자던 ..

[육아일기_생후 15개월9일] 우리아이 15개월 발달사항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요즘 저희 잭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고, 그 어느때보다 의사표현도 분명하며, 그 어느때보다 고집도 세고 떼도 많이 씁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아주 귀엽습니다!! ㅋ 요즘 저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숨바꼭질이에요. 부엌 커튼 뒤에 숨으면 제가 무조건 찾으러 가야 합니다. 찾았으면서도 못 찾은 척 여기 저기 헤매어주는 건 보너스죠! 그리고 아이를 위해 저도 가끔 숨어줘야 해요! 제가 숨을 때는 제 엉덩이든, 다리든, 얼굴이 아닌 제 몸의 일부가 어느정도 드러나게 숨어줘야 합니다. 아이가 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거지요. ㅋ 저야, 아이가 저를 못 찾게끔 숨을 능력이 있지만, 아이도 저를 찾는 재미가 있어야 숨바꼭질 할 맛이 날테니까요! 잭은 여전히 상자에 들어가..

[육아일기] 생후 15개월 우리 아이 발달사항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주 3월 9일로 저희 아이는 드디어 생후 15개월이 되었습니다. 와.. 1.25년이나 살다니.. 대단해요!! 우리 잭, 수고 많았어요~~ 요즘은 하루 종일 아이 손에 이리 저리 끌려다니다 보니 하루종일 아이와 있어도 아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틈이 없어요. ㅠㅠ 그래서 오늘은 간만에 올리는 우리 아이 발달사항임에도 제대로 된 사진이 별로 없는 점, 이해해주세요~ 생후 15개월에 저희 아기가 보인 여러발달을 나열하자면, 신체발달: 걷기가 거의 뛰기로 변하고 있어요. 엄청 빠른 속도로 걷는데, 가만 보면 거의 뛰는 듯한 속도입니다! 공차기를 매우 잘 해요. 저희 잭은 한국에서 돌아왔을 때.. 그러니까 생후 14개월이 되었을 때부터 공차기를 시작했는데요. 저희는 그러려니 했더..

[영국육아] Messy Play 에 다녀오다 (1)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지난 2월 7일 수요일에 잭과 함께 다녀온 Messy Play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느 새 근 한달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문화센터에서 하는 각종 강좌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영국에서는 그런 ‘문화센터’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여기 저기서 열리는 유료 클래스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한번도 수강료가 있는 유료 클래스를 가본 적이 없었어요. 돈도 없는데, 힘들게 등록해서도 아이가 아프거나 다른 일정이 있어서 자주 빠지기도 쉽다고 하고, 결정적으로 저희 아이는 8-9개월까지도 똥을 하루에 10번씩 쌀 때도 있었고, 얼마전까지도 하루에 여섯번씩 싸곤 해서 밖에서 아이 똥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외출을 자제했던 편이라 유료 수업에 돈을 쓸..

[육아단상] 빨래, 보살핌의 대물림.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하루에 나오는 빨래양이 엄청나다. 그나마 빨래가 좀 줄었던 기간은 아이 8-9개월쯤이었으려나. 이제는 빨래가 하루에 한번, 혹은 이틀에 한번 할 수도 있겠구나 했는데, 아이가 걸어다니기 시작하고, 자기 숟갈로 자기가 밥을 먹으려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빨래양이 다시금 엄청나게 늘어났다.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데 뭐가 힘드냐고..한다면 님은 “살잘못” 살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 빨래야 세탁기가 하지만, 엄청난 양의 빨래를 일일이 널고, 다시 일일이 개고, 각각의 서랍장에 다시 챙겨 넣는 것이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성가신 일인지 모른다. 며칠전, 잭과 틴틴이 아직 자고 있던 아침에 먼저 일어나 하나, 둘, 개도 개도 끝이 없던 빨래. 이거라도 개어서 잠시라도 빨래대를 치워야 잭이 놀 수..

아직도 너를 잘 알지 못해 미안하구나

어느새 14개월하고도 열흘이나 된 잭. 참 길다면 긴 시간을 함께 했는데, 저는 아직 아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이에게 미안합니다. 아이는 나름대로 저에게 의사표현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도 저는 어떤 건 이해가 되다가도, 어떤 건 도무지 몰라서 아이도 울고, 저도 괴로워지는 상황이 자주 연출됩니다. 가만히 보면 이런 상황 대부분은 아이가 졸릴 때 일어나는 일인데, 저희 잭은 잠과 싸우는 힘이 무지 강한 아이라서 어지간히 잠이 와서는 잠을 버텨가며 계속해서 놀려고 하지 절대 쉽게 자지 않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아이를 재워보려고 업어도 보고, 안아서 달래도 보고, 업고 콩콩 뛰어도 보고, 별 짓을 다해 보는데, 아이는 낑낑 대며 짜증만 부려요. ㅠㅠ 그럼 저는 '내가 뭘 잘못 했나, 내가 아..

생후 14개월, 야행성이 되어버린 우리 아이

잭은 요즘 완전 야행성 아기로 돌변하여 예전에는 7-8시면 자던 아이가 밤 11시는 넘어야 잠을 잡니다. 저는 너무 졸린 탓에 밤 11시가 좀 넘으면 정신을 잃고 잠들고, 자다 보면 틴틴이 잭을 제 옆에 재워둔 상태고.. 늘 그런 식입니다. 어젯밤에 정신을 잃고 자다가 저는 아침 5시반에 잠이 깨서 부엌으로 내려와 아이 밥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연어, 그린빈, 두부된장국, 감자볶음. 아침에는 연어를 먹이고, 오후에는 간단히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일까 싶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잘 때 일어나서 아이 밥을 준비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에요. 저희 잭은 아픈데도 불구하고 어쩜 에너지가 그렇게나 넘치는지.. 하루종일 제 손을 끌고다니며 함께 놀고 싶어해서 아이를 보면서 밥을 하는 게 정말 힘들어요. 아이에게..

생후 14개월, 올라서기를 좋아하다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요즘 잭은 어디에든 올라가고, 들어가고.. 세상에 대한 탐구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잭의 '올라가기 본능' 은 지난 겨울 한국 휴가 때부터 발동이 되었어요. 언니가 하이체어 대신 아이 식사용 테이블로 꺼내준 이케아 베드 트레이. 트레이가 비어있을 때 아이가 그 위에 슈퍼맨처럼 올라간 것을 저희 언니가 포착해줬습니다. 이 테이블은 물론, 그 뒤의 푸 텐트도.. 모두 조카가 15년전에 사용하던 것들이랍니다. ^^ 저희가 머무는 동안.. 언니네 집이.. 엉망진창이 되었어요. ㅋ 영국으로 돌아와서는.. 바닥에서 아이 간식을 먹일 테이블이 없어서 아이 목욕 시킬 때 저희가 앉으려고 샀던 이케아 의자를 그 대용으로 놓고 쓰는 중인데, 잭은 그 위를 또 올라가네요. 이 쪼끄만 의자에 ㅋㅋㅋ..